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린 신나경은 급히 손을 뻗어 팔찌를 가렸고 눈동자에 당황함이 스치며 무의식적으로 양주원 뒤에 숨었다.양주원은 그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기며 서유정을 내려다보았다.“왜 나경이를 그렇게 쳐다봐?”서유정의 눈동자가 살짝 붉어졌다.“양주원, 왜 신나경에게 똑같은 팔찌를 줬어? 네가 분명 그건 내 거라고 했잖아.”“나경이가 네가 착용한 걸 보고 마음에 든다는데 그럼 네 걸 가져다줄까? 게다가 고작 팔찌 하나로 왜 그렇게 속 좁게 구는 거야?”양주원은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미간에 짜증을 가득 드러냈고 서유정의 눈동자에 믿을 수 없다는 빛이 스쳤다. “하지만 그때 나한테 줄 때는 분명...”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양주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끼어들었다.“서유정, 계속 과거만 붙잡고 사는 게 재밌어? 너도 말했다시피 그건 그때잖아.”그는 서유정이 과거를 언급하는 게 제일 싫었다. 당시 창업 과정에서 반복된 실패에 시달리던 어두운 시절이 떠올랐으니까.서유정은 그와 함께 힘든 시간을 함께 견디며 그가 밑바닥까지 무너지고 절망하는 모습까지 봤기에 창업에 성공한 후 그는 그 힘든 날들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고 자연스레 서유정에 대한 감정도 점차 식어갔다.그를 바라보는 서유정의 눈동자는 슬픔을 가득 담은 채 금방이라도 깨질 듯 위태로운 유리처럼 보였다.“그럼 네가 했던 약속은 전부 잊고 쉽게 깨버릴 수 있다는 거네?”양주원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너랑 결혼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네가 결혼하자고 할 때 동의했잖아. 뭘 더 원하는데? 서유정, 내가 너에게 미안한 건 딱 하나, 너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 난 누굴 마음대로 사랑하지도 못해?”서유정이 눈을 깜빡이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남자의 마음이 변하면 과거의 약속도 모래성처럼 바람에 따라 쉽게 무너져 내리는 것이었다.그는 제멋대로 마음을 정리해 버렸지만 그녀는 어떡하나.과거 사랑했던 시절을 잊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을까. 그의 마음이 변했다는 걸, 그를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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