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경이 자기 눈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하는 게 뻔히 보이자 양주원의 시선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야?”“아니야... 주원 씨, 술 많이 마셨지? 내가 해장국 끓여줄게.”신나경이 일어나 부엌으로 가려는데 몇 걸음도 못 가서 양주원에게 붙잡혔다.“신나경, 나한테 숨기는 게 없어야 할 거야.”신나경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주원 씨, 정말 아무것도 없어.”양주원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장 그녀를 지나쳐 소파에 앉았다.그가 더 이상 묻지 않자 신나경은 재빨리 부엌으로 향했다.양주원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머릿속에서 맴도는 말들을 결국 입 밖에 내지 못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회사에 할 일이 좀 남아서 가야 해. 다음에 다시 올게.”신나경이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보이는 것은 이미 문 너머로 사라지는 양주원의 뒷모습뿐이었다.다음 날 아침, 서유정은 휴대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그녀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서 변호사님, 저 신현수입니다. 지금 시간 되시나요? 이야기 좀 하고 싶어서요.”신현수라는 이름을 듣자 서유정은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 시간을 확인했다.‘허, 아침 7시 반?’“신 변호사님, 이른 아침에 전화할 정도로 중요한 일인가요?”신현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천희에서 퇴사했다고 들었는데 정진에서 일해 볼 생각 없어요?”서유정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신 변호사님 제안은 감사하지만 저는 현재 구직할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신 변호사님, 앞으로 다른 분께 연락하실 때는 가급적 오전 9시 이후에 하세요. 안 그럼 쉬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서 변호사님, 만약 연화에서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라면 정진이 가장 좋은 선택일 거예요.”“알겠어요. 잘 생각해 보죠. 더 할 말 없으면 전 이만 잘게요. 안녕히 계세요.”말을 마친 서유정은 단호하게 전화를 끊은 뒤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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