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내 결혼의 불청객 / Kabanata 101 - Kabanata 110

Lahat ng Kabanata ng 내 결혼의 불청객: Kabanata 101 - Kabanata 110

197 Kabanata

제101화

서유정과 헤어진 뒤 양주원은 바로 술집으로 향했다.정시훈과 조민재가 룸에 들어섰을 때 그는 이미 헤네시 위스키를 반쯤 마신 상태였다.그가 잔에 술을 가득 따라 바로 입에 들이붓자 조민재가 재빨리 다가와 잔을 빼앗았다.“위도 안 좋은데 죽고 싶어서 이렇게 마시는 거야?”양주원이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줘.”“무슨 일이야? 설마 서유정 때문에 이렇게 마시는 거 아니지?”서유정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양주원이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다. 얼굴이 잔뜩 굳어진 채 조민재에게 술잔을 달라고 하지도 않고 곧장 테이블 위에 있는 병을 집어 들고 입에 들이부었다.이러한 양주원의 반응에 두 사람은 무슨 일인지 금방 눈치챘다.정시훈이 양주원 맞은편에 앉아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를 바라보았다.“양주원, 이제야 서유정이 정말로 너랑 헤어지려 한다는 걸 알겠어?”양주원이 술병을 바닥에 내던지자 남은 술과 유리 조각이 순식간에 바닥을 어지럽혔고 룸 안은 조용해졌다.그는 정시훈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나 놀리러 온 거야?”정시훈은 전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웃음거리로 되는 게 당연하지 않아?”“다시 말해 봐!”양주원이 벌떡 일어섰다. 화가 난 그의 이마에 푸른 혈관이 불끈 솟아올랐다.조민재가 급히 술잔을 내려놓고 양주원을 붙잡으며 말했다.“주원아, 시훈이도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말하는 동안 얼른 정시훈에게 눈치를 줬지만 정시훈은 마치 못 본 척 고개를 들어 양주원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양주원, 네가 처음 신나경과 바람을 피울 때 나랑 조민재가 다 말렸잖아. 근데 넌 듣지도 않고 서유정이 절대 널 떠나지 않을 거라고 자신만만했지. 나중에 네가 서유정과 결혼하려고 할 때 내가 신나경과 끝내라고 말했는데도 넌 안 들었어. 이제 서유정이 헤어지겠다고 하니까 술주정이나 부리는 거야? 이 꼴을 누가 보라고?”조민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시훈아, 그만해!”양주원이 비웃으며 말했다.
Magbasa pa

제102화

서유정에게 신나경은 그들 사이의 가시와 같았다.이 가시를 뽑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지만 신나경을 곁에 둔 지 3년이나 되었기에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정지석의 전화가 걸려 왔다.“무슨 일이야?”“대표님, 알아냈습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 사람은 서유정 씨가 2년 전에 맡았던 사건의 당사자인데 당시 그 사건은 패소한 게 맞습니다.”양주원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2년 전 사건이라면 아무리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싶어도 사건이 끝난 반년 안에 올렸겠지. 계속 알아봐. 분명 뒤에서 시킨 사람이 있어.”“네, 대표님.”전화를 끊고 양주원은 고개를 숙인 채 누구에게 서유정을 겨냥할 동기가 있는지 생각했다.서유정은 변호사인 데다 이혼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이라 평소 원한을 산 사람이 분명 많은 터였다. 게다가 그녀의 일에 대해선 평소 거의 간섭하지 않았기에 당장 누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지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정지석의 소식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그 시각 신나경의 원룸 안에서 그녀는 소파에 앉아 한지유와 통화 중이었다.“한지유 씨, 양 대표가 지금 게시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조사 중인데 정말 그쪽인 걸 알아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해요?”일단 한지유를 추적하게 되면 그녀는 반드시 고발할 것이었다.예전 같았으면 양주원이 화내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겠지만 만약 지금 양주원이 배후에서 수작을 부린 게 신나경이란 걸 알게 되면 절대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한지유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났다.“걱정하지 말아요. 그럴 일 없으니까. 송지헌 쪽은 어떻게 할지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나한테 명분을 주려 하지 않고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해요.”눈살을 찌푸린 신나경은 한지유가 멍청하다는 생각만 들었다.하지만 지금은 서유정을 상대하기 위해서 한지유가 필요했기에 그녀를 화나게 할 수 없었다.“한지유 씨, 송지헌 씨가 책임지려고 하지 않으면 부모님께 카메라 영상
Magbasa pa

제103화

신나경이 자기 눈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하는 게 뻔히 보이자 양주원의 시선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야?”“아니야... 주원 씨, 술 많이 마셨지? 내가 해장국 끓여줄게.”신나경이 일어나 부엌으로 가려는데 몇 걸음도 못 가서 양주원에게 붙잡혔다.“신나경, 나한테 숨기는 게 없어야 할 거야.”신나경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주원 씨, 정말 아무것도 없어.”양주원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장 그녀를 지나쳐 소파에 앉았다.그가 더 이상 묻지 않자 신나경은 재빨리 부엌으로 향했다.양주원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머릿속에서 맴도는 말들을 결국 입 밖에 내지 못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회사에 할 일이 좀 남아서 가야 해. 다음에 다시 올게.”신나경이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보이는 것은 이미 문 너머로 사라지는 양주원의 뒷모습뿐이었다.다음 날 아침, 서유정은 휴대폰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그녀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서 변호사님, 저 신현수입니다. 지금 시간 되시나요? 이야기 좀 하고 싶어서요.”신현수라는 이름을 듣자 서유정은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 시간을 확인했다.‘허, 아침 7시 반?’“신 변호사님, 이른 아침에 전화할 정도로 중요한 일인가요?”신현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천희에서 퇴사했다고 들었는데 정진에서 일해 볼 생각 없어요?”서유정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신 변호사님 제안은 감사하지만 저는 현재 구직할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신 변호사님, 앞으로 다른 분께 연락하실 때는 가급적 오전 9시 이후에 하세요. 안 그럼 쉬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서 변호사님, 만약 연화에서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라면 정진이 가장 좋은 선택일 거예요.”“알겠어요. 잘 생각해 보죠. 더 할 말 없으면 전 이만 잘게요. 안녕히 계세요.”말을 마친 서유정은 단호하게 전화를 끊은 뒤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
Magbasa pa

제104화

‘집안과 등을 돌리면서까지 헤어지지 않겠다더니, 성공하고도 이런 식으로 대해?’생각하면 할수록 이혜숙은 화가 치밀었고 서유정이 불쌍해졌다.“할머니, 그 사람이 집 한 채 주겠다고 했는데 제가 안 받았어요. 일단 앉으세요. 물 좀 가져올게요.”이혜숙을 부축해 소파에 앉힌 서유정이 돌아서 부엌으로 가려던 참에 이혜숙이 불러 세웠다.“목 안 마르니까 일단 앉아. 오늘 할 말이 있어서 온 거야.”이혜숙의 진지한 표정을 본 서유정이 그녀 곁에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언제쯤 서씨 가문으로 돌아올 생각이야?”그 말을 듣고 서유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시선을 내리깔고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전 이미 서씨 가문과 연을 끊었어요...”게다가 그곳은 애초에 그녀의 집이 아니었으니 돌아갈 생각도 없었다.이혜숙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가에 분노가 가득 찼다. “정말 평생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야?”서유정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어차피 그 집에는 내가 돌아오길 바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내가 돌아가든 말든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왜 의미가 없어? 내가 널 기다리고 있어. 너 데려가려고 찾아온 거야.”이혜숙의 진지한 표정을 마주한 서유정은 몇 초간 침묵한 뒤 입을 열었다.“지금 혼자 밖에서 지내는 것도 좋아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네가 날 할머니로 생각한다면 나랑 같이 돌아가.”서유정은 무기력한 어투로 말했다.“할머니, 제가 할머니를 생각하는 것과 집으로 돌아가는 건 별개의 문제예요.”“똑같아. 네가 그 녀석 때문에 집안과 연을 끊었을 때는 네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 거라고 생각했어. 지금은 걔랑 헤어졌으니 이제 서씨 가문으로 돌아와.”서유정은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왜 저를 서씨 가문에 데려가려고 하세요?”“너 내 친손녀고 서씨 가문 사람이니까.”서유정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인 어투로 말했다.“하지만 그 집에는 할머니 말고 저를 반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나 한 사람으로는 부족하다
Magbasa pa

제105화

[차는 오늘 안에 고칠 수 있어요. 저녁에 제가 가져다드릴게요.]메시지를 확인한 서유정의 눈에 놀라움이 스치며 서둘러 답장했다.[괜찮아요. 제가 직접 가지러 갈게요. 주소 보내주세요.]상대방이 곧 답장을 보냈다.[수리하는 곳이 멀어서 제가 갈게요.][괜찮아요. 지금 남아도는 게 시간이라.]곧 상대방이 주소를 보내왔고 서유정이 클릭해 보니 차가 타 도시 정비소에 있는데 무려 100km 넘게 떨어져 있었다.그 도시로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데 왕복만 해도 최소 반나절은 걸렸다.서유정은 문득 가끔 너무 고집을 부리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티켓 구매 앱을 열려는 순간 박수환의 메시지가 또 도착했다.[제 친구 차도 요즘 수리 중인데 견인차 불러서 같이 보내줄 수 있어요. 그러면 저녁쯤 도착할 거예요.]잠시 생각한 서유정이 문자를 입력했다.[좋아요. 그럼 신세 좀 질게요. 저녁은 제가 살게요.][그래요.]대화를 마친 서유정은 앱을 끄고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켰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지난 몇 년간 항상 바빴고 휴가 중에도 틈틈이 업무를 처리했는데 갑자기 한가해지니 오히려 적응되지 않았다.잠시 생각한 끝에 서유정은 인터넷을 열고 대학원 입시 관련 정보를 검색했다.어느새 오후 3시가 넘었다.서유정은 자신이 꼼꼼히 기록해 둔 수첩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올해 대학원 입시 원서 접수는 이미 끝난 지 오래라 그녀는 내년 시험에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일 년이라는 시간을 전부 시험 준비에 쏟는 건 좀 아까웠기에 다른 일을 해야만 했다.이리저리 생각해 봐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변호사 일이 유일했다.다른 로펌에 들어가 계속 사건을 맡으려면 양주원에게 굴복해야 하는데 그건 절대로 받아들일 수도, 타협할 수도 없었다.다른 로펌에 가지 않고 변호사로 계속 일하려면 스스로 로펌을 설립하는 길밖에 없었다.이 생각을 하자 서유정은 대학원 입시 관련 웹페이지를 닫고 로펌 설립에 필요한 서류 준비를 시작했다.자료
Magbasa pa

제106화

말하는 동시에 박수환은 차 키를 서유정에게 건넸다.서유정은 손을 내밀어 건네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두 사람이 차에 올라탄 뒤 서유정은 시동을 걸자마자 차가 예전보다 훨씬 잘 나간다는 걸 느꼈다.“어때요?”“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차를 바꾼 것 같아요. 전보다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가네요.”“괜찮은 것 같으면 됐어요.”30분 후, 서유정의 차는 한 한식당 앞에 멈췄다.두 사람이 차에서 내려 식당으로 들어서자마자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송지헌과 한지유가 보였다.한지유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치고 송지헌은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서유정은 조금 놀랐다. 송지민의 생일날 송지헌이 나서서 그녀를 도와줄 때는 분명 한지유와 사적으로 밥 먹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진 않았다.인사하러 갈지 망설이는 사이 고개를 든 송지헌이 그들을 발견했다.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입가에 미소를 띠며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서유정이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박수환 씨, 우리도 가서 인사해요.”박수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두 사람은 송지헌과 한지유 옆으로 걸어가 송지헌에게 인사를 건넸다.“오빠, 이렇게 우연히 보네요. 여기서 밥 먹는 거예요?”서유정은 송지헌에게만 인사했고 송지헌 맞은편에 앉아 있던 한지유는 못 본 척했다.“응, 수환이랑 언제 이렇게 친해졌어?”말하면서 송지헌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박수환을 바라보았고 눈동자에는 놀리는 듯한 기색이 가득 담겨 있었다.박수환은 한때 과에서 고고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회식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여자 동료와 따로 밖에서 만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과 사람들은 한때 박수환이 남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그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을 뿐이었다.“차 수리하는 동안 박수환 씨가 출퇴근할 때 데려다줬어요. 오늘 정비가 끝난 뒤 직접 가져다주셔서 제가 감사의 의미로 밥을 사는 거예요.”송지헌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요즘
Magbasa pa

제107화

송지헌의 말은 일종의 귀띔이자 경고였다.그는 한지유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곧장 돌아서서 떠났다.한지유는 입술을 깨물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는 속으로 안도했다. 신나경과 손을 잡은 게 다행이지 안 그러면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다.일을 해결하니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갑자기 사라지고 기분도 좋아졌다.조금 전 식당에서 서유정이 분명 자신을 봤으면서도 일부러 무시했던 일이 떠올라 한지유의 눈가에 불만이 스쳤다.서유정이 불쾌한 기분을 선사했으니 그녀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한지유는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오만한 어투로 말했다.“고작 인터넷에 허접한 글 하나 올리는 걸로 끝내라고 그렇게 많은 돈을 준 게 아니야. 사흘 안에 서유정을 철저히 무너뜨려!”전화를 끊은 그녀는 식당을 돌아보며 입가에 냉소를 띠었다.한편 서유정과 박수환은 이미 룸에 앉아 있었다.서유정이 메뉴판을 집어 들고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박수환 씨, 친구는 언제 와요? 조금 있다가 주문할까요?”박수환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온대요.”“알겠어요. 그럼 우선 주문해요. 다음에 시간 될 때 제가 다시 밥 살게요.”“그래요.”두 사람이 주문을 마치고 웨이터가 메뉴판을 들고 나가자 박수환이 서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어제 그만뒀다고 하던데 내가 아는 로펌 대표 몇 명 있어요. 소개해 줄까요?”오늘 아침 그는 신현수의 전화를 받고 서유정이 신현수의 제안을 거절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서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호의는 고맙지만 됐어요. 저에게 다른 계획이 있어요.”“알겠어요. 그럼 필요할 때 언제든지 연락해요.”“네.”서유정은 고개를 숙여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말하려던 찰나 갑자기 옆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상대가 송지민이라는 걸 확인하고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잠시만요. 전화 좀 받을게요.”박수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서유정은 전화를 받을 때 실수로 스피커 모드로 돌렸고 연
Magbasa pa

제108화

“다 대학 때 장난으로 한 말이죠. 사실 우리 학교엔 나보다 예쁜 여자들이 많았어요.”박수환은 웃으며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두 사람이 식사를 마쳤을 때는 벌써 밤 9시가 넘었다.식당을 나온 뒤 서유정이 박수환을 집까지 데려다주려 했지만 박수환이 거절했다.“됐어요. 집이 서로 반대 방향이라서 택시 타고 갈게요. 시간도 늦었는데 일찍 집에 가요.”잠시 망설이던 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집에 도착하면 나한테 연락해요. 그럼 이만.”“네, 다음에 봐요.”서유정은 박수환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자신의 차 쪽으로 걸어갔다.차에 올라타고 식당 입구를 다시 바라봤을 때 그곳에 서 있던 큰 실루엣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서유정은 입술을 꽉 다물고 마음속에서 밀려오는 허전한 감정을 억누르며 시동을 걸고 자리를 떠났다.차를 이미 수리했으니 다시 만나기는 아마 어려울 것 같았다.그녀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박수환은 정태민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오라고 했다.정태민은 박수환이 오늘 고친 차를 서유정에게 갖다준다는 걸 알고 이미 식당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10분도 채 안 되어 검은색 벤츠 차량이 박수환 앞에 멈춰 섰다.박수환은 차 문을 열고 막 시트에 앉자마자 정태민의 언뜻 호기심 어린 시선을 마주했다.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왜요?”“아무것도 아니에요. 서유정 씨 한데 데려다 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정태민은 차에 시동을 걸며 말했다.“지금 이대로 가다간 어느 세월에 서유정 씨 마음을 사로잡을지 모르겠네요.”박수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아저씨, 한가하면 택시 운전이나 해요.”“바빠요. 요즘 아줌마 몇 명이나 춤추러 가자고 하는 걸 다 거절했어요.”“...”차 안이 조용해졌다. 정태민이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 박수환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송원 그룹 쪽에서 한진 그룹을 도와주고 있습니다.”송지헌과 박수환은 사적으로 꽤
Magbasa pa

제109화

“그 여자가 정말로 귀찮게 굴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상대가 하룻밤 관계로 송지헌에게 집요하게 달라붙어 송씨 가문에 시집가려 했던 점을 감안하면 박수환은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한지유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그 말을 듣고 송지헌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감히 계속 집요하게 달라붙으면 나도 상대할 방법은 충분히 있어.”박수환은 눈을 내리깔고 잔에 든 차를 단숨에 마셨다.“이번 한 번만이야. 만약 그 여자가 또다시 서유정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아.”“걱정하지 마, 앞으로 또 문제 일으키면 그땐 나랑 아무 상관도 없고 나도 간섭하지 않을 거니까.”박수환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찻잔을 내려놓은 채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한편, 서유정은 집에 막 돌아오자마자 송지민의 전화를 받았다.“유정아, 인터넷에 글을 올린 사람이 네 사진과 주소를 공개했어. 지금 집이야? 일단 호텔에 묵는 게 좋을 것 같아. 위험할까 봐 걱정돼.”서유정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알았어. 일단 확인해 볼게.”통화를 마친 서유정은 컴퓨터를 켜고 그 게시글을 찾아봤다. 상대는 정말로 게시글 아래에 그녀의 사진과 주소를 올렸고 댓글 창에는 찾아오거나 죽은 쥐를 보내겠다는 등의 글이 달렸다.아마도 송지민이 미리 전화로 알려줬기 때문인지 서유정은 크게 감정이 동요하지 않았다.이미 1만이 넘는 공유와 수만 개의 댓글이 달린 것을 본 서유정은 이 모든 것을 사진으로 저장해 소송 자료로 준비하고 내일 아침 일찍 고소할 준비를 했다.이 모든 일을 마친 뒤 씻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문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원래는 겁이 없는데 노크 소리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페인트를 뿌리거나 죽은 쥐를 놓겠다는 댓글들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살금살금 문 쪽으로 걸어갔다.인터폰을 확인했지만 현관 불이 꺼져 있어 상대가 훤칠한 남자라는 것만 알아볼 수 있었고 시야는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서유정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경비를 부를지 고민하던 중 밖에서 누군가
Magbasa pa

제110화

“어차피 여기 계약도 곧 끝나니까 집 구하면 바로 나갈 거야. 호텔 갈 필요도 없어.”“...”“참, 아침 일찍 무슨 일이야?”송지민은 늦잠 자길 좋아해서 보통 오전 10시 전에는 연락이 안 되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일찍 일어났다.그 말을 듣고 송지민은 눈을 흘겼다.“전화를 여러 번이나 했는데 안 받아서 납치된 건 아닌지 확인하러 온 거야.”서유정이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과연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와 송지민이 보낸 열여섯 통의 메시지가 있었다.“휴대폰 무음 해놨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 글 아래에 널 찾아오겠다는 댓글이 한가득한데 좀 정신 차려.”“알았어. 벌써 고소 자료 다 준비해 뒀어. 오늘 바로 글 올린 사람 고소하러 갈 거야.”송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제야 말이 통하네. 지금 당장 짐 챙겨서 며칠 동안 나랑 같이 지내. 일이 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됐어. 난 여기서 지내는 게 좋아. 게다가 대문과 가까워서 정말 무슨 일이 생겨도 경비원이 금방 올 수 있어.”송지민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으로 갈래, 호텔로 갈래? 네가 선택해!”“알겠어, 호텔로 갈게.”서유정이 남에게 폐를 끼치는 걸 싫어한다는 걸 알기에 송지민도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만 하면 됐으니까.“그래, 내가 물건 챙기는 거 도와줄게.”자주 쓰는 물건과 옷 몇 벌을 챙긴 서유정은 송지민과 함께 집을 나섰다.그녀를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방으로 가는 것까지 지켜본 뒤 송지민은 안심하고 떠났다.송지민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유정은 법원에 소송 서류를 제출했다.그 시각 한씨 가문 레스토랑.식탁 위에서 한종석과 은미선은 최근 회사가 위태로웠던 위기가 지나가 웃음을 띠고 있었다.한지유가 자리에 앉자 한종석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지유야, 이번 일은 다 네 덕분이다. 네가 송지헌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면 우리 집안의 위기도 이렇게 빨리 해결될 수 없었을 거야. 앞으로는
Magbasa pa
PREV
1
...
910111213
...
20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