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혜는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앉아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로 가려고요?”“친구가 산에 레이싱 서킷을 하나 만들었는데, 한번 가 볼래?”윤해준은 핸들을 돌렸다.“거기 야경이 끝내주거든.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안다혜는 잠시 놀란 듯하더니 눈빛이 반짝였다.“레이싱이요? 정말요?”그녀는 자세를 바로 했다.“대학교 때 친구들이랑 레이싱 자주 했었는데, 일이 바빠지면서 통 못 갔네요.”“잘됐네. 그럼 오늘 옛날 생각 좀 해 보지.”윤해준은 속도를 높였다. 차는 산길을 따라 레이싱 서킷으로 향했다.열린 창문으로 산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시원한 바람은 두 사람의 하루 피로를 씻어 주는 듯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마이바흐는 산 정상에 있는 레이싱 서킷 주차장에 멈춰 섰다.윤해준은 먼저 차에서 내린 후 안다혜가 앉아 있는 조수석으로 걸어가 젠틀하게 문을 열어 주었다.검은색 캐주얼 옷을 입은 남자가 그들을 맞이했다.그는 뚜렷하고 잘생긴 이목구비에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으며 부드럽고 차분한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전체적으로 점잖고 댄디한 모습에 알 수 없는 포스가 느껴졌다.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친근한 어조로 말했다.“웬일이야! 오늘은 드디어 형수님까지 모시고 놀러 오셨네?”그는 안다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듣던 대로군.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아름다우시네.”안다혜는 영문을 몰라 윤해준을 바라보며 물어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윤해준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눈가에 미소를 가득 담았다.“이쪽은 백준명, 내 친구야. 준명아, 내 아내 안다혜야.”윤해준은 넌지시 자랑하는 듯한 어조로 두 사람을 소개했다. 백준명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형수님, 처음 뵙겠습니다. 해준에게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직접 뵈니 과연 소문대로군요.”안다혜는 예의 바르게 그와 악수했다.“처음 뵙겠습니다, 백준명 씨.”백준명은 손을 거두고 안다혜를 잠시 탐색하듯 바라보았다.“해준이가 이렇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