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631 - Chapter 1640

1834 Chapters

제1631화

레일 공주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그건 제가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예요. 노아 씨가 다른 여자들이랑 같이 있는 걸 도저히 못 보겠어요. 우리 3년이나 함께했잖아요. 그렇게 많은 추억이 있는데... 정말 이렇게 쉽게 다 잊고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거예요?”노아의 미간에 짙은 피로가 내려앉았다.“엘리, 이 얘기는 이미 여러 번 드렸습니다. 그 사람들은 전부 그냥 친구였다고요. 애초에 제 휴대전화에 있던 여성 지인 연락처를 전부 지우고, 어떤 여성과도 접촉하지 못하게 막지만 않았어도... 우리가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나간 일은 그만 들추시죠. 저는 더 이상 엘리를 사랑하지 않습니다.”레일 공주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원망이 가득한 시선으로 하지율과 유소린을 노려봤다.“저 사람들 때문이죠? 전에 노아 씨가 말했잖아요. 동아국 여자한테 마음이 갔다고... 저 둘 중 하나죠? 변심하신 거잖아요. 그래서 다시 시작할 생각이 없는 거죠, 맞죠?”노아는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는 레일 공주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그의 두 눈에는 실망이 역력했다.노아는 고개를 돌려 하지율과 유소린을 향해 말했다.“죄송합니다. 괜한 일을 겪게 해드렸네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그는 그렇게 말하며 레일 공주의 손목을 붙잡더니 끌고 나가다시피 자리를 떠났다.두 사람이 떠난 뒤, 유소린이 호기심을 못 이기고 입을 열었다.“저 여자 누구야? 노아 씨 전여친인가?”하지율이 짧게 답했다.“D국 레일 왕실 공주, 엘리야. 전에 말했잖아, 연정미가 목숨을 구해줬다는 그 공주.”유소린의 눈이 크게 뜨였다.“저 여자가 레일 공주라고? 게다가 노아 씨 전여친이란 거네?”하지율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그런 것 같아.”유소린이 혀를 찼다.“와... 저런 분이 전여친이라면 정말 무섭겠다. 3년이나 저렇게 매달렸다고? 아니, 노아 씨 같은 사람이 왜 연애를 안 하나 했더니... 저런 전여친 있으면 어떻게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겠어...”잠시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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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2화

하지율의 얼굴이 굳게 가라앉았다.지금은 감정에 휘둘릴 때가 아니었다. 하지율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돌아가죠.”강원희와 나현우가 동시에 숨을 내쉬었다.이윽고 나현우가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상대 인원이 많다면 지원을 부르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M국에서 D국까지 비행기로 8시간 정도 걸리니, 지금 바로 요청하면 아직 시간은 있을 겁니다.”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늦습니다. 상대가 그 정도 여유를 줄 리 없어요. 다만 대비는 해두는 게 맞겠죠.”말을 마친 하지율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어 올려 몇 가지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나현우가 하지율의 표정을 살피다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혹시 소린 누님을 납치한 쪽이 누구인지 짐작하신 겁니까?”하지율이 짧게 답했다.“레일 공주일 가능성이 큽니다.”그 이름이 나오자 강원희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소린 누님이 대표님 식사 주문 때문에 아래층에 내려갔을 때 노아 씨를 만났습니다. 노아 씨가 식사를 제안했지만 소린 누님이 거절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아 씨가 전 연인인 레일 공주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표님께도 오해가 없도록 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강원희가 말을 이었다.“그때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일 공주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소린 누님을 보는 시선이... 상당히 적대적이었습니다.”전문 경호원인 강원희는 예리했다. 그동안 레일 공주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수없이 봐 왔기에 단번에 상대하기 까다로운 인물이라는 걸 알아챘었다.하지율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어제 저와 유소린도 레일 공주를 만났습니다. 노아 씨와 나눈 대화를 보면 레일 공주가 계속 노아 씨의 주변에 있는 여성들을 정리해 온 게 분명합니다. 노아 씨 정도 위치의 사람을 그렇게까지 통제하려면 보통 방법으로는 불가능했을 테고요.”하지율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어 말했다.“저희는 D국에 온 지 이틀밖에 안 됐고 오늘이 첫 외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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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3화

“제가 서둘러 충원해서 데리고 지원하러 가겠습니다. 그때 움직이시는 게...”김경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용화가 끊어냈다.“안 돼.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어. 레일 공주 자체는 문제 아니야. 하지만 레일 왕자가 나서면 얘기가 달라. 지율 씨 신분이 들통나면 거기서 빠져나오기 힘들어.”김경환이 다시 말을 꺼내려는 순간 주용화가 먼저 말을 덧붙였다.“D국 왕궁 구조도부터 확보해서 바로 보내.”주용화의 결심이 이미 굳었다는 걸 알아챈 김경환은 더 이상 설득을 이어가지 않았다.“알겠습니다, 대표님.”통화를 마친 뒤, 김경환은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D국 왕궁.레일 국왕은 왕비와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레일 왕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슨이 이번에 M국에서 돌아오더니, 마리아와의 혼담을 반드시 파기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연씨 가문의 연정미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고 했습니다.”잠시 말을 고른 뒤, 레일 왕비가 이어갔다.“연씨 가문의 배경이라면 우리와 격이 맞지요. 다만 그 집 딸은 평판이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사생아라는 말도 있고요. 훗날 이슨이 왕위에 오를 텐데, 그런 오점을 가진 여인을 왕비로 들이는 건... 괜한 말이 나올 여지가 있습니다.”레일 국왕은 아무 말 없이 듣고 있었다.그때 집사가 다급한 걸음으로 와 보고했다.“문밖에 주씨 가문 가주라고 밝힌 젊은 분이 찾아왔습니다. 국왕 폐하를 뵙고자 한다고 합니다.”레일 국왕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주씨 가문 가주라 하였느냐? L국 주씨 가문 말이냐?”집사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예, 맞습니다.”레일 국왕과 왕비가 서로를 마주 봤다.두 가문 사이에는 지금까지 특별한 교류가 없었다.‘왜 갑자기 주씨 가문의 가주가 찾아와 면담을 요청한 걸까.’잠깐의 침묵이 흘렀다.‘이곳은 왕궁이니 누가 감히 이 자리에서 사칭할 수 있겠는가.’레일 국왕의 시선이 서서히 가라앉았다....다른 한편, 노아는 유소린이 레일 공주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을 전해 듣자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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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4화

레일 공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리고 시선이 천천히 하지율의 얼굴로 향했다.“오빠, 도대체 무슨 얘기야? 이 여자가 정미 씨를 어떻게 괴롭혔다는 건데?”레일 공주는 하지율과 연정미 사이의 일을 알지 못했다.연정미와 레일 공주가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런 이야기를 꺼낼 만한 사이도 아니었다.이슨이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었다.“연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로 정미 씨가 맡고 있던 거래처를 하나씩 가로챘대. 얼마 전에는 언론에서 자기 약점 파기 시작하니까 시선 돌리려고 정미 씨를 끌어다 방패로 세웠고. 그전에는 경호원 시켜서 정미 씨 차까지 망가뜨린 일도 있었지.”이슨은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짚어 나갔다.연정미에 대해 이미 상당히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눈치였다.연정미는 막 알게 된 왕실 남매에게 먼저 하소연할 만큼 경솔한 성격은 아니었다.다만 레일 공주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레일 왕자가 가만히 있을 리는 없었다. 그가 따로 조사를 진행한 것이 분명했다.레일 왕자의 시선이 점점 더 싸늘해졌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노아의 얼굴이 굳어졌다.레일 왕자가 어떤 사람인지, 노아도 잘 알고 있었다.후계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형제에게까지 손을 썼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 무엇보다 레일 공주처럼 쉽게 말로 설득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노아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이슨, 이건 분명 오해야. 지율 씨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지율이 끊어냈다.“맞아요. 전부 제가 한 일입니다.”순간, 주변 공기가 얼어붙었다.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하지율에게 쏠렸다.하지율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보이며 당차게 말을 이었다.“제가 연씨 가문으로 돌아온 게, 권력 다툼을 피하려는 목적이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자매 사이의 정이라도 나누러 왔겠습니까?”말끝이 차분하게 이어졌다.“거래처를 가로챘다고요? 공정하게 경쟁한 결과입니다. 실력이 부족해서 밀린 것을, 왜 ‘가로챘다’라고 표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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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5화

“저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왕자님께서 몇 번 보지도 않은, 게다가 결혼할 의사가 있는지도 불분명한 여자를 위해... 저를 쏘실 수 있을지요.”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레일 왕자는 굳어버렸다.그때였다.문 쪽에서 낮고 단호한 호통이 터져 나왔다.“이슨, 지금 뭐 하는 짓이냐! 당장 풀어주거라!”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레일 국왕과 레일 부인이 다급하게 걸어오고 있었다.두 사람의 곁에는 눈에 띄게 수려한 외모의 젊은 남자가 함께 서 있었다.손발이 묶인 채 바닥에 앉아 있던 유소린은 그 남자를 보자마자 눈빛이 확 밝아졌다.“화야 씨!”주용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시선은 곧장 하지율에게 향했다.하지율의 머리에 총구가 겨눠져 있었다.길게 드리운 속눈썹이 천천히 내려앉으며, 눈동자 깊은 곳에 스친 살기를 감췄다.레일 왕자는 여전히 총을 내리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아버지, 어머니, 이 여자를 놓아주면 안 됩니다! 이 여자가 쥐고 있는 건 연경 그룹 초기 지분입니다. 거기에 주요 첨단 기업들에 대한 영향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연경 그룹 내부는 이미 균열이 있습니다. 이 여자가 사라진다고 해도 연씨 가문은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레일 왕자의 눈빛에 광기가 번뜩였다.“게다가 정미 씨는 엘리를 살린 은인입니다. 이 기회를 이용하면 자연스럽게 연씨 가문과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율을 인질로 삼아 정미 씨를 밀어 올리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상상 이상입니다.”레일 왕자의 말 속에 담긴 의미는 가볍지 않았다.레일 국왕과 레일 왕비도 그의 의도를 단번에 읽어냈다.레일 왕자가 연정미와의 혼인을 원하는 이유는 연씨 가문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는 이해 못 할 바도 아니었다.연정미가 보유한 연씨 가문의 지분은 여러 명문가 자제들 사이에서도 결코 적지 않았다.혼인을 통해 처가의 지원을 얻는 것보다 차라리 처가 전체를 손에 넣는 편이 훨씬 확실한 방법이었다.레일 왕자는 야심을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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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6화

주용화는 짧게 대답했다.“좋아요.”하지만 하지율의 시선은 여전히 이슨 쪽에 고정되어 있었다.하지율은 머릿속으로 이슨을 인질로 잡은 채, 궁전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를 빠르게 생각하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이었다.모두 시선이 하지율과 이슨에게 쏠려 있던 찰나 갑자기 총성이 터졌다.“탕!”총알 한 발이 곧장 이슨의 심장 부근에 박혀 들어갔다.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변 사람들은 전부 얼어붙었다.하지율은 이슨과 너무 가까이 서 있었기에 몸에 피가 튀었다.검은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남자는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구석에 서 있었다.손에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이 들려 있었고 총구 끝에서는 아직도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남자의 얼굴은 싸늘할 만큼 담담했고 감정 따위는 조금도 없는 진짜 살인자 같은 표정이었다.레일 공주는 비명을 질렀다.“꺄악!”레일 부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그나마 이성을 붙잡고 있던 건 레일 국왕뿐이었다.레일 국왕은 목이 터지도록 외쳤다.“의사, 어서 의사 불러!”하지율은 아직도 넋이 나간 채 멍하니 서 있는 노아를 밀면서 낮게 말했다.“빨리 가요.”그제야 노아는 정신이 번쩍 든 듯 몸을 움직였고 혼란을 틈타 재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유소린은 이런 식의 생사 갈림길을 처음 겪는 터라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고 얼굴에는 핏기라곤 하나도 없었다.강원희와 나현우가 양옆에서 붙잡아 주지 않았다면 유소린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을지도 몰랐다.유소린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저 이슨이라는 사람은... 죽은 거예요?”주용화는 한 손으로 유민재에게 전화를 걸면서도 담담하게 답했다.“아직은 아닙니다. 하지만 심장을 다쳤으니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노아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주용화를 바라봤다.평소와 달리 얼굴은 심각하기 짝이 없었다.“이슨은 다음 국왕이 될 사람인데... 이렇게 덜컥 쏴 버리면 일이 엄청나게 커질 거예요. 레일 가문이 절대 가만있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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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7화

하지율은 주용화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대신 노아를 바라봤다.“노아 씨, 소린이를 부탁드려요.”그리고 곧장 강원희와 나현우를 향해 말했다.“두 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소린을 끝까지 잘 지켜 주세요. 궁을 빠져나가면 바로 공항으로 가세요. 공항 쪽에는 이미 전용기를 준비해 뒀어요.”하지율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말을 이었다.“먼저 출발하세요. 저랑 화야 씨를 기다리지 마세요. 괜히 다 같이 D국에 발이 묶이면 더 위험해요. 제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때 두 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더 나아요.”유소린은 눈물을 머금은 채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아...”하지율은 조용히 유소린을 달랬다.“내 걱정은 하지 마. 여기에는 화야 씨도 있잖아.”유소린은 주용화 쪽을 한 번 더 바라봤다.유소린도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유소린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괜히 남아 있으면 하지율의 발목만 잡게 될 터였다.유소린은 이를 악물고 강원희와 나현우에게 말했다.“가요.”노아는 아직도 뭔가 더 말하고 싶은 듯했지만 하지율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는 결국 길게 한숨을 내쉬었고 유소린 일행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상황이 너무 갑작스럽게 터진 탓에 레일 가문은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이슨은 목숨이 위태로운 채 급히 수술실로 옮겨졌고 레일 부인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순식간에 궁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레일 국왕은 궁을 전면 봉쇄하고 수상한 외부인을 철저히 색출하라고 명령했다.하지만 정작 레일 국왕 본인은 수술실 앞을 지키느라 자리를 뜰 수 없었다.이슨의 수술 결과를 기다리느라 전체 상황을 직접 통제할 여유가 없었다.게다가 유소린과 하지율이 따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표적도 더 분산됐다.그래서 오히려 더 주목을 덜 받게 되었다.유소린 일행은 무사히 궁을 빠져나왔고 별다른 문제 없이 공항에도 도착했다.비행기가 이륙한 뒤에도 유소린은 아직 현실감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마치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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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8화

연정미는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목숨이 위태롭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레일 공주는 흐느끼며 말했다.“오빠가 심장에 총을 맞았어요. 지금 수술실에서 응급수술 중인데 의사 말로는 살릴 가능성이 크지 않대요... 오빠가... 오빠가 정말 못 버틸 수도 있어요.”연정미는 숨이 턱 막혔다.“어떻게 이런 일이 생겨요? 멀쩡하던 이슨 씨가 왜 총을 맞아요?”레일 공주가 연정미에게 전화를 건 건, 그만큼 너무 당황했기 때문이었다.유소린을 납치하지 않았더라면 레일 공주는 자기 오빠도 죽을 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레일 공주는 횡설수설하며 사건 경위를 대략 설명했다.“오빠는 하지율한테 총 한 발 맞고 그다음에는 주씨 가문 가주 주용화한테 심장을 맞았어요. 엄마는 충격을 받아서 쓰러졌고 아빠는 완전히 분노해서 절대 그 사람들하고 연씨 가문까지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어요.”그 말에 연정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스치자 연정미가 물었다.“하지율이 연씨 가문 출신이라서 레일 국왕이 연씨 가문까지 같이 원망하는 건가요?”그러자 레일 공주가 대답했다.“그런 이유도 있긴 한데 아빠는 더 멀리 보고 있어요. 이번 일 자체가... 연씨 가문이랑 주용화가 손잡고 짠 판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연정미는 아무리 머리가 빨라도 이 순간만큼은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손잡고 짰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레일 공주는 울먹이며 말했다.“아빠는 정미 씨가 저를 구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사람이 손댄 일이었다고요.”레일 공주는 숨을 고르며 계속 말했다.“하지율이 D국에 나타난 것도 노아랑 그렇게 가깝게 얘기한 것도 전부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였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얼마 전에 연경 그룹이 주씨 가문이랑 큰 계약 맺었잖아요. 그것도 주씨 가문이 거의 퍼주다시피 한 계약이었고요.”레일 공주의 목소리는 더 떨렸다.“아빠는 세상에 이유 없이 주는 공짜 같은 건 없다고 말했어요. 분명 연씨 가문이랑 주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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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9화

“게다가 그 자리에 노아까지 있었으니 노아의 가문도 이 일에 끼어들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 만약 몇몇 가문이 진짜로 손을 잡았다면 레일 가문을 무너뜨리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연정미는 하지율 때문에 설마 자신까지 이런 식으로 불똥을 맞게 될 줄은 몰랐다.연정미는 낮게 말했다.“레일 공주님, 제 말을 믿어 주세요. 저는 절대 이슨 씨를 해칠 생각이 없었어요. 주씨 가문이 연경 그룹에 그런 혜택 계약을 준 것도 우리 연씨 가문 때문이 아니라 하지율 씨 때문이었어요.”연정미가 더 말을 잇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레일 부인의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이슨아! 우리 아들...”그 순간, 연정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레일 공주님, 설마 이슨 씨가...”레일 공주가 대답하기도 전에 연정미는 전화 너머로 의사의 무거운 목소리를 들었다.“국왕 폐하, 부인님,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부디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툭!”그 말에 레일 공주의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레일 공주는 더 이상 연정미와 통화할 겨를도 없이 곧장 하얀 천이 덮인 이슨 곁으로 무너져 내려가듯 달려가더니 오열하기 시작했다.“오빠, 미안해... 다 내 탓이야. 내가 오빠를 죽였어...”레일 국왕도 역시 큰 충격을 받은 듯 몸을 비틀거렸고 순식간에 십 년은 늙어 버린 사람처럼 보였다.그런데 침대 곁에 무릎 꿇고 울고 있는 레일 공주를 보던 레일 국왕은 끝내 분노를 참지 못했다.레일 국왕은 손을 번쩍 들어 레일 공주 뺨을 그대로 후려쳤다.“전부 네 탓이야. 네가 연씨 가문 그 불온한 여자한테 괜히 접근하지만 않았어도 이슨은 죽지 않았을 거야.”레일 국왕의 목소리는 분노로 갈라지고 있었다.“그 여자는 이슨도 꼬시고 주씨 가문 가주까지 꼬셔 놓았어. 어쩌면 주씨 가문의 가주가 이슨이 연정미를 아내로 맞으려 한다는 걸 알고 분노해서 경쟁자를 없애 버린 걸지도 모르지.”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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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0화

연재영도 연정미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레일 공주 쪽에서 하지율의 얘기는 안 나왔어?”그러자 연정미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없었어. 사건 경위만 설명했을 뿐, 끝까지 하지율에 관한 얘기는 한마디도 안 했어.마치 이 일이 하지율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말이야.”연재영은 분노에 찬 웃음을 터뜨렸다.“우리가 이제 막 레일 가문이랑 인연을 만들자마자 하지율이 뒤에서 판을 깨버린 거네. 일을 망쳐놓은 것도 모자라 사람까지 죽여 버리고... 진짜 독한 년이야.”연정미도 짜증이 치밀어 올라서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그들은 그동안 이 일들을 공들여 준비해 왔다.겨우 레일 공주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라는 위치까지 올라섰고 게다가 이슨처럼 오만하고 다루기 쉬운 카드까지 손에 넣었다.이제 막 다음 계획을 짜려던 순간, 주용화가 그대로 판을 뒤엎어 버렸다.이게 우연이라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그때 연재영이 말했다.“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이슨이라는 카드도 잃었고 레일 가문까지 적으로 돌린 셈이야.”그건 정말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연정미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나... 요즘에 들어서 형서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올라.”그러자 연재영과 연상준이 동시에 물었다.“무슨 말?”연정미가 말했다.“형서가 그러더라. 형원 오빠가... 하지율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연정미의 말에 두 사람은 동시에 굳어 버렸다.“뭐라고?”연정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나도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 조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아.”...D국.손형원은 하지율보다 하루 늦게 D국에 도착했다.하지율은 계약을 마친 뒤에 유소린과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손형원은 평소 출장 외에는 거의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어디를 가든 뻔한 풍경뿐인데 손형원은 그걸 굳이 왜 보러 다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그런데도 이상하게도 하지율과 유소린이 즐거워 보이는 모습을 보니 손형원은 하지율이 지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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