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꼭 그 사람 데려와서 인사시켜 줘.”유희선은 심은하가 주재원 이야기를 꺼낼 때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걸 보고 그가 그녀에게 어떤 존재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은하야, 너희 엄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는 늘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길 바랐고, 또 너한테 진심으로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길 바랐단다.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고.”심은하는 잠시 말없이 앉아 있었다.주재원이 자신을 좋아하는지는 그녀도 확실하지 않았다.하지만 주재원을 향한 그녀의 마음은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심은하는 이런 마음을 굳이 유희선에게 말하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후, 심은하는 서지훈이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는 제안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그의 차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왔다.내리기 전, 심은하는 서지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서지훈의 차가 시야에서 멀어진 후에야 심은하는 고개를 돌려 별장으로 향했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현관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회색 니트 셔츠에 편안한 바지를 입은 남자, 바로 주재원이었다.팔짱을 낀 채 문기둥에 기대선 그는 여유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심은하가 그를 알아보자 주재원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녀 앞에 섰다.그러고는 서지훈이 떠난 방향을 흘긋 쳐다보며 물었다.“방금 저 사람 은하 씨 선배예요? 전에 내가 병원에 데려다줬을 때 병실에 있던 선생님 간호하던 그 사람 맞죠?”심은하는 놀라지 않았다.주재원의 성격으로는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 이상, 자신과 관련된 인물들은 이미 다 조사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네, 선배 맞아요.”심은하는 조용히 설명했다.“오늘 선생님 뵈러 같이 갔었고, 돌아오는 길에 선배 차를 타고 온 거예요.”그 말을 들은 주재원은 현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췄다.그리고 몸을 돌려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에는 묘한 웃음이 담겨 있었다.“은하 씨, 지금 나한테 설명하는 거예요?”“네. 당연한 거 아니에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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