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이 하지율을 매섭게 노려보았다.“감히 채아를 괴롭혀? 넌 이제 죽었어. 지후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두고 봐.”하지율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며 진지하게 물었다.“장하준, 이젠 호구도 모자라서 앞잡이까지 되려는 거야?”그 말에 장하준이 크게 분노하더니 하지율에게 삿대질까지 했다.“고지후, 함우민, 다들 들었지? 나보고 앞잡이래. 아까 밖에서 마주쳤을 땐 호구라고 하더니.”함우민이 헛기침하며 말했다.“하준아, 이 일은 그냥 지후한테 맡기는 게 좋겠어.”“안 돼.”장하준이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발끈하며 외쳤다.“지후가 오늘 제대로 처리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절대 안 가.”그러자 하지율이 덤덤하게 말했다.“그럼 그냥 여기 남아 있어. 난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하지율이 붉게 부어오른 손목을 문지르며 그들을 지나쳐 가려고 하자 고지후가 다시 어두운 얼굴로 하지율의 손목을 잡았다.이번에는 힘을 덜 줘서 그리 아프진 않았지만 여전히 벗어나기 힘들었다.장하준은 뭐라 더 말하려다가 고지후의 험악한 표정을 보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임채아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고지후는 하지율을 빈 룸으로 거칠게 밀어 넣은 다음 비웃듯 말했다.“하지율, 이건 또 무슨 수작이야? 밀당이라도 하는 거야?”하지율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무슨 헛소리야, 그게?”고지후가 비꼬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지난번에는 일부러 위험에 처한 척하면서 날 부르더니 결국 아무 일도 없었잖아... 하지율, 언제 이런 비열한 수작을 배웠어?”하지율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 날카로운 칼날이 살갗을 조금씩 베어내는 듯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그녀는 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비열한 수작이라고?’지난번 그녀가 장을 보러 나갔다가 납치범에게 붙잡혔던 적이 있었다.그날 아침 고윤택은 야채가 신선하지 않다면서 몇 입 먹지도 않고 짜증을 냈다.하지율은 최근 임연자가 장을 봤다는 걸 임채아가 알고 일부러 고윤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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