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บทที่ 411 - บทที่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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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예진이 말을 이어갈수록, 봉춘영의 울음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제가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낯선 사람도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를 함부로 공격하지 않습니다.”“그런데 피고인은 원고의 남편으로서, 함께 먹고 자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아내에게 이렇게까지 잔혹한 손찌검을 할 수 있습니까? 이런 사람을 과연 두둔해야 한다는 말입니까?”“남편이라는 존재는 원래 여성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자리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 자리가 오히려 가장 큰 위험으로 변해버리다니...”“남편이라는 이름은 본디 여성에게 보호막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이름은 여성 곁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변질되었습니다.”“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혼인관계증명서 한 장, 그 종이가 의도적이고 중대한 상해조차 단순한 가정폭력으로 축소시켜 버리고, 그로 인해 남성의 처벌은 가벼워집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결혼이라는 이름은 국가가 법적으로 보장하는 제도적 울타리여야 합니다. 부부 모두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호하기 위한 장치여야 하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그 종이는, 결국 남성을 위한 방패이자 면죄부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요?”“결혼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단순한 폭행은 가족 문제로 치부되며, 심각한 폭행은 ‘부부가 싸울 수도 있지’라는 말 한마디로 덮이고 맙니다. 원고처럼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의 상해를 당해야만 겨우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쏠립니다.”“여러분도 짐작하셨겠지만, 이 사건은 단순 상해입니까? 아니면 살인미수입니까? 지금 피고인을 풀어준다면, 그가 보복 심리로 원고를 정말 죽이려 들지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만약 이게 고의상해라면, 이미 원고를 중환자실에 보낼 정도로 끔찍한 일입니다. 만약 살인미수라면, 피고인은 분명한 살인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어느 쪽이든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따라서 저희는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시고, 피고의 권리를 영구적으로 박탈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 드립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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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이규철이 선임한 변호사는 예진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주성민 로펌의 신입 변호사 강동원이었다.주성민은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로펌을 차렸고, 제법 많은 변호사를 영입했다.아이러니하게도 성민의 로펌이 맡는 사건들은 늘 민혁의 로펌이 맡은 사건들과 맞부딪히곤 했다.이규철은 꾹꾹 눌러 담은 분노를 삼키며, 자신의 변호사 강동원과 눈빛을 주고받았다.그리고 마치 미리 합을 맞춘 것처럼, 이규철의 얼굴에 곧바로 죄책감 어린 표정이 번졌다.‘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얼굴을 바꿀 수 있나?’예진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살기를 드러내며 이를 악물던 남자가, 이제는 마치 모든 걸 후회하는 양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전 이규철의 흉폭한 기세를 보지 못했다면, 지금 이 모습만 본 사람은 결코 그가 아내를 피투성이로 만든 폭행범이라 믿지 못했을 것이다.잠시 후, 이규철이 먼저 입을 열었다. 봉춘영을 향한 얼굴에는 연민과 미안함이 뒤섞여 있었다.“제가 한 일이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거 잘 압니다. 하지만... 정말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날 밤 술에 너무 취해서,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예진은 즉시 이규철의 속셈을 알아챘다.‘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고? 심신상실을 주장해서 면죄부를 받으려는 건가?’예상대로, 곧 강동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재판장님, 먼저 저희 측은 아내를 폭행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습니다.”“다만 사건이 벌어진 날, 제 의뢰인은 지인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 당시 소주 한 병 반과 맥주 세 병을 마셨습니다.”“저희 측은 이미 그 자리에 있었던 증인을 확보했고, 실제로 술을 마셨다는 증거도 제출하겠습니다.”그는 준비해 온 서류를 꺼내 방청석과 재판부에 차례로 배포했다.이어 강동원은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이처럼 과도한 음주로 인해 의뢰인의 판단력은 심각하게 저하되었고, 기억이 단절되는 ‘블랙아웃’ 상태에 빠졌습니다.”“즉, 행동을 스스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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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저희 측은 원고에 대한 폭행에 마땅한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장님, 피고인의 기본적인 사정을 고려해서 양형에 참작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예진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동원은 상당히 노련했다.이번 사건은 이미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었고, 봉춘영의 부상 또한 결코 가볍지 않았다.이규철이 형사 책임을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그래서 택한 전략이 형량을 줄이는 방법이었다.즉, 정으로 마음을 울리고, 이성으로 설득하는 방식이었다.예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상대 측 변호사가 말씀하신 대로 사건 당일 피고인은 많은 양의 술을 마셨습니다.”“제 의뢰인 역시 피고인에게서 뚜렷한 술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술에 취했다는 사실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잠시 말을 멈춘 뒤, 그녀는 시선을 방청석으로 돌렸다.“우리는 일상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흔히 봅니다. 술에 취해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많지요.”“하지만 술에 취해서 자기 돈을 엉뚱한 사람에게 송금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술의 영향 아래에서도 여전히 사람은 자기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작동한다는 뜻입니다.”“그런 상황에서조차 심각한 폭력을 휘둘렀다면, 그것은 결국 피고인이 원래부터 폭력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일 뿐입니다.”예진은 시선을 다시 판사에게 돌리며 이어갔다.“방금 피고 측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조현병 진단이 내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오히려 저희 주장을 뒷받침합니다.”“술에 취해 자유 의지가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조현병 증세로 인해 자기 행동을 통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피고인은 자신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타인만을 공격했습니다.”그리고 목소리는 한층 단호해졌다.“만약 이러한 논리가 면책 사유가 된다면, 폭력 성향을 가진 사람 누구나 범행 전에 술 한 잔만 마시면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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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예진의 가슴에도 은근한 긴장이 일렁였다.‘혹시 봉춘영 여사님이 지금 마음을 바꿔 버리면 어쩌지?’‘지금까지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건 아닐까?’하지만 바로 그때, 흐느끼던 봉춘영이 눈물을 닦아내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봉춘영의 눈빛은 결연했고, 시선은 곧바로 이규철을 꿰뚫듯 바라보고 있었다.“그래, 우리 부부 맞아. 내가 당신 애도 낳았지. 지난 세월 내내 힘들고 억울해도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오직 잘 살아보겠다고 마음 다해 당신을 따라왔어.”봉춘영의 목소리는 점점 날카로워졌다.“그런데 당신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손찌검이 이번 한 번뿐이었어? 매번 술 먹고 정신을 잃었다고? 그래서 기억이 안 난다고? 이규철, 그런 말은 남들은 속일지 몰라도 나는 못 속여.”법정은 일순 조용해졌다. 봉춘영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부부라면 서로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야 해. 하지만 당신은 지난 세월 동안 나를 때리고 욕하기 바빴어.”“나는 아이를 위해서, 그저 가정이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다 참았어. 하지만 이제야 깨달았어.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봉춘영의 눈가에서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당신의 폭력은 나만 괴롭힌 게 아니야. 우리 아이까지 깊은 상처를 입었어. 그래서 더는 참을 수 없어. 오늘, 반드시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예진은 그제서야 마음속의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다행이야. 봉춘영 여사님의 결심이 이렇게 단단하다면, 이 사건은 끝까지 싸울 수 있어.’예상대로였다. 봉춘영의 단호한 말에 이규철의 표정은 무너졌다.그는 조금 전까지 짓던 가식적인 죄책감은 사라지고, 눈빛은 금세 사나워졌다.예진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높였다.“재판 전 저희는 경찰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피고인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신고가 이미 여러 차례 있었으며, 그때마다 원고가 마음이 약해 고소를 취하해 준 탓에 단순 가정 분쟁으로 처리되었을 뿐입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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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오늘의 사건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사건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재판부는 법에 따라 판결해야 하지만,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약 20분이 지나, 재판부가 다시 법정으로 들어왔다.곧바로 최종 판결이 낭독되기 시작했다.숨소리조차 삼킨 채, 법정 안의 모든 사람들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징역 12년.”그 말이 나오자마자, 법정은 한순간에 술렁이며 터져 나갔다.봉춘영은 그 자리에서 오열했고, 방청석에서는 여기저기서 욕설과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법정은 순식간에 혼돈으로 빠져들었다.예진의 머릿속에서는 웅웅 울리는 소리만 가득했다.한참이 지나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했고, 붉어진 눈으로 무심코 피고석을 바라보았다.역시나, 이규철의 눈빛에는 교묘한 승리감이 스쳐갔다.그 순간, 예진의 머릿속은 하얗게 텅 비어버렸다.이것은 예진의 첫 번째 사건이었다.패소라고 하기엔, 이규철은 분명히 중형을 선고받았다.승소라고 하기엔, 그가 치른 대가는 턱없이 부족했다.직원들이 다급히 나서서 법정의 질서를 잡기 시작했다.예진은 멍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다가, 자신이 어떻게 법정을 나섰는지도 알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주차장이었다.아름은 울음이 그치지 않는 봉춘영을 부축하고 있었고, 인성은 그 옆을 묵묵히 따르고 있었다.앞서 걷던 예진이 멈춰 섰다.민혁은 다가가서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지금의 관계에서 함부로 말을 건넸다가는 예진을 더 힘들게 할까 망설였다.화가 난 아름이 발을 동동 굴렀다.“아직 1심이잖아요. 괜찮아요, 우리 항소해요. 반드시 이규철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봉춘영은 이를 악물고 거칠게 눈물을 닦아냈다.“법이 내린 형벌은 부족해요. 너무도 부족해요.”그리고는 눈물을 머금은 채 예진을 불렀다.“고 변호사님...”비로소 정신을 차린 예진이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차마... 봉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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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아름과 인성이 이렇게까지 흔들림 없이 다짐하니, 봉춘영의 마음도 조금은 놓였다.그녀는 눈가를 거칠게 훔치고는 예진 앞으로 다가와 그의 손을 꼭 잡았다.“고 변호사님, 다들 말한 게 맞아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끝까지 싸울 거예요. 설령 집안이 기울어도, 저는 물러서지 않겠습니다.”예진은 고개를 들어 봉춘영의 결연한 눈빛과 마주했다.그 순간, 예진의 가슴 속에서도 다시금 굳은 결심이 자리 잡았다.아름과 인성은 봉춘영을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남은 사람은 민혁과 예진, 둘뿐이었다.공기는 어쩐지 묘하게 어색해졌다.하지만 마음이 복잡했던 예진은, 지금은 연애나 감정 같은 문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민혁은 예진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뭔가 말을 건네려 했다.그러나 그보다 먼저 예진이 말을 끊었다.“오늘 오후, 잠깐 반차를 내고 싶습니다.”“알겠어요.”민혁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짧은 대화가 끝난 뒤,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잠시 후, 예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민혁 씨는 먼저 들어가세요. 저는 택시 타고 갈게요.”민혁은 목 끝까지 차오른 질문을 삼켰다.‘어디로 가는 거지? 괜찮을까?’그는 걱정이 되었지만, 굳이 묻거나 따라가는 건 예진을 더 불편하게 만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민혁은 망설이다 고개만 끄덕였다.예진은 택시를 타고 법원을 떠났다.30분쯤 후, 차는 어느새 대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섰다.택시에서 내린 예진은 낯설 정도로 오랜만에 학교를 보면서 가슴이 복잡해졌다.‘같은 H시에 살면서도... 왜 이렇게 발걸음을 멀리했을까.’졸업 이후, 대학 동기들이나 은사였던 진현민 교수와도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차마 얼굴을 들 수 없어서.’특히 진현민 교수만큼은 더욱 그러했다.진현민 교수는 학창 시절 내내 예진을 아꼈고, 공개적으로 ‘내가 가장 아끼는 제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토록 큰 기대를 받았던 자신이, 결국 사랑과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변호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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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하지만 진현민 교수가 학생들을 바라볼 때 살짝 지어 보이는 미소만큼은 예전과 하나도 달라 보이지 않았다.예진은 강의실 뒷문에 멍하니 서서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정신을 차린 건, 벨 소리가 울려 퍼지고 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올 때였다.예진은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조용히 자리를 내주었다.학생들은 모두 빠져나갔고, 강단 앞에서는 여전히 진현민 교수가 책을 정리하고 있었다.이를 악문 예진이 용기를 쥐어짜내서 천천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낯선 발소리에 고개를 든 진현민 교수는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손에 쥐고 있던 책 한 권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주우려고 허둥대며 고개를 숙였다.예진은 재빨리 다가가 책을 집어 들고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교수님, 저... 뵈러 왔습니다.”목소리는 작고, 어디서든 들릴 듯 위축되어 있었다.진현민 교수의 눈가가 벌겋게 물들며 손끝마저 가늘게 떨렸다.하지만 그는 고개를 홱 돌리며 애써 강한 척을 했다.“재벌가 사모님 노릇하느라 바빴을 텐데, 그 와중에 날 기억할 줄이야. 영광이네.”예진은 그 말이 진심으로 자신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끝내 지울 수 없는 실망감의 표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교수님을 이렇게 실망시킬 줄은 몰랐어.’‘결국 행복하지도 않은 선택을 하고선,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조차 못 하는 내가... 얼마나 우스운지...’억울함과 자책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예진이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 억눌러 왔던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교수님... 죄송해요. 그때 교수님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 감정에 휘둘려 제 꿈도, 제 일도 다 버리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아니, 저 자신조차 잃어버렸어요.”한때 누구보다 아꼈던 제자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진현민의 마음도 덜컥 내려앉았다.예진을 향한 완강한 태도가 순간 흔들렸다.진현민이 기억하는 예진은, 고집이 세서 이를 악물고서라도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던 아이였다.그런 예진이 지금 이렇게 울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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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예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보니, 저희 로펌 대표님도 교수님의 제자세요.”“어? 내 제자라고? 누군데? 어서 말해 봐라. 내 제자를 데려갈 눈 밝은 사람이 누구인지.”“서민혁, 서민혁 선배요.”익숙한 이름이 들리자 진현민 교수의 눈빛이 반짝였다.“아니, 그 녀석이었어? 민혁이는 너처럼 내 자랑스러운 제자 중 하나야. 겉으론 과묵해도 속은 아주 섬세하지. 사건을 맡을 때마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데, 그게 얼마나 중요한 줄 아니?”말을 잇던 진현민은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졸업하자마자 자기 로펌을 차렸고, 지금은 대형 로펌으로 성장했지. 내 주변 사람들도 다 알 정도야. 학교의 이름을 널리 알린 셈이지.”예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졸업하기 전부터 민혁의 이름은 이미 알고 있었다.‘정말 대단한 선배야.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됐어.’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진현민 교수의 시선에 비친 예진의 눈동자에는 희미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진현민은 살며시 예진의 손등을 두드렸다.“예진아, 무슨 고민이 있는 거 아니니?”예진이 이혼했을 때도 진현민 앞에서 눈물 한 번 보이지 않았던 걸 기억했다. 이제 다시 변호사로 돌아왔지만, 오늘따라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분명 무슨 사정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진현민의 물음에 예진의 얼굴에 잠시 더 깊은 쓸쓸함이 스쳤다.진현민도 걱정하기 시작했다. “왜 그래? 혹시 사건에서 진 거야?”예진은 고개를 저었다.“엄밀히 말하면 진 건 아니에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피고가 치른 대가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요. 법적으로는 최선의 판결이었을지 몰라도, 제 마음은... 진 거나 다름없어요.”진현민은 학교 시절의 예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모의법정만 열리면 예진은 늘 고집스러울 정도로 집요한 성격을 드러냈다.다른 학생들이 법 조문과 원칙에 따라 판결을 내릴 때, 예진은 언제나 감정을 섞어 판단했다.어떤 때는 형벌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느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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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예진아, 넌 언제나 사건에서 힘이 약한 쪽에 과도하게 공감하곤 해. 그러다 보니 상대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그쪽 사람들 역시 자기 권익을 지키고 더 나은 판결을 받기 위해 싸우는 건 잘못이 아니야.”“법이 단 한 번의 판결로 모든 걸 끝내는 도구가 되어버린다면... 그거야말로 가장 두려운 시작이 될 거야.”진현민의 목소리가 잔잔히 울렸다.“그 순간부터는 인간의 감정도, 인간성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테니까.”예진은 그 말이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이어서 희미한 기억 속에서 주성민의 얼굴이 스쳤다.주성민도 지난번에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악인조차도 자신의 권리를 지킬 기회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그때 예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돈밖에 모르는 변명일 뿐이야.’그렇게 치부해버렸는데, 지금 와서 곱씹어 보니... 그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절대적인 정의도, 절대적인 악도 존재하지 않는 걸까.’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예진의 마음 한쪽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진현민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사람이 몇 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봐. 형기를 마친 뒤 그 사람도 단순히 ‘전과자’로 낙인이 찍히는 것만이 아니야.”“그 사람의 가족, 친구들까지도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되고, 자식은 물론 그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받게 돼.”“그 사람 자신만 두고 봐도, 5년 10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나오면 세상은 이미 너무 멀리 가버렸을 테고.”진현민의 목소리는 묵직했다.“출소 후에도 취업의 길이 막혀서 생계를 이어가기도 어렵고,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버텨야 하지. 이런 것들이 오히려 형벌 자체보다 훨씬 더 무거운 짐이 돼.”예진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진현민 교수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했다.진현민은 예진의 표정이 누그러진 걸 보고는 살짝 미소 지으며 예진의 어깨를 두드렸다.“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지만, 나는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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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민혁은 문득 흥이 올라왔다.법정에서는 인성이 철저히 민혁의 말을 따라야 했지만, 연애 문제라면 이야기가 달랐다.‘여자는 임 변이 더 잘 알지. 이번만큼은 내가 배워야겠네.’이렇게 생각한 민혁은 소파에 앉아서 맞은편 자리를 턱짓으로 가리켰다.인성이 슬그머니 다가와 앉아 막 커피잔을 들려던 순간, 민혁이 입을 열었다.“실은... 어떤 여자를 좀 만나보고 싶은데, 임 변이 방법을 좀 알려줄 수 있을까요?”어딘가 명령조가 섞인 듯한 말투였다.순간, 인성이 마시던 커피를 그대로 뿜었다.민혁은 얼굴을 찡그리며 인성을 쳐다봤지만, 인성은 입가를 닦을 새도 없이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대표님, 드디어 움직이시는 겁니까? 누구예요? 언제부터예요?”사내에서 ‘철옹성’이라고 불리던 민혁이었다.그런 민혁이 직접 연애 상담을 청하다니... 이건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었다.인성의 과한 리액션에 민혁은 순간적으로 후회했다.‘괜히 물어봤어. 차라리 재하나 영호한테 물어볼 걸...’하지만 영호와 은주는 뭐든 단칼에 해치우는 성격이라 민혁과는 맞지 않았고, 재하와 선아는 오래된 친구 같은 관계라 본받기엔 거리가 멀었다.결국 물컵을 내려놓으면서 단호하게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그냥 방법이나 알려줘요.”인성이 입꼬리를 올리며 능청스럽게 웃었다.“이건 케이스마다 다르죠. 딱 맞는 처방이 필요한 법입니다. 대표님이 좋아하는 분이 어떤 분인지, 두 분이 얼마나 아는 사이인지부터 말씀해 주셔야 제가 답을 드리죠.”민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진지하게 대답했다.“알게 된 지는 대충 반 년 정도... 겉으로 보기엔 여리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속은 강인한 사람이에요.”“주변 사람들에게 늘 따뜻함과 힘을 주고... 아주 착해요. 그리고 사랑할 땐 사랑하고 미워할 땐 미워하는, 미련을 남기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죠.”예진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는 순간, 민혁의 입가가 절로 말려 올라갔다.그 미묘한 웃음을 인성이 놓칠 리 없었다. 그리고 눈빛에는 장난기가 번뜩였다.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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