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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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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윤태호는 정중하게 세 번 절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귀노는 맹독에 중독되어 있었기에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례를 치러줄 수 없었다.지상으로 올라오자 고준휘가 다급하게 물었다.“윤태호 씨, 무슨 단서라도 찾았습니까?”양슬기 또한 궁금한 듯 물었다.“윤 선생님, 그 불두 안에는 뭐가 있나요?”“그 안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윤태호가 답했다.“사람이요?”고준휘와 양슬기는 서로를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말도 안 돼. 불두 안에서 어떻게 살 수가 있죠? 뭘 먹고 뭘 마시면서요?”양슬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고준휘 역시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안에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시신에서 독말풀 독을 발견했습니다.”윤태호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아직 귀노의 정체와 그가 했던 말들의 진실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그 사망자가 독말풀 독에 중독되었고 그 독이 아파트 주민들에게 전파된 거겠군요.”고준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전파 경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윤태호가 물었다.“맞습니다.”고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 아파트에 살던 열두 명은 대체 어떻게 독에 중독된 걸까요?”“불두 안에 독말풀 독이 들어 있는 물웅덩이가 있었고 그곳에서 파이프 하나가 뻗어 나와 있었습니다. 그 파이프가 독이 전파된 경로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시 한번 꼼꼼히 조사해 봐야겠습니다!”윤태호는 고준휘와 양슬기를 데리고 현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파이프를 발견했다.이 파이프는 불두 안에서부터 밭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길이가 무려 100미터가 넘었다.땅에 묻혀 있었기 때문에 그전에는 아무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윤태호는 현장에서 다시 검사를 시행했고 과연 밭에 독말풀 독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뿐만 아니라 채소에도 독말풀 독이 존재했다.윤태호는 앞서 주민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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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백아윤이 큰일 났다고 말하자 윤태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다급하게 물었다.“백 교수님, 무슨 일인데요?”“중산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어. 스쿨버스가 충돌했는데 버스에 초등학생이 20명이 넘게 타고 있대.”백아윤이 말했다.“윗선에서 미주 병원이 부상자를 구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어. 지금 현장으로 가는 중인데, 2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윤태호는 즉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말했다.“저는 지금 중산로에서 3분 거리에 있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기억해. 무슨 수를 써서든 부상자를 구해야 해.”“알겠습니다!”윤태호는 전화를 끊고 양슬기에게 말했다.“중산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대요. 현장으로 가서 사람들을 구해야 해요.”양슬기는 즉시 경광등을 꺼내 차 위에 올려놓았다.경광등 소리가 울리자 앞차들이 일제히 길을 비켜주었다.양슬기는 재빠르게 기어를 넣고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일련의 동작은 물 흐르듯 매끄러웠다.차는 순식간에 화살처럼 쏘아져 나갔고 단 2분 11초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윤 선생님, 도착했습니다.”양슬기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말했다.“고마워요.”윤태호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멀리서 보니 사고 현장 주변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그 안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처참하게 부서진 채 엉켜 있었다.두 명의 교통경찰이 현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러나 윤태호가 폴리스 라인에 가까워지자 한 경찰관이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가로막았다.“뭐 하는 분이시죠? 사고 현장이니 관계자 외 출입 금지입니다.”교통경찰의 냉엄한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저는 미주 병원의 외과 의사입니다. 부상자를 구조하러 왔습니다.”윤태호가 말했다.교통경찰은 윤태호를 훑어보더니 얼굴색이 약간 누그러지며 말했다.“사원증은요?”“안 가져왔습니다.”‘밖에 나갈 때, 누가 항상 사원증을 가지고 다닌단 말인가?’“죄송합니다. 들여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교통경찰은 다시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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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윤태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현장으로 뛰어갔다.차량 여섯, 일곱 대가 잇따라 충돌했고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스쿨버스였다.윤태호는 빠르게 훑어보았는데 다른 차량 탑승자들은 모두 부상을 입었지만 심각해 보이지는 않았다.유독 스쿨버스 안은 온통 핏자국이었고 가벼운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윤태호의 시선은 가장 심하게 다친 아이들에게 꽂혔고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졌다.“양슬기 씨, 아이들 진정시키고 가벼운 상처를 입은 아이들부터 먼저 내리도록 도와주세요.”윤태호가 지시했다.양슬기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달려갔다.그 사이 윤태호는 운전석으로 가서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했다.운전자는 얼굴을 핸들에 파묻고 있었고 머리는 온통 피투성이였다.“아저씨, 괜찮으세요?”윤태호가 물었다.운전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윤태호가 급히 확인해 보니 운전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그는 운전자의 오른발이 브레이크를 꽉 밟고 있으며 죽을 때까지 발을 떼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에휴!”윤태호는 한숨을 쉬고 다른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러 돌아섰다.다섯 명의 아이들이 심하게 출혈하고 있었는데 즉시 응급 처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윤태호는 금침 한 세트밖에 없었고 소독 도구조차 없었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아이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침을 놓는 동시에 비산주술로 치료 효과를 높였고 10분쯤 지나자, 다섯 아이들의 출혈이 멈췄다.윤태호의 이마에는 이미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이때 양슬기가 차에 돌아오자 윤태호는 고개도 들지 않고 물었다.“애들은 어때요?”“놀라긴 했지만 진정됐어요.”양슬기는 앞에 있는 다섯 아이들을 보며 물었다.“얘들 상태는요?”“큰 출혈은 멈췄으니 병원에서 며칠 치료받으면 괜찮을 겁니다.”말을 마친 윤태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급히 버스 뒷좌석으로 향했다.양슬기는 따라갔다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뒷좌석에는 6~7세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상반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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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마침 밖에서 구급차 소리가 들려왔다.윤태호가 창밖을 내다보니 미주 병원의 많은 의료진이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선두에 선 사람은 바로 백아윤이었다.백아윤은 흰 가운을 입고 머리를 뒤로 틀어 올렸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걸어오는 모습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동시에 윤태호는 따라오는 기자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윤태호는 철근을 잡고 있던 왼손을 놓았다.잠시 후 백아윤이 버스에 올라 윤태호에게 다가와 물었다.“어때?”“이건 좀 쉽지 않겠어요.”윤태호는 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백아윤은 잠시 살펴보더니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당장 병원으로 옮겨 수술해야 해.”윤태호가 말했다.“철근이 심장에서 2m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그러자 백아윤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서양 의학 박사인 그녀는 윤태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았기에 곧바로 물었다.“네 생각은?”윤태호는 말했다.“현재 상황에서는 여기서 철근을 빼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그렇게 하면 위험이 너무 커.”“알고 있습니다.”“성공 확률이 얼마나 돼?”백아윤이 다시 물었다.“80% 정도 됩니다!”그 말을 들은 백아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윤태호가 그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잠시만. 응급 의료진을 불러서 환자 상태부터 확인하고.”백아윤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응급 의료진을 불렀다. 응급 의료진은 휴대용 장비로 아이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살폈다.“심박수 170입니다!”“산소 포화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현재 65%!”“기도는 막히지 않았습니다!”“...”응급 의료진은 1분 30초 만에 검사를 마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백 교수님, 아이의 상처에서 계속 출혈이 있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당장 수술해서 박힌 철근을 제거해야 합니다. 바로 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겠습니다.”“철근이 아이 심장에서 2m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자칫 철근 위치가 틀어지면 아이 목숨이 위험합니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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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그리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모아 칼날처럼 만들고 언제든 지혈 부적을 그릴 태세를 갖췄다.백아윤과 양슬기, 심지어 응급 의사까지 모두 윤태호의 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숨죽였다.모두 가장 중요한 순간이 왔음을 알고 있었다.바로 그때, 한 기자가 스쿨버스에 올라와 이 광경을 보고 휴대폰을 꺼내 몰래 촬영하기 시작했다.차 안은 극도로 조용했다.윤태호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때 응급 의사가 다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윤 선생님, 설마 바로 철근을 뽑아낼 생각은 아니시겠죠? 제 생각에는 그러시면 안 됩니다. 철근을 뽑는 순간, 상처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져 나올 겁니다.”윤태호는 속으로 코웃음 쳤다.‘그렇게 간단한 의학 상식을 내가 모를 리가 있겠어?’그는 응급 의사를 무시하고 왼손으로 여전히 철근을 꽉 잡고 있었다.응급 의사는 계속해서 설득했다.“백 교수님, 당장 병원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을 현장으로 불러서 전문가들이 수술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그런 다음에 남자아이를 수술하는 게 좋겠습니다...”“입 다무세요! 가만히 계셔도 벙어리로 여기지 않을 테니 윤 선생님이 사람 살리는 걸 방해하지 마세요.”백아윤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하지만 뭔가요!”윤태호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당신 말대로 했다가는 전문가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아이는 죽을 겁니다. 당신은 눈앞에서 아이가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겁니까?”“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게 너무 위험하다는 겁니다.”“의사라는 직업은 원래 위험이 따르는 법입니다. 위험이 전혀 없다면 우리가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응급 의사는 말문이 막혔다.윤태호는 말을 이었다.“만약 의사가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학의 비극이자 인류의 불행입니다. 의학은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은 자신과 질병에 대한 이해에 있어 여전히 미숙한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탐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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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윤태호는 눈을 뜨자마자 임다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윤태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다은 누나!”“깨어났어요?”임다은이 환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이곳은 어디예요?”그는 쓰러져서 백아윤의 품에 안긴 것밖에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이미 낯선 곳에 와있었다.“병실이에요. 태호 씨,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임다은이 두 눈을 깜빡이면서 그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윤태호는 웃으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이제는 괜찮아요. 그런데 다은 누나는 어떻게 알고 온 거예요?”“오늘 내 집에 오지 않아서 연락했었어요. 태호 씨의 두 번째 여자 친구가 전화를 받았어요. 태호 씨가 쓰러졌다고 해서 찾아온 거예요.”그녀의 말에 윤태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두 번째 여자 친구라고요?”“백아윤이 두 번째 여자 친구예요.”임다은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내가 첫 번째 여자 친구이고 백아윤은 두 번째 여자 친구예요.”윤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었다.임다은이 입을 삐죽 내밀더니 말을 이었다.“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젊은 사람이 왜 목숨을 걸고 그래요? 태호 씨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내 입장도 생각해야죠. 만약 태호 씨가 하늘나라로 가게 되면 나는 어떡해요?”“다은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주의할게요.”윤태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얼굴이 창백하고 기운이 없어 보여요. 이제는 나를 기쁘게 해주지 못할 것 같네요.”“그 정도는 아니에요.”“내가 믿을 것 같아요? 말만 하지 말고 증명해 보라고요.”윤태호가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다은 누나, 이곳은 병원이잖아요. 누나는 다리도 불편한데 어떻게 증명하라는 거예요? 나중에 집에 돌아가서 보상해 줄게요.”“싫어요. 지금 당장 증명해 보세요.”말을 마친 임다은이 윤태호의 옆에 누웠다. 그녀는 오늘 하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어서 아주 우아했다.자연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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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네가 뭐 어쩔 건데?”백아윤이 차가운 어조로 말하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임다은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아니면 우리랑 같이 놀래?”백아윤은 팔짱을 낀 채 콧방귀를 뀌었다.“부끄러운 줄도 모르네.”임다은이 그녀가 서 있는 쪽으로 다가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백아윤, 너도 나이를 이만큼 먹었으니 연애할 남자를 찾아봐. 오랜 시간 동안 관계를 가지지 않으면 좀 그렇잖아.”백아윤은 화가 솟구쳐 올라서 주먹을 쥐었다.“임다은, 허튼소리 집어치워!”“그동안 몰래 욕구를 해결하고 있었단 뜻이네. 어떻게 한 거야?”임다은이 두 눈을 크게 뜨더니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백아윤, 너 설마 그런 장난감을 산 건 아니지? 천하의 백아윤이 이럴 줄 몰랐네.”“당장 닥치지 못해?”백아윤은 화가 나서 손을 덜덜 떨었다.“자기야, 나 먼저 갈게요.”임다은은 윤태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러고는 휠체어에 앉아 병실을 빠져나갔다.“나쁜 년...”백아윤이 중얼거릴 때 임다은이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같은 여자로서 조언 하나만 할게. 앞으로 그런 시시한 걸로 해결하지 말고 윤태호한테 부탁해 봐.”“당장 꺼져.”임다은은 깔깔 웃으면서 밖으로 나갔다.‘여우 같은 년, 부끄럽지도 않은가? 임다은만 보면 화가 나서 미치겠어.’윤태호는 예쁘게 생긴 두 여자가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백아윤은 심호흡하면서 윤태호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몸은 좀 괜찮아?”윤태호는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제는 괜찮아요.”그는 고준휘가 말한 독말풀 독을 찾느라 천안을 열었다. 그리고 교통사고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면서 주술을 사용했기에 쓰러지게 된 것이다.백아윤이 의자에 앉으면서 물었다.“네가 구한 남자아이가 누구인지 알아? 철근이 심장을 관통해서 죽을 뻔했잖아.”“누구인데요?”“부시장 황찬호의 아들이야.”백아윤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네가 쓰러진 후에 황찬호와 이 국장이 너를 보러 왔었어.”윤태호가 구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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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갑자기 들려온 좋은 소식에 윤태호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네 허락 없이 결정해서 화난 건 아니지? 네가 한의과 교수직을 맡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랬어.”윤태호가 그녀를 탓할 리 없었다. 그는 정규직이 된 후에 바로 승진한 거나 다름없었으니 매우 기뻤다.그는 하루 만에 교수가 되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백아윤이 가만히 앉아 있는 윤태호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했다.“태호야, 설마 나한테 화난 거야?”윤태호는 백아윤을 놀리려고 일부러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교수님, 내가 화났다고 하면 어쩔 생각이에요?”“너 진짜 화났구나.”백아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내가 어떻게 하면 너한테 용서받을 수 있지?”윤태호가 뻔뻔스럽게 말했다.“나한테 뽀뽀해 주면 기분이 풀릴 것 같아요.”백아윤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윤태호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소리를 질렀다.“윤태호, 여우 같은 임다은과 같이 있다니 너도 이럴 거야? 그사이에 나쁜 것만 배웠네.”“교수님, 귀가 아파요. 다시 그러지 않을 테니 이 손 좀 놓으세요.”윤태호는 귀가 아파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흥!”백아윤이 손을 떼면서 차갑게 말했다.“네가 원한다면 너한테 뽀뽀해 줄 수 있어.”“네? 그게 정말이에요?”윤태호는 잘못 들은 줄 알고 그녀를 쳐다보았다.백아윤이 팔짱을 낀 채 말했다.“내 부탁을 들어주면 뽀뽀해 줄게.”“일단 말해보세요.”“앞으로 임다은을 무시하겠다고 약속해. 이것만 약속한다면 너한테 뽀뽀해 줄게.”백아윤은 임다은이 그를 유혹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했다.“교수님, 한의과에 관한 얘기를 해주세요. 지금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서 그래요.”‘다은 누나는 내 여자 친구야. 백아윤이 뽀뽀해 준다고 해서 다은 누나를 혼자 두거나 무시할 수는 없어. 백아윤의 말대로 하면 내가 나쁜 남자라고 인정하는 셈이잖아.’윤태호가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 백아윤이 한숨을 내쉬더니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사실 한의과의 상황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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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정규적인 마사지 가게에서 한의사를 몇 명 초빙하곤 했다. 이 병원의 한의과 의사의 인수가 마사지 가게에서 일하는 한의사보다 더 적었다.“교수님, 저 그냥 외과에 남아 있으면 안 될까요? 한의과에 가기 싫어요.”윤태호가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백아윤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윤태호, 한의과가 우스워 보여? 실적이 낮고 의사가 적지만 병원에서 인정받았어. 그저 의사도 아니고 한의과 교수직이라고 했잖아. 많은 의사가 오랫동안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윤태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알아요. 다 나보다 못생겨서 그럴 거예요.”백아윤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을 이었다.“그 의사들은 실력이 낮아서 그런 게 아니라 운이 없어서 승진하지 못한 거야. 대부분 직장에서 승진하려면 능력도 있어야 하고 인맥도 있어야 해. 능력 있는 사람이 인맥을 동원한다면 원하는 자리에 쉽게 앉을 수 있지.”백아윤이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이제는 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 네 스펙으로 교수직까지 올라가려면 적어도 10년 동안 일해야 해. 내 말이 틀렸어?”“교수님 말이 맞아요.”그는 백아윤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병원의 대부분 교수는 40세 이상이었다.그러나 윤태호는 고작 20살 초반에 한의과 교수가 되었다.“한의과에 의사가 적어서 교수직을 맡을 의사를 찾을 수 없었어. 마침 네가 한 아이를 구해준 것이 기사에 났지. 그래서 한의과 교수에 관한 말이 나왔을 때 나는 너를 적극적으로 추천했어. 모두 그 기사를 보았으니 찬성했지.”백아윤은 엄숙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보건국의 힘을 빌린 것도 있어. 이 국장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더라. 네가 한의과 교수직을 맡기를 바라는 눈치였어. 그 덕에 너는 스무 살 초반에 교수가 되었지. 전국의 병원을 통틀어 봐도 너 같은 사례는 아주 드물어. 그러니까 너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해.”그녀는 팔짱을 낀 채 입을 열었다.“윤태호, 한의과에 가서 실적을 어떻게 높일지 연구해 봐. 이번 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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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윤태호는 수락 버튼을 누르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윤태호예요. 그쪽은 누구시죠?”“태호야, 나는 네 삼촌이야. 내 목소리를 잊은 거야?”전화 한편에서 한 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태호는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웃기고 있네.”“장난이야. 태호야, 너는 요즘 뭐 하고 있어? 잘 지내고 있지?”그 남자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물었다.“병원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 도훈아, 오랜만에 연락하니까 반갑네. 너는 요즘 뭐하면서 지내?”“나는 얼마 전에 남일시에 왔어. 제약회사의 영업팀에서 일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윤태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대학교 동기 진도훈이었다.그가 미주 의대에 다니고 있을 때 같은 방을 쓰면서 친해졌다. 네 남자가 같은 방에서 지내면서 형제보다 더 친한 사이가 되었다.그중에서 윤태호가 제일 어렸기에 친구들이 그를 챙겨주었다. 진도훈은 그보다 한 살 더 많았고 같은 반 친구여서 더 친했다.“도훈아, 너 예전에 산부인과에서 일했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제약회사에 갔어?”윤태호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여자 친구한테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어. 그런데 병원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도저히 결혼식을 준비할 수 없었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제약회사에 온 거야.”진도훈이 씁쓸하게 웃었다.윤태호는 안타까워서 한숨을 내쉬었다. 진도훈은 늘 성적이 좋았고 계속 산부인과에서 일한다면 몇 년 후에 승진할 수 있었다.윤태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도훈아, 너는 의사가 될 놈이야. 결혼식 준비는 예산을 낮추면 되잖아. 그 부분은 다시 얘기해 보고 일단...”“나를 설득하려고 해도 소용없어. 내가 의사를 그만둔 그날부터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어.”진도훈이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5년 동안 의학을 전공하면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으니 그걸로 충분해.”윤태호는 더 이상 그를 말리지 않았다.“시간이 될 때 미주시에 놀러 와. 내가 밥을 살게.”“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잊어버렸어. 이번 주 금요일에 미주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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