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오전, 영화전의 비구니가 제빈 마마를 찾아갔습니다. 성 밖 상국사에 모신 부친의 장명등에 문제가 생겼다며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비구니가 떠난 후, 제빈 마마께서 점심을 드시고 홀로 외출하셨습니다. 아무도 뒤따르지 못하게 하였고 해가 지자, 감국을 강채녀에게 보내 영수궁에 불러들였습니다.”서청잔은 강채녀라고 부를 때마다 어딘지 어색하고 껄끄러웠다.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기양의 후궁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기양은 그 어색한 어조를 알아챈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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