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는 민가 앞에 서자 온몸이 뻣뻣해지는 듯했고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전에 왔을 때도 이렇게 추웠습니까?”윤태호가 물었다.“네, 전에도 그랬어요.”양슬기가 말했다.“다른 곳보다 좀 춥죠.”“좀 추운 정도가 아니에요. 완전 얼음골 같아요. 윤태호 씨는 모르겠지만, 안은 더 춥습니다.”고준휘가 말했다.“그래요?”윤태호는 성큼 집 안으로 들어섰다.순간, 냉기가 온몸을 덮쳐 마치 냉동 창고에 들어온 듯했다.미주시는 찜통더위로 유명한 도시인데, 한여름인 지금 밖의 온도는 거의 40도에 육박하지만 집 안은 영하 5도 정도였다.이건 분명히 비정상적인 현상이었다.윤태호는 몰래 내공을 운용해 추위를 막았지만 고준휘와 양슬기는 이미 덜덜 떨고 있었다.“이 망할 곳은 도대체 왜 이렇게 추운 거야.”고준휘가 투덜거렸다.윤태호는 대략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그는 집에서 나와 옆 건물 복도로 가서 위를 올려다봤다.바깥은 맑고 푸른 하늘이었지만, 이 복도에서는 햇빛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민가는 총 5층 건물로, 한 층에 한 가구씩, 총 다섯 가구가 살고 있었다.“올라가 봅시다.”윤태호가 말하고는 먼저 계단을 올라갔다.고준휘와 양슬기는 그의 뒤를 바싹 따라갔다.그들은 한 층씩 확인하며 마지막으로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꼭대기 층에는 옥상이 있었다.옥상엔 포도 덩굴이 자라도록 만든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로 포도 넝쿨이 울창하게 뒤덮여 햇살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그리고 바닥에는 이끼까지 잔뜩 끼어 있었다.윤태호는 포도 덩굴 아래에서 흙을 한 줌 쥐어 손바닥에 놓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여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양슬기가 답했다.“네, 여기 좀 추운 것 같아요.”“음, 그것도 이상한 점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건요?”고준휘와 양슬기는 한참을 관찰했지만 다른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혹시 여기 햇볕이 안 든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까?”윤태호의 말에 고준휘는 즉시 깨달았다.“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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