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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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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윤태호 씨, 저를 따라오십시오.”고준휘는 말을 마치고 먼저 냉동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윤태호와 양슬기는 그 뒤를 바싹 따랐다.냉동 창고에 들어서자마자 윤태호는 바닥에 놓인 12구의 시체를 보았다. 노인도 있었고 어린아이도 있었으며 모든 시신은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분명히 부검이 끝난 상태였다.“전에 그들을 검시했던 법의관들은 뭐라고 했습니까?”윤태호가 물었다.고준휘가 답했다.“전후로 세 명의 법의관이 부검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무슨 이유로 죽었는지 모르는 거죠. 저도 어쩔 수 없어서 용왕에게 도움을 청했고 용왕이 저에게 당신을 추천해 준 겁니다. 윤태호 씨,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일단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반드시 사인을 밝혀낼 수 있다는 보장은 못 드립니다.”윤태호가 말했다.“윤태호 씨, 혹시 사인을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고 갚겠습니다.”“그런 말씀 마십시오.”윤태호는 능숙하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시체들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시체들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했다. 가장 어린아이는 채 열 살도 되지 않았고 최고령자는 여든을 바라보는 노인이었다.윤태호는 30분 넘게 시체들을 꼼꼼히 살폈다.“어떻습니까?”고준휘는 윤태호를 애타게 바라보았다.“모든 사망자에게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니 아직까지는 사인을 알 수 없습니다. 법의관들이 전문 의료 기기를 사용하여 검사했습니까?”“사용할 수 있는 의료 기기는 모두 사용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사술에 의한 것일까요?”고준휘가 침통하게 말했다.그러자 윤태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술은 아닙니다.”“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고준휘는 의아해하며 물었다.“사술에 의한 것이라면 반드시 음산한 기운이 남을 텐데, 저는 그런 기운을 느끼지 못했습니다.”윤태호는 시신을 훑어보며 말했다.“저는 그들이 독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그건 말도 안 됩니다.”고준휘는 반박했다.“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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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햇볕에 노출되자 한 구의 시신에서 먼저 시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뒤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시신에서도 시반이 나타났다.3분도 채 지나지 않아 열두 구의 시신 모두에 똑같은 시반이 생겨났다.의학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시신의 시반은 자줏빛 또는 짙은 자줏빛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열두 구의 시신에 나타난 시반은 모두 검은색이었다.시반 하나하나가 주먹만큼 컸고 꽃무늬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마치 활짝 핀 검은 장미 같아서 음산하고 끔찍한 느낌을 자아냈다.“이...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고준휘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정상적인 경우라면 사람이 죽은 후 두 시간 정도 지나면 시반이 나타나야 하지만 이 열두 구의 시신은 냉동 창고에 30시간이나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반이 훨씬 더 일찍 나타났어야 했다.“제 생각에는 냉동 창고의 온도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냉동 창고의 온도가 낮아서 혈액이 응고되어 시반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윤태호가 말했다.“그건 말이 안 됩니다. 저희가 이들을 발견했을 때 이미 사망한 지 12시간이 지난 후였습니다. 정상적이라면 그때 이미 시반이 나타났어야죠.”고준휘의 말을 듣자 윤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러게. 왜 이전에는 시반이 나타나지 않았을까?’바로 그때, 악취가 코를 찔렀다.양슬기는 그 자리에서 토했다.그녀를 탓할 수는 없었다. 워낙 썩은 음식물 쓰레기보다 더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기 때문이다. 윤태호조차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그때 고준휘가 다급하게 외쳤다.“윤태호 씨, 빨리 보십시오. 시체에 변화가 있습니다!”윤태호가 고개를 들어보니, 불과 몇 초 만에 12구의 시체가 목 아래부터 칠흑같이 검게 변해 있었다. 마치 탄광에서 갓 꺼내 온 듯했다.묘한 것은, 시체의 목 위쪽은 검게 변하지 않고 오히려 암적색 무늬가 빽빽하게 나타나 가로세로로 얽혀 있어 끔찍하게 보였다는 것이었다.시체들은 하나같이 눈을 부릅뜬 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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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윤태호는 바닥에 있는 시체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독말풀 독에 중독되면 임종 직전에 환각을 보게 되는데 평생 가장 끔찍했던 일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 시체들은 모두 눈을 크게 뜬 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는 겁니다. 독말풀은 이미 수백 년 전에 멸종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사람들은 어떻게 독말풀 독에 중독되었을까요?”윤태호는 덧붙여 말했다.“게다가 제가 알기로는 독말풀 독은 현재 해독제가 없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뭐라고!’고준휘와 양슬기는 얼굴에 공포를 드러냈다.“시체들은 원래 냉동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기에 낮은 온도 때문에 독소가 억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햇볕에 노출되면서 독소가 폭발적으로 퍼져나가 시신이 검게 변색된 겁니다.”윤태호가 말했다.“지금 그들의 온몸, 피부는 물론 털구멍 하나하나까지 맹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독말풀 독에 감염될 겁니다. 일단 감염되면 화타가 살아 돌아온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겁니다.”“그럼 이 시체들은 어떻게 하죠? 계속 여기 둘 수는 없잖아요?”고준휘가 물었다.“전부 태워 버리고 깊은 구덩이를 파서 유골을 전부 묻어버리세요.”“그 방법밖에 없겠군요.”양슬기가 말했다.“윤 선생님, 궁금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말씀하십시오.”양슬기가 물었다.“독말풀 독은 보통 사람이 죽은 후 언제 증상이 나타나죠?”윤태호가 답했다.“정상적인 경우, 4시간을 넘지 않습니다.”“하지만 우리가 피해자들을 찾았을 때는 이미 사망한 지 12시간이 넘은 후였는데, 왜 그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거죠?”양슬기가 물었다.“그 질문에 대해서는 저도 아직 답을 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답을 모르거든요.”윤태호가 말했다.“답을 알아내려면 현장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그럼 제가 현장에 한 번 안내해 드릴까요?”고준휘가 말했다.“좋아요.”윤태호는 즉시 수락했다. 그는 대체 어떤 곳에서 독말풀 독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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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윤태호는 민가 앞에 서자 온몸이 뻣뻣해지는 듯했고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전에 왔을 때도 이렇게 추웠습니까?”윤태호가 물었다.“네, 전에도 그랬어요.”양슬기가 말했다.“다른 곳보다 좀 춥죠.”“좀 추운 정도가 아니에요. 완전 얼음골 같아요. 윤태호 씨는 모르겠지만, 안은 더 춥습니다.”고준휘가 말했다.“그래요?”윤태호는 성큼 집 안으로 들어섰다.순간, 냉기가 온몸을 덮쳐 마치 냉동 창고에 들어온 듯했다.미주시는 찜통더위로 유명한 도시인데, 한여름인 지금 밖의 온도는 거의 40도에 육박하지만 집 안은 영하 5도 정도였다.이건 분명히 비정상적인 현상이었다.윤태호는 몰래 내공을 운용해 추위를 막았지만 고준휘와 양슬기는 이미 덜덜 떨고 있었다.“이 망할 곳은 도대체 왜 이렇게 추운 거야.”고준휘가 투덜거렸다.윤태호는 대략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그는 집에서 나와 옆 건물 복도로 가서 위를 올려다봤다.바깥은 맑고 푸른 하늘이었지만, 이 복도에서는 햇빛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민가는 총 5층 건물로, 한 층에 한 가구씩, 총 다섯 가구가 살고 있었다.“올라가 봅시다.”윤태호가 말하고는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고준휘와 양슬기는 그의 뒤를 바싹 따라갔다.그들은 한 층씩 확인하며 마지막으로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꼭대기 층에는 옥상이 있었다.옥상엔 포도 덩굴이 자라도록 만든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로 포도 넝쿨이 울창하게 뒤덮여 햇살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그리고 바닥에는 이끼까지 잔뜩 끼어 있었다.윤태호는 포도 덩굴 아래에서 흙을 한 줌 쥐어 손바닥에 놓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여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양슬기가 답했다.“네, 여기 좀 추운 것 같아요.”“음, 그것도 이상한 점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건요?”고준휘와 양슬기는 한참을 관찰했지만 다른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혹시 여기 햇볕이 안 든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까?”윤태호의 말에 고준휘는 즉시 깨달았다.“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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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방금 포도나무 아래 흙을 살펴봤는데, 역시 검은색이더군요. 따라서 이곳은 매우 희귀한 극음지라는 것을 100% 확신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극음지이기 때문에 온도가 매우 낮고 천연 냉동고와 같아서 그 사람들이 죽은 후에 시반이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윤태호는 고준휘와 양슬기를 보며 물었다.“처음 여기 왔다가 돌아간 뒤로 혹시 이상한 일을 겪었거나 몸이 불편했던 적은 없습니까?”“있습니다.”고준휘가 대답했다.“저는 그날 이후로 계속 설사를 해서 어제 겨우 좀 나아졌어요.”양슬기도 말했다.“저는 여기서 돌아간 날 밤에 밤새도록 끔찍한 악몽을 꿨어요. 너무 무서웠어요.”“역시 그렇군요. 여기 음기에 노출돼서 그런 증상이 나타난 겁니다. 다행히 오래 머물지 않아서 음기가 많이 묻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두 분을 다시 못 볼 뻔했습니다.”윤태호의 말을 들은 고준휘와 양슬기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윤태호 씨, 여기 음기가 그렇게 강하다면 빨리 여기서 나갑시다.”“맞아요, 윤 선생님. 이곳은 너무 불길해요. 어서 가요.”고준휘와 양슬기가 연이어 말했다.“걱정 마세요. 제가 있으니 아무 일 없을 겁니다.”윤태호는 말을 마치고 입속으로 조용히 주문을 외우며 고준휘와 양슬기에게 각각 퇴마 부적을 그려주었다.순간, 고준휘와 양슬기는 온몸을 짓누르던 한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두 분, 지금은 좀 괜찮으세요?”윤태호가 웃으며 물었다.“몸이 따뜻해진 건 물론이고 정신도 훨씬 맑아진 것 같습니다.”고준휘가 대답했다.양슬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도 그런 느낌이 들어요.”윤태호는 웃으며 말했다.“제가 음기를 없애 드렸으니 여기서 한두 시간 정도는 더 계셔도 춥지 않을 겁니다.”“윤태호 씨, 궁금한 점이 있는데 그 피해자들은 어떻게 독말풀 독에 중독된 걸까요?”고준휘가 물었다.본론으로 들어가자 윤태호는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아직 발견하지 못했어요. 계속 찾아봐야죠.”윤태호는 옥상부터 시작해 집집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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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고준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그는 주민 건물 아래에서 이렇게 거대한 불두가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이 불두는 높이가 10미터가 넘었고 우리가 흔히 절에서 보는 불상과는 매우 달랐다. 일반적인 불상은 자비로운 표정을 하고 있지만 눈앞의 불두는 얼굴 표정이 매우 흉악했다.특히 두 눈은 칠흑같이 검었는데 한 번 보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세상에, 이런 곳에 왜 불두가 있는 거지?”양슬기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하지만 윤태호는 양슬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불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천안을 열었다.이때, 윤태호의 시선에 불두의 두 눈 위에는 검은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이 검은 안개는 매우 짙어서 마치 실체화될 것처럼 응축되어 불두의 눈 주위를 맴돌며 흩어지지 않았다.30초 후. 윤태호는 시선을 거두며 감탄하듯 말했다.“이제야 알겠군.”“윤태호 씨, 뭘 발견한 겁니까?”고준휘가 다급하게 물었다.윤태호가 설명했다.“원래 불두의 눈은 검은색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처럼 검게 변한 건 짙은 음기가 눈을 뒤덮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극음지인데, 이 불두가 억누르고 있지 않았다면, 아마 주변 200미터 내의 생물은 모두 죽었을 테죠. 이 불두가 이곳에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고인이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음기가 이미 불두의 눈까지 침투했으니 앞으로 2년만 더 지나면 이 불두는 산산이 부서질 겁니다.”윤태호는 불두 앞으로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불두의 목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글귀를 발견했다.[1914년, 세움. ]날짜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불두를 세운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1914년은 지금으로부터 이미 100년이 훌쩍 지난 옛날이었다.즉, 이 아파트 건물을 지을 당시에도 불두는 이미 그 자리에 있었다는 뜻이다.윤태호가 말했다.“이 집을 지은 사람은 간도 크네. 부처님 머리 위에서 감히 공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윤태호 씨가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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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두 분은 모두 여기에 있어요. 굴 입구에 음기가 너무 강해서 닿기라도 하면 큰일 납니다.”윤태호가 말했다.“하지만 혼자서는...”“걱정 마세요. 조심할 테니.”윤태호는 말을 마치고 몸을 날려 순식간에 10미터가 넘는 불두의 뒤통수 위에 나타났다.양슬기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팀장님, 윤 선생님의 몸놀림이 너무 대단한데요?”고준휘 역시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정말 대단해. 윤태호의 실력은 맹호 랭킹 상위권에 있는 녀석들 못지않은 것 같아. 용왕이 우리에게 그를 추천한 이유를 알겠어.”양슬기는 눈을 굴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팀장님, 좋은 생각이 있는데 말씀드려도 될까요?”고준휘는 양슬기의 속셈을 눈치채고 말했다.“윤태호를 우리 명왕전에 영입하자고?”“네.”양슬기가 대답했다.“윤 선생님은 무술 실력도 뛰어나고 의술도 능통하잖아요. 그런 분이 우리 명왕전에 합류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그래, 윤태호는 분명 뛰어난 인재지. 하지만 명왕전은 군 소속이고 군신께서 지휘하고 계시기 때문에 명왕전에 들어오는 사람은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야 해. 윤태호가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야.”“보아하니, 윤 선생님은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 같아요. 그렇지 않다면 우리 수사를 도우러 오지 않았을 거예요.”“슬기야, 너는 명확히 알아야 할 게 있어. 선한 마음이 충성심과 같지는 않아. 명왕전에 합류하는 사람은 조직과 국가에 100% 충성해야 해.”“하지만 윤 선생님은...”“더 이상 설득할 필요 없어. 윤태호의 상황을 군신께 자세히 보고할 거야. 그가 우리 명왕전에 합류할 수 있을지는 군신의 뜻에 달렸어.”“윤 선생님 덕분에 사람들 사망 원인을 밝혀냈으니 이번 사건 해결에 큰 진전이 있는 셈이잖아요. 그러니 이걸 보고하면 군신께서 윤 선생님이 명왕전에 합류하는 걸 허락해주시지 않을까요?”“명왕전에 들어간 사람 중에 공을 세우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어? 겨우 이 정도로는 안 돼. 윤태호는 더 큰 공을 세워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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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윤태호는 깜짝 놀라 재빨리 3미터 뒤로 물러선 다음 손전등을 들고 살펴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그것이 귀신 얼굴이 아니라 사람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만 그 사람 얼굴은 약간 끔찍했다.얼굴은 바싹 마른 가죽이었고 주름투성이였으며 두 눈알은 툭 튀어나와 약간 희끗희끗했는데 마치 죽은 물고기의 눈과 같았다.이때, 그 두 눈은 꼼짝 않고 윤태호를 쏘아보고 있었다.윤태호는 그 사람의 다른 신체 부위에도 빛을 비춰보았다. 그는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고 머리카락은 엉망진창으로 길게 뻗어 있었으며 낡고 해진 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에게서는 썩은 듯한 악취가 풍겨져 나왔다.그 악취는 독말풀 독에 중독된 사망자들에게서 풍겨 나오던 것과 똑같았다.즉, 눈앞의 이 남자 역시 독말풀 독에 중독된 것이다.윤태호는 속으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왜 하필 불두 안에서 저러고 있는 거지? 게다가 어쩌다 독말풀 독에 중독된 걸까?’윤태호는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려고 반 발짝 앞으로 나섰다.바로 그때, 윤태호는 죽은 물고기처럼 흐리멍덩하던 그 두 눈이 서서히 움직이는 것을 목격했다.윤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깜짝 놀라 물었다.“아직 살아있는 겁니까?”“거의... 죽어가고 있네...”기력 하나 없이 웅얼거리는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태호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외로운 귀신이 읊조리는 듯한 상대방의 목소리는 온몸을 오싹하게 했다.“당신은 누구세요?”윤태호는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은밀하게 주먹을 꽉 쥐었다. 언제라도 공격할 태세를 갖춘 것이다.“나를 귀... 노라고 부르게!”‘귀노? 사람 이름 같지는 않은데!’“당신은 왜 이 불두 안에 있는 거죠?”윤태호가 다시 물었다.“극음지는 독말풀 독을 억누를 수 있다네.”여기까지 말하자 귀노는 숨을 고른 듯 정상인과 다름없이 말했다.“여기서 얼마나 있었던 거죠?”윤태호가 다시 물었다.“기억이 맞다면 올해로 25년째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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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뭘 닮았다는 거죠?”“자네... 자네 이름이 뭔가?”“윤태호입니다!”윤태호는 자신이 이름을 말한 후, 귀노의 눈이 약간 밝아지는 것을 뚜렷하게 느꼈다.“자네도 윤 씨인가. 나이는?”“스물네 살입니다.”“나이도 맞아.”귀노의 눈은 더욱 밝아졌고 심지어 목소리까지 약간 떨리며 다급하게 물었다.“윤무성을 아나?”윤태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모릅니다.”“정말로 윤무성을 모른단 말인가?”“모릅니다.”윤태호는 얼굴에 의아함을 가득 담고 물었다.“윤무성이 누구죠?”“정말로 모르는 모양이군.”귀노의 눈에 있던 빛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다시 물었다.“의사가 왜 이곳에 온 거지?”“사건을 조사하러 왔습니다.”윤태호가 대답했다.“이 불두 위에 있는 주민 건물에 다섯 가구, 총 열두 명이 살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모두 죽었습니다.”귀노가 말했다.“당시 그들이 집을 지을 때, 내가 경고했었지. 불두 위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신령을 존경하지 않는 것이니 나중에 반드시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하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어. 오로지 돈에 눈이 멀어 불두 위에 집을 지었던 게지.”“혹시 아십니까? 그 열두 명의 사망 원인은 모두 독살입니다. 그것도 독말풀 독에 중독되어서요.”그 말을 듣자 귀노의 몸이 움찔하며 벌떡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결국... 내가 그들을 해친 거군.”귀노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윤태호는 몰래 천안을 켜서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귀노의 두 다리는 종아리 아래가 텅 비어 있었다. 두 발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보아하니 두 발을 잃은 지 오래된 것 같았다. 윤태호는 기이한 독에 중독된 데다 두 발마저 잃은 사람이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이 불두 안에서 어떻게 생존해왔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자네는 내 오랜 지인과 꽤 흡사하게 생겼구먼. 혹시 자네 아버님 함자는 어떻게 되시는가?”귀노가 물었다.“저는 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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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그 순간 윤태호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왜 이러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설마 눈앞에 있는 귀노라는 사람 때문인가? 나는 그를 알지도 못하는데 그가 죽은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하지만 윤태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버렸다. 마치 아주 소중한 가족을 잃은 듯한 느낌이었다.꼬박 3분이 지나서야 윤태호는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고 그제야 귀노가 마지막으로 남겼던 말들을 떠올렸다.“물건이 돌침대 밑에 있다니, 무슨 물건이지? 나에게 남겨준다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을 알지도 못하잖아!”윤태호의 머릿속은 온통 의문투성이였다. 그는 돌침대 옆으로 다가가 손전등을 비춰 살펴보았다.곧 그는 돌침대 밑에 벽돌 한 장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자세히 보니 그 벽돌 속은 텅 비어 있었는데 윤태호가 천안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알아채기 힘들었을 것이었다.벽돌을 집어 들자 그 안에는 천 조각 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 꺼내서 펼쳐보니 지도였다.지도는 매우 낡았고 핏자국도 묻어 있었지만 산과 강이 뚜렷하게 그려져 있었다.지도 왼쪽 하단에는 아주 작은 글자로 두 글자가 씌어있었는데 윤태호는 한참 동안 식별한 끝에 알아냈다.“장보(藏寶)!”윤태호는 깜짝 놀랐다.‘설마 이것은 보물 지도란 말인가?’그는 지도를 손에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는데 지도에서 희미한 향기가 풍겨 나왔다.이에 윤태호는 크게 놀라며 고개를 숙여 냄새를 맡았다.순간, 은은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윤태호는 순식간에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한 상쾌함을 느꼈다.“이것은... 촉금이야!”윤태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촉금은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최고급 비단으로 누에고치 실크를 원료로 하며 그 가치는 매우 높았다.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생산량이 적어 예로부터 ‘한 치의 촉금이 한 치의 금과 같다'는 말도 있었다.과거에 촉금은 황실과 고위 관료들만 누릴 수 있었던 사치품이었다.이 보물 지도가 촉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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