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빈은 어둠이 내려앉은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런데 그때, 휴대폰으로 주민혁에게서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려 비서가 심종연의 운전기사와 인쇄소 사장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냈어. 증거도 차근차근 맞춰지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오늘은 일찍 쉬어.]메시지를 읽은 최수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짧게 답장을 보냈다.[민혁 씨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몸 챙겨요.]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눈을 감았다.주민혁은 여전히 자신의 약한 모습을 그녀에게 보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마음 쓰고 있는지 분명히 느껴졌다.아마도 그들 사이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다음 날 오전, 최수빈은 약속대로 시내 중심가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고객을 만나러 갔다.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며 홀을 한 번 훑어본 그녀는 예약해 둔 창가 자리로 향하려다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주민혁이 앉아 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아이보리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함께였다.여자도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이쪽을 보더니 눈빛을 반짝이며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어, 수빈 씨! 진짜 수빈 씨였네요.”최수빈은 걸음을 늦추며 어딘가 익숙한 얼굴을 바라봤다. 머릿속에서 희미했던 기억이 서서히 떠올랐다.곧 그녀가 다가가며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 저희...”“저 기억 안 나세요?”여자가 한 발짝 다가오더니 싱긋 웃었다.“예전에 천공 연구원 기술팀에 있었어요. 임하은이라고 합니다. 수빈 씨가 저 데리고 무인기 센서 튜닝 프로젝트 같이 해주셨잖아요. 그때 데이터 정리 꼼꼼히 했다고 칭찬도 해주셨고요.”그제야 최수빈은 기억해냈다. 예전에 천공 기술팀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눈빛이 반짝이던 동료였던 것이다.이내 그녀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아, 이제 생각났네요. 미안해요, 시간이 좀 지나서 바로 못 알아봤네요. 그럼 지금은...”“지금은 AI 쪽으로 창업 준비 중이에요. 오늘은 주 대표님이랑 협업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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