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이건 스스로 안겨 들어온거 아닌가요?”익숙한 목소리와 얼굴에 시아가 들고 있던 서류를 꽉 쥐었다.‘주영식?’정말 우연도 기막히다. 입사 첫날부터 마주치다니.아니, 이건 우연이 아니라 일부러 시아를 찾아온 것이다. 예전에 시아가 감옥에 갔다 온 일을 빌미 삼아, 또 지호 손에 처참히 당한 일을 앙갚음하려고 쫓아온 게 분명했다.시아는 먼저 시비를 거는 일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피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곧게 허리를 세우며 말했다.“주영식 씨, 여기는 회사예요. 필요하다면 대표님을 모셔서 사내 규정부터 알려드릴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죠?”이에 영식은 불온한 웃음을 지었다.“장난 좀 친 거죠.”그러면서 손을 내밀어 과장된 친근함을 드러냈다.“주한그룹에 온 걸 환영해요.”그러나 시아는 손을 내밀지 않았다. 이런 부류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혔기에, 대신 얼굴에는 가볍게 웃으며 인사했다.“고마워요.”그러자 영식은 무안한 듯 손을 거두며 말했다.“앞으로 잘해봐요.”시아는 담담한 눈빛으로 대꾸하지 않고 영식을 피해 걸음을 옮겼다.스쳐 지나가려는 순간, 영식이 갑자기 몸을 기울여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강시아 씨, 당신이 대표님 손 붙잡았다고 안전할 것 같아요?”영식은 비웃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잊지 마요. 여긴 우리 주씨 가문의 영역이라는 걸요.”시아는 고개를 들어 눈길을 마주하고 싸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그래요? 그럼 제가 좀 조심해야겠네요.”정오 열두 시, 주한그룹 구내식당시아는 쟁반을 들고 구석 자리에 앉았다. 막 젓가락을 드는 순간, 주위에서 은근한 시선이 스쳐 지나가는 걸 감지했다.옆자리의 여직원 몇 명이 입을 가리고 웃으며 시아를 힐끗거리기 바빴다.이에 시아는 고개를 숙여 식판을 바라보자, 음식의 색이 평소보다 어둡고, 기름이 이상하게 번들거렸다.뭔가 섞인 걸 발견하자 눈을 들어 주위를 살펴보더니, 결국 시아의 시선이 곧장 멀찍이 앉아 있는 영식을 겨눴다.영식은 다리를 꼰 채 뻔뻔스러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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