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내 목표는 전하를 유혹해 후궁의 주인이 되는 것: Kabanata 51 - Kabanata 60

100 Kabanata

제51화

“아, 참... 본궁이 실언했네요.”혜비는 민망한 듯 웃음을 흘렸다. 전하의 능력이 뛰어다는 것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기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자식을 얻지 못한다는 건 궁 안에서도 극히 제한된 비밀이었다. 온소운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녀와 운양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이 일의 내통자는 아마도 추희겠군.’중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완 귀인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말은 그저 풍문일 뿐이니, 아직은…”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 귀비가 가로막았다.“풍문이라면 더욱 명확히 해야겠지요. 태의를 불러 완 귀인의 맥을 짚게 하세요. 만약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라면 규례에 따라 호국사로 보내져 청등과 고불 속에서 생을 보내야 마땅할 것입니다.”옥 귀인은 슬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온소운을 살폈다. 그녀의 날 선 시선에 온소운은 일부러 당황한 듯한 눈빛으로 곁에 앉은 운양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과 움직임은 마치 모든 게 들통날까 두려워하는 여인의 모습 그대로였다.옥 귀인은 서 귀비 곁에서 수년을 지낸 책사였다. 그녀가 낌새를 눈치채기라도 하면 모든 흐름이 뒤틀릴 수 있었기에 온소운은 한 치의 틈도 허락할 수 없었다.이윽고 태의가 도착했다.그는 서 귀비의 지시에 따라 공손히 인사하며 다가왔다.“맥을 짚어도 되겠습니까?”태의가 온소운의 맥을 짚는 순간 그녀는 운양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를 전했다. 운양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시선이 모이기 전에 빠르게 전각을 빠져나갔다.봉의궁 안은 잠시 적막에 휩싸였고 모두가 각자의 계산에 빠져 있었다. 위 귀인은 속으로 기뻐했다. 온소운이 총애를 잃은 터라 그녀가 사라진다면 다시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혜 상재는 다른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젯밤 조양궁에서 쫓겨난 것은 그녀에게 있어 치욕이었다. 그녀는 밤새도록 귀에 맴도는 교태 어린 읍소를 곱씹었고 날이 밝아올 무렵에서야 그 목소리가 온소운이라는 걸 알아차렸다.감히 내가 목
Magbasa pa

제52화

서 귀비가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허리를 굽혔다.“중전마마, 완 귀인은 입궁 전부터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후궁의 총애까지 휘어잡아 다른 자매들의 은혜까지 빼앗고 있습니다. 이처럼 혼란을 일으키는 인물을 어찌 그대로 두겠습니까? 중전마마께서 온귀인의 귀인 작위를 폐하고 즉시 궁 밖으로 내칠 것을 청합니다.”그 말에 응답하듯 옥 귀인도 무릎을 꿇었다.“온소운 귀인을 폐하고 궁에서 내쳐 주시기를 청하옵니다!”혜 상재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완 귀인을 궁 밖으로 보내주시옵소서!”일순간 후궁의 모든 여인들은 앞다투어 무릎을 꿇고 한목소리로 청을 올렸다. 봉의궁 안, 무릎 꿇지 않은 이는 중전과 말 없는 현비, 그리고 위 귀인뿐이었다. 혜비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옆에 있던 가빈의 팔을 끌며 무릎을 꿇으려 했다.그때, 온소운 역시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중전마마, 빈첩은…”그때, 등 뒤에서 날카롭고도 위엄 있는 목소리가 궁중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짐이 모르는 사이에 누가 감히 완 귀인을 궁 밖으로 내치려 했는가?”그 차디찬 목소리에 모든 여인들의 등골이 오싹해졌다.“주상전하를 뵙습니다.”황금색 용포를 입은 강규빈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키는 훤칠하고 기품 있는 몸짓은 마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대나무 같았으며 그의 걸음마다 제왕의 위엄이 배어 있었다.선이 뚜렷한 이목구비, 특히 그 차가운 봉안은 무정한 바람결처럼 매서웠고 가늘게 일그러진 입꼬리는 냉담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그가 정중앙에 놓인 의자에 앉자 중전은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올리고 다시 그의 옆에 앉았다.“서 귀비께서는 완 귀인이 불임이라 호국사로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강규빈의 날카로운 시선은 창처럼 서 귀비에게 꽂혔다.“그게 너의 제안이었느냐?”서 귀비는 살짝 입술을 깨물며 부드럽게 고개를 숙였다.“신첩은 단지… 전하의 안녕을 위해 아뢰었을 뿐이옵니다. 요사한 여인이 나라를 어지럽힌 사례가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이곳
Magbasa pa

제53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 하나에 천 마디 말이 담겨 있었다.강규빈은 문득 어젯밤 그녀가 조양궁에서 자신을 껴안고 사랑을 속삭이던 장면이 떠올렸다. 그 목소리는 달콤하고도 절절하여 그의 마음을 녹였고 그 순간부터 그녀를 궁 밖으로 내보낼 수 없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앉아 있어라.”그가 명하자 누구 하나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온소운은 얌전히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면서도 둘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아련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그녀를 다독이며 입을 열었다.“짐은 널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제야 그녀는 안도하며 살짝 미소 지었다.“빈첩은 믿사옵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 귀비는 눈을 크게 뜨며 말을 잃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전하가 한 여인을 이렇게까지 아끼는 모습을 대놓고 목도한 건 처음이었다. 왜 하필 그녀인가? 온소운의 무엇이 그리도 특별한 것일까?강규빈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완 귀인의 불임에 대해서는 짐이 직접 판단할 것이다. 오늘 이후 이 문제를 입에 올리는 자는 결코 용서치 않겠다.”서 귀비가 급하게 입을 열려 하자 강규빈의 눈빛이 차갑게 내려앉았다.“서 귀비, 연희궁으로 돌아가 마음을 가다듬도록 하거라.”그 한마디에 서 귀비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그녀의 눈에서는 커다란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서서 강규빈과 온소운이 함께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날, 봉의궁에 모였던 후궁들은 더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한 채 각자의 핑계를 대며 서둘러 자리를 떠나기 바빴다. 처참하게 쫓겨날 온소운의 우스운 꼴을 보기 위해 모였던 이들은 정작 그녀가 전하의 손에 이끌려 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괜히 이일에 엮였음을 깨달았다. 서 귀비는 초췌한 얼굴로 하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가야 했다.사람들이 모두 물러난 뒤 춘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마마, 용모가 뛰어난 여인이 아이를 못 낳을 경우는 조종의 법도에 따라 궁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것인데 전하께서는 그저
Magbasa pa

제54화

온소운은 새하얀 비단 위에 붉은 꽃이 피어난 듯한 치장을 하고 방 안에 들어섰다. 그녀의 두 뺨은 여명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고 눈빛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녀의 몸짓 하나 숨결 하나까지도 사람의 혼을 빼놓을 만큼 요염하고도 야릿했다.강규빈의 매서운 눈빛이 그녀를 스쳤다. 그의 눈동자에는 억제된 불이 타올랐고 얇은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얹혀 있었다.그는 천천히 몸을 숙이며 온소운을 품 안에 가두었다. 두 팔로 책상 위를 짚고 선 그의 등은 단단하고 넓었으며 마치 벽처럼 빛을 가려 그녀를 더욱 깊은 은밀함 속에 밀어 넣었다.온소운은 얼굴이 활활 타오를 듯 뜨거웠다. 마음으로는 이 사내에게 더는 진심을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저렇게 잘생긴 얼굴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살며시 강규빈의 손을 훑으며 내려가자 그의 숨결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다음 순간 그녀는 그의 품에 안긴 채 침상으로 옮겨졌다.부드럽고도 간드러진 소리가 끊임없이 방 안에 울려 퍼졌고 그 틈 사이로 강규빈이 낮고 쉰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온소운, 내가 누구지?”그녀는 눈을 꼭 감은 채 작게 속삭였다.“전하…”“전하가 그대에게 어떤 존재지?”그의 단풍 같은 눈동자에는 불꽃이 일렁였다.“저의 부군이요...”“착하지, 한 번 더 불러보거라.”“부군…”목단원 바깥, 복도 끝에서 기척을 듣던 노 내관은 곧장 무슨 상황인지 눈치챘다. 그는 주변에 있던 하인들에게 손짓해 모두 물러가게 했다. 그동안 전하는 정치에만 집중했기에 후궁들과의 일은 항상 규율대로 이루어졌다. 심지어 가장 총애를 받던 서 귀비조차도 함부로 하지 못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전례를 깬 파격 그 자체였다.노 내관은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옆에 있던 내시에게 조용히 일렀다.“앞으로 이 목단원의 일은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곁을 지나던 명 영감도 그 말을 듣고 곧장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이 궁궐 안에서 가장 총애 받는 이는 바로 자신이 모시는 귀인마마라는 것을 누구보다
Magbasa pa

제55화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온소운은 태연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에 운양과 운비는 오히려 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그녀는 조용히 운비에게 말했다.“예 태의에게 약속한 마차를 준비하거라. 약속한 일은 지켜야 하니까.”그러고는 붓을 들어 편지를 써 운양에게 건넸다.“이 편지를 아버지께 전해주거라. 그리고 사람을 매수해서 나와 아버지가 조용히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주렴.”“하지만, 만약 전하께서 마마를 찾으실 때 마마께서 자리에 안 계시면…”운양이 우려 섞인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괜찮다. 내일은 만조절이니 전하께서는 중전마마의 궁에서 유숙하실 거다. 그러니 이곳에 오시는 일은 없을 테지.”운양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나자 온소운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직 다리에 저릿한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운비야, 가서 추희를 데려오거라. 단,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아야 해.”얼마 지나지 않아 추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방 안에 들어섰다.“귀인마마, 부르셨습니까?”온소운은 다정한 얼굴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눈을 내리깔았다.“추희야, 네 공을 감안해 이번에 너를 이급 궁녀로 올려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추희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귀인마마, 감사합니다.”이급 궁녀라면,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영광이었다. 하급 궁녀로서는 꿈도 못 꿀 신분 상승에 추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내 궁에서는 너를 이급 궁녀로 올릴 수 있겠지. 그런데 만약 너를 연희궁으로 보낸다면 네가 그 문턱이나 제대로 넘을 수 있을까?”추희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놀람과 공포가 눈동자에 스치듯 지나갔다. 전생에 온소운은 끝내 추희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했고 대신 죄 없는 숙희를 벌하고 말았다. 그녀는 아이를 낳은 뒤에도 불안에 시달리며 마음을 졸여야 했고 추희는 그 틈을 타 온갖 의심을 숙희에게로 돌렸다. 그때 온소운은 숙희가 자신을 배신했
Magbasa pa

제56화

“그토록 목숨을 걸고 귀비마마를 위해 일했건만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오히려 귀비마마의 약점이 내 손에 떨어졌으니.”온소운의 목소리는 담담했으나 그 안에 담긴 싸늘함은 한겨울 서릿발보다 날카로웠다.“내가 너를 전하에게 직접 끌고 가기만 하면 된다. 어쩌면 네가 어전에서 나오는 순간 귀비마마는 조용히 너를 이 세상에서 지워버릴 것이다.”추희는 이 말이 헛소리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온몸을 덜덜 떨며 땅바닥에 주저앉더니 이내 흐느끼며 울부짖었다.“귀인마마, 제가 잘못했습니다. 귀비마마를 도와 마마께 해를 끼친 것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온소운은 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한 박자 늦게 입을 열었다.“귀비마마가 너에게 내민 건 뭐였지? 목숨을 걸 만큼 가치 있는 것이었나?”이쯤 되자 추희도 숨길 생각은 포기한 듯 숨을 죽이며 고개를 숙였다.“제 집에는 일도 안 하고 밥만 축내는 동생 둘과 병든 부모가 있습니다. 게으르고 못된 자들이라 늘 저에게 돈만 요구하지요. 돈을 주지 않겠다면 죽겠다고 협박하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겠더라고요.”그녀는 더욱 목소리를 낮추었다.“마마께서 입궁하기 전, 옥 귀인께서 저를 불러 귀비마마를 위해 일을 하나 맡기신다고 하셨습니다. 매달 상으로 은전을 더 얹어주시겠다고 하셔서 그만...”온소운은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그래서 귀비마마는 무슨 일을 시켰지?”추희는 눈가를 붉히며 실토했다.“그때 분홍 국화에 넣은 약… 그것도 제가 했습니다. 이번에 아이를 못 가지신다는 소문 역시 제가 흘린 것입니다. 다만 저 혼자만 아는 이야기일 줄은 몰랐습니다.”운비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네가 아는 게 소중한 정보일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조심스럽게 배신했겠지.”“아… 아닙니다.”온소운은 차 뚜껑의 문양을 손끝으로 따라가며 생각에 잠겼다. 전하께서 이미 온 대감에게 벌을 내린 건 결국 진국공에게도 불쾌함을 품고 있다는 신호였다. 귀비는 오래도록 그녀를 해하려 했고 이제는 그
Magbasa pa

제57화

추희는 그대로 얼어붙은 듯 멈춰 섰고 옆에 있던 운비는 다급히 나서며 말했다.“마마, 그건 위험합니다. 귀비마마께서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추희를 없애려 들 겁니다. 그러면 우리 쪽에서 귀비마마의 죄를 전하나 중전마마께 알릴 방법이 사라지게 될 거예요!”하지만 온소운은 조용히 손에 들린 찻잔을 감싸 쥐고 고요한 눈빛으로 추희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녀의 말은 다 들리지 않았지만 그 짧은 속삭임에는 칼날 같은 뜻이 담겨 있었다.“내 말대로 해. 반드시, 옥 귀인을 거치지 말고 곧장 귀비마마를 찾아가야 한다.”잠시 머뭇거리던 추희는 뭔가 깨달은 듯 입술을 질끈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녀가 발걸음을 옮기자 운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마마... 정말 귀비마마를 그냥 놓아주시는 겁니까? 그 여자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마마를 해치려 했는데... 이 기회를 버리시면 안 됩니다!”온소운은 가볍게 웃었다.“너는 네가 모시는 마마가 그렇게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걱정 말거라. 이번에는 귀비마마도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도화음 사건 이후 전하 곁의 혈적자들은 이미 사건의 내막을 조사했을 것이다. 따라서 추희는 전하의 분노를 귀비에게로 향하게 할 결정적인 실마리였다.전하의 마음이 실망으로 비어가는 그 순간 그녀가 귀비의 자리에 오를 기회가 생기게 될 것이다. 침상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만으로 권력을 쥘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요염하고 능수능란한 여인라 해도 언젠가는 시들게 되어 있다. 그러니 강규빈이 자신을 열렬히 사랑할 때 권력을 손에 넣어야 한다.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궁중의 금령도 전하가 직접 나서서 한마디 한다면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다. 이번 불임 사건만 보아도 알 수 있다시피 군주의 권력이란 그런 것이었다.전생의 그녀는 수렴청정을 하며 조정을 좌지우지하던 대비였고 수만 백성이 그녀에게 절을 올렸었다. 권력의 맛은 매혹적이었고 그녀는 지금까지도 그것을 잊지 못했
Magbasa pa

제58화

해 질 무렵, 추희는 연희궁에서 몰래 빠져나와 다시 목단원으로 돌아왔다.연희궁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엿들은 끝에 온소운이 추희를 데리고 봉의궁으로 가 중전을 알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 일이 바로 서 귀비와 관련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중전은 곧장 그녀를 불러들였다. 서 귀비는 일부러 반 시진이나 늦게 봉의궁에 모습을 드러냈다.장복해가 따라와 몰래 눈짓을 보내자 서 귀비는 그제야 중전을 향해 우아하게 고개를 들었다.“이 늦은 시각에 중전마마께서 신첩을 부르시다니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있으신지요?”말은 정중했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싸늘하게 온소운에게로 향했다. 도발적인 미소가 그녀의 붉은 입술 끝에서 번졌다. 그러나 온소운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시선 따위는 거슬리지 않는다는 듯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중전은 말없이 무릎 꿇은 추희를 내려다보더니 이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전, 완 귀인이 이 궁녀를 데리고 와서 말하길 추희가 수상한 행동을 하여 붙잡아 심문해 보니 귀비께서 보낸 사람이라 하더구나. 이 말이 사실인가?”서 귀비는 냉소를 흘리며 머리에 꽂힌 비취 보옥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연희궁에서 조용히 머무르던 본궁이 이런 헛소문에 휘말리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완 귀인, 그에 합당한 증거는 있는 것이냐?”온소운은 고요히 엎드려 무릎을 굽혔다.“중전마마, 이 일은 하녀 스스로 입을 열게 하심이 좋을 듯하옵니다.”중전은 그녀와 큰 교류는 없었으나 온소운이 감정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 일이 분명 가볍지 않다는 예감이 들었다. 서 귀비는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흘리듯 넘기며 태연하게 말했다.“마침 오늘 밤 전하께서 봉의궁에 드실 예정이니 중전마마께서 직접 전하께 아뢰어 판단을 받으심이 어떠하신지요?”중전은 궁녀 춘의를 불러 곧장 전하에게 이 사실을 알리러 갔다.한편 태화전에서 강규빈은 정면의 병풍을 바라보고 있었다. 병풍에는 산하의 절경이 정교히 수놓아져 있었지만
Magbasa pa

제59화

온소운은 얌전히 고개를 숙인 채 강규빈이 던지는 날카로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았다.“완 귀인, 방금 들은 이 일 과연 사실인 것이냐? 귀비가 그대에게 위해를 가했다 하였는데 대체 어떤 일이 있었단 말이냐?”온소운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 귀비 먼저 나서며 말했다.“전하, 어차피 증인은 추희라 하였으니 차라리 그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신첩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저 아이 입으로 듣는 것이 가장 빠르지 않겠습니까?”서 귀비는 입꼬리를 우아하게 올리며 마치 모든 것이 이미 계산된 듯 여유로이 웃었다. 강규빈은 땅바닥에 엎드려 떨고 있는 추희를 내려다보며 냉랭히 입을 열었다.“아는 대로 말하거라.”추희는 입술이 파랗게 질린 채 고개를 들었다.“전하, 저는 귀비마마의 명으로 완 귀인마마 곁에 붙은 자였습니다. 겉으로는 시중을 드는 듯했지만 사실은 목단우너을 감시하는 임무를 받았습니다.”“그날 전하께서 도화음에 중독되셨을 때 그 환약을 국화 속에 넣은 것도 저였습니다. 다만 목단원 궁녀들이 눈치채는 바람에 실패했지만… 그리고 최근에 완 귀인마마의 불임 소식 역시 제가 귀비마마께 전한 것입니다.”그 말에, 강규빈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서 귀비를 쏘아보자 그녀의 심장은 순간 얼어붙은 듯했다.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이건 모함입니다! 본궁이 언제 그런 명령을 내렸단 말이냐?”장복해와 백월은 모두 넋을 잃었다. 방금 서 귀비 앞에서 했던 말과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 추희에 다들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귀비를 모함한다면 그것은 곧 큰 죄이다.”강규빈의 목소리는 한겨울 칼바람보다도 더 차갑게 내려앉았다.추희는 마치 죽음을 각오한 사람처럼 머리를 땅에 박고는 소매 속에서 비녀 하나를 꺼내 조심스레 내밀었다.“전하, 저는 결코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비녀는 귀비마마께서 저를 사주하며 하사하신 것입니다.”노 내관은 재빠르게 그 비녀를 받아 전하 앞으로 가져갔다.
Magbasa pa

제60화

강규빈이 태화전으로 돌아왔을 때 시선은 자연스레 그 자리에 오래 놓여 있던 자수 병풍으로 향했다. 그 병풍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는 여전히 미약한 연민이 남아 있었다. 비록 서 귀비의 짓거리에 분노가 치솟았지만 벌 줄 생각은 들지 않았다.“전하, 귀비마마는 조금 전 연희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듣자 하니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노 내관이 차를 받들며 조심스레 말했다. 강규빈은 얼굴에 어둑한 기색을 띠며 입을 열었다.“귀비는 지나치게 조급한 것이 문제다. 이번에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구나.”그의 목소리에는 짙은 냉기가 감돌았지만 아직 분노는 극에 달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애정은 거짓이 아니었고 형세를 고려해 다른 여인들에게도 총애를 베풀었던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허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었다.온소운이 처소로 돌아온 뒤 후궁은 평소보다 훨씬 조용해졌다. 전하가 그날 밤 어떤 빈도 불러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궁녀들이 먼저 알아차렸다.온소운은 의복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머리 위로 낮게 깔린 먹구름이 시야를 눌러왔다.온소운은 서 귀비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늘 밤, 그녀는 틀림없이 스스로 파멸을 자초할 것이다. 하지만 연민을 베풀 생각은 없었다. 온소운은 운양과 함께 걸음을 옮겨 궁의 외진 곳에 버려진 빈 궁 앞에 도착했다.운양은 바깥을 지키고 있었고 그녀는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이미 온태안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그녀가 나타나자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예를 갖췄다.“완 귀인을 뵙습니다.”입궁한 이상 그들 사이에도 이제는 군신의 격이 존재했다. 온소운은 자리에 앉으며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아버지, 근래 평안하십니까?”그 물음에 온태안의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평안하냐고? 네가 벌인 짓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너희 어머니와 내 사사로운 일을 어찌 감히 전하께 일러바칠 수 있느냐? 내가 조정에서 질책을 받은 것은 다 네
Magbasa pa
PREV
1
...
45678
...
10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