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정말 못 버티겠으면 꼭 돌아가요.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겁니다.”“네, 그럴게요.”별장으로 돌아온 집사는 연정미에게 다가갔다.“사모님, 서유정 씨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합니다.”연정미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어디 한번 보자고. 서유정의 마음이 더 단호한지 수환이의 마음이 더 단호한지.”비는 점점 더 많이 내렸고 별장 입구의 길가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서유정은 빗속에서 또 한 시간 넘게 서 있었다. 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었고 춥고 배가 고파서 서 있기가 힘들었다.얼굴이 창백해진 그녀는 몸이 무너질 듯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바닥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차에 앉아 있던 박수환은 비를 맞고 있는 그녀를 보며 차 문을 꽉 움켜쥐었다.운전기사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대표님, 이미 한 시간째입니다. 이러다가 쓰러지실 거예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차 안은 한없이 조용해졌다.잠시 후, 박수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가까이 다가가요.”“네.”운전기사는 바로 차를 몰고 서유정의 옆으로 다가갔다.차 한 대가 옆에 멈춰 선 것을 눈치채고 서유정은 고개를 돌렸다.순간, 그녀의 손에 있던 우산이 바닥에 떨어졌다. 쏟아지는 폭우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쳤다. 서유정은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유정 씨, 일단 타요.”문이 열리자 서유정은 어안이 벙벙해진 채로 차에 올라탔다.차가 박씨 가문의 별장을 떠나고 나서야 서유정은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언제 깨어났어요? 사모님께서는 당신을 해외에 있는 요양원으로 보냈다고 하셨어요. 당신한테 가고 싶었는데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박수환은 수건을 꺼내 젖은 그녀의 머리를 닦아주었다.“내가 나중에 다 설명할 테니까 일단 머리부터 닦아요.”30분 후, 차는 다른 별장으로 들어갔다.단독주택 문 앞에 멈춰 선 뒤, 박수환이 서유정을 향해 입을 열었다.“먼저 들어가 있어요. 비밀번호는 유정 씨의 생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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