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화의 말이 꼭 유언을 남기는 것처럼 들렸기에 유민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주용화는 그동안 웬만한 폭풍우는 다 지나왔다.더 위험한 판에서도, 저런 말을 꺼낸 적은 없었다.죽을 확률이 높다는 걸 알아도 유언장을 쓰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이 세상에 그에게는 아무 미련도, 아무 미련 붙일 사람도 없었으니까.오히려 죽고 나서 남겨진 막대한 유산을 두고 사람들이 피 터지게 싸우는 꼴을 보는 게 주용화에게 어딘가 비뚤어진 재미가 될 수도 있었다.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주용화는 정말로 유언장까지 써 버렸다.유민재는 목이 바짝 말랐다.“대표님, 주씨 가문 쪽 자산은 규모가 너무 커요. 하지율 씨 혼자서는...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고, 오히려 그게 하지율 씨한테 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유민재의 진짜 의도는 따로였다.‘그러니까 대표님, 제발 살아서... 끝까지 지율 씨를 지켜 줘야 해요!’하지만 주용화는 고개도 흔들지 않았다.“예전의 하지율이였으면 몰라도 지금은 달라. 누구한테도 안 밀릴 거야.”주용화는 낮게 덧붙였다.“나한테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너랑 경환이가 나 대신 지율 씨를 잘 지켜줘. 옆에서 받쳐 주고.”유민재는 숨을 삼켰다.“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함우민이 몇 번이고 뒤에서 판을 치지 않았으면, 하지율 씨가 이렇게 계속 위험해질 일도 없었잖아요. 그 인간의 정체를 까 버리시면... 하지율 씨가 안 믿더라도, 최소한 경계는 할 텐데요.”주용화도 그 이유를 모르는 게 아니었다.하지만 주용화는 하지율의 마음속에서 함우민과 자기 중, 대체 누가 더 무게가 무거운지 아직 확신할 수가 없었다.주용화는 더는 그 이야기를 이어 가지 않았다.“그 얘긴 됐고. 일단 준비해. 노엘이 숨 돌릴 틈 주지 말고.”유민재는 주용화가 이미 결심을 내렸다는 걸 알아챘다.“네, 대표님.”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주용화가 유민재를 다시 불렀다.“그리고 이 일은 지율 씨한테는 당분간 말하지 마.”유민재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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