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201 - Bab 210

350 Bab

제201화

“임다은을 어떻게 죽이지?”방 안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분위기는 다소 억눌려 있었고 세 사람 모두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띠리링, 띠리링...갑자기 이지현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 좀 받고 올게.”이지현은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문밖으로 나갔다.30초 후, 이지현이 밖에서 뛰어 들어오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성훈이 형, 우진이 형, 좋은 소식이야! 엄청난 좋은 소식!”주성훈과 천우진의 시선이 동시에 그에게 향했다.“무슨 좋은 소식인데?”주성훈이 물었다.이지현이 대답했다.“아는 형이 있는데 정보통이거든. 그 형 말로는 우리 미주 지하 세계 두목이 바뀌었대.”‘으음?’천우진은 눈을 빛내며 다급하게 물었다.“용왕이 잡힌 거야?”“응.”이지현이 말했다.“그 형 말로는 구천이 용왕을 폐했다고 하더라.”“그럼 미주에 새로운 두목이 생긴 거야?”“어.”“그럼 새 두목이 누군지 알아?”주성훈이 급하게 물었다.“한용석이라고 구천의 양아들이래. 다쳤다던데 지금 미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대.”이지현은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그 한용석인가 뭔가 하는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완전 상남자 스타일? 아님 완전 다정한 스타일? 궁금해 죽겠네~”주성훈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지현을 째려봤다.이지현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천우진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성훈이 형, 미주 주인이 바뀐 건 우리한테 좋은 기회인 것 같아. 한용석을 이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무슨 좋은 생각 있어?”주성훈이 물었다.“방금 전, 저 변태가 말했잖아. 한용석이 다쳐서 미주 병원에 있다고. 마침 내가 미주 명의 손영진을 아는데 지금 바로 손영진을 데리고 가서 한용석을 진찰하게 하는 거지. 한용석이랑 친해지면 임다은이랑 윤태호 죽이는 데 써먹을 수도 있잖아.”“그거 좋은 생각이다! 우진아, 시간 없어. 빨리 손영진에게 연락해 봐.”천우진은 몇 군데 전화를 걸고 나서 말했다.“손영진이랑 연락이 됐어. 지금 손영진을 만나서 곧바로 미주 병원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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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천우진뿐만 아니라 주성훈과 이지현도 어안이 벙벙해졌다.‘무슨 상황이지? 손영진이 왜 윤태호에게 무릎을 꿇은 거지? 게다가 스승님이라니, 윤태호가 손영진의 스승이란 말인가? 말도 안 돼! 다른 건 몰라도 나이만 봐도 손영진은 환갑이 넘었고 윤태호는 겨우 20대 초반인데, 어떻게 손영진의 스승일 수가 있어?’“손 명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천우진은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천우진 씨, 윤 선생님은 제 스승이십니다.”손영진이 말했다.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손 명의는 윤태호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데, 어떻게 그가 당신의 스승일 수가 있어요?”손영진은 진지하게 말했다“의술에는 먼저 도를 깨우친 사람이 스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윤 선생님의 의술은 최고 경지에 이르렀으니 제가 감히 윤 선생님의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건 정말 큰 행운입니다.”‘너는 영광이겠지만 나는 완전 개망신이라고!’천우진은 속에서부터 열불이 났다.일부러 손영진까지 모셔온 건 한용석 치료도 돕고 덤으로 한용석이랑 친목도 다지려고 그런 건데, 웬걸, 저 늙은이가 윤태호 제자였다니. 그야말로 제 발등을 찍은 꼴이었다.손영진이 말했다.“천우진 씨, 제 스승님께서 여기 계시니, 제 스승님께 한 회장님의 진찰을 부탁드리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 스승님의 의술은 저보다 백배는 뛰어납니다.”천우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주성훈은 그 광경을 보고 얼른 말했다.“우진아, 윤 선생님이 있으니 한 회장님 상처는 걱정 없겠어. 우리 먼저 돌아갔다가 다음에 다시 찾아뵙자!”“맞아, 맞아. 한 회장님 방해하지 말고, 우린 먼저 가자. 주무시고 싶으실 텐데.”이지현은 몰래 주성훈에게 윙크를 보냈다.주성훈은 어색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천우진 역시 지금은 피하는 것이 상책임을 알고 침대에 누워 있는 한용석에게 말했다.“한 회장님, 그럼 저희는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그래요.”한용석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천우진은 주성훈과 이지현을 데리고 병실을 나서려 했다.바로 그때,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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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닥쳐요!”윤태호는 이전부터 저 게이 같은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이지현을 쏘아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천우진에게 말했다.“만약 내가 추측한 게 맞다면 당신이 살수를 고용해 다은 누나를 암살하려고 한 건 소민현의 복수를 위해서겠죠?”“나는 안 그랬어, 안 그랬다니까.”천우진은 부인하면서 발버둥 치며 말했다.“날 놔줘.”“만약 당신이 살수를 고용해 다은 누나를 암살하려고 했다는 걸 인정하면 놔드릴게요.”윤태호가 말했다.“비록 내가 임다은 그 빌어먹을 년을 증오하지만, 아직 사람을 고용해 죽일 정도는 아니야.”“그 살수가 정말 당신이 고용한 게 아니예요?”“정말 아니야.”천우진이 말했다.“맹세할 수 있어, 만약 그 살수를 정말 내가 고용했다면, 나는 끔찍하게 죽을 거야.”윤태호는 천우진을 놓아주었다.하지만 곧바로 짝하는 소리와 함께 천우진의 뺨을 후려쳤다.“미친놈, 왜 나를 때리는 거야?”천우진이 눈이 뒤집혀서 날뛰었다.윤태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똑똑히 기억해둬. 임다은은 내 여자야. 앞으로 그 입에서 다은 누나 욕 나오는 꼴 한 번만 더 보이면 혀를 뽑아버릴 거야. 당장 꺼져!”“흥! 윤태호, 두고 보자. 내가 만만한 샌드백인 줄 아나 본데, 함부로 까불지 마. 날 건드리면 후회할 줄 알아.”천우진은 부들부들 떨면서 이를 갈았다. 윤태호를 이길 수만 있다면 당장 윤태호를 죽여버렸을 것이다.“지금 나 협박하는 거냐?”윤태호의 얼굴에 살기가 번뜩였다.주성훈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천우진을 질질 끌고 병실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이지현도 잽싸게 따라나섰다.병실 안은 다시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손영진은 윤태호에게 사과했다.“스승님, 정말 죄송합니다. 스승님과 천우진 사이에 그런 일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오지 않았을 겁니다.”“괜찮아요. 손 선생은 의사니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살리는 게 본분이지요. 탓할 생각 없습니다.”윤태호는 한용석에게 물었다.“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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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러브바는 미주에서 아주 유명한 술집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찾기 쉬웠다.윤태호는 차에서 내려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그가 술집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윤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탁한 공기 속에는 담배 연기와 술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음악 소리는 귀가 찢어질 듯 컸고 수많은 남녀들이 뒤섞여 춤곡에 맞춰 격렬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윤태호는 단순한 흰 셔츠에 면바지를 입었지만 잘생긴 얼굴과 독특한 분위기는 많은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잘생긴 오빠, 이따 시간 있어요?”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윤태호에게 다가와 웃으며 물었다.“왜요?”“시간 있으면 제가 야식 살게요.”윤태호는 남자가 술집에서 여자를 꼬실 때 저런 멘트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수작을 걸 때도 똑같은 멘트를 쓴다는 사실이 다소 놀라웠다.여자를 훑어보니 키는 150cm 정도에 얼굴은 크고 피부는 까무잡잡했으며 뚱뚱한 체형이었다.윤태호는 순간 흥미를 잃고 단호하게 말했다.“죄송한데 저는 아무나 만나는 사람은 아니라서요.”“뭐? 그럼 내가 아무나 만나는 여자 같아 보여? 내가 너 같은 놈한테 말 걸어주는 게 영광인 줄 알아야지. 흥, 건방진 놈.”여자는 콧방귀를 뀌며 홱 돌아섰다.윤태호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백아윤을 찾기 시작했다.음악 소리는 점점 커지고 술집 안 젊은이들은 더욱 광란적으로 변했다.윤태호는 한참을 두리번거린 끝에 드디어 백아윤을 찾아냈다.백아윤은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대박, 저게 백 교수라고?”윤태호는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빈 다음 다시 자세히 보고 나서야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정말 백아윤이었다.지금의 백아윤은 병원에서 보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평소 출근할 때면 항상 정장을 즐겨 입었고 머리를 뒤로 묶어 단정하게 이마를 드러내 꽤나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머리를 어깨에 늘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선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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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친구, 미안해.”“실례했어.”두 남자는 순식간에 꼬리를 말고 줄행랑을 쳤다. 더 버텼다간 뼈도 못 추릴 것 같았던 것이다.윤태호는 백아윤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백 교수님, 괜찮으세요?”걱정스러운 마음에 윤태호가 물었다.백아윤은 붉어진 얼굴로 흐릿한 눈을 깜빡이더니 윤태호를 알아보고 배시시 웃었다.“왔어? 같이 마셔, 마셔....”취기가 오른 백아윤은 평소의 단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묘하게 요염했다. 게다가 과감한 옷차림까지 더해져 더욱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교수님, 더 이상 드시면 안 돼요.”윤태호가 말렸다.“마실 거야! 마실 거라고!”백아윤은 손가락으로 윤태호를 가리키며 혀 꼬인 소리로 말했다.“교수는 무슨... 누나라고 불러!”“아윤 누나, 진짜 많이 취했어요. 이제 그만 드세요.”윤태호가 타일렀다.“윤태호, 우리... 우리 친구 맞지?”백아윤이 갑자기 물었다.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린 당연히 친구죠.”“친구면 나랑 같이 술 마셔. 오늘 우리, 꽐라 될 때까지 마시는 거야!”백아윤은 말을 마치자마자 술잔을 들고 단숨에 마셔 버렸다.윤태호는 백아윤을 진지하게 쳐다보며 그녀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상하네, 백 교수님 왜 이러시지? 오늘 승진했는데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내가 보기엔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지?”윤태호는 매우 의아했다.“아윤 누나, 술친구는 되어 줄 수 있지만,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 건지 말해 줘요.”윤태호가 말했다.“됐어, 말해도 너는 몰라.”“제가 예전에 힘들 때 누나가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런데 지금 누나가 무슨 일 때문에 힘들어하는 건데 왜 저한테는 말 안 해줘요? 저를 친구로 생각 안 하는 거예요?”“말해 줘도 너는 해결해 줄 수 없어. 안 좋은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자.”백아윤은 위스키 두 병을 단숨에 비우고 완전히 취해 버렸다.그런 그녀를 보며 윤태호는 안타까운 마음에 작게 말했다.“바보 같긴.”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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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백아윤이 갑자기 드레스의 어깨끈을 풀고 하얀 속살을 드러냈던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녀린 손으로 옷을 찢기 시작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는 점이었다. 술에 완전히 취해 이성을 잃은 듯했다.윤태호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평소의 백아윤에게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에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안 돼,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지...”윤태호도 결국 정상적인 남자였기에 자신도 모르게 백아윤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까 봐 불안감을 느꼈다.“아윤 누나, 아윤 누나...”윤태호는 작별 인사를 하려고 나지막이 백아윤을 불렀다.그러나 백아윤은 갑자기 달려들어 윤태호의 목을 끌어안고 붉은 입술을 바로 그의 입술에 가져다 댔다.‘이, 이건 너무 적극적인데?!’윤태호는 머릿속이 멍해졌다.백아윤은 윤태호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음, 빨리...”목소리는 매우 요염했다.이는 백아윤의 평소 단정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혹시, 그동안 병원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전부 가면이었던 걸까? 이게 진짜 백아윤의 모습인 건가? 아니야, 백 교수님은 절대 저런 분이 아니야.”윤태호는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끼고 백아윤을 조심스럽게 밀어낸 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백아윤의 얼굴은 매우 붉었고 목과 등 피부에는 옅은 분홍빛이 감돌고 있었으며 흐릿한 눈빛에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니야, 이건 술에 취한 눈빛이 아니야.”윤태호는 재빨리 백아윤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윤태호는 곧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백아윤은 약에 취한 것이었다.순간 윤태호의 안색이 좋지 않아졌다.“바보, 혼자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다니. 그것도 이런 차림으로. 누나한테 약을 먹이지 않으면 누구한테 먹이겠어.”휙!윤태호는 빠르게 손가락으로 백아윤의 목을 찔렀다. 그러자 백아윤은 고개를 푹 숙이고 그대로 소파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윤태호는 금침을 꺼내 백아윤의 몸에 빠르게 두 개의 침을 놓았다.그리고 한 손을 백아윤의 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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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무심코 고개를 든 윤태호는 침대 머리맡 탁자에 놓인 사진 반쪽을 발견했다.사진 속 백아윤은 잔디밭에 앉아 활짝 웃고 있었는데 나머지 반쪽은 찢겨져 있었다.윤태호는 별다른 생각 없이 조용히 침실을 나섰다.막 거실에 도착했을 때 백아윤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가 백 교수님께 전화를 하는 거지?”윤태호는 의아하게 생각했다.소파 앞으로 가서 보니 발신 번호는 모르는 번호였다.잠시 후 전화가 끊겼다.윤태호가 막 가려는데, 백아윤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아까 그 번호였다.“혹시 백 교수님께 급한 일이 있는 건가?”윤태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들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아윤, 드디어 내 전화를 받는구나. 며칠 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남자의 목소리는 매우 익숙했다.윤태호는 즉시 그가 소민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소민현은 말을 이었다.“오늘 너희 집에 들러서 장군님께 인사드렸어. 아주 건강하셔서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 저녁엔 식사도 함께했는데 너희 둘째 작은아버지랑 백경수도 같이 왔어. 다들 얘기 잘 나눴고 분위기도 괜찮았어... 백아윤, 내 말 듣고 있니?”“듣지 못해. 지금 자고 있으니까.”윤태호가 차갑게 말했다.갑자기 한 남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소민현은 순간 당황하며 목소리가 변했고 날카롭게 물었다.“너 누구야? 백아윤이랑 어떻게 같이 있는 거야?”“난 아윤 누나 남자친구니까.”“말도 안 돼. 백아윤은 남자친구가 없어. 설마... 너 윤태호야?”소민현은 그제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윤태호는 껄껄 웃으며 능글맞게 대꾸했다.“기억력이 정말 좋으시네. 멀리 해주에 계시면서도 미주의 촌놈인 나를 잊지 않으시다니 영광이야.”“흥, 넌 내 노복을 죽였고 임다은은 내 두 다리를 망가뜨렸으니 나는 평생 너희들을 잊지 못하지.”소민현은 이어서 물었다.“너 백아윤이랑 어떻게 같이 있는 거야?”윤태호는 비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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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윤태호는 다급하게 물었다.“은성 형님, 무슨 일인데요?”“방금 막 연락이 왔는데, 무신교에서 최남진 피살 건 때문에 조만간 사람들을 미주에 보낼 거래요.”윤태호는 큰일이라도 터진 줄 알고 걱정했지만 무신교 이야기가 나오자 안심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너무 걱정할 것 없어요. 오는 대로 대처하면 되죠.”“윤태호 씨, 당분간 몸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절대 방심하지 말고. 무신교 놈들은 다 미치광이라 무슨 짓이든 저지를 놈들이에요.”조은성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심할게요. 형도 어르신이랑 모두 조심하세요.”“네.”전화를 끊고 윤태호는 일어났다. 씻고 나오니 전혜란이 아침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아침 식사를 하면서 전혜란이 물었다.“태호야, 어젯밤에 밖에 나갔다 왔니?”“제가 나간 거 어떻게 아셨어요?”윤태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내가 어떻게 알았는지는 됐고. 뭘 하다 그렇게 늦게 들어온 거야? 혹시 여자친구라도 만났어?”전혜란이 캐묻듯 물었다.“아니요.”윤태호는 손사래를 치며 사실대로 말했다.“백 교수님이 어젯밤에 술이 너무 취하셔서 제가 집에 모셔다드렸어요.”전혜란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물었다.“태호야, 너 백 교수님하고 혹시 사귀는 거야?”“아니라니까요.”“아니라면, 왜 그렇게 늦은 밤에 너한테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겠어?”윤태호는 해명했다.“백 교수님은 미주에 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지내시잖아요.”전혜란이 물었다.“백 교수님은 미주 토박이가 아니야?”“해정 출신이에요.”“해정이라고...”전혜란은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무슨 생각에 잠긴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 왜 그러세요?”윤태호가 의아하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다.”전혜란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태호야, 남자는 적극적이어야 한다.”“무슨 뜻이에요?”“내 말은 백 교수님한테 적극적으로 구애하라는 뜻이야.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해야지. 백 교수님은 예쁘고 학력도 높고 분위기도 좋잖아. 가장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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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백 교수님의 삼촌은 백승곤이라고 하는데 올해 47세이고 서남 지역 모 부대의 참모장인데 장군이기도 해요. 그뿐만 아니라 백 교수님의 사촌 오빠인 백경수도 아주 대단해요. 관군후 소진구와 함께 당대 쌍웅으로 불리거든요.”윤태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엄마, 저는 그냥 작은 의사일 뿐인데 백 교수님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왜 안 어울려? 내 아들이 얼마나 훌륭한데!”자기 자식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건 어쩌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똑같이 가지고 있는 마음일지도 모른다.윤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웃으며 말했다.“저 같은 배경으로는 백 교수님과 사귄다고 해도 백 교수님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힐 거예요.”“그것 때문에 걱정하는 거였어? 엄마가 말해줄게, 그런 건 걱정할 필요 없어. 너희 둘만 서로 좋아한다면 누가 감히 막겠니? 고작 백씨 가문 따위가 뭔데. 백씨 가문보다 더 대단한 가문이라도 내 아들을 무시할 수는 없어!”전혜란이 갑자기 터뜨린 카리스마에 윤태호는 깜짝 놀랐다.강력한 백씨 가문이 어머니의 입에서는 ‘따위’로 표현될 뿐이라니.윤태호는 문득 어머니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궁금해졌다.‘봄영 전씨 가문? 아마 아닐 것이다. 어머니는 이미 외할아버지에게 쫓겨난 몸이었고 봄영 전씨 가문이 비록 세상에 문생을 많이 배출한 명문가이긴 하지만 백씨 가문과 비교하면 힘이 좀 딸리는 건 사실이다. 그럼 대체 어머니는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한 걸까?’윤태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단 하나의 가능성, 즉 아직 만난 적 없는 자신의 아버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윤태호는 얼마 전 구천이 자신의 아버지의 배경이 관군후 소진구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설마 내 친아버지가 백씨 가문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란 말인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윤태호는 이 기회를 틈타 전혜란에게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전혜란이 먼저 입을 열었다.“태호야, 엄마는 네 능력을 믿는다. 시간만 있으면 너도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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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두 분은 어쩐 일이세요?”윤태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뜻밖에도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들은 며칠 전 밤 살수를 찾으러 갔다가 마주쳤던 고준휘와 그 여자였다.고준휘는 웃으며 말했다.“이번에 우린 특별히 윤태호 씨를 찾아온 겁니다.”“저를요?”윤태호는 더욱 의아해했다. 고준휘가 말했다.“사실 우리가 좀 곤란한 일에 휘말렸는데 윤태호 씨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서요.”“두 분은 사람을 잘못 찾으신 것 같네요. 저는 그냥 의사일 뿐이라 두 분을 도울 수 없습니다.”윤태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고준휘의 내력이 불분명했기에 그와 더 많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여자가 말했다.“윤 선생님처럼 대단하신 분이 저희를 도울 수 없다면 아마 아무도 저희를 도울 수 없을 거예요.”이 말을 듣자 윤태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들은 마치 준비라도 해 온 듯했다.‘설마 몰래 나를 조사한 건가?’고준휘는 윤태호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급히 말했다.“우리가 윤태호 씨를 찾아온 이유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당신을 추천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라면 저희를 도울 수 있을 거라고요.”“누가 저를 추천했는데요?”“용왕입니다!”“네?”윤태호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고준휘는 이어서 말했다.“용왕이 말하길, 만약 당신이 저희를 도울 수 없다면 그 누구도 저희를 도울 수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용왕이 추천했다면 쉽게 거절할 수는 없었다.“말해 보세요. 무슨 일이죠?”윤태호가 물었다.고준휘는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며 말했다.“제가 기이한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피해자가 왜 죽었는지 알 수 없는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부탁해 부검을 통해 피해자의 사인을 밝히려고 합니다.”“그게 다예요?”윤태호는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줄 알았다.고준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피해자의 사인을 알 수 없어서 수사가 계속 진척이 없어요. 저는 속이 타들어 갑니다.”윤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퇴근 후에 제가 부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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