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소운의 눈빛이 스치듯 흔들렸다. 그녀는 곁에 선 운양과 눈빛을 맞추며 낮게 속삭였다.“마침내, 우리가 던져둔 미끼를 물었구나.”그녀는 운양과 함께 봉의궁으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안에 있던 모든 시선이 일제히 그녀를 향했다. 그 시선 속에는 적의를 감춘 조소와 기다렸다는 듯한 승자의 여유가 스며 있었다.그녀는 그 모든 시선을 무시한 채 단아히 무릎을 꿇고 부드럽고도 정중한 음성으로 인사했다.“빈첩, 중전마마께 문안드립니다.”중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예를 갖출 필요는 없다.”온소운은 다시 고개를 돌려 예법에 따라 숙의했다.“귀비마마께 문안 드립니다.”예전 같았으면 싸늘한 적의로 가득했을 눈빛이었으나 이제는 미묘하게 누그러진 온기와 흥미가 스쳐 지나갔다. 서 귀비는 고운 손끝의 붉은 단구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만을 머금었다. 중전의 명이 있고 나서야 온소운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유난히 자애로웠고 그녀의 말투는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웠다.“완 귀인, 그대는 스스로의 몸 상태를 알고 있는 것인가?”온소운은 짧은 정적 끝에 고개를 숙였다.“빈첩은 잘 모릅니다. 제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그녀의 순진한 대답에 서 귀비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그녀가 손짓을 보내자 백월이 박수를 쳤고 곧 사람을 불러들였다.잠시 후, 무릎을 꿇고 끌려온 두 명의 유모가 나타났다. 바로 온소운과 온하연이 입궁하던 날 그들의 몸을 검사했던 이들이었다.서 귀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본궁이 알기로 만약 여인이 자식을 낳지 못하는 몸이라면 전하를 섬길 자격조차 없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그대들은 완 귀인의 몸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며 그녀를 궁에 들였지. 허나, 본궁이 최근 들은 소문으로는 완 귀인은 어린 시절 심한 한기에 몸을 망쳐 더는 잉태할 수 없다고 하더구나. 이게 어찌 된 일이냐?”그 말에 유모 둘은 흠칫 몸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중전마마, 귀비마마, 저희는 정말로 그런 사정을 몰랐습니다… 당시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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