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안다혜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자 검은색 스포츠카가 화살처럼 쏜살같이 내달렸다. 그녀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김미진의 분노에 찬 얼굴과 차가운 말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안씨 가문에 먹칠하려고 작정한 거야!”“네 안중엔 이 엄마가 있긴 한 거야?”그 말들은 독화살처럼 그녀의 심장에 박혔다.안다혜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속도를 더 높였다.그녀는 숨 막히는 집에서, 그리고 언니 안소현만 편애하고 자신에게는 냉담하기 그지없는 어머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민초연의 집 앞에 도착해서야 안다혜는 손에 땀이 흥건한 것을 깨달았다.민초연은 시내에 있는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안다혜는 익숙하게 차를 세우고 초인종을 눌렀다.“다혜?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민초연은 문을 열고 안다혜의 붉게 부어오른 뺨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세상에, 너 얼굴이 왜 이래? 누가 그랬어?”“우리 엄만 진짜... 너무 편파적이야!”안다혜는 벌컥벌컥 얼음물을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흘러갔지만 타오르는 분노는 식지 않았다.“나보고 이훈 그 늙은 변태한테 사과하라잖아!”민초연은 안다혜의 이야기를 듣고 펄쩍 뛰었다.“뭐라고?! 그 늙다리 놈이 감히 회사 여직원들을 성희롱해? 거기다 너더러 사과하라고? 그 영감탱이가 뭔데! 다혜야, 네가 잘했어! 아주 본때를 보여줘야지!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영감탱이가 감히 회사에서 추태를 부리다니 진작에 혼쭐을 내줘야 했어!”민초연은 분을 삭이지 못하며 안다혜의 얼굴을 살폈다.“아이고, 얼굴이 찐빵처럼 부었네. 멍도 들었고! 많이 아프지?”안다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괜찮아, 별거 아니야.”“별거 아니라고?! 이게 별거 아니야?! 얼굴 흉지면 어쩌려고 그래! 안 돼, 약 발라야 해!”민초연은 안다혜의 손을 잡아끌고 약상자를 찾아 방을 뒤졌다.“아이참, 분명히 집에 약상자가 있었는데, 어디 갔지...”민초연은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찾아보았다. 안다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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