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까지 한 시간 거리인데 심현수는 30분 만에 도착했다.장재경을 본 순간, 그는 다급히 선을 그었다.“장 대표, 이 일은 절대로 나와 아무 관련이 없네. 난 그들보고 장 대표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어.”“날 찾아오지 않고 심은하를 찾아가게 한 건가요?”장재경은 고개를 들어 심현수를 바라보며 조롱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심현수, 내가 바보인 것 같아요?”“장 대표, 절대로 그런 뜻이 아니야.”심현수의 등골에 식은땀이 흘렸다. 그는 장재경이 심은하를 이렇게 관심하는 태도가 이해할 수 없었다.“사채업자들도 어디서 심은하가 내 딸이라는 것을 듣고 심은하를 찾아서 나 대신 돈 갚으라고 했을 거야. 그런데 딸이 아버지의 빚을 갚아주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장 대표, 안 그런가?”장재경의 손가락은 무심하듯 침대의 가장자리를 툭툭 쳤다.그가 심현수를 찾아온 것은 이런 헛소리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네가 빚진 돈은 내가 대신 갚아줄 수 있어.”“미안해서 어떻게 받지?”심현수는 만면에 웃음꽃을 띠고 물었다.“혹시... 내게 바라는 일이 있는가?”그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장재경이 순순히 도와줄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장재경의 말투가 늘어졌고 무심한 속에 은근한 위압감을 실었다.“최근 은하가 나에게 화를 내고 있는데 아버지인 당신이 찾아가서 은하를 설득해서 내 곁으로 오게 해.”심현수는 이 말을 듣자 동공이 흔들리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정재경이 심은하를 차버리지 않았어? 지금 심은하는 주재원과 같이 살고 있는데 장재경이 왜 또 심은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거야?’그러나 그가 아직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장재경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심은하를 다시 내 곁에 돌아오게 할 수만 있다면 주재원이 준 것은 나도 줄 수 있고 심지어 더 많이 줄 수 있어요.”‘주재원과 심은하의 일을 알고 있었단 말인가?’심현수는 장재경의 속셈을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고 쉽게 이 일을 응할 수도 없었다. 장재경은 심현수의 반응을 못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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