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251 - Bab 260

380 Bab

제251화

백진아는 이 순간만큼은 자신에게 이렇게 예민한 오감이 있다는 게 미친 듯이 싫어졌다. 그녀는 행지원 안에 있어도 밖에서 터지는 폭죽 소리와 징, 북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왕의 혼례는 행렬이 반드시 도성을 한 바퀴 돌아야 하는 예법이 있었다.그녀는 문득 원주인이 혼인하던 날을 떠올렸다. 연천능은 직접 맞이하러 오지도 않았고, 가마 문을 열지도 않은 채, 큰 수탉 한 마리를 보내, 원주인과 혼례를 올리게 했었다.그러니까 본질적으로 보면, 원주인은 연천능에게 시집간 게 아니라 큰 수탉에게 시집간 셈이었다. “빌어먹을!”백진아는 탁자를 쾅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연천능 그 자식이 오랫동안 곁을 지킨 여인과 어떻게 혼례를 올리는지 직접 봐야겠습니다!”백우씨가 벌떡 일어나 그녀를 붙잡았다.“안 돼! 너도 참… 가서 창피라도 당하려는 것이냐?”백진아가 차갑게 웃었다.“제가 당한 창피가 한두 번입니까?”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백진아는 이 고통이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원주인의 감정인지조차 구분이 안 됐다. 이 순간, 그녀의 영혼은 원주인의 몸과 전례 없이 완벽하게 겹쳐 있었다.백우씨는 한심하다는 듯 그녀를 흘겨보았다.“네가 자초한 것 아니냐? 내가 반대했을 때, 넌 모녀의 연을 끊겠다고까지 했었다!”‘아픈 곳만 콕콕 찌르네.’백진아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말했다.“진짜 제 친어머니가 맞으십니까?”백우씨가 단호하게 말했다.“아픈 곳을 찔러야, 네가 얼마나 멍청했는지 알지. 그래야 담에 이 어미의 말도 좀 들을 것이고.”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러니 오늘은 꼭 직접 혼례를 볼 것입니다. 그가 다른 여자를 맞이하는 걸 보고, 제가 예전에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확실히 인식해야 하니까요.”그러곤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더니, 길게 한숨을 쉬고는 읊조렸다.“정이란 무엇이길래, 사람을 이렇게 어리석은 바보로 만드는가...”백우씨가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손을 놓았다.“이제야 정신 차렸구나. 가보거라.”백진아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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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백진아는 꽃분이의 갈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더니 다시 말했다.“오늘 일만 잘 처리하면, 너도 자유롭게 해주마. 적염처럼 말이야. 어때?”꽃분은 마침내 뱀눈을 번뜩이며 신나게 작은 머리를 끄덕였다.이제 적염이 더는 자기를 비웃고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백진아는 다시 한번 뱀 머리를 툭 튕기며 위협했다.“말 안 듣고 내 일을 망치면, 다시는 돌아올 생각하지 말거라. 그냥 원래 주인한테나 가버려!”꽃분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겁에 질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원래 주인이 누군지도 이미 잊어버렸기에, 그저 영천수를 마시며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놀고 싶었다.한편, 백진아의 마음에는 약간의 불안이 있었다. 꽃분에게 ‘임무’를 맡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도망치는 건 그나마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곤란했다.그래도 한 번은 시험해 봐야 했다. 꽃분이 과연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인지 말이다. 혼례 행렬이 도착하자, 백진아는 구경꾼들 속에 섞여 능왕부 대문 앞으로 갔다.능왕부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고 떠들썩했다. 모두의 시선이 가마에 쏠려 있었기에, 백진아를 알아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백진아는 목을 길게 빼보았지만, 능왕부의 집사가 여러 하인을 거느리고 문 앞에 서 있는 것만 보였고 연천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예관의 선창에 따라 혼례 가마가 멈추자, 머리에 붉고 큰 꽃을 꽂은 상궁이 앞으로 나와 가마의 가림막을 걷었다.“능왕비마마, 가마에서 내려오십시오.”‘능왕비’라는 호칭에 백진아는 순간,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처지를 분명히 인식했다.그녀는 소매 속의 꽃분이를 풀어주었다.꽃분이는 그녀의 옷자락을 따라 바닥으로 내려가, 아무 소리도 없이 수많은 신 사이를 비집고 가마 쪽으로 기어갔다.모두가 새 왕비를 보려고 앞다투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기에, 다행히 발밑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유여매는 손을 꼭 움켜쥔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능왕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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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이때 누군가 능왕부 안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는 소리쳤다. “어이쿠! 저쪽 좀 보게! 능왕부에서 연기가 나네!”“불이야!”“큰일이야! 능왕부에 불이 났네!”능왕부 안에서도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큰일입니다! 혼례를 올릴 마당에서 불이 붙은 것 같습니다!”“어서 불부터 끄거라!”구경꾼들 사이에서는 곧바로 수군거림이 퍼졌다.“혼삿날에 불이 났으니, 아마 예를 올리긴 힘들겠네.”“혼삿날에 문지방을 넘다 혼례복을 태웠는데, 능왕부에마저도 불이 나다니… 재수가 없나 보오.”“대흉이야!”“불길하네!”능왕부 안쪽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아, 아마 시위들이 불을 끄러 간 듯했다. 그 바람에 문 앞에 있던 유여매를 돌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유여매는 끝내 버티지 못하고, 눈을 뒤집으며 기절하고 말았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를 질렀고, 구경거리를 향한 궁금증을 내뿜었다.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혼례는 그들도 처음이었다.꽃분은 이 혼란을 틈타서 유여매의 치마 아래에서 기어 나와, 무사히 백진아를 찾아왔다.하지만 꽃분은 이미 혼이 나간 상태였다.‘나는 분명 어린 수컷 뱀인데, 주인이 여자 치마 속으로 들여보내고, 여자의 허벅지를 타고 오르게 한다니… 멀쩡하던 나를 변태로 만들어버렸잖아…!’백진아는 꽃분의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한듯, 곧바로 꽃분을 공간으로 보내버렸다. 다만 우리에 가두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켰다. 어차피 필요할 때면, 꽃분이 공간의 어느 구석에 숨어 있든 바로 데리고 올 수 있지 않겠는가?꽃분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천수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그 여자의 역겨운 냄새부터 씻어내야 했기 때문이다.…혜비는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며 마당에서 뛰쳐나왔는데, 그녀의 비녀는 비뚤어지고 장신구는 흐트러졌으며, 옷에는 불에 탄 큰 구멍이 여러 개 나 있어서 몹시 초라해 보였다.아까까지만 해도 그녀는 상석에 앉아 신인의 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당에 걸린 붉은 비단 장식에 불이 붙을 줄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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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연천능은 담담하게 말했다.“익숙해졌다.”무진이 들어와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전하, 조사가 끝났습니다. 방화범은…”그는 연천능을 한 번 힐끗 보며 눈을 끔뻑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작은 불꽃 원숭이 한 마리였습니다.”연천능은 바둑돌을 내려놓던 손을 멈추고,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띤 뒤에야 돌을 내려놓았다.’백진아… 정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는군.’고지행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스승님께선 역시 대단합니다. 방화범이 불을 뿜는 작은 원숭이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습니까?”연천능이 물었다.“그럼, 유여매는 어떻게 된 일이냐?”무진이 답했다.“아가씨께서는 깨어난 뒤로 계속 뱀이 있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하하!”고지행이 크게 웃었다.“분명 그 반보 저승일 것입니다! 역시 제 스승님답습니다! 하하…”연천능이 차갑게 그를 한 번 흘겨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경고의 뜻은 분명했다.하지만 고지행은 태연하게 히죽 웃으며 말했다.“그런 눈빛으로 저를 보지 마십시오. 스승님은 이제 능왕비가 아닙니다. 게다가 스승님께서는 전하라는 나무를 떠났으니, 이제 숲 전체를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머지않아 좋은 사내를 만나서 다시 혼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탁!’연천능이 바둑돌을 내려놓았지만, 분명히 잘못된 자리였다.고지행은 더 말하지 않고 느긋하게 바둑을 두었고, 처음으로 연천능을 완전히 압도해 버렸다.연천능의 마음이 바둑판을 떠났다는 걸 알아차린 고지행은, 한 판 더 이긴 뒤 바둑판을 밀어내며 말했다.“저는 이만 가야겠습니다!”연천능은 옥처럼 고운 손으로 검은 바둑돌 하나를 굴리며 담담히 말했다.“태자 쪽은 네가 재촉해보거라. 가능한 한 빨리 백진아에게 진찰을 맡겨야지. 정통 후계자인 태자의 병이 나으면, 조정의 판도도 크게 바뀔 것이다.”고지행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이건 그저 양날의 검일 뿐입니다. 덕분에 백진아는 태자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겠지만, 또 다른 화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태자가 낫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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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혜비와 유여매는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실내에 가득 찬 피비린내에 미간을 찌푸렸다.혜비는 창백한 안색으로 침상에 누운 연천능을 보자마자 다급히 다가갔다.“천능아? 천능아!”유여매는 그에게 달려들 듯 몸을 던졌다.“전하, 전하! 괜찮으십니까? 너무 무섭습니다. 흑…”고지행은 연천능이 주먹을 꽉 쥐는 모습을 보고, 일부러 심술궂게 한쪽에서 구경하며 진지한 얼굴로 침을 정리했다.’결벽증 있다더니? 지금은 어쩔 셈이지?’결국 보다 못한 무진이 유여매를 일깨워 주었다.“마마, 그렇게 하시면 전하의 상처를 누르게 됩니다.”유여매는 그제야 마지못해 연천능에게서 몸을 떼고, 손수건으로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혜비가 고지행에게 물었다.“지행아, 천능의 상처는 지금 어떠냐?”하나뿐인 아들이니, 그녀의 걱정과 초조함은 진심이었다. 그녀와 유여매, 그리고 유가의 부귀영화가 모두 연천능 한 명에게 달려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고지행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심각합니다. 간신히 목숨만 건진 상태입니다.”그러자 혜비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그럼, 언제쯤 깨어날 수 있는 것이냐? 오늘이 신혼 합방 날인데.”그 말에 유여매는 바로 얼굴을 붉히더니 수줍게 말했다.“어마마마…”고지행은 태연하고 뻔뻔한 태도로 말했다.“전하의 상황을 보셨습니까?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인데, 합방이라니요? 게다가 첫 잠자리도 아니니,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잖습니까?”그러고는 유여매에게 의미심장한 눈짓을 했다.유여매의 안색이 바로 어두워지더니, 그의 말을 이해한 듯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훌쩍이며 울기 시작했다.혜비는 그를 한 번 노려보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무진에게 연천능을 잘 돌보라고 당부한 뒤, 유여매를 데리고 서둘러 떠났다.그들이 나가자마자, 연천능이 무진에게 명령했다.“어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어야겠다!”“하하!”고지행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유여매는 매원으로 돌아오자마자 울부짖었다.“어마마마, 고지행과 백진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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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혜비는 그녀의 속내를 바로 알아차리고는 귀에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원앙고요?”유여매는 놀람과 두려움, 그리고 기쁨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혜비는 그녀의 입을 막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월국 무족과 연락이 닿았다. 너와 천능에게 원앙고를 심으면, 천능은 평생 오직 너만 사랑하게 될 것이다.”유여매는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혜비는 문득 한 가지를 떠올리고 물었다.“그날의 남자에 대해 정말 아무 기억도 없느냐?”유여매가 이를 악물고 고개를 젓자, 혜비가 말했다.“이상하구나. 그자를 조사했는데도 전혀 종적이 없구나. 보아하니 궁 안에서 누군가가 그 사람의 흔적을 지워준 듯하구나.”어리석은 금양 공주는 분명 황후의 가르침을 받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며 발뺌하고, 하인 하나를 희생양으로 내세운 뒤, 때맞춰 입막음까지 했으니 말이다.유여매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무고하고 불쌍한 모습을 보였다. 그 남자는 그 자체로 위험 요소였다. 만약 어느 날 그가 나타나 “그날 밤의 남자가 나다”고 말하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정말 끝장이었다.혜비는 한참 동안 그녀를 달래주고 나서야 궁으로 돌아갔다.오늘 혼례는 너무도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었기에, 반드시 사람을 시켜서 대체 누가 뒤에서 수작을 부렸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싶었다. 혜비가 떠나자, 유여매는 즉시 슬픈 표정을 거두고 향명에게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뱀, 백비아와 관련이 있는 것 같구나. 사람을 데리고 그 작은 집으로 가서, 행상 부부를 잡아 오거라. 내가 직접 심문할 테니!”향명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백비아가 그렇게 어리석을까요? 저희에게 독충으로 백진아를 상대하라 꾀를 냈으면서도, 또 같은 수법으로 마마를 해치다니요. 이건 대놓고 자기 짓이라고 말하는 꼴 아닙니까? 게다가 반보 저승은 사람을 물지만, 마마의 바지 속으로 기어든 뱀은 물지 않았습니다.”유여매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가라면 가면 될 것을! 그들이 뱀을 한 종류만 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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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노파는 밀려서 비틀거리다가, 화를 내며 외쳤다.“당신들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오?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오면 범법이오!”한 장정이 노파의 아혈을 짚어, 말을 못 하게 만들었다. 노파는 말할 수 없게 되자, 지팡이에 의지해 그들을 따라다니며 물건을 망가뜨리지 말라고 막았다.마당은 크지 않았다. 앞에 있는 방 세 칸과 부엌 하나, 창고 하나가 전부였다. 몇 사람은 금세 집 안을 전부 뒤졌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게다가 향명은 예전에 이곳에 와본 적이 있었다. 과거 왔을 때와 집 안의 가구가 모두 바뀐 것으로 보아, 정말로 세입자가 바뀐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더 캐묻지 않고 노파의 혈을 풀어준 뒤,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노파는 겁에 질린 듯하면서도 분노를 꾹 참는 표정으로 서 있다가, 서둘러 대문을 닫았다.그러나 문을 닫자마자, 그녀의 표정과 풍기는 기운까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노파의 허리는 더 이상 굽지 않았고, 등도 꼬부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눈빛을 번뜩이며, 지팡이를 휙 내던진 뒤 방으로 들어갔다.이 모든 광경은 백진아가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 전, 그녀는 근처의 큰 나무에 올라 멀리서 그 마당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분명, 이 노파에게는 비밀이 있었다.백진아는 향명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 막 나무에서 내려오려던 참이었다. 이때 노파가 다시 마당으로 나왔는데, 또다시 허리를 굽힌 늙은이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그녀는 외출하려는 듯, 대문에 자물쇠를 채웠다.백진아는 마당 안을 확인할지, 노파를 미행할지 잠시 망설이다가, 먼저 마당 안을 살펴보기로 결정했다.노파가 멀어지자, 백진아는 나무에서 내려와 흙벽으로 다가갔다.예전에 떠돌이 생활을 했었기에, 백진아는 나무 타기와 담 넘기는 데는 무척 능통했다.게다가 높이가 2미터도 안 되는 허물어진 흙벽이라, 오히려 넘기가 쉬웠다.백진아는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흙벽의 틈을 발로 딛고 힘껏 뛰어올랐고, 이내 팔로 담장 위를 감았다. 이어 한쪽 다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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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동굴 입구에서는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이 특이한 냄새는 입냄새와 비슷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더 짙고 강했다.백진아는 조금 겁이 나 바로 내려가지는 못했지만, 이내 자신에게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았다.그녀가 손목을 가볍게 뒤집이자, 손안에 사람을 쓰러트릴 수 있는 약 가루 한 봉지가 나타났고, 이내 그것을 동굴 안으로 뿌려 넣었다.잠시 기다린 뒤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자, 백진아는 공간 속에서 꽃분을 꺼내 왔다.그녀는 꽃분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동굴 안으로 들어가서 길 좀 살펴보거라.”꽃분은 갑자기 바뀐 환경에 잠시 멈칫했지만, 곧 얼굴에 기쁨이 드러났다. 꽃분은 바닥에 앉자마자, 신나게 동굴 입구를 향해 기어갔다.그 모습은 마치 오래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온 아이처럼, 익숙하고도 들뜬 모습이었다.백진아는 즉시 예전에 이 근처에서 향명을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자신이 꽃분과 독전갈에게 습격당했던 일도 생각했다.‘설마… 그날 향명이 이곳에서 꽃분을 데려간 게 아닐까?’생각을 마친 백진아는 손을 펴 의료용 비상 조명등 하나를 꺼냈다. 수술할 때 머리에 쓰는 조명등이었다.그녀는 조명등을 머리에 쓰고, 공간에서 용음 비수를 꺼낸 뒤 꽃분을 따라 동굴 안으로 내려갔다.동굴에 복잡한 장치는 없었지만, 나무로 된 사다리가 하나 있었고, 그 아래에는 지하 저장고처럼 생긴 방이 하나 있었다.백진아는 그 안을 똑바로 보았는데, 순간 기쁨과 역겨움이 동시에 밀려왔다.안에는 커다란 철창들이 놓여 있었다.그중 하나에는 반보 저승 독사가 가득 들어 있었는데, 뱀은 빽빽하게 서로 얽혀 있었고,적어도 백 마리는 훌쩍 넘어 보였다.그 안에는 겁에 질린 쥐 몇 마리와 검은 두꺼비들도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 모두 뱀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아까 들렸던 쥐의 비명은, 바로 뱀에게 잡아먹히며 낸 소리였다.이렇게 많은 독사의 독액을 시스템에 팔면… 금화가 얼마나 많을까!백진아의 눈앞에는 끝없이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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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백진아는 무언가가 자신을 습격해 오는 것을 느끼고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야옹!”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 하나가 지붕 위에서 덮쳐 내려왔다.“조심하십시오!”남자의 우렁찬 외침이 들리더니, 곧 그녀는 누군가에게 밀려 밖으로 튕겨 나가고 말았다.백진아는 밀린 덕에 몇 걸음 앞으로 달린 뒤,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사악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그녀를 공격하려던 것이 바로 저 고양이였다. 검은 고양이의 발톱은 새까맣고, 은은한 푸른빛까지 돌고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강한 독을 가진 것이 느껴졌다.검은 고양이는 백진아를 향해 괴상하게 울어댔고, 그녀는 검게 물든 이빨 사이에 썩은 살점이 걸려 있는 것까지 또렷이 보았다.뢰십이 물었다.“마마, 무례를 범했습니다. 괜찮으십니까?”비록 상대가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백진아는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괜찮네. 난 더 이상 왕비가 아니니, 그냥 이름을 부르게.”그러고는 몸을 웅크린 검은 고양이를 보며 경고했다.“저 고양이의 발톱엔 독이 있으니, 절대 긁히면 안 되네.”“감사합니다, 왕… 음, 아가씨.”뢰일은 고양이가 또다시 사람을 공격하려 하자, 허리에 찬 검을 뽑아 들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검은 고양이는 겁을 먹기는커녕 울부짖으며 폭발적인 힘으로 백진아를 향해 덮쳐왔다.고양이의 동작은 몹시 민첩했고, 속도와 폭발력도 평범한 고양이와는 비교 되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이건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었다!백진아는 이 고양이가 지하 저장고를 지키는 놈이라고 느꼈다. 자신이 지하실의 물건들을 훔쳐 간 걸 알고, 일부러 공격해 온 것이다.백진아는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한 뒤 서둘러 마당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검은 고양이는 여전히 집요하게 그녀를 쫓았다.고양이의 속도는 정말 말도 안 되게 빨랐다. 이리저리 튀어 오르며 덮쳐오는 모습은 마치 검은 번개가 연속으로 번쩍이는 것 같았다. 뢰일과 백진아가 함께 상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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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검은 고양이의 발톱과 이빨, 그리고 피에는 모두 강한 독이 있었고, 세균까지 섞여 있었다. 만약 저놈에게 상처라도 입는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만큼 심각했다.“조심하십시오!”뢰십이 소리를 지르더니, 백진아를 옆으로 세게 밀쳐냈다.‘찍!’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은 고양이의 앞발이 뢰십의 소매를 찢어버렸고, 그의 팔에는 길게 찢긴 상처가 남았다.“안 돼!”백진아는 놀라 비명을 지르며 급히 달려갔다.그녀는 이 남자의 이름도,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으로 공격을 대신 막아낸 것이었다.현대적 가치관을 가진 백진아에게 이것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고양이의 발톱이 너무도 날카로워, 뢰십의 팔엔 큰 상처가 났다. 검붉은 피가 이내 그의 팔에서 뚝뚝 떨어졌다.“젠장!”백진아는 분노에 찬 외침과 함께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저 검은 고양이의 발톱과 이빨에는 독과 세균이 가득하다.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뢰십의 인생은 이곳에서 끝을 볼 것이다.하지만 뢰십은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검은 고양이의 기력이 떨어진 틈을 타, 단칼에 고양이의 머리를 베어냈다.고양이의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다. 검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지만, 고양이는 여전히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괴성을 지르고, 사람을 해치려 했다.뢰십일이 뛰쳐나와 우렁차게 외쳤다.“죽여라!”그는 검으로 고양이의 머리를 다시 쪼갠 뒤, 발로 몸통을 짓밟아 고양이의 발톱까지 모조리 잘라냈다.이 모든 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고, 그 덕분에 백진아는 공격에서 빠져나와 뢰십을 치료할 수 있었다.백진아는 검은 고양이의 최후를 볼 겨를도 없이, 빠른 속도로 해독 환을 꺼내 뢰십에게 먹였다. 그리고 그의 소매를 찢어서 새까맣고 흉측한 상처를 드러냈다.뢰십은 조금 민망한 듯, 검은 피로 얼룩진 손을 휘두르며 태연한 척 말했다.“별일 아닙니다. 팔 하나쯤이야... 안 되면 베어내면 그만이죠.”“쓸데없는 소리!”백진아는 다급하게 소리치며 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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