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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431 - Chapter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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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집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모님, 아직도 셋째 도련님이 칼로 큰 도련님을 협박한 일 때문에 화가 나신 건가요?”“내가 화 안 나겠어? 아무리 그래도 대진이는 수환이 형이야. 화가 나도 그렇게까지 해서는 안 돼!”잠시 생각하던 집사는 연정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저도 사모님 곁에 수십 년간 있었습니다. 처음 사모님이 어르신과 결혼하셨을 때 한번은 어르신의 여동생이 사모님의 보석 세트를 마음에 들어 했던 일이 생각 나네요. 워낙 어릴 때부터 어르신이 오냐오냐 키운 여동생인지라 어떻게든 그 보석을 차지하려고 했죠. 만약 그때 어르신이 여동생 편을 들었다면 사모님은 분명 어르신에게 실망하셨을 겁니다.”연정미가 눈살을 찌푸렸다.“당연하지! 이미 결혼한 사람의 편을 드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어르신이 사모님 편을 든 것은 단지 두 분이 결혼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모님이 어르신 마음속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서유정 씨도 도련님 마음속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이번에 큰 도련님이 사람을 시켜 서유정 씨를 납치하려다가 서유정 씨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그래서 수환 도련님도 화가 나 큰 도련님을 협박한 거고요. 사실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제 생각에 만약 어르신이 살아 계셨다면, 그래서 사모님의 목숨이 가족에게 협박받는 걸 봤다면 수환 도련님보다 더 극단적인 행동을 했을 겁니다.”잠깐 생각에 잠긴 연정미는 마음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집사가 고개를 저었다.“사모님, 사모님의 행동이 틀렸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사모님은 단지 셋째 도련님이 사모님의 뜻에 따라 움직이길 바랐을 뿐입니다. 사모님이 셋째 도련님을 위해 설정해 준 길은 확실히 가장 좋은 지름길이었습니다. 다만 사모님은 한 번도 셋째 도련님에게 사모님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지 물어보지 않으셨죠.”집사의 말이 끝나자 서재 안은 조용해졌다.연정미는 자신이 그동안 박수환을 위해 마련해 줬던 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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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알겠어요. 할머니, 저 좀 이따 레스토랑을 예약할게요. 시간과 주소를 할머니와 유정 누나 두 분에게 모두 보내드릴 테니 두 분 직접 레스토랑에서 만나시면 돼요.”“알았어.”전화를 끊은 연정미는 비서에게 연화시로 가는 비행기 표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그러자 비서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전에 다시는 연화시에 가지 않겠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연정미가 말했다.“비행기 표나 알아봐, 요즘 말이 부쩍 많아진 것 같네? 할 일이 없는 거야? 그렇게나 한가해?”“아, 아닙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박수환도 이내 연정미가 연화시로 가는 비행기 표를 예약한 일을 알게 되었다.아마 연화시에 가서 서유정을 만날 것이라고 짐작한 박수환은 박현우에게 메시지를 보내 연정미를 주시하라고 하며 괜히 서유정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그러자 박현우도 한마디 답장했다.[작은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만 믿으세요. 제가 깔끔하게 잘 처리하겠습니다.]박수환은 박현우가 보낸 메시지를 흘끗 본 뒤 답장하지 않은 채 핸드폰을 옆에 두고 계속 서류를 보았다.다음 날 아침 연정미는 연화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한편 연정미가 비행기에 오른 순간 박수환은 정운 그룹의 주주들에게서 시중에서 파는 가격보다 두 배 높은 가격으로 정운 그룹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그러자 한 주주가 참지 못하고 박수환에게 물었다.“도련님, 정운 그룹 주식을 이렇게 많이 사들이시는 이유가 뭔가요? 혹시 정말로 어머니와 큰형님과 맞설 생각인가요?”박수환이 박대진과 맞서며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킬 예정이라면 정운 그룹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터였다. 왜냐하면 내부적으로 분란이 일어나면 정운 그룹은 틀림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눈썹을 치켜올린 박수환은 미소를 띠며 그를 바라보았다.“이사님,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박수환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진 최 이사는 급히 말했다.“하하...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이에요... 협력에는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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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서유정은 미소를 지으며 박현우를 바라봤다.“고마워요. 하지만 아직 할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봐요.”호텔을 나선 뒤 곧장 서씨 가문의 본가로 차를 몰고 간 서유정은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이혜숙이 주주와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이혜숙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이번 일은 너희들이 알아서 처리해. 내가 원하는 건 최종 결과야. 협력사가 계약을 파기했다면 다른 협력사를 찾으면 그만이야. 정운 그룹이 협력사로 강력하긴 하지만 꼭 정운 그룹일 필요는 없어.”고개를 돌린 순간 서유정이 거실로 들어오는 것을 본 이혜숙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일단 내 말대로 해.”그러고는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서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정아, 여긴 어쩐 일이니? 어떻게 왔어?”“할머니 보고 싶어서 왔어요.”“그래? 밥은 먹었니?”“아직이요.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 먹고 싶어요.”이혜숙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하지만 점심이라고 하기에 시간이 늦었으니까 일단 간단한 볶음요리 두 개만 해줄게. 다른 요리도 먹고 싶으면 저녁까지 있어.”“할머니가 해주시는 거라면 뭐든 좋아요.”“하하, 말 하나는 정말 잘하는구나. 일단 소파에서 쉬고 있어. 다 되면 부를게.”“제가 도와드릴게요.”“아니야, 부엌에 연기가 많이 나니까 넌 그냥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30분도 채 되지 않아 이혜숙은 반찬 두 가지와 국 한 그릇을 차려놓았다. 평범한 가정식이었지만 모두 서유정이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숟가락을 든 서유정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 이혜숙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계속 고개를 숙였다.이혜숙은 서유정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유정아, 마음이 상한 일이 있었니? 박대진을 고소하는 일이 잘 안되는 거니?”고개를 저은 서유정은 눈물을 겨우 참으며 이혜숙을 바라보았다.“할머니, 박대진 고소하지 않으려고요.”이 말에 이혜숙은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어떻게 하루 만에 박대진을 고소하지 않기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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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이혜숙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실망한 건 아니야. 네가 안쓰러워서 그래. 서씨 가문이 너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서 네가 이렇게 힘든 것 같아서.”“할머니, 서씨 가문 한 번도 탓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제가 너무 자신만만했기 때문에 서경 그룹에 문제가 생겼고 주주들도 할머니를 비난한 거잖아요. 정말 죄송해요.”서유정이 죄책감 가득한 표정을 짓자 이혜숙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이미 결정을 내린 거라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은 없어. 너만 후회하지만 않으면 돼.”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할머니, 저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지금 서유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경 그룹을 지키는 것이었다.박대진에게 복수하는 것은 일단 회사부터 지킨 후 생각할 일이었다.점심을 먹은 후 서유정은 이혜숙과 정원을 산책한 뒤 집을 나섰다.오은화가 이혜숙을 방으로 모신 뒤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가씨가 요즘 많이 수척해 보이네요.”이혜숙은 눈을 내리깔며 천천히 말했다.“더 큰 사람이 되려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야. 게다가 이번 일로 정말 많이 성장했어. 앞으로 결정을 내릴 때도 더 깊이 생각하고 차분해질 거야.”“이번 일로 아가씨도 정말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이 말을 들은 이혜숙은 눈빛이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침실로 돌아온 이혜숙은 오은화가 나간 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전화벨이 여러 번 울린 후에야 겨우 통화가 연결되었지만 상대방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전화기 너머로 무거운 숨소리만 들렸다.이혜숙은 한숨을 쉬며 먼저 입을 열었다.“부탁 하나만 들어줬으면 해. 대신, 화원을 너에게 넘길게. 화원 안의 모든 물건도 포함해서.”전화기 너머로 늙긴 했지만 그래도 단호한 힘이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필요 없어. 내가 빚을 진 거니까. 혹시 손녀딸이 박대진에게 납치당한 일 때문에 연락한 거야?”이혜숙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꽤 오래전에 권력의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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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서민형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이혜숙을 내려다보며 분노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어머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유정이 박대진을 고소하는 걸 어머니가 방조하지만 않았어도 협력사들이 박씨 가문의 압박에 서경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서경 그룹에 남아 있는 협력사가 몇 개 없어요. 한 달도 안 돼 파산할 거란 말이에요. 협력사도 없는데 이 난장판 어떻게 수습할 건데요? 서유정이 수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이혜숙은 서유정이 점심에 놓고 간 서류를 서민형에게 건넸다.“이건 유정이가 박대진을 고소하지 않기로 한 대가로 박씨 가문에서 받아온 거야. 이거면 네가 서경 그룹으로 돌아가는 이유로 충분하겠지?”순간 멍해진 서민형은 곧 서류를 받아 들고 펼쳐보았다.서류를 다 읽은 후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이 서류, 진짜예요? 서유정이 정말로 박대진을 고소하지 않기로 한 거예요?”“응.”서민형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래도 가끔 일을 제대로 할 때가 있긴 하네요. 처음에 내가 병원에 찾아갔을 때 진작 동의했으면 이런 일들도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안색이 잔뜩 어두워진 주희정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여보, 유정이 그래도 우리 딸이잖아. 서경 그룹 미래 후계자이기도 한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서민아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이후 주희정은 과거 서유정을 무시하고 냉담하게 대했던 일들이 너무 후회되었다.지금은 보상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다.서민형은 주희정을 싸늘한 눈빛으로 흘끗 쳐다본 뒤 말했다.“당신, 예전에 나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낫지는 않았어. 나보다는 당신 행동부터 돌아봐.”“뭐라고!”“그만해!”이혜숙은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의 말을 끊었다.“너희 둘 싸우는 걸 보자고 부른 게 아니야.”이혜숙은 서민형을 바라보며 말했다.“좀 이따 리스트 하나 줄게. 그 리스트에 있는 협력사들과는 더 이상 손잡지 마. 그 나머지 협력사들은 비서와 같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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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주희정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유정이 자신을 용서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이미 딸 한 명을 잃었는데 남은 유일한 딸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무슨 방법을 찾아서라도 유정이와의 관계를 회복할 거야. 적어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잖아. 어차피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순 없을 테니까.”서민형은 주희정이 순진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설득하지는 않았다. 그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마음대로 해.”두 사람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서민형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은 후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서민형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진짜? 정말이야?”전화기 너머로 확답을 들은 서민형은 차갑게 말했다.“그래, 알겠어.”서민형의 표정이 이상해 보이자 주희정이 급히 물었다.“왜 그래?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서민형은 고개를 저었다.“회사 아니고 박대진이... 납치됐대.”순간 멍해진 주희정은 표정이 굳었다.“유정이가 그런 거 아냐?”박대진이 먼저 사람을 시켜 서유정을 납치했고 서유정이 박대진을 더 이상 고소하지 않겠다고 어제 금방 말했는데... 타이밍이 어떻게 이토록 절묘할 수 있을까?서민형은 아무 말 없이 바로 서유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납치됐대요?”놀란 기색이 느껴지는 서유정의 목소리에 서민형은 이를 악물었다.“유정아, 이번 일 너랑 관련이 있는 거야? 있다면 지금 당장 말해. 그래야 우리도 대책을 세울 수 있어.”듣고만 있던 서유정은 순간 웃음이 나왔다.‘대책을 세운다고?’진짜로 그녀가 한 짓이라고 한다면 서민형은 서씨 가문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서유정을 박씨 가문에 팔아넘길 것이다.“나랑 상관없어요. 나는 모르는 일이에요. 지금 바쁘니까 연락하지 마세요. 끊을게요.”그러고는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서민형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서유정은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얼굴에 화가 난 기색이 역력한 서민형의 모습에 주희정이 급히 물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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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박대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호림은 박대진의 허벅지를 향해 의자를 힘껏 내리쳤다.찌르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지른 박대진은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하지만 숨을 고르기도 전에 전호림은 다시 한번 박대진의 허벅지를 향해 의자를 힘껏 내리쳤다.“악!”박대진은 너무 아파 당장이라도 기절하고 싶었지만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이 순간, 1분 1초가 모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박대진 앞에 서 있는 전호림은 비웃듯이 말했다.“박대진, 네가 예전에 사람을 불러 내 다리 하나 부러뜨리라고 시켰을 때 이런 날이 올 거란 상상은 못 했겠지?”박대진은 너무 아파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용서를 빌고 싶어도 말할 힘조차 없었다.극심한 고통에 온몸을 움츠리면서 의자에 묶인 손목과 발목에 힘을 주는 바람에 피부가 밧줄에 쓸려 찢기고 피가 흘렀다. 박대진의 이런 모습에 전호림은 속이 시원했다.박대진 눈에 씌워져 있던 검은 천을 벗겨낸 전호림은 고통스러워하는 박대진의 표정을 보며 흐뭇해했다.“전... 전호림...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주면 돈 줄게. 네가 평생 먹고 살 걱정 없을 만큼...”박대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호림은 그의 턱을 움켜쥐더니 입 안으로 침을 뱉었다.“우웩!”박대진은 본능적으로 토하려 했지만 전호림이 강제로 그의 입을 잡고 벌리지 못하게 했다.“박대진, 전에 나한테 했던 거 오늘 다 갚아주마!”“으으...”박대진은 아무리 몸부림쳐도 전호림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통스러워하는 박대진의 표정을 본 전호림은 큰소리로 웃었다.“걱정 마. 너무 빨리 죽게 두진 않을 거야. 여기로 널 데려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데.”박대진 때문에 전호림은 회사가 망했고 권나희도 그의 곁을 떠나 박대진의 외도 상대가 되었다.마지막으로 권나희를 찾아갔을 때 박대진이 그녀를 품에 안고 부하들더러 전호림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했다. 그 순간 전호림 마음속의 증오는 당장이라도 심장을 뚫고 나올 것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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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한편, 박씨 가문.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박대진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연정미는 얼굴이 즉시 어두워졌다.“대체 어떻게 된 건지 제대로 조사해 봐. 누가 감히 대진이를 납치한 거야!”이번 일, 혹시라도 서유정과 관련이 있다면 연정미는 서씨 가문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집사가 막 나가려는 찰나 연정미가 다시 불러 세웠다.“수환에게 연락해서 당장 돌아오라고 해.”“알겠습니다. 사모님.”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박수환이 박씨 가문으로 돌아왔다.박수환을 본 연정미는 여전히 속이 상했지만 지금은 그와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아니었다.“네 형이 납치됐다는 거, 들었지?”박수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네, 그래서 제가 돌아온 거 아닙니까?”“그게 다야? 박수환, 네 형이 납치됐는데 반응이 그게 뭐야? 게다가 서유정은 이미 네 형을 고소하지 않기로 했어. 네 형을 이용해 나한테서 얼마나 많은 이득을 챙겼는지 알고 있냐고!”무표정하게 듣고 있던 박수환은 연정미가 말을 마치자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박대진은 유정 씨를 죽일 뻔했어요. 아무리 많이 보상해 준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아요.”“너!”박수환을 향해 삿대질하는 연정미는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것만 같았다.어쩌다 남의 편만 드는 아들을 낳았을까?깊게 숨을 들이마신 연정미는 화를 억누르며 박수환을 노려보았다.“이번에 네 형이 납치된 일 서유정과 관련이 있으면 어쩔 셈이야?”이 말을 들은 박수환은 미소를 지었다.“그 질문, 아무 의미가 없어요. 게다가 한성에서 형을 납치할 능력이 있었다면 형의 고소를 취하하라는 어머니의 협박도 통하진 않았겠죠. 안 그래요?”표정이 변한 연정미는 이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서유정 혼자서는 당연히 그만한 능력이 없겠지. 네가 도와준다면 모를까.”“저 요즘 정운 그룹의 지분을 인수하는 일로 바쁩니다. 그런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어요.”박수환은 대놓고 정운 그룹 지분을 인수하고 있었기에 연정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네가 정운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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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사모님, 드디어 깨어나셨네요!”천천히 몸을 일으킨 연정미는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어떻게 된 거야? 내가 왜 병원에 있는 거야?”박수환이 집에 돌아온 후 서재에서 싸우다가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던 것만 기억났다.“사모님, 서재에서 기절하셨고 수환 도련님이 병원으로 모셔왔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큰 도련님을 찾았습니다...”집사의 어두운 얼굴을 본 연정미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어떻게? 다친 데는 없고?”집사는 한숨을 쉬었다.“도련님 병실이 바로 위층에 있습니다. 제가 모셔다드릴게요.”“무슨 일인데? 제대로 말해 봐!”연정미의 날카로운 눈빛에 집사는 결국 입을 열었다.“도련님 목숨은 건졌습니다. 하지만 다리가 부러졌는데 의사 선생님 말로는... 앞으로 평생 걷지 못하실 거라고 합니다. 휠체어를 타야 한다고 했습니다.”“뭐라고!”몸을 휘청한 연정미는 순식간에 열 살은 더 늙은 듯 표정이 어두워졌다.집사가 급히 다가와 연정미를 부축했다.“사모님, 의사 선생님께서 흥분하시면 다시 기절하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연정미가 집사의 손을 뿌리쳤다.“괜찮아.”얼굴이 창백한 연정미는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린 듯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이번 일, 서유정과 관련이 있는 거야?”집사는 고개를 저었다.“서유정 씨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큰도련님을 납치한 사람은 전호림입니다.”“전호림?”이름이 어딘가 익숙했지만 바로 떠오르지는 않았다.“권나희 남편이요. 원래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큰 도련님이 권나희를 잊지 못하셔서... 전호림의 회사를 일부러 망하게 하고 다리까지 부러뜨린 다음에 권나희와 이혼하라고 강요했습니다... 아마 그 일로 원한을 품고 오랫동안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권나희라는 이름이 나오자 연정미는 기억이 났다.권나희는 정운 그룹 연구개발팀 직원으로 박대진이 그녀를 처음 봤을 때 한눈에 반해 회사 안에서 대놓고 구애했다.사실을 알게 된 연정미는 몹시 화가 나 박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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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권나희를 본 연정미는 얼굴이 즉시 차가워졌다.“네가 여긴 뭐 하러 왔어! 대진이 이렇게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권나희가 아니었다면 박대진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연정미를 바라본 권나희는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눈물 자국이 가득한 얼굴은 딱 봐도 많이 운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보기만 해도 안쓰러울 정도로 연약해 보였다.하지만 지금 권나희의 눈에는 연정미와 처음 만났을 때의 겁에 질린 두려움이 아닌, 차가운 냉기가 서려 있었다.“내가 대진 씨 망가뜨렸다고요? 사모님, 지금 누가 할 말을 누가 하는 건데요! 나와 대진 씨가 만나는 걸 사모님이 막지만 않았어도 나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결혼할 필요도 없었어요. 몰래 만나며 사람들에게 지탄받는 불륜녀가 되지도 않았을 거고 대진 씨도 전호림을 상대로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거예요. 물론 전호림도 복수할 생각을 하지 않았겠죠. 이 모든 건 사모님 때문에 벌어진 거예요. 사모님이 나를 탓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당당하게 말하는 권나희의 모습에 연정미는 가슴속이 뒤틀릴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다.“너! 돈 때문에 우리 대진이한테 접근한 거잖아?”“마음대로 생각하세요.”권나희가 연정미 곁을 지나쳐 가려 하자 연정미가 그녀의 팔을 잡더니 이를 악물며 말했다.“꺼져. 다시는 대진이 만날 생각하지 마!”“그건 사모님이 결정할 일 아니에요. 게다가...”권나희는 말을 반쯤 한 뒤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저 대진 씨 아이를 가졌어요. 아들이에요. 대진 씨가 이 아이를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데요. 절대 대진 씨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연정미는 자기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 박대진이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줄은 몰랐다. 권나희를 품에 안고 임신까지 시키다니...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연정미의 모습에 권나희는 입가에 냉소를 띠며 연정미의 손을 뿌리쳤다.“사모님, 이번에는 무슨 짓을 해도 절대 대진 씨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내가 죽거나, 배 속의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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