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름은 망토에 묻은 피가 오명순 할머니의 것임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망토를 입고 할머니를 만나러 갔을 때는 심태준이 설이를 데려오기도 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할까? 중요하지 않았다. 한아름이 여홍을 바라보자,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마치 온갖 고통을 견디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뜰을 분주히 오가는 불빛들이 한아름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었다. 그 얼굴은 깨지기 쉬운 도자기마냥 위태로워 보였다.모두의 시선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마음을 가르며, 한 번, 또 한 번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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