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와 시우가 막 레스토랑 출구에 다다랐을 때, 붉은 실루엣이 길을 가로막았다.“시아 씨, 오랜만이네요.”하연이 붉은 입술을 살짝 올리며 손을 내밀었다.“저 기억하시죠?”시아는 예의를 갖춰 악수했다.“소 대표님, 좋은 저녁이에요.”하연은 이번에는 주시우에게 손을 내밀었다.“주 대표님, 이름만 익히 들었는데 이렇게 뵙네요.”시우가 짧게 손을 맞잡았는데 눈빛에는 경계가 스쳤다.“소 대표님.”“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하연은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같이 한잔 어때요?”그러나 시우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죄송하지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그러면 다음에 하죠.”하연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곧장 시선을 시아로 돌리며 물었다.“시아 씨, 솔직히 말해볼게요. 우리 회사로 올 생각 없어요?”하연은 의미심장하게 시우를 흘끗 보며 덧붙였다.“남자 밑에서 일하는 게 불편할 때도 있잖아요. 차라리 우리 회사 쪽으로 오는 게 낫지 않을까요?”시아는 예상치 못한 대놓고 된 도발에 순간 놀랐다. 그것도 상사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이다.그러나 시아는 잔잔히 미소 지었다.“소 대표님, 일은 순서가 중요한 법이죠. 지금 저는 주 대표님의 비서라서요.”“그러면 제가 늦었단 얘기군요?” 하연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늦으셨어요.”시아는 단호하게 잘라 말하자, 하연은 붉은 입술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길을 비켜섰다.“좋아요, 두 분 모두 일 잘하시길 바랄게요.”레스토랑을 나선 뒤 시우가 불쑥 물었다.“소 대표랑 아는 사이였어요?”“몇 번 뵌 적 있어요.” 시아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답했다.“재계에서 워낙 유명하신 분이죠.”“꽤 유명하죠.”시우의 말에는 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아가 먼저 걸어 들어갔다.“대표님도 그 소문들을 믿으세요?”시우는 시아를 잠시 바라보았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호텔 방으로 돌아온 시아가 가방을 내려놓자 휴대폰이 울렸다.낯선 번호인지라 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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