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는 고개를 푹 숙였다.“네, 사모님.”“왜 쓸데없는 짓을 해?”연정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사모님, 서유정 씨도 많이 다친 상황입니다. 밖에 비가 많이 내리는데 서유정 씨가 문 앞에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시려고요? 박씨 가문의 입장만 곤란해질 겁니다.”그는 서유정이 문 앞에서 비를 맞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또다시 제멋대로 일을 벌이면 그땐 이 집에서 나가야 할 거야.”집사는 고개를 떨구었다.“네, 명심하겠습니다.”“이만 나가봐.”집사가 떠난 뒤, 연정미의 핸드폰이 울렸다.“사모님, 현우 도련님이 서유정 씨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막을까요?”한동안 말이 없던 연정미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신경 쓰지 마.”“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연정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서유정이 박수환을 깨울 수 없다면 다시는 두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한 시간 후.박현우의 안내로 서유정은 박수환의 병실로 들어갔다.산소호흡기를 쓴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서유정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박현우는 그녀를 부축해 침대 옆에 앉았다.“사고 당시 머리를 부딪혔기 때문에 깨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한성시에 오기 전, 박수환의 상태가 안 좋을 거라고는 예상했었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알았어요. 이 사람과 단둘이 있고 싶은데. 그래도 돼요?”박현우는 시간을 확인한 뒤,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래요. 하지만 15분밖에 시간을 줄 수 없어요. 할머니께서 이따가 삼촌을 보러 오실 거예요.”“알았어요.”박현우가 떠난 후, 서유정은 박수환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수환 씨, 이제 그만 일어나요. 우리 아직 함께하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서유정은 목이 메어 온전한 말 한마디조차 하지 못하였다.15분 후, 박현우가 들어와서 서유정을 데리고 나갔다.“유정 누나, 일단 호텔로 가요.”서유정은 눈물을 닦으며 박현우를 쳐다보았다.“현우 씨, 오늘은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