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노치아 레스토랑, 프라이빗 룸.테이블에는 여섯 명이 둘러앉아 있었다. 승현의 일행 세 사람, 그리고 ‘유산’ 팀에서 나온 세 사람.승현의 시선이 낯선 얼굴들을 훑고 지나간 후, 미간이 좁혀졌다.미팅 시작은 약속한 시각보다 이미 10분 늦었다. 그런데도 정작 핵심 인물, ‘유산’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여러 차례 난관 끝에 잡힌 자리였지만, 승현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태건이 눈빛으로 재촉하자, 상대편 세 사람은 서로 얼굴만 살폈다. 결국 그중 한 명이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더니, 잠시 뒤 난처한 표정으로 다시 들어왔다.“임 팀장님께서... 직접 말씀 나누고 싶다고 하십니다.”‘임 팀장? ‘유산’의 본명이 ‘임’ 씨였던가?’승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 핸드폰이 테이블 위에 올려지고, 스피커폰이 켜졌다.슥- 바람 소리만 스치듯 흘렀다. 긴 정적이 이어진 끝에, 차분하고 맑은 남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후배님, 오래간만이네.]한치의 망설임도 필요하지 않았다.승현은 곧바로 그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안색이 짙게 가라앉았다가, 곧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다.룸 안의 공기는 얼어붙었다.연우는 잠시 놀란 눈길을 주었다.‘‘유산’이... 승현과 아는 사이였어?’무심코 물음을 꺼내려던 순간, 그녀는 옆자리에 앉은 태건의 싸늘한 표정을 보았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뭐지, 이 분위기...?’그때, 승현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한 음절씩, 무겁게 떨어졌다.“임, 청, 산.”전화기 너머, 잔잔한 웃음이 흘러나왔다.[7년 만인가? 아직 날 기억하고 있구나.]승현은 임청산을 잊을 리가 없었다.그리고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했다.“언제 귀국했습니까? 왜 미리 말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사람을 보내, 선배님을 환영하는 자리라도 마련했을 텐데...”수화기 너머의 웃음은 낮고도 쓸쓸하게 번졌다.[우리 사이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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