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Kabanata 1261 - Kabanata 1270

1437 Kabanata

제1261화

하지율이 말했다.“그냥 검사받는 데 같이 온 것뿐이에요. 그게 잘해준다고 할만한 일이에요? 손형원 씨, 아무도 손형원 씨한테 잘해준 적이 없나 봐요. 잘해준다는 게 뭔지도 모르는 걸 보니까요.”손형원의 매서운 눈빛이 하지율에게 꽂혔다.손형원은 하지율의 표정을 세세하게 훑어보았다. 하지율이 주용화의 정체를 알고 저렇게 신경 쓰는 건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이윽고 손형원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그저 검사만 같이 받으러 왔다고요? 내가 알기로는 그쪽 경호원이 얼마 전에 그쪽한테 꽤 큰 짐 더미를 안긴 것 같던데. 그 덕분에 노엘 가문의 눈에 났고. 하지율 씨, 주용화가 노엘 가문의 외동아들을 죽였어요. 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주용화를 감싸고 있죠. 노엘 가문이 그냥 넘어갈 것 같아요? 당신은 결국 그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겁니다.”하지율이 단호하게 말했다.“후회 안 해요.”손형원이 차갑게 코웃음 쳤다.“말은 잘하네.”“나는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무슨 결과가 오든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하지율은 손형원의 창백하고 힘없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어 물었다.“당신이 연정미를 위해 한 일들이 이제는 인과응보로 돌아왔는데, 후회하나요?”손형원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다시 돌아가도 난 똑같이 선택할 거예요.”하지율이 말했다.“그런데 손형원 씨는 왜 내가 후회할 거라고 단정하죠?”손형원이 비웃듯 말했다.“하지율 씨, 지금 보니까 정말 너무 멍청해서 웃기네요.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큰소리치지만... 당신 주용화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하지율이 손형원의 말을 잘랐다.“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직접 알아갈 거예요. 제삼자가 나서서 알려줄 필요 없어요.”굳이 설명을 늘어놓지는 않았지만 하지율이 주용화를 얼마나 믿고 신뢰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손형원이 문 앞에 선 하지율을 흘겨봤다.“왜 계속 문 앞에 서서 떠드는 거죠? 들어오는 게 무서워요? 장애인인 내가 너한테 해코지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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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하지율을 본 주용화의 표정이 부드럽게 누그러졌다.“지율 씨.”주용화를 바라보는 하지율의 눈에는 방금 전까지 서려 있던 차가운 기운이 사라져 있었다. 하지율이 물었다.“약은 다 발랐어요?”주용화가 대답했다.“네. 다 발랐어요. 큰 문제는 없어요.”시선을 돌려 병실 안에 있는 손형원을 발견한 주용화는 일부러 놀란 척했다.“손형원 씨, 기막힌 우연이네요. 손형원 씨도 여기 입원하셨어요?”손형원이 차갑게 대답했다.“알면서 묻는 재주도 참 대단하군.”주용화가 차로 들이박아서 입원하게 된 건데, 주용화가 그걸 모를 리 없으니까 말이다.주용화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손형원이 비웃듯 말했다.“배우로 데뷔해야 했는데. 그 연기 실력이 아깝네. 연예계로 갔으면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았겠어.”주용화가 태연히 대답했다.“칭찬 감사합니다. 그런데 연예계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요. 대신 손형원 씨가 한번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중에 가주 자리에서 내려오셔도 먹고살 길은 있어야 하잖아요. 다만 연예계가 손형원 씨 같은 사람도 받아줄지는 모르겠네요.”손형원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더니 그 검은 눈동자에 살기가 번졌다.하지율은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주용화가 계속 손형원을 긁어 자극하다가 병원에서 싸움이라도 날까 걱정이 됐다.하지율이 끼어들어 얘기했다.“화야 씨, 우리 일단 가요. 아까 화야 씨가 오랫동안 제가 한 요리를 먹었다고 했잖아요. 제가 가서 해 드릴게요.”자세히 묻지는 않았지만 대강 감이 왔다.연정미의 ‘희광’이 망가진 일과 손형원의 부상은 주용화와 연관 있을 가능성이 컸다.주용화는 그 말을 듣자마자 손형원에게서 시선을 거뒀다.“좋아요.”주용화는 고개를 돌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손형원을 긁었다.“불쌍한 손형원 씨는 병원에서 혼자 찬밥이나 드셔야겠네요.”손형원이 차갑게 코웃음 쳤다.“불쌍하다고? 내가 먹고 싶은 건 뭐든 세계적인 셰프가 직접 만들어 와. 내가 한마디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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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주용화가 정말로 하지율을 돕는지는 이제 손형원에게 중요하지 않았다.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손형원과 주용화가 화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으니까 말이다.손형원은 의미심장한 미소로 연정미를 바라봤다.“사실 주용화 말도 틀린 건 없어. 정미야, 네가 없었으면 나는 하지율에게 손댈 일도 없었고 하지율의 손이 망가지는 일도 없었겠지. 어떻게 보면, 그때의 나는 네가 당한 일이 전부 하지율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하지율을 찾아간 거야. 정미야, 주용화랑 나는 같은 부류야. 나는 너한테, 주용화는 하지율한테 그런 것뿐이지.”연정미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연정미는 손형원이 뭔가 달라졌다고 느꼈다.연상진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예전엔 정미가 괴롭힘당하면 제일 먼저 나서서 그 사람들을 혼내 주던 사람이, 지금은 왜 하지율이랑 주용화 편을 드는 것처럼 말해?”손형원은 뒤로 몸을 젖혀 등을 기대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의 나한테는 그럴 힘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나조차도 안전하지 않아. 언제 누가 날 끌어 내릴지 모르는데, 그 사람들까지 건드릴 여력이 있겠어?”연상진은 그 말에 잠깐 멍해졌다.이건 손형원이 할 법한 말이 아니었다.손형원은 원래 고집 세고 집요한 사람이었다. 지금 여전히 가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또한 다친 것도 그렇게 심하지 않은데...아니, 가주가 아니어도 숨만 붙어있다면 연정미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다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손형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명분이 있어야지. 이번에는 무슨 명분으로 하지율과 주용화에게 덤벼? 주용화가 일부러 정미 차를 부쉈다고? 하지만 운전하다 사고 나는 일은 흔해. 정미가 차를 빌려줄 때, 그런 가능성을 생각 못 했을까?”착각이 아니었다.연정미는 마침내 확신했다.손형원은 정말로 변했다고 말이다.연정미는 요즘 손형원을 보러 병원에 오지 못했던 게 손형원 마음에 앙금으로 남았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예전이라면 연정미가 살짝만 달래도 손형원은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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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연정미는 손형원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지만 결국 아무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주용화의 이간질이 꽤 크게 먹혔다는 것이다.연정미는 여전히 온화하고 단정한 미소를 지은 채 조용히 말했다.“형원 오빠,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요. 제가 뭐 좀 사 올게요.”손형원이 말했다.“됐어. 나도 곧 퇴원할 거야. 볼일 있으면 가 봐. 굳이 여기 있어 줄 필요 없어.”연정미는 뭔가 말하려다가 멈칫했다.그때 옆에 있던 연상진이 끼어들었다.“정미야, 회사에 일 산더미야. 괜찮은 거 확인했으면, 이제 마음 놓고 가도 되잖아?”연정미는 잠깐 망설이다가 손형원을 바라보며 말했다.“형원 오빠, 그럼 저 먼저 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요. 나중에 다시 올게요.”손형원은 대충 고개를 끄덕여 응답했다.병실을 나간 연정미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걸 바라보던 손형원은 문득 조금 전 장면을 떠올렸다.아까 하지율과 주용화가 나갈 때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였다.하지율이 얘기했다.“화야 씨, 전에 말했던 그 중식당 음식이 진짜 맛있다 했죠? 시간 날 때 좀 연구해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이따가 제가 드릴 테니까 한번 먹어 봐요.”주용화가 잠깐 멍해있다가 물었다.“지율 씨... 저 때문에 일부러 배운 거예요?”하지율이 대답했다.“딱히 일부러는 아니에요. 저도 그 메뉴 맛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윤택이가 오면 윤택이한테도 해 줄 수 있잖아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용화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하지율이 갑자기 요리를 배울 리가 없었다.주용화 눈동자에 묘한 빛이 어리고 입꼬리도 저도 모르게 올라가 버렸다.주용화가 먼저 말했다.“좋아요. 그럼 제가 윤택이 오기 전에 먼저 기미상궁을 해볼게요.”두 사람은 웃으며 병실을 떠났다.주용화가 먹고 싶다는 음식이 있으면, 하지율은 할 줄 몰라도 배워서 해 줄 수 있었다.게다가 주용화가 꼭 부탁하지 않아도 하지율이 먼저 나서서 주용화를 위해 요리를 했다.손형원은 이상하게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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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손형서가 말했다.“방금 왔어. 오빠가 다쳤다길래 보러 왔어.”손형서는 연정미를 바라보며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정미야, 진짜 오랜만이다.”연정미가 웃었다.“형서야, 요즘 뭐 하느라 왜 계속 연락이 없었어?”임채아가 손형서의 불미스러운 사진을 퍼뜨린 뒤, 연정미는 손형서를 두 번이나 따로 보자고 했지만 손형서가 거절했다.그 뒤로 연정미는 더는 손형서를 불러내지 않았다.예전 같았으면 두 사람은 할 얘기가 끊이지 않아 하루에도 몇 번씩 메시지를 주고받았다.지금은 두 사람의 채팅창은 한참 전에서 멈춰 있었다.손형서가 웃으면서 얘기했다.“오빠가 입원했잖아. 요즘은 오빠 간호하느라 정신이 없었어. 그래서 연락 못 했지. 정미야, 혹시 서운했어?”연정미가 이어서 말했다.“서운하긴. 형원 오빠 몸이 더 중요하지.”손형서가 다시 물었다.“너는 어때? 요즘 통 안 보이던데, 뭐가 그렇게 바빴어?”연정미가 대답했다.“아버지가 미리 연경 그룹에 들어가라고 하셔서. 요즘은 일 때문에 바빴어.”손형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구나. 진짜 바쁘겠다.”손형서는 연정미 뒤에 서 있는 연상진을 한 번 보고 연정미에게 말했다.“그럼 먼저 볼일 봐.”말을 마친 손형서는 곧바로 병실로 들어갔다.연정미와 연상진도 이어서 자리를 떴다.침대 옆에 기대앉아 있는 손형원을 본 손형서가 입을 열었다.“오빠, 이제는 예전처럼 정미한테 모든 걸 내어줄 생각이 없는 거야? 드디어 정신 차렸나 보네.”손형서는 묘하게 비꼬는 듯한 말투로 얘기했다.손형원이 연정미 때문에 손형서를 버린 후, 손형서는 확실히 이상해졌다.손형원은 손형서가 문밖에서 한참 동안 듣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손형서가 혼잣말처럼 또 중얼거렸다.“정미가 상진 오빠를 왜 데리고 온 줄 알아? 정미가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이 있으니까 대신 해줄 사람을 데리고 오는 거야. 예전에는 내가 정미 옆에서 그 역할을 했는데 이제 내가 없으니 새로운 사람을 구한 거야.” 예전 같았으면 손형원은 바로 손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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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손형서가 아무리 손형원을 미워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손형원에게 기대 살아가야 했다.손형원이 끝까지 주용화를 반대하면 손형서도 딱히 방법이 없었다.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손형원이 연정미와 등을 돌렸으니 손씨 가문 쪽에서 들어오는 압박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손형서의 가슴을 짓누르던 짙은 먹구름이 바람에 조금은 흩어진 듯했다.손형서가 대답했다.“오빠가 그렇게 생각해 주니까 다행이네. 어차피 이건 다 연정미 때문에 시작된 일이잖아. 오빠도 이제 연정미 일에서 손을 뗐고, 전에 연정미를 도와준 대가도 치렀으니까 화야도 오빠를 탓하진 않을 거야.”손형서는 얼굴에 기쁨을 숨기지 못했지만 손형원은 속으로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 손형원과 주용화 사이는 이미 끝까지 간 관계였다.그러니 둘 중 한 명은 꼭 죽을 것이다.손형원은 손형서가 이런 얼굴을 하는 걸 보면서 확신을 가졌다.주용화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말이다.손형원이 얻지 못한 걸 주용화가 손에 넣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어둠 속에 숨어 기어다니던 것들은 다 같이 지옥으로 떨어져야 맞았다.그러니까 주용화는 무조건 죽어야 했다.손형원이 물었다.“임채아 너한테 있지? 지금 상태는 어때.”손형서의 표정은 담담했다.“오빠, 걱정하지 마. 난 임채아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쉽게 죽이지는 않을 거야.”손형원이 말했다.“임채아는 주용화랑 오래 알고 지냈잖아. 임채아한테서 더 캐낸 건 없어?”손형서의 긴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손형원은 그 표정만 보고도 손형서가 분명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손형원이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얘기했다.“형서야, 나도 주용화의 기본 정보는 이미 다 조사했어. 숨길 만한 것도 없어. 다른 정보가 있으면 말해 봐. 오빠가 도울 수도 있잖아.”예전 같았으면 손형서는 이런 일을 연정미에게 말했을 것이다.그리고 연정미에게 조언을 구하고 연정미가 방향을 잡아 주길 바랐을 것이다.하지만 연정미가 손형서의 남자를 빼앗으려 했다는 걸 안 뒤로 손형서는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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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손형원이 말했다.“네가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오빠가 알아서 준비해 줄게.”손형서는 오랜만에 손형원 앞에서 진심으로 웃음을 지었다.“좋아. 고마워, 오빠.”...일주일 뒤, 하지율은 민성휘의 생일 연회에 초대받아 참석했다.정기석은 하지율의 파트너로 함께 자리했다.주용화도 따라오긴 했지만, 주용화는 경호원 신분이라 옆에 설 수는 없었다.괜히 선을 넘었다가 말이 나오면 골치 아팠으니까 말이다.그래서 주용화는 구석에 서서 사람들 사이에 있는 하지율을 조용히 지켜봤다.하지율은 정기석을 데리고 민성휘에게 인사하러 갔고 셋은 만나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정기석은 외모도 훌륭했고 말도 품위 있어서 센스 있는 한마디 한마디로 금방 민성휘의 호감을 샀고, 민성휘는 하지율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였다.민성휘가 정기석에게 에둘러 얘기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내가 원래 지율이한테 괜찮은 혼처 좀 소개해 주려고 했는데, 이미 좋은 남자친구가 있었네. 하하. 지율이가 심서원 같은 사람을 거들떠보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네. 정기석 씨 정도면 지율이가 다른 남자를 포기할 만하지. 지율이랑 서원이랑 부부의 연은 없어도 친구로 지내는 건 괜찮지 않겠나? 너무 신경 쓰지는 않겠지?”정기석이 웃으며 답했다.“물론이죠. 친구는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지율 씨의 우정까지 막을 생각은 없어요.”정기석은 예의 있게 말하면서도 선은 분명히 그었다.정상적인 교류는 괜찮지만 다른 의도가 있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민성휘가 정기석의 어깨를 툭 치며 만족스러워했다.“좋아. 걱정하지 마. 다른 사람이 지율이를 뺏어가려고 해도 지율이는 절대 안 넘어갈 거야.”셋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익숙한 사람이 그들의 앞으로 다가왔다.모습을 드러낸 함우민이 입을 열었다.“지율 씨, 성휘 삼촌, 기석 씨.”함우민을 본 하지율이 멈칫하더니 물었다.“우민 씨, 여긴 어떻게 왔어요?”함우민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성휘 삼촌이랑 제 아버지는 옛날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오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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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하지율은 주용화를 돌아보며 물었다.“화야 씨, 위에서 무슨 일 난 거예요?”주용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잘 모르겠어요. 올라가 볼까요? 기석 씨랑 우민 씨도 위에서 구경하고 있을지도 몰라요.”주용화가 곁에 있는 이상 하지율은 안전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위층으로 올라갔을 때 복도에는 이미 구경꾼이 잔뜩 몰려 있었다.사람들 틈 사이로 젊은 여자의 훌쩍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사람들은 한 객실 문 앞에 모여 웅성거렸다.누구는 고개를 쭉 빼고 안을 들여다봤고 누구는 신나게 가십을 퍼뜨렸다.“무슨 일인지 알아?”“술김에 사고 쳤다던데? 정신도 못 차리고 같이 굴렀나 봐.”“와, 오늘 연회 오길 잘했네. 이런 구경도 하고.”“민 대표님이 사람 소개하는 거 좋아하잖아. 오히려 딱 잘됐네.”“근데 당사자가 누구래?”“여자는 민 대표님 조카래. 남자는 잘 모르겠어.”“민 대표님 조카면 남자가 책임지기 싫어도 무조건 책임져야지.”하지율은 주변 대화를 듣고 있던 참이었다. 그때 뒤에서 함우민의 목소리가 들렸다.“지율 씨, 여기 계셨네요. 어쩐지 방금 제가 한 바퀴 돌았는데 안 보이더라고요.”하지율은 천천히 다가오는 함우민을 바라봤다.“우민 씨, 혹시 기석 씨 봤어요?”함우민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얘기했다.“못 봤는데요? 기석 씨는 지율 씨랑 같이 있는 줄 알았어요.”하지율이 짧게 답했다.“아니요.”하지율의 말이 끝나자마자, 객실 안쪽에서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민 대표님, 제가 아까부터 몇 번을 말씀드렸잖아요. 전 정말 조카분께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습니다.”곧바로 여자의 목소리가 다시 터져 나왔다.“손가락도 안 댔다고요? 그럼 내 상태는 뭐예요? 그리고 왜 아무 이유 없이 내 방에 들어왔는데요?”하지율의 몸이 미세하게 굳었다. 하지율은 시선을 조금 돌려 문 쪽을 쳐다보았다.“기석 씨... 안에 있어요?”하지율은 원래 밖에서 구경만 하려 했다. 하지만 정기석의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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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민설아는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말했다.“저는 잠깐만 쉬려고 했던 거예요. 조금 있다가 비행기 타고 패션쇼 보러 가야 했거든요.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제가 안 내려가니까 제 친구가 저 찾으러 온 거예요.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제 비명을 듣고 무슨 일 난 줄 알고 문을 부수고 들어왔대요.”하지율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기석 씨 말로는 옷 갈아입으려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문이 바로 부서지고 열렸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복도 CCTV를 확인하면 되겠네요. 기석 씨가 들어온 지 몇 분 안 됐다는 게 확인되면, 기석 씨가 결백하다는 뜻이잖아요. 민설아 씨도 인정하시나요?”“네. 좋아요.”민설아가 눈물을 훔치면서 대답했다.하지율이 말했다.“좋아요. 그럼 CCTV부터 확인해 주세요.”하지만 5분쯤 지나자, 연회장 매니저가 잔뜩 굳은 표정으로 다가왔다.매니저는 어딘가 찔리는 사람처럼 시선을 피하며 보고했다.“민 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연회장 CCTV가... 어제 하필 고장이 나서... 그래서... 확인이 어렵습니다.”민성휘는 멍해졌다.“어제 고장 났으면 왜 교체를 안 한 거야! 오늘 여기서 내가 연회를 여는 걸 몰랐어?”매니저가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했다.“새 제품은 이미 구매해서 설치를 진행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설치한 사람이 실수해서 저장 기능이 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매니저는 이런저런 변명을 잔뜩 늘어놨지만 그 뜻은 결국 CCTV 영상이 없다는 소리였다.확인할 증거가 사라졌다.민설아는 끝까지 정기석이 강제로 자신을 범했다고 주장했고 정기석은 함정이라고 말했다.민설아는 남자친구를 사귄 적도 없는 데다 이런 일을 사람들 앞에서 들켜 버렸다. 지금 제대로 된 해명도 없이 넘어가면 앞으로 이 바닥에서 얼굴 들고 살기 어렵다. 좋은 가문으로 시집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상황은 그대로 대치 상태에 빠졌다.민성휘는 하이현 파의 주주들 가운데서도 중심에 선 사람이고 중립 쪽과도 관계가 좋았다.만약 이 일이 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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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함우민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이런 일이 터진 뒤라 정기석도 하지율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하지율에게 인사를 마친 정기석은 먼저 자리를 떠났다.정기석이 떠난 뒤 함우민이 나서서 물었다.“지율 씨, 마침 동선도 비슷한데 제가 데려다드릴까요?”하지율은 멍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하지율의 머릿속은 온통 한 가지뿐이었다.‘도대체 왜 기석 씨를 노린 거지?’정말로 하지율과 정기석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의도였을까.그런데 이상하게도 하지율은 이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느꼈다.차에 올라탄 뒤 하지율과 주용화는 뒷좌석에 앉았다.함우민은 백미러로 몇 번 뒷좌석을 힐끗거리며 입술을 꾹 다물고 기분 나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그래도 함우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운전해 하지율을 별장까지 데려다 줄 뿐이었다. 차를 정문 앞에 세운 함우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율 씨, 단둘이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요.”하지율은 주용화를 돌아봤다.“화야 씨, 먼저 들어가서 쉬어요. 나 기다리지 말고요.”주용화는 딱히 매달리지 않았다.“네.”주용화가 자리를 뜨자, 함우민이 바로 물었다.“지율 씨랑... 기석 씨는 약혼 관계는 가짜였어요?”숨길 만한 일도 아니었기에 하지율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기석 씨가 제 도움이 필요한 사정이 있었어요. 저도 계속 소개팅 자리 나가는 게 싫어서 잠깐 남자친구인 척해달라고 했어요.”함우민이 이어서 말했다.“이런 일이 생겼으니 계속 남자친구인 척하는 건 더는 어렵겠네요.”하지율 눈에 옅은 그늘이 드리웠다.“이번 일은 너무 수상해요. 꼭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해요.”함우민은 잠깐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지율 씨는... 기석 씨를 그렇게 믿어요? 어쩌면 정말 민설아 씨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인정하기 싫어서 그러는 걸 수도 있잖아요.”하지만 하지율의 목소리는 단호했다.“기석 씨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강경한 태도의 그 얼굴을 보자 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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