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의 모든 챕터: 챕터 1601 - 챕터 1602

1602 챕터

제1601화

검은 세단이 별장 대문을 빠져나와 고요한 심야의 도로 위를 빠르게 달렸다.최수빈은 가는 내내 몸을 뒤로 틀고 뒷좌석에 누운 율이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세게 주먹을 쥐며 그 통증으로 애써 정신을 붙잡고 있었다.딸아이의 희미한 숨소리 하나하나가 심장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눈을 감을 수도, 긴장을 풀 수도 없었으며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전생에서 율이는 고열로 인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었다.이번 생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 목숨을 걸어서라도 율이를 지켜야 했다.룸미러 너머로 뻣뻣하게 굳은 최수빈의 뒷모습을 바라보자 주민혁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는 한 손을 뻗어 최수빈의 차갑게 식은 손을 가만히 잡았다. 그러자 그의 손바닥에서 따뜻한 온기가 조용히 전해졌다.“너무 긴장하지 마. 곧 병원 도착해.”“네.”최수빈이 가까스로 대답했다. 메마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내가 옆에 있잖아.”주민혁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있어. 율이한테 아무 일 없게 할 거고 너 혼자 감당하게 두지도 않을 거야.”최수빈의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결국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말하고 싶었다.하지만 그 기억은 너무나 무거웠고, 너무나 기이했으며,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었다.회귀했다는 말을 누가 믿어줄까.그녀는 주민혁까지 자신처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이상하게 여기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제 겨우 손에 넣은 평온을 깨뜨리고 싶지도 않았다.그래서 최수빈은 모든 두려움을 가슴 깊이 눌러 삼킬 수밖에 없었다.얼마 뒤 차가 병원 입구에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깊은 밤, 응급실 불빛은 유난히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주민혁은 율이를 거의 안아 들다시피 하며 차에서 뛰어내렸다. 최수빈은 창백한 얼굴로 휘청거리며 그 뒤를 따랐으나 다리에 힘이 풀려 걸음조차 제대로 떼기 힘들었다.“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주민혁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그 안에는 다급한 기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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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2화

최수빈은 주민혁의 품에 기댄 채 온몸을 떨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길고 긴 수십 분이 마치 한 세기처럼 느껴졌다.마침내 의사가 검사지를 들고 다가왔다. 굳어 있던 표정이 한결 풀려 있었다.“보호자분, 안심하셔도 됩니다. 큰 문제는 없어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급성 고열입니다. 폐에는 이상 없고 수치도 모두 정상이에요. 주사 맞고 수액 맞으면서 열만 내리면 집에 가서 쉬어도 됩니다. 심각한 상황은 아닙니다.”“정... 정말 괜찮은 건가요?”최수빈이 벌떡 고개를 들었다.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목소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리고 있었다.“정말 괜찮습니다.”의사가 옅게 웃었다.“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환절기에 흔히 있는 일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밤만 지켜보면 내일은 훨씬 나아질 겁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최수빈은 기계적으로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온몸은 여전히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조금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의사가 괜찮다고 했다. 정말 괜찮다고 했다.폐렴도 아니고, 상태가 악화된 것도 아니고, 전생처럼 흘러가지도 않았다.그런데도 몸에 새겨진 공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 뛰었고 손발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온몸은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처럼 긴장해 있었다.그녀는 병실에서 한걸음도 떨어질 수 없었다. 눈을 감을 수도 없었고 율이가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수액실 안에서 주민혁은 최수빈을 바라봤다.그녀는 분명 의사에게서 ‘괜찮다’는 말을 들었었다.검사 결과도 모두 정상이었고 딸아이의 숨소리도 점점 안정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여전히 바짝 얼어 있었다.텅 빈 눈빛, 창백한 얼굴, 옷자락을 꽉 움켜쥔 두 손...최수빈은 금방이라도 깨질 보물을 지키는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율이만 바라보고 있었다.그건 단순히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불안함 때문이 아니었다.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배어 나온, 거의 절망에 가까운 공포이자 소중한 것을 잃어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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