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직접 허락한 일이니, 승현도 끝내 주성을 병실에서 내쫓지는 않았다.“나 지금은 요양 중이라 바쁘다. 몸 좀 나으면 그때 얘기하지.”“네.”주성은 마치 그 말에 담긴 ‘나가라’는 속뜻을 전혀 못 알아들은 듯, 오히려 대놓고 승현과 연우를 번갈아 바라보며 입을 헤벌쭉 늘어뜨렸다.그 웃음은 방자했고, 태도는 버르장머리 없었다.승현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막 입을 떼려는 순간, 주성이 먼저 나섰다.“형, 우리 아버지가 뭐라 그러셨냐면, 주말마다 여기 안 오면 저를 엄청 혼내시겠대요. 게다가 형이 아프다는데, 동생이 찾아와서 안부도 못 전하면 그게 사람이에요?”승현은 입꼬리를 끌어올려 미소 지었다. 그러나 웃음은 차갑게 얼어 있었다.“꺼져.”말이 끝나자, 태건이 바로 앞으로 나섰다. 키만 놓고 보면 비슷했지만, 단숨에 주성을 낚아채듯 붙잡았다.어리둥절한 주성이 아무 반항도 못 한 채, 태건의 한 손에 휘둘려 병실 밖으로 끌려 나갔다.쿵 하고 문이 닫히고 나서야 주성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와... 이게 뭐야, 무슨 괴력이지?’애초에 상대가 안 되는 걸 알았기에, 주성은 발버둥을 칠 생각도 못 했다.대신 병실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떠들어댔다.“형, 쑥스러워하지 마요! 내일 또 올게요!”그러고는 안에서 더 화내기 전에, 슬쩍 발길을 돌려 유유히 사라졌다.‘눈에 보이는 뻔한 손해는 안 보는 게 상책이지.’병원 1층 로비로 내려온 주성은 휘파람을 불며 외투 단추를 만지작거렸다. 곧 단추 하나를 잡아 뜯자 그 안에서 손톱만 한 초소형 카메라가 나왔다.핸드폰을 꺼내 클라우드 앨범을 열자, 방금 찍힌 영상이 고스란히 떠올랐다.연우가 숟가락을 들어 승현의 입에 음식을 넣어 주는 장면이었다.“오늘 얻었던 것들... 나쁘지 않은데? 그래도 이 정도론 아직 부족해.”주성의 눈빛에 욕심이 번졌다.다음엔 더 자극적인 장면, 확실한 승현의 불륜 증거라 불릴 만한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부모님께 보여줄 작정이었다.‘그렇게 입버릇처럼 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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