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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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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온몸을 덜덜 떨던 권나희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하지만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뜨더니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알겠어요. 그렇게 하죠.”전화를 끊은 권나희는 벽에 기대어 얼굴을 감싸 쥔 채 소리 없이 울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눈물을 닦고 계단에서 나왔다.그 사이 공현주는 어느새 박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 그때 집사는 연정미에게 전호림에 대한 수사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사모님, 조사는 끝났습니다. 전호림이 파산한 이후 어느 한 회사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평소 큰도련님을 미행하거나 집과 회사만 오가며 생활했습니다. 최근에 아무와도 연락하지 않았고요. 계좌에 큰 금액이 이체된 내역도 없어요. 전호림이 큰도련님을 죽이려는 찰나에 경찰이 큰도련님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사살했다고 합니다.”연정미는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그냥 우연일까? 전호림이 때마침 박대진을 납치할 기회를 잡게 된 걸까?’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인기척 소리가 들려 현관 쪽을 바라본 순간 공현주와 눈이 마주쳤다.“어머니, 찾으셨어요?”말하며 거실로 들어온 공현주는 곧바로 연정미 맞은편에 앉았다.“대진이 납치된 거, 알고 있지?”공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아요. 어떻게 된 거예요?”“너 왜 병원에 한 번도 안 가? 대진이는 네 남편이야.”이 말을 들은 공현주는 미소를 지으며 연정미를 바라봤다.“어머니도 박대진이 밖에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건 알고 계시잖아요. 우리 꽤 오랫동안 만나지도 않았어요. 걱정할 사람이 줄을 섰는데 제가 왜 걱정하겠어요.”박대진이 권나희를 만나기 시작했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된 공현주는 박대진과 크게 다퉜다. 하지만 몇 년을 싸워도 박대진은 권나희와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박대진에게 완전히 실망한 공현주는 더 이상 두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각자의 삶을 살게 된 것이었다.연정미는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래도 너는 대진이 아내야. 어떻게 그냥 모른 척할 수 있어? 권나희가 이미 대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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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공현주는 고개를 돌려 연정미를 바라봤다.“어머니, 박대진이 다리가 부러져 평생 걸을 수 없다면서요? 그래도 정운 그룹을 박대진에게 물려주실 건가요?”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진 연정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공현주도 연정미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은 듯 미소를 짓더니 몸을 돌려 떠났다.공현주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운 그룹의 대주주들이 저택을 찾아왔다.박대진이 납치되었다가 다리가 부러져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퍼지며 정운 그룹의 주가도 순식간에 하락했다. 이대로 계속 떨어지면 그들의 재산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사모님, 이런 상황에 회사 일로 귀찮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지금 주가가 계속 내려가고 있어서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어요.”“맞아요. 지금 박 대표님 다리가 불구가 되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다 퍼졌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으면 주가는 더 떨어질 겁니다.”...그들을 노려보며 미간을 찌푸린 연정미는 차갑게 말했다.“뭐가 그리 급해? 대진이는 그저 다리가 불편할 뿐이야. 죽은 것도 아니잖아! 주가가 떨어지는 건 일시적인 거야. 시간이 지나면 대진이도 회복해서 다시 회사로 돌아올 수 있어.”“사모님, 박 대표님 다리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온다고요? 최소한 한두 달은 걸릴 텐데 저희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습니다. 누군가라도 나서서 상황을 안정시켜야 합니다.”“맞아요. 박 대표님은 더 이상 정운 그룹의 대표이사 자리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대표이사를 뽑아야 합니다.”“사모님이 정운 그룹 지분 51%를 가지고 계시지만 회사는 박씨 가문 것만은 아닙니다. 박 대표님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우리 모두가 함께 떠안을 수는 없어요.”주주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몰아붙이자 연정미의 눈빛이 점점 차가워졌다.“그럼 자네들은 누가 대표이사 자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나?”주주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한 명이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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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만약 연정미가 말한 그 사람이 자리에 있는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반드시 주주들의 불만을 살 것이고 결국 정운 그룹 대표이사 자리는 여전히 그의 아들의 것이 될 것이다.연정미가 황윤석을 바라보며 말했다.“셋째 아들, 박수환.”연정미의 한마디에 거실 안이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뭐라고요? 셋째 도련님이 대표이사를 한다고요?”“저희가 잘못 들은 건 아니죠? 셋째 도련님은 이미 박씨 가문을 떠났잖아요?”“제 기억으로 사모님이 회사를 물려주겠다 했을 때도 거절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대표님이 다친 것 때문에 돌아오겠다 한다고요?”“셋째 도련님이 회사를 맡아 운영한다면 두 손 들고 찬성입니다.”...모두가 박수환을 지지하는 것을 본 황윤석은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자기 아들이 박수환보다 못 난 게 하나도 없는데 다만 지분이 연정미보다 적다는 이유로 항상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황윤석은 생각할수록 점점 더 분했지만 분하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주주들의 지지가 없으면 자신의 지분으로는 연정미와 다툴 자격조차 없기 때문이다.주주들을 배웅한 후 연정미는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집사에게 말했다.“박수환에게 전화 좀 해 줘.”이내 연결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박수환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냉담했다.“무슨 일인데요?”한숨을 내쉰 연정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형의 다리... 앞으로 걸을 수 없을 것 같아. 지금 상태로 주주들도 대진이가 정운 그룹으로 돌아가는 걸 허락하지 않아. 대표이사 자리, 네가 대신 맡아 줘.”갑작스러운 연정미의 말에도 박수환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연정미가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타협할 거라고 생각했다.“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너와 서유정 사이 막지 않을게.”어차피 연정미가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어릴 때부터 워낙 자기 주관이 뚜렷한 박수환이었기에 일단 결정한 일은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었다.박대진이 납치되어 다치지 않았다면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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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그건 황수연 씨와 별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피식 웃은 황수연은 씁쓸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서유정 씨만 아니었다면 수환 오빠가 정운 그룹으로 돌아갈 리 없어요. 서유정 씨는 수환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잖아요. 그런데 오빠 곁에 있겠다고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박수환이 정운 그룹을 물려받고 싶어 하지 않는 걸 황수연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박수환이 원하는 건 자유였고 좋아하는 건 의학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서유정 때문에 좋아하는 의학을 포기하고 박씨 가문으로 돌아가 정운 그룹을 물려받기로 했다.황수연은 한신 그룹을 물려받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 박수환이 회사라는 ‘감옥’에 갇히지 않고 아무 걱정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랐다.하지만... 박수환은 황수연에게 곁에 있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집안 배경, 외모, 학벌... 서유정보다 못한 점이 없는데 박수환이 자기를 봐주지조차 않자 황수연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박수환은 서유정 같은 여자를 선택할지언정 왜 자신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걸까?눈을 아래로 내리깐 서유정은 매우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황수연 씨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에요.”“하... 언젠가 수환 오빠도 서유정 씨 때문에 정운 그룹으로 돌아간 걸 후회하게 될 거예요. 그런 날이 오기를 내가 똑똑히 지켜볼 테니까!”서유정은 미간을 찌푸렸다.“황수연 씨, 뭔가 오해하고 계신 것 같네요. 나보고 수환 씨를 모른다고 하지만 수환 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황수연 씨가 더 모르는 것 같네요.”감정이 격해진 황수연은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서유정 씨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나와 수환 오빠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어요. 이 세상에 나 말고 수환 오빠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요. 서유정 씨는 그냥 운이 좋아 수환 오빠 마음을 얻은 것뿐이고요!”“그래요. 제가 운이 좋았던 건 인정해요. 하지만 그게 황수연 씨가 수환 씨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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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정운 그룹의 주주들은 장애인이 된 사람을 정운 그룹의 대표이사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연정미 역시 이런 몸 상태의 박대진에게 정운 그룹을 물려줄 수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박대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전호림 지금 어디 있어! 경찰서에 있어? 당장 죽여 버릴 거야!”이번에는 절대로 마음이 약해져 그냥 놔주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전호림을 죽여 버릴 것이다!눈물을 훔치는 척하던 권나희는 잠시 멈칫하더니 한참 후 고개를 들어 박대진을 바라보았다.“대진 씨, 전호림은 이미 죽었어. 경찰이 도착했을 때 전호림이 대진 씨를 죽이려 하고 있었어. 대진 씨를 구하기 위해 경찰이 전호림을 현장에서 사살했어.”이 말을 들은 박대진은 잠시 멍해 있더니 이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잘 죽었네! 정말 잘 죽었어! 내 손으로 직접 죽이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권나희는 마음속의 원한을 억누르며 천천히 다가갔다.“대진 씨, 지금 대진 씨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다리를 치료하는 거야. 몸 상태가 어느 정도 괜찮아지면 우리 함께 해외로 가서 치료를 받자. 대진 씨는 분명 다시 설 수 있을 거야.”젊었을 때부터 예뻤던 권나희는 지금 마흔이 넘었지만 관리를 잘해서 서른 초반처럼 보였으며 여전히 매력이 넘쳤다.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시선을 아래로 내려뜨린 애처로운 권나희의 모습에 마음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진 박대진은 손을 뻗어 권나희를 품에 안았다.“나희야, 조금 전에는 너무 미안했어.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해서 많이 놀랐지?”권나희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나는 그냥 대진 씨가 걱정돼서...”권나희의 얼굴에 남은 눈물 자국과 눈 밑 다크서클을 본 박대진은 다시 한번 가슴이 미어졌다.뭔가 말하려는 찰나 병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문 쪽을 바라본 두 사람은 박수환과 연정미가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급히 박대진의 품에서 빠져나온 권나희는 눈물을 닦은 뒤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침대 옆에 섰다.병실의 어지러운 모습을 본 연정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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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연정미는 박대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네가 동의하지 않아도 소용없어. 주주들은 네가 계속 정운 그룹의 대표를 맡는 걸 동의하지 않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다.”박대진이 전호림의 회사를 파산시키고 사람을 찾아 전호림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담담하게 말하는 연정미를 쳐다보며 박대진은 눈빛이 싸늘해졌다.“어머니. 제 뒤를 이을 사람을 이미 결정하신 겁니까?”말을 하면서는 그는 차가운 시선을 박수환에게로 옮겼다. 처음부터 숨길 생각이 없었던 연정미는 그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그래. 수환이한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야.”“하하.”박대진은 조롱이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원망과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그럴 줄 알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머니한테는 박수환이 최고니까요.”박대진은 우유부단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서유정에게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박수환에게 손을 대야 했는데...다시 한번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 형제간의 정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분노에 찬 박대진의 얼굴을 보고 연정미는 미간을 찌푸렸다.“난 기회를 줬었어. 네가 그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야. 그리고 네가 이번에 납치된 일은 인과응보인 것이다. 예전에 네가 한 짓들을 생각해 봐. 누구를 탓할 게 아니라 너 자신을 돌아보거라. 몸조리 잘해. 퇴원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퇴원이요?”박대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퇴원해서 뭐 합니까? 퇴원하면 박수환한테서 정운 그룹의 대표 자리를 빼앗아 저한테 돌려줄 건가요?”어렸을 때부터 연정미는 박수환을 편애했다.오늘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이 박수환이었다면 연정미는 절대 이런 태도가 아니었을 것이다.지금 이 순간, 박대진은 박수환이 너무 미웠고 연정미가 너무 원망스러웠다.고집을 부리는 그의 모습에 연정미도 인내심이 바닥났다.“네 동생한테 대표이사 자리를 빼앗아 너한테 돌려줄 수는 없어. 나뿐만이 아니라 회사의 주주들도 그건 동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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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박수환이 정운 그룹에 관심이 없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박대진은 믿을 수가 없었다.“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하지만 이제부터 형은 나랑 경쟁할 자격이 없어.”박수환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그의 시선이 자신의 다리에 떨어지자 박대진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두고 봐. 반드시 다시 일어설 테니까. 그때가 되면 너한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거야.”그 말에 박수환은 피식 웃었다.“기대하고 있을게.”박대진은 이번 생에 다시는 정운 그룹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박수환과 연정미가 떠난 후, 권나희가 병실로 돌아왔다. 박대진이 맥없이 침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권나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그의 옆으로 걸어갔다.“대진 씨, 왜 그래?”아무 말도 하지 않던 박대진은 한참 후에야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아니야. 당신이 해준 만두가 먹고 싶어.”권나희는 눈빛을 반짝였다.“알았어. 지금 당장 만들어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응.”권나희가 떠난 후, 박대진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나 좀 도와줘.”“무슨 일이야?”“박수환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박수환은 정운 그룹에 들어간 후, 빠르게 회사의 상황을 안정시켰다.한편, 황윤석은 박수환에게 시비를 걸고 그가 실수를 하도록 상황을 만들었다. 자신의 아들을 정운 그룹에 들여올 생각을 했지만 박수환의 경고에 그는 얌전히 생각을 접게 되었다.정운 그룹이 안정된 후, 박수환은 연화시에 지사를 설립할 준비를 시작했다.이 일을 알고 연정미는 바로 그를 본가로 불렀다.“연화시 쪽에 지사를 차리는 건 서유정 때문이니?”“네.”담담한 그의 표정에 연정미는 미간을 찌푸렸다.“난 반대야. 그냥 한성시로 오라고 해. 서유정 그 여자 때문에 연화시에 지사까지 차릴 필요 없잖아.”“유정 씨 때문만이 아니에요. 회사의 발전을 위해 그런 겁니다. 정운 그룹은 현재 한성시에서 이미 최고의 위치에 있습니다.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른 도시로 세를 확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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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발걸음을 멈춘 박수환은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결국 뒤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연정미의 눈빛에 실망이 가득했다. 아들이 정운 그룹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그녀를 용서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그러나 5년 전 그런 상황에서는 한 명밖에 구할 수 없었다. 누구든 그런 상황이었다면 자신의 친아들을 구했을 것이다.그녀는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았다.또다시 그런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박수환을 구할 거니까.연화시.막 소송을 끝내고 법원을 나서던 박현우는 공현주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네 아버지가 납치되었다는 소식 들었지?”박현우는 밖으로 걸어 나가며 전화를 받았다.“네. 다리를 다쳐서 평생 못 일어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오늘 너한테 이리 전화한 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야. 아버지랑 이혼할 생각이야.”오래 끌었으니 이젠 정리할 때가 된 것 같았다.처음에는 박현우를 위해서 참았지만 나중에는 박대진과 권나희가 잘 지내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끝까지 이혼을 안 해준 것이었다.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결정하신 거예요?”사실 박현우는 오래전부터 공현주에게 이혼을 권하고 싶었지만 매번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다시 삼켜버렸다.이젠 공현주가 스스로 깨닫고 이혼을 결정했으니 그는 당연히 쌍수를 들어 찬성할 것이다.“이혼 소송을 진행할 거야. 재산 분할도 요구할 거고. 네 몫은 반드시 챙길 거야. 그 여자한테 남겨주는 일은 절대 없어.”박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뜻대로 하세요. 제가 한성시로 돌아갈까요?”“아니야. 나중에 네가 필요하면 그때 다시 전화할게.”“네.”전화를 끊고 박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떴다.그날 저녁, 박현우는 사건 당사자와 함께 식사를 했다.식당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서유정과 송지민이 창가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박현우는 일행을 먼저 룸에 보낸 뒤, 서유정에게 인사를 하러 다가갔다.“유정 누나.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박현우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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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정운 그룹은 한성시에서 최고의 기업이었다. 그런데 박수환이 서유정 때문에 연화시에 지사를 설립한다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다.서유정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완전히 나 때문만은 아니야. 처음부터 다른 도시에 지사를 설립할 생각이었대. 마침 연화시에 내가 있어서 연화시로 결정한 것뿐이야.”그녀는 자신이 박수환에게 이렇게까지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박수환은 사적인 감정 때문에 회사의 이익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그 사람의 마음속에 네가 아주 중요하다는 뜻이잖아. 부러워. 전에 양주원이랑 함께 있을 때를 생각해 봐. 네가 벌어서 창업하는 거 도와줬잖아. 그런데 그 인간이 성공하고 나서는 바람을 피웠으니...”예전에 서유정이 양주원에게 한 일들을 생각하면 송지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러나 양주원의 얘기에도 서유정의 마음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다 지난 일이야. 이제 신경 안 써.”송지민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난 너처럼 그렇게 너그럽지 않아. 신나경 그 계집애가 지금 양주원의 약혼녀가 되었다는 걸 생각만 해도 화가 나.”“됐어. 그만해. 자꾸 화내면 빨리 늙어. 그런 인간들 때문에 그럴 가치 없잖아.”수다를 떨고 있던 두 사람은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모퉁이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양주원이 룸에 들어섰을 때, 안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사람들은 그를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양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 이쪽으로 앉으세요.”“양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약혼한 뒤로는 이런 모임에 거의 안 나오셨죠?”“바쁘신 분이니 우리처럼 한가하지 않을 거예요. 오늘 저녁에 이리 온 것도 어렵게 시간을 냈을 겁니다.”자리에 앉은 양주원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쳐다보았다.“요즘은 많이 바빴습니다. 오늘은 제가 늦었으니 사죄의 의미로 일단 세 잔 마실게요.”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한테 술을 마시라고 권할 수가 없었다.“마침 시간 맞춰 왔는데요 뭘. 저희가 일찍 온 거니까 술은 저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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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덩달아 정신없이 술을 마시던 남자는 양주원의 눈시울이 붉어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잠시 후, 술을 많이 마신 양주원은 하얗던 뺨이 붉게 달아올랐고 눈빛이 흐릿해졌다.일 얘기가 끝나자 사람들은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한편, 그들이 나누는 대화에 관심이 없었던 양주원은 외투를 집어 들고 작별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그를 잡지 못하였고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은 후 양주원은 룸을 빠져나왔다.술을 많이 마신 탓에 머리가 지끈거렸고 걸음걸이도 평소처럼 꼿꼿하지 않았다.룸을 나선 뒤, 그는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세수를 하고 나니 머리가 한결 맑아진 기분이 들었다.몸을 돌려 막 떠나려는데 갑자기 복도 끝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왠지 모르게 낯이 익은 사람이었다.양주원은 고개를 돌리고 그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상대방은 바로 조금 전, 룸에 있던 작은 회사의 대표였다. 일 처리가 빈틈이 없고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 양주원은 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남자는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창밖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양주원은 못 본 척 지나치려고 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그를 발견하고는 바로 담배를 끊고 그에게로 다가왔다.“양 대표님.”“전 대표님. 왜 혼자 여기서 담배를 피우고 계세요?”“술을 많이 마셔서 좀 답답해서요.”양주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담배는 적게 피우는 게 좋아요.”“네.”“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네. 들어가세요.”몇 걸음 걷던 양주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전수철을 바라보았다.“전 대표님.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 지나가게 될 겁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양주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진 전수철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사실은 전 여자 친구가 오늘 결혼했거든요.”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았다.“예전에 전 그저 회사의 말단 직원이었습니다. 여자 친구는 늘 저한테 열심히 하라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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