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결혼의 불청객: Bab 81 - Bab 90

100 Bab

제81화

양주원은 머리로는 서유정이 진짜 그와 이별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요즘 그녀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고 왠지 그녀를 잃을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으며 생각하면 할수록 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신나경은 노크하고 사무실에 들어서자 양주원이 멍하니 서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고 복잡한 감정이 얼굴에 떠올랐다.서유정과 양주원이 헤어진 이후 그는 자주 이런 식으로 넋을 놓곤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와 신나경이 사귀는 사이라고 이미 알려진 상태였지만 그녀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고 오히려 불안감만 커졌다.이상하게도 양주원은 예전보다 훨씬 차가워졌고 게다가 서유정이 있는 자리에서 그의 시선은 늘 그녀를 향했다.신나경은 그 점이 가장 견디기 어려웠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양주원이 오직 자신만 바라보는 것이었으니까.“주원 씨, 오늘 서명해야 할 서류야.”양주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더니 얼굴을 찌푸렸다.“왜 노크도 안 하고 들어와?”그 말에 신나경은 얼굴이 하얘졌다.“나 노크했어. 주원 씨가 방금 생각에 잠겨서 못 들은 거 같은데...”양주원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앞으로 내가 들어오라고 하기 전엔 제멋대로 들어오지 마. 알아들었어?”신나경의 얼굴에 서운함이 스쳤고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문 채 억울한 듯 말했다.“예전에 주원 씨가 그랬잖아. 난 노크 안 해도 되고 언제든 들어오라고.”이미 짜증이 머리끝까지 차 있던 양주원은 그 말을 듣고 눈빛이 더욱 싸늘해졌다.“그건 그때 얘기고 지금은 아니야. 이제 회사 사람들도 우리가 사귀는 거 다 아는데 네가 그렇게 함부로 내 사무실에 들어오면 사람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어?”신나경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렇게 중요해? 내 감정보다 그게 더 중요하냐고? 그리고 나 진짜 노크했어. 안 믿기면 CCTV를 돌려 보든가!”그녀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버텼고 눈동자에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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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전화를 끊자마자 신나경의 눈빛은 싸늘하게 변했다.그녀는 서유정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면 양주원도 더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무리 미쳤어도 그런 여자는 안 좋아하겠지.’한편 한지유는 통화를 끝낸 뒤 그녀의 손톱을 정리해 주는 네일리스트를 쏘아붙였다.“좀 서둘러요. 나 이따가 송지헌 씨를 만나기로 했단 말이에요. 그쪽이 시간을 지체하면 가만 안 둘 거예요!”네일리스트는 이미 그녀의 이런 태도에 익숙한 듯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손톱 정리가 끝난 것은 30분이 훌쩍 지난 뒤였다. 자신의 네일을 보고 만족한 한지유는 가방을 들고 바로 차를 몰아 약속 장소로 향했다.레스토랑에 도착하자 직원이 그녀를 한 프라이빗 룸으로 안내해 줬고 송지헌은 이미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한지유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가 슬며시 옆자리에 앉으려 하자 송지헌은 눈살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한지유 씨, 난 낯선 사람이 가까이 앉는 거 싫어해요. 좀 떨어져 앉죠.”그 말에 한지유는 순간 몸이 굳었고 애써 괜찮은 척 입꼬리를 간신히 올렸지만 눈빛에서 당황한 게 티가 났다.“지헌 씨, 오늘 왜 불렀어요? 설마 우리 관계를 정리하려는 건 아니죠? 그날 이후로 지헌 씨가 연락 없어서 계속 기다렸는데...”그녀는 오늘 드디어 송지헌에게서 연락이 와서 드디어 그가 자신에게 명분을 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의 태도는 여전히 냉담하기만 했다.송지헌은 겨울바람보다 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한지유 씨가 오해한 거 같은데 난 그날 일을 어떻게 정리할지 이야기하려고 나온 겁니다.”“정리라뇨?”한지유는 입술을 깨문 채 물었고 송지헌은 본론만 딱 잘라 말했다.“한진 그룹이 요즘 송원 그룹이랑 같은 프로젝트를 입찰하려고 경쟁 중이죠. 내가 한진 그룹이 그 계약을 따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 대신 그날 일은 없던 걸로 하죠.”그 말을 듣고 한지유는 코웃음을 쳤다.“지금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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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갑자기 나타난 양주원에 놀란 서유정은 순간적으로 뒷걸음질 쳤고 그 바람에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지만 바로 뒤에서 한 손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받쳐주었다. 곧이어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괜찮아요?”서유정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아요... 고마워요.”박수환은 담담한 표정으로 손을 거뒀다.“별말씀을요.”그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양주원은 눈빛이 살벌하게 가라앉았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활활 타오르는 듯한 분노가 치밀었다.그는 다짜고짜 서유정을 끌어당기려 손을 뻗었지만 그의 손이 닿기도 전에 박수환이 앞을 막아섰다.“양 대표님, 유정 씨한테 손대지 마세요.”양주원의 손은 허공에서 밀쳐졌고 속에서 화가 더욱 치밀었지만 박수환은 쳐다보지도 않고 오직 서유정에게 시선을 꽂았다.‘성우현도 모자라서 또 다른 남자를 만나? 이러다 곧 또 바뀌겠군. 날 자극하려고 별 수를 다 쓰네.’“이리 와!”차디찬 목소리와 힘이 들어간 턱은 그가 지금 얼마나 화가 났는지 보여주었지만 이제 서유정은 그의 감정에 신경 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미 헤어진 사이이기에 그가 화를 내든 말든 그녀와 아무 상관이 없다.“양주원, 너 지금 길 막고 있어. 비켜줘.”서유정은 얼굴을 찌푸리며 차분하게 말했다.그러나 양주원은 콧방귀를 뀌고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고 박수환이 다시 앞을 가로막았다.“양 대표님, 그만하시죠. 선 넘지 마세요.”양주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날이 선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눈치가 있으면 꺼져요. 여긴 박수환 씨가 낄 자리가 아니에요.”그러자 박수환은 전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받아쳤다.“떠나야 할 사람은 양 대표님이시죠. 유정 씨랑 이미 한 달 전에 끝난 사이잖아요. 이렇게 질질 붙잡고 있는 거, 솔직히 좀 창피하지 않으세요?”그 말에 양주원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뭐요? 다시 말해봐요!”그의 눈에 핏발 섰고 분노가 그대로 뿜어져 나왔다.하지만 박수환은 오히려 여유롭게 웃었다.“3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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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지금 서유정이 내 눈앞에서 다른 남자의 편을 드는 거야? 그것도 교활하게 수작 부리는 놈의 편을?’“서유정, 너 저 사람이 연기하는 거 안 보여?”서유정은 짜증이 난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뭘 연기했다는 거야? 내 눈엔 네가 멋대로 주먹을 휘둘러서 사람 다치게 한 걸로밖에 안 보여.”“그딴 소리를 하니까 내가 화가 나서 손이 나간 거지!”양주원의 말에 서유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사람을 때려놓고 왜 적반하장이야? 너랑 쓸데없는 얘기 하기 싫으니까 빨리 사과나 해.”그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그녀의 냉정한 태도에 양주원의 이성이 스르륵 무너져 내렸다.“나더러 저딴 놈한테 사과하라고? 너 미쳤구나!”서유정은 숨을 고르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좋아, 사과 못 하겠다는 거지? 그럼 경찰 부를게.”그녀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며 이어서 말했다.“미리 말하지만 우리 나라 형법 제260조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사람을 폭행하면 처벌받아. 경범죄 처벌법 제3조로도 즉결심판 받을 수 있고 피해자가 원하면 형사 합의 없이도 입건돼. 5일 이하 구류거나 벌금형이야. 너 그 정도는 감당하겠지?”서유정의 말에 양주원은 눈빛이 서늘하게 식었다.‘진짜 이 남자를 위해 나랑 이렇게까지 싸울 건가?’“너 진짜 이 남자 때문에 경찰서까지 갈 셈이야?”그 말에 서유정의 눈빛도 차갑게 가라앉았다.“수환 씨는 내 친구고 너야말로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야.”평온하지만 단호한 그녀의 말투에 어떤 감정도 실리지 않았고 그 한마디는 양주원의 심장을 그대로 내리찍었다.그는 담담하게 자신을 뚝 잘라내는 서유정의 태도에 마음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정말 심장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았고 세상이 통째로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의 손끝이 저릿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얼굴도 굳어졌다.그때 조용히 있던 박수환이 나섰다.“유정 씨, 경찰까지 부를 필요는 없어요. 양 대표님도 사회적으로 위치 있는 분이잖아요. 사과 한마디면 될 것 같아요.”서유정이 입을 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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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양주원은 표정이 어두워졌고 멀지 않은 곳에서 서유정과 박수환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지금 서유정은 고개를 살짝 들고 박수환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는데 조금 전 그를 대할 때와는 딴판으로 눈빛이 아주 부드러웠다.“그래, 사과하면 되잖아!”양주원은 이를 악물었다.오늘은 박수환에게 제대로 당했지만 어차피 지금은 그가 불리한 상황이니 그냥 운이 나빴다고 치려고 했다. 하지만 박수환이 과연 그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양주원은 두 사람에게 성큼성큼 다가갔고 마지못한 표정으로 차갑게 입을 열었다.“서유정, 내가 이 사람한테 사과하면 되잖아.”서유정은 시계에 시선을 흘기며 짧게 대답했다.“그럼 빨리 해. 나 바빠.”그 말에 양주원의 심장은 또 한 번 쿡 하고 찔렸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문 채 꾹 참고 박수환에게 고개를 돌렸다.“박수환 씨, 아까는 내가 감정 조절을 못 했어요. 사과할게요.”박수환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왠지 비웃는 듯한 눈빛을 드러냈다.“괜찮습니다, 양 대표님. 다음엔 감정을 잘 추스르시고 주먹부터 나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서유정을 바라봤다.“양 대표님께서 사과하셨으니 이쯤에서 마무리하죠. 경찰관들도 바쁠 테고요.”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녀는 더 이상 양주원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 무심한 태도에 양주원은 얼굴이 서서히 굳어갔으며 관자놀이의 핏줄이 미세하게 파르르 떨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정리된 상황을 확인하고 떠났고 양주원은 끝까지 서유정을 응시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서유정, 나 너한테 할 말 있어.”하지만 서유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나 시간 없어. 이런 데서 더 이상 시간 낭비하기 싫어.”그 순간 그녀는 비로소 예전에 양주원이 바람피웠을 때 자신이 그를 붙잡고 놓지 않아 양주원이 느꼈을 감정을 조금 이해했다. 아마 짜증이 났을 것이다.지금 그녀의 모습이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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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양주원은 눈빛이 어두워졌다.“유정아, 다음에 다시 올게.”그는 서유정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그는 서유정이 자기를 부를까 봐 두려웠고 무엇보다 더 이상 사랑이 담겨 있지 않은 그녀의 눈빛을 마주칠 자신이 없었다.양주원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시동을 걸고 그대로 떠나버렸다.서유정은 그를 불러 세울까 고민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어차피 지금 말해봤자 양주원은 들으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그의 차량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그녀는 옆에 있는 박수환을 향해 돌아섰다.“수환 씨, 미안해요. 괜한 일에 휘말리게 해서... 게다가 이런 웃긴 상황을 보게 만들었네요.”박수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런데 유정 씨 전 남자 친구분이 계속 이렇게 찾아와요?”서유정은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대답했다.“요즘 들어 좀 그런 편이에요. 아마 얼마 안 가 그만두겠죠.”양주원이 이렇게 구는 건 자신이 먼저 손을 놓아버렸다는 사실이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걸 서유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미련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박수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만약 그 사람이 또 찾아와서 귀찮게 굴면 경찰에 신고하세요. 아니면 이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고요.”“지금 이 집 계약도 3개월 뒤에 끝나요. 사실 이참에 새로 집을 알아봐야 하나 생각 중이었어요.”사실 이 집은 원래 양주원 회사랑 가까워서 선택한 곳이었다. 이제는 두 사람 관계도 끝났고 그녀가 다니는 로펌 근처로 옮기는 게 맞았다.“그렇군요.”박수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땅에 내려둔 장바구니 손잡이를 다시 들었다.“일단 이 식재료부터 집에 들여다 드릴게요.”“고마워요.”박수환은 식재료를 서유정의 집 앞까지 들어다 주고는 돌아서려 했다.그때 서유정이 그를 불러 세웠다.“수환 씨, 다음에 제가 밥 한번 살게요. 오늘 괜히 수환 씨가 주먹 맞게 만든 데다가 또 짐까지 들게 해서... 마음이 좀 걸려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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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에어 테크에서 곧 자율주행용 칩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서경 그룹에서 그 칩을 도입하신다면 시장가의 절반 가격으로 드릴 수 있습니다.”그 말에 서민형은 눈빛에 살짝 놀라움이 비쳤지만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았다.양주원이 그런 조건을 제시한다는 건 결코 선의를 베풀겠다는 뜻이 아닐 터였고 분명 무언가 바라는 게 있을 것이다.“목적이 뭡니까?”양주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간단합니다. 전 유정이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유정이가 서씨 가문에 다시 들어가서 서씨 가문의 장녀로서 저와 결혼했으면 합니다.”그 말에 서민형의 표정이 굳어졌다.예전에 서유정이 서씨 가문과 절연했을 때 그는 분명 다시는 그녀를 자기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그 후 양주원이 창업에 성공하자 서민형의 아내 주희정은 몇 번이나 서유정을 만나러 갈까 고민했지만 서민형이 극구 말렸다. 자식이 부모에게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는 게 순서지, 부모가 먼저 고개 숙여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서민형은 싸늘한 시선으로 양주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제가 기억하기로는 에어 테크에서 얼마 전 성명문을 냈던 걸로 압니다. 양 대표님과 유정이는 이미 헤어진 사이라면서요.”“그건 다투고 나서 욱해서 낸 거였죠. 의미 없는 감정 섞인 행동이었을 뿐입니다.”양주원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자신 있게 말했다.“서 대표님, 계산해 보셨겠지만 에어 테크의 칩을 쓰시면 차 한 대당 원가가 80만 원 이상 절감됩니다. 동시에 완품 가격은 수백만 원 더 높게 받을 수 있죠. 이익 차익만 따져도 어마어마한데 이 정도면 단순한 제안은 아니죠. 서 대표님이 계산 빠르신 분이라는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양주원이 바라는 건 단 하나, 서씨 가문이 서유정을 다시 받아들이고 그에게 서씨 가문의 장녀와 정식으로 결혼하게 해주는 것이다.전에 둘이 결혼을 계획했을 때는 원래 혼인신고만 하고 가족끼리 간단히 식사나 하고 말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서유정의 체면을 봐서 그녀를 서씨 가문의 장녀로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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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고현아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시선을 내린 채 박현우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곧장 서유정에게 다가가 말했다.“서 변호사님, 계약 해지하려고 왔어요. 절차 마무리하려고요.”서유정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회의실로 가시죠.”고현아가 오기 전부터 이미 관련 서류를 모두 준비해 둔 서유정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든 해지 절차를 마무리했다.고현아의 사건은 곧바로 홍천 로펌으로 이관되었고 떠나기 전에 고현아는 다시 한번 서유정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서 변호사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이런 시점에 변호사를 바꾸게 돼서 죄송해요...”“괜찮아요. 재판 잘 준비하시고요. 소송 꼭 이기시길 바랍니다.”“정말 감사합니다.”고현아는 눈가가 살짝 붉어진 채 낮은 목소리로 인사했다.“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네.”고현아가 떠난 뒤 서유정은 관련 서류들을 정리해 서류함에 넣고 자리에 돌아와 다시 앉았다.고현아 사건은 그녀가 가장 집중해서 맡고 있던 건이라 허전함이 더 컸다. 게다가 요즘엔 사건을 진행하다 중간에 양주원이 사주한 로펌 측에서 중간에 끼어들어 사건들을 빼앗아 가는 바람에 서유정은 변호사로서 제대로 손에 쥔 사건이 거의 없었다.그녀는 어제 상담했던 몇몇 의뢰인들과 나눈 채팅방을 열고 ‘검토는 잘 해보셨을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다들 잠수 타거나 아예 메시지를 씹었다.서유정은 의자에 기댄 채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예전엔 다들 그녀에게 먼저 사건을 맡아달라며 찾아왔는데 지금은 그녀가 여기저기 직접 찾아다녀도 단 하나도 성사되지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순 없었다. 다음 달 월세를 내려면 뭐라도 해야 했다.서유정은 다시 컴퓨터를 켜고 사건 의뢰 사이트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오후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저녁 6시가 넘은 시각, 박수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고 그제야 그녀는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죄송해요.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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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서유정은 고개를 돌려 박수환을 바라봤다.“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저 안 바빠요. 오히려 제가 수환 씨에게 방해되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걸요. 수환 씨가 외과 의사인 걸로 알고 있는데 수술도 많을 텐데 어떻게 매일 이렇게 시간 맞춰 오세요?”“요즘은 수술 일정이 별로 없어요. 아마 다음 달쯤부터 본격적으로 바빠질 거예요.”박수환의 대답에 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뒤로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렇게 달려 어느새 서유정의 집 앞에 도착했고 그녀는 차에서 내리며 손을 들어 가볍게 인사했다.“수환 씨, 오늘도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네, 유정 씨도요.”박수환의 차가 멀어질 때까지 서유정은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아파트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집에 들어와 대충 라면 하나 끓여 저녁을 때운 뒤 설거지를 마치고 소파에 앉자마자 전화가 울렸는데 발신자는 송지민이었다.“유정아! 너한테 완전 통쾌한 소식 하나 들려줄게!”그녀의 목소리에 잔뜩 들뜬 기색이 묻어 있었고 굳이 보지 않아도 그녀가 얼마나 환하게 웃고 있을지 상상이 갔다.“무슨 소식인데?”“양주원에 관한 소식인데 한번 맞춰 봐봐!”서유정은 생각도 못 했다는 듯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양주원이랑 관련됐는데 어떻게 좋은 소식일 수 있어.”“글쎄 오늘 누가 걔를 때려서 얼굴이 완전 돼지머리처럼 부었대. 하하하... 그 인간이 평소에 워낙 적이 많긴 했지 ”그 말에 서유정은 눈을 내리깔았고 휴대폰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어제 양주원이 박수환을 한 대 때렸는데 오늘 바로 양주원이 누군가에게 맞았다니, 이게 과연 우연일까? 혹시 박수환이 한 일은 아닐까?서유정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송지민이 다급하게 말했다.“야, 너 설마 지금 그 인간 걱정하는 건 아니지?”“아니야, 그냥 뭐 좀 생각하느라...”서유정은 대충 얼버무렸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만약 정말 박수환이 복수한 거라면 양주원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그는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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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놈들이 그냥 길거리 양아치였을 리가 없었다. 진짜 동네 깡패들이라면 어떻게 자기가 그 시간에 그 골목을 지나는 걸 알고 정확히 덮쳤을까?“주원 씨, 얼굴 그렇게 놔두면 내일 더 심해질 거야. 내가 약만 좀 발라 주고 갈게. 금방이면 끝나, 응?”양주원은 무심하게 고개를 돌려 신나경을 바라봤다가 그녀의 울먹이는 눈빛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가 허락하자 신나경은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앞에 앉았고 요오드로 상처 부위를 소독하더니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길은 조심스러웠지만 약이 닿을 때마다 따끔한 통증이 올라왔다.양주원이 눈썹을 찌푸리자 신나경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미안해, 내가 더 조심할게...”그녀가 다시 면봉을 들려는 순간 양주원이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살짝 잡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됐어. 내가 할게.”신나경은 눈을 내리깔며 슬며시 입술을 깨물었다.“미안해. 내가 너무 서툴러서...”양주원은 잠시 얼굴을 찌푸리더니 별다른 위로도 없이 말했다.“괜찮아. 너무 신경 쓰지 마. 기사 불러서 집까지 데려다줄게.”그 말에 표정이 변한 신나경은 거절하려고 입을 열려 했는데 양주원이 벌떡 일어나 욕실로 향하는 바람에 다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서유정과 헤어진 이후 양주원의 태도는 확연히 변했고 두 사람의 대화도 점점 적어졌다. 이대로 가면 언젠가는 양주원이 그녀를 떠날 것이 뻔했고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신나경은 자신의 가방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지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한지유 씨, 언제 서유정 씨를 정리할 거예요?]한참 뒤에야 답장이 왔다.[걱정하지 마요. 예전에 서유정 때문에 소송 졌던 의뢰인 한 명을 찾아냈어요. 삼일 안에 서유정은 끝장날걸요.]신나경은 메시지를 모두 삭제하곤 입꼬리를 비죽 올렸다.다음 날 아침, 양주원이 출근하자마자 정지석이 사무실로 들어섰다.“대표님, 아무리 캐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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