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모아 칼날처럼 만들고 언제든 지혈 부적을 그릴 태세를 갖췄다.백아윤과 양슬기, 심지어 응급 의사까지 모두 윤태호의 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숨죽였다.모두 가장 중요한 순간이 왔음을 알고 있었다.바로 그때, 한 기자가 스쿨버스에 올라와 이 광경을 보고 휴대폰을 꺼내 몰래 촬영하기 시작했다.차 안은 극도로 조용했다.윤태호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때 응급 의사가 다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윤 선생님, 설마 바로 철근을 뽑아낼 생각은 아니시겠죠? 제 생각에는 그러시면 안 됩니다. 철근을 뽑는 순간, 상처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쏟아져 나올 겁니다.”윤태호는 속으로 코웃음 쳤다.‘그렇게 간단한 의학 상식을 내가 모를 리가 있겠어?’그는 응급 의사를 무시하고 왼손으로 여전히 철근을 꽉 잡고 있었다.응급 의사는 계속해서 설득했다.“백 교수님, 당장 병원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을 현장으로 불러서 전문가들이 수술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그런 다음에 남자아이를 수술하는 게 좋겠습니다...”“입 다무세요! 가만히 계셔도 벙어리로 여기지 않을 테니 윤 선생님이 사람 살리는 걸 방해하지 마세요.”백아윤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하지만 뭔가요!”윤태호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당신 말대로 했다가는 전문가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아이는 죽을 겁니다. 당신은 눈앞에서 아이가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겁니까?”“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게 너무 위험하다는 겁니다.”“의사라는 직업은 원래 위험이 따르는 법입니다. 위험이 전혀 없다면 우리가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응급 의사는 말문이 막혔다.윤태호는 말을 이었다.“만약 의사가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학의 비극이자 인류의 불행입니다. 의학은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인간은 자신과 질병에 대한 이해에 있어 여전히 미숙한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탐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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