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내가 오늘 직접 찾아온 거야. 예진아, 민혁이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마음은 없니?”예진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솔직히 말해, 민혁은 외모며 성격, 가치관, 능력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남자였다.말 그대로 수많은 여자들의 꿈속 연인이자, 거절하기 어려운 존재였다.하지만 예진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예진의 반응이 더딘 것을 본 서중국은 넥타이를 고쳐 매며 덤덤히 덧붙였다.“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단순해. 혹시라도 앞으로 민혁이가 네게 고백하고, 너도 민혁을 좋아한다면... 집안 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말라는 거야. 우리 집안은 널 환영할 테니까.”그 말을 남기고 서중국은 자리를 떠났다.문 앞에 이르러 잠시 멈춘 그는, 여전히 멍하니 앉아 있는 예진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역시 우리 민혁이가, 눈이 높긴 해도 사람을 볼 줄 아는구나. 작은아버지는 여기까지다.”예진이 정신을 차린 건 그가 떠난 지 십여 분이 지난 뒤였다.그러나 머릿속은 여전히 멍했고, 가슴은 설명하기 힘든 감정으로 가득했다.설레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무거운 감정.‘서민혁이 날 좋아한다고? 말도 안 돼.’‘서민혁 같은 남자라면 주변에 여자가 넘쳐나겠지.’‘굳이... 이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나 같은 여자를 왜...?’예진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스스로를 다그쳤다.“고예진, 정신 차려. 네가 어떤 처지인지 똑똑히 알아. 몇 마디 말에 흔들리지 마. 이런 허황된 꿈은 꿀 자격도 없어.”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두근거림은 이미 멈출 줄을 몰랐다....예진이 집에 돌아왔을 때, 마침 민혁 집의 문이 열려 있었다.가슴이 이유 없이 두근거리면서, 고개를 숙인 채 못 본 척하고는 서둘러 자기 집 문을 열려 했다.그 순간, 앞치마를 두른 민혁이 현관에 나타나 예진을 불러 세웠다.“예진 씨, 같이 저녁 먹어요.”예진의 발걸음이 멈췄다. 심장이 제멋대로 빨라져서, 크게 심호흡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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