사실 이런 답을 들어도 안소현은 별로 놀랍지 않았다. 김미진이 이렇게 쉽게 권리를 내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뻔히 알면서도 얘기를 꺼낸 건 김미진의 태도를 떠보기 위해서였다. 망설이긴 했지만 바로 반박하지는 않았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의미라 안소현은 기대하기 시작했다....한편, 집으로 돌아온 안다혜는 그녀가 제일 마지막으로 들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윤해준과 한유라는 진작 집으로 돌아온 상태였다.안다혜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게스트룸으로 향했다. 이에 윤해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어머, 새언니, 왜 게스트룸에서 지내요?”한유라가 놀란 척하며 묻자 안다혜가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어디서 지내든 내 일인데 한유라 씨와 무슨 상관이죠?”“그건 나도 알죠. 해준 오빠랑 같은 방에서 지내야 하는 거 아닌가요?”한유라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혹시 둘이 싸웠어요?”안다혜와 윤해준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혔지만 아주 잠깐이었다.“다혜가 게스트룸에서 지내고 싶으면 지내는 거지. 네 앞가림이나 잘해.”윤해준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하자 안다혜가 입꼬리를 올리며 윤해준의 팔을 끌어안았다.“한유라 씨, 들었어요? 자기 앞가림이나 잘해요.”“아참,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까 안방에서 잘게요.”한유라를 봐준 적이 없는 안다혜는 그대로 몸을 돌려 안방으로 향했다.‘빌어먹을 년.’한유라는 그런 안다혜를 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입방정만 떨지 않아도 그대로 게스트룸에서 잘 텐데 너무 후회되었다.누군가는 기쁘고 누군가는 슬픈 밤이었다.윤해준은 안다혜가 안방에서 잔다고 하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말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안다혜 옆으로 걸어간 윤해준이 함께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안다혜가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다정아, 오늘 같이 자는 거 아니야?”윤해준이 억울한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봤다. 강아지처럼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본 순간 안다혜는 어떻게 거절해야 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