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271 - Bab 280

380 Bab

제271화

뢰십은 눈을 한 번 굴리더니 말했다.“백씨… 누이요? 아, 그건 예법에 어긋납니다!”그들은 모두 백진아보다 나이가 많았다. 어찌 그녀를 누나라고 부르겠는가?백진아는 탁자를 내리치며 호탕하게 말했다.“그걸로 결정하지! 난 이 호칭이 좋아! 앞으로 나를 백씨 누이라고 부르거라. 내가 거느리는 첫 동생들이 되는 것이지!”백씨 누이라니! 보스 같은 느낌도 풍기고 좋지 않은가?‘딱 맛이 사네!’뢰십의 이마에 식은땀이 내려왔다.“알겠습니다… 아가씨만 좋으시다면야, 하하…”그때, 밖에서 춘화가 보고했다.“아가씨, 부인께서 아침 식사하러 오동원으로 오시랍니다.”백진아는 알겠다고 답한 뒤, 뢰십에게 말했다.“너희 열 명의 아침은 따로 만들라고 명하마. 이 방에서 먹거라.”뢰십이 급히 말했다.“큰… 누이, 그럴 필요 없습니다.”‘이게 뭐야? 큰누이라니, 왠지 연세가 많아 보이잖아?’백진아가 바로잡았다.“백씨 누이다. 큰누이가 아니라!”뢰십은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둘의 차이를 도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입을 열었다.“백씨… 누이, 저희는 암위입니다. 평범한 호위무사가 아니기에, 평소엔 숨어 있어야 하고,마음대로 모습을 드러낼 수도 없습니다.”백진아는 의아했다.“그럼, 밥은 어떻게 먹느냐?”뢰십이 답했다.“비상식량으로 떡, 육포, 물을 준비해 둡니다.”백진아는 누나 포스를 뿜어내며 말했다.“이곳에선 내 말이 곧 법이다. 요리를 만들어서 이 방에 두면, 와서 먹거라.”그런 것만 계속 먹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영양실조가 올 것이다.백진아는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 부엌에 열다섯 명 분량의 음식을 만들어 별채의 방으로 보내라고 지시했다.열다섯 명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암위들은 장정이라 원래 많이 먹기 때문이다. 둘째, 행지원을 감시하는 자들이 안에 암위가 몇 명 있는지 헷갈리게 하려는 계략이기 때문이었다.백진아가 오동원에 도착하자, 백우씨와 백경유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백우씨는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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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백진아가 가볍게 웃었다.“어머니는 역시 아버지를 좋게 생각하시는군요.”백우씨는 얼굴을 붉히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이 계집애가, 어미를 놀리기까지 하네! 부부는 한 몸이다. 그 사람이 힘들면 내가 편할 것 같으냐? 자, 밥이나 먹자!”백진아는 실소를 터뜨렸다. 보아하니 백우씨는 여전히 백근당에게 정이 있는 듯했다.만약 월국의 첩자들이 명혜 군주와 진의댁 모녀와 연관돼 있다면, 어떤 이유로든 그 모녀는 절대 살려둘 수 없었다. 타국과 내통하는 것은 가문을 멸하는 큰 죄였다.돈보다 중요한 건 목숨이지 않은가? 상황을 보니, 그녀는 좋은 방법을 하나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다.아침을 먹은 뒤, 백진아는 만들어 둔 연고와 약을 챙겨 회춘당으로 향했다.그녀는 가마 안에 앉아 회춘당에 가져갈 물건들을 좌석 아래에 넣었다.걷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어젯밤 한숨도 못 자서 이동하는 동안이라도 좀 쉬고 싶었다.게다가 가마꾼들이 무게 변화를 느낄까 봐, 공간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저 가마에 기대 눈을 감고 잠시 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갑자기 거리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고, 가마가 길가로 비켜섰다.백진아는 눈을 뜨고 가마 발을 들어 밖을 내다봤는데, 깃발이 나부끼고, 장대한 행렬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지나오고 있었다.선두를 여는 호위, 화려한 마차, 익숙한 광경이었다. 능왕부의 의장대였다.행렬에는 마차가 두 대 있었는데, 맨 앞의 화려하고 큰 마차는 능왕 전용, 그 뒤의 마차는 능왕비 전용이었다.보아하니, 연천능과 유여매가 입궁해서 예를 올리러 가는 모양이었다.백진아의 가슴이 콕 찔린 듯 아파졌다. 그녀는 급히 가마 발을 내렸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원주인이 궁으로 들어가, 예를 올리던 장면이 떠올랐다. 시녀 둘만 데리고 갔다가 혜비에게 늦었다고 꾸중을 듣고, 유리궁 앞에서 네 시진이나 무릎을 꿇고 벌을 섰던 기억이었다.그 기억의 영향인지, 아니면 그저 마음이 아파서인지, 백진아의 심장은 칼로 상처를 내고 소금이라도 뿌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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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뱀을 때려죽이지 못하면, 오히려 그 독에 물리게 될 수도 있었다.진의댁과 백비아가 바로 그 예였다.하지만 백진아는 현대에서 자란 사람이었다. 그녀는 생사가 걸린 순간이 아닌 이상, 먼저 나서서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할 수 없었다. 도덕이라는 그 선은 도저히 넘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도 없었다. 그녀는 눈을 천천히 굴리더니, 뾰족한 수가 떠올랐다.그녀는 공간에서 꽃분이를 불러내어, 작은 종이 봉투 하나를 입에 물려주며 말했다.“앞에 있는 저 마차로 가서, 이 종이 봉투를 물어뜯어. 알겠느냐?”꽃분이 멍한 표정을 짓자, 백진아는 유여매의 마차를 가리킨 뒤 자신의 입 앞에 종이봉투를 가져다 대고 ‘앙’ 하고 무는 시늉을 했다.그리고 다시 물었다.“이해했느냐?”꽃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봉투를 물고 가마 틈새로 빠져나가서 담벼락 아래의 틈을 따라 사라졌다.그 종이봉투 안에는 독전갈을 끌어들이는 약 가루가 들어 있었기에, 백진아는 몇 마리의 독전갈을 풀어, 꽃분을 따라 유여매를 만날 수 있게 했다.그녀의 목적은 유여매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백비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것이었다.유여매의 손을 빌려 백비아를 없애면, 명혜 군주도 백가를 탓하지 못할 것이다.만약 명혜 군주 뒤에 월국의 무족이 있다면, 백비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유여매까지 없애면 더 좋을 것이다.이 계획이 최선의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백진아에게로 불똥이 튈 일은 없었다. 그 누구도 그녀에게 독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아가씨, 출발하겠습니다.”능왕부의 행렬이 지나간 뒤, 춘화가 가마 밖에서 알렸다.백진아는 자세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그래.”춘화당으로 가는 길 내내, 연천능과 유여매에 대한 백성들의 수군거림이 들렸다. 백성들은 궁중의 내막은 알지 못한 채, 그저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있었다.“아이고, 능왕 전하께서 드디어 오랫동안 마음에 품던 유가 아가씨를 부인으로 맞았구먼.”“유가 아가씨는 성품이 온화하고 아름답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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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고지행은 부채를 접으며 손짓했다.“스승님, 들어오시지요.”백진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그제야 그의 미모에 넋을 잃고 있던 여자들이 정신을 차렸고, 소리를 지르며 우르르 몰려들었다.“얼굴을 곱게 만드는 연고를 열 상자 주게!”“연고마다 다섯씩 주게!”“흉터를 없애는 연고 열 상자!”“난…”고지행은 부채로 허공을 눌러 상황을 제지했다.“다들 잠깐만 조용히 하십시오!”여자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고 고지행을 바라보며, 그의 말만 기다렸다.고지행은 여유로운 말투로 말했다.“이 물건들은 회춘당의 검사받고, 품질이 확인된 뒤에야 팔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지요.”이 한마디로 백진아가 겪을 수도 있는 위험을 많이 없앴다.백진아가 가져온 물건은 회춘당이 검사해 보증한 제품이며, 문제가 생기면 회춘당 역시 책임을 진다는 뜻이었다.회춘당의 배후는 신의곡과 능왕부였다. 그러니 트집을 잡으려면 배후까지 생각해야 한다.백진아는 고마운 마음을 품고, 안으로 들어갔다.“고맙구나.”고지행은 여유롭게 부채를 흔들며, 아름다운 눈을 살짝 치켜뜨고 웃었다.“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정한 가격이 꽤 비싸니.”그는 부채를 거두고, 가장 안쪽의 문을 가리켰다.“스승님의 진료실을 한번 보시지요.”백진아의 얼굴이 환해졌다.“이렇게 빨리?”고지행은 자랑스럽게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럼요. 스승님이 시킨 일인데 제가 어찌 소홀히 하겠습니까?”“허풍은.”백진아는 웃으며 가볍게 그를 타박하고는, 그 방을 향해 걸어갔다.방은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제법 넓었다.바깥방은 진료를 맡은 곳으로, 탁자와 의자, 장, 세면대, 화분 등이 놓여 있었다.안쪽은 다시 두 칸으로 나뉘었다. 좌우로 문이 있었고, 한쪽은 진료실, 다른 한쪽은 휴식실이었다.고지행은 먼저 휴식실 문을 열며 말했다.“이곳은 스승님께서 쉬는 곳입니다. 피곤할 때나 점심시간에 쓰시면 됩니다.”입구에는 매난국죽이 수 놓인 네 폭의 병풍이 놓여, 밖에서 보이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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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공주, 황비, 왕비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황제, 황후, 그리고 태자뿐이었고, 백진아가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만약 태자의 병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면, 황제와 황후, 태자의 보호를 받기는커녕, 도리어 그들의 미움을 살 수도 있었다.고지행이 담담하게 말했다.“눈병입니다.”“장님인 것이냐?”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른 의자에 앉았다.눈은 인체에서 가장 연약한 부위라, 침을 놓거나 칼을 대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지행이 말했다.“완전히 앞을 못 보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세 걸음만 떨어져도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죠.”“태생이냐? 아니면 뒤늦게 생긴 병이냐?”백진아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머릿속으로 몇 가지 병을 떠올렸다.고지행이 대답했다.“태생은 아닙니다. 들리는 말로는 일곱, 여덟 살 무렵부터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심해졌다고 합니다. 저는 그저 책을 자주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었습니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무슨 병인지 감은 잡혔지만, 정확한 병명은 직접 검사해 봐야 알 수 있었다.시야가 흐려지는 원인은 매우 다양했다. 첫째는 굴절 이상으로, 원시, 근시, 난시 같은 경우였다. 그리고 둘째는 안구 내부 질환인 백내장, 녹내장, 망막 박리 등이었다.“하지만 태자의 치료는,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냐?”백진아가 의문을 제기했다.“아마 곧 폐하의 명이 내려올 것입니다.”고지행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자, 진료실도 한번 보시지요.”진료실은 환자를 검사하고 침을 놓는 공간으로, 탁자와 의자, 옷걸이, 장 외에, 가운데에 좁은 침상 하나가 놓여 있었다.백진아가 말했다.“이 침상은 폭과 높이가 다 맞지 않으니, 오래 쓰면 힘들 것이다. 침상과 비슷한 단을 하나 맞추고 싶구나”고지행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말씀하세요.”백진아는 곧바로 종이와 붓을 가져와, 간이 수술대 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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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반사하기 위해서다.”백진아는 그가 이해하지 못할까 봐, 춘화에게서 화장 보정용 작은 동경을 받아 햇빛에 비춰 직접 시범을 보였다.고지행은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더니, 백진아를 보는 눈빛이 존경과 열기가 가득 담겨있는 채로 바뀌었다.“스승님, 정말 아시는 게 많으십니다!”백진아는 살짝 턱을 치켜들었고, 우쭐한 듯 미소를 지었다.“그럼. 그러니 내가 사부고, 네가 제자지.”고지행은 호탕하게 웃으며, 그 말을 인정했다.백진아는 그 밖에도 몇 가지 자잘한 요구를 더 전한 뒤, 고지행에게 회춘당 앞에 공고문을 붙이게 했다. 내일부터 회춘당에서 진료를 보며, 여성 환자만 전문적으로 진찰한다는 내용이었다.회춘당을 나와 가마에 오르자, 꽃분이가 돌아와 있었다. 입에는 여전히 그 종이봉투를 물고 있었지만, 이미 봉투는 찢어져 있었고 안에 있던 약 가루도 다 사라진 상태였다.백진아는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일은 잘 끝냈느냐?”꽃분은 신이 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을 기다리는 표정을 지었다.거리가 꽤 있었던 탓에, 백진아는 꽃분이 정말 임무를 완수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결과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연천능과 유여매가 궁에서 나왔다.연천능은 ‘부상’을 이유로 가마에 실려 나와 곧바로 마차에 올랐다.오늘 하루, 연천능은 상처를 안은 채 유여매와 함께 궁으로 들어가 예를 올렸고, 그 덕분에 유여매의 체면은 충분히 세워졌다. 그로 인해 궁 안팎 모두가 그가 유여매를 얼마나 총애하는지 알게 되었다.유여매 역시 기분이 좋아,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띠었다. 그녀는 향명의 부축을 받으며 자신의 마차에 올랐다.그런데 마차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다시 밖으로 뛰쳐나왔다.너무 놀란 나머지 머리가 마차 문에 부딪혔고, 비녀와 장신구들이 우르르 떨어지며, 중심을 잃고 그대로 마차에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향명과 마차 옆에 있던 또 다른 시녀가 그녀를 붙잡고, 부축하느라 애를 썼기에, 다행히 유여매는 나뒹굴지는 않았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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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백진아가 백부로 돌아오자, 마침 행상이 키 크고 건장한 사내 몇 명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아마 백우씨가 호위를 사들이고 남은 사람들일 것이다.행지원으로 돌아오니, 청초가 처마 아래 계단에 앉아 과자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귀에 천이 감겨 있었는데, 그 사이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가 물었다.“청초, 어떻게 다친 것이냐?”청초는 백진아를 보자 눈물을 쏟아내며 하소연했다.“마마, 어떤 노파가 제 귀를 잡아당겼습니다!”백진아는 차분히 물었다.“누가? 어찌 잡아당긴 것이냐?”청초는 둔한 편이라, 혹시라도 백가의 첩실이나, 도련님, 아가씨를 건드렸을 수도 있었다.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 그저 걷고 있었는데, 제가 진의댁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귀를 잡아당기고 허리를 꼬집었습니다.”사정을 아는 한 노파가 급히 나서서 말했다.“청초가 오동원으로 가다가, 달문 문어 구에서 진의댁과 부딪힐 뻔했습니다. 그래서 진의댁을 모시는 노파가 손찌검한 겁니다.”“진의댁… 정말 바퀴벌레처럼 질기네.”백진아는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희춘원 문 앞에 이르자, 문지기 노파가 길을 막았다.“아가씨, 진의댁과 둘째 아가씨께서 요양 중이시라, 지금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백진아는 노파의 거만한 태도를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손을 뻗어 ‘찰싹’하고 따귀를 날렸다.“주인까지 모욕하는 천한 것! 다음에 또 그러면 곧장 장형으로 쳐 죽일 줄 알아!”백진아는 차갑게 한마디를 던진 뒤, 뺨을 움켜쥔 노파를 지나쳐 그대로 희춘원 안으로 들어갔다.백비아는 백진아를 보자마자, 어젯밤 일을 떠올린 듯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몸도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진의댁도 겁을 먹은 기색이었지만, 애써 강한 척하며 말했다.“백진아, 어찌 이곳에 온 것이냐?”백진아는 비웃음을 내뱉으며 느긋하게 물었다.“오늘 제 사람을 때린 게 누구입니까?”진의댁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네 사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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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백진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아주 좋구나.”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용음 비수를 휘둘렀다. 차가운 빛이 번쩍이더니, 그 노파의 귀 반쪽이 잘려 나갔다.용음 비수는 아주 날카로웠다. 노파는 귀가 바닥에 떨어진 걸 보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통증을 느끼고는 귀를 부여잡으며 비명을 질렀다.그의 눈빛에 공포가 휩싸였다. 애써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눈동자 속에는 이미 두려움이 스며들어 있었다.그녀는 수많은 사람을 해쳤지만, 직접 손을 더럽힌 적은 드물었다. 설령 직접 했다고 해도 이렇게 잔인한 수법은 아니었다.“백진아, 어찌 이리도 사람을 몰아붙이는 것이냐? 이 일은 반드시 대감께 말씀드려, 해명을 받아낼 것이다!”그녀는 백근당을 들먹였다.백진아는 냉소하며 태연하게 비수를 거두고는, 소매를 정리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사람을 몰아붙이다니요? 어젯밤 하인을 데리고 행지원에 쳐들어와, 일곱 명의 호위에게 나를 능욕하게 하려던 건, 뭐라고 해야 합니까? 착한 저를 얕잡아 보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어젯밤 제가 마음만 먹었다면, 두 사람의 결백을 없앨 방법은 많습니다.”진의댁과 백비아는 어젯밤을 떠올리자, 얼굴에 공포가 떠올랐다. 백진아에게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고수가 있었다!게다가 아무런 기척도 없이, 사람의 힘을 빼는 약까지 뿌렸다. 만약 다른 약이었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했을 것이다.백진아는 콧방귀를 내뱉고 몸을 돌려 떠났다.그때, 문밖에서 다급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딸아, 무슨 일이냐?!”말이 끝나기도 전, 다급히 달려온 명혜 군주는 백진아를 보자마자 걸음을 멈췄다.그녀는 잠시 놀란 듯하더니, 백진아가 이제 능왕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곧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리 그래도 나는 군주다. 예법대로 나에게 큰절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백진아는 이를 악물었다가, 이내 미소를 띠며 말했다.“군주께 배운 겁니다. 제가 능왕비였을 때, 군주도 제게 절 한 번 하지 않으셨잖아요.”명혜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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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백진아는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명혜 군주를 바라보았다.“명혜 군주, 잊지 마십시오. 진의댁과 백비아는 아직 백부에 있습니다. 그리고 고작 첩실과 서녀인데, 그들도 언젠가 예법을 어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명혜 군주는 그 말을 듣자, 정말로 겁이 났다. 신분이 사람을 누르는 법. 백우씨와 백진아가 마음만 먹으면, 진의댁과 백비아를 괴롭히는 건 말 한마디면 충분한 일이었다.결국 명혜 군주는 분을 삼킨 채, 백진아를 잡으려던 노파들을 불러 세웠다. 그저 백진아가 유유히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홍곡의 부축받고 방으로 들어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저 멍청한 것, 어쩌다 미친개처럼, 보는 사람마다 물어뜯는 것이냐?”명혜 군주는 바닥에 떨어진 반쪽짜리 귀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건 또 무슨 일이냐?”“군주! 제발 저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그 노파는 땅에 엎드려, 울며 머리를 조아렸다.귀가 반이나 잘린 채로, 피가 목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명혜 군주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살얼음이 떨어질 듯 차가워졌다. 그녀는 홍곡에게 말했다.“먼저 저자의 상처부터 처치해라.”홍곡은 노파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진의댁이 해명하듯 말했다.“그저 멍청한 계집애의 귀를 비틀어, 두어 마디 훈계했을 뿐인데, 백진아가 곧장 노파의 귀를 베어버렸습니다!”“외조모…”백비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눈물을 글썽인 채 명혜 군주를 바라봤다. 억울해 보이는 불쌍한 모습이었다.명혜 군주는 가슴이 아파, 그녀를 끌어안았다.“비아야, 대체 누가 너를 이렇게 괴롭힌 것이냐? 어서 말해 보렴. 외조모가 대신 혼내주마!”백비아는 명혜 군주의 품에 파고들어, 숨이 넘어갈 듯 울었다. 마치 하늘이 무너질 억울함이라도 당한 사람 같았다.명혜 군주는 옆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진의댁을 보며 말했다.“급히 나를 부르더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진의댁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어젯밤, 누군가 백진아 그 멍청한 것이 남자에게 안겨 행지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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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딸과 외손녀의 실망한 모습을 보자, 명혜 군주가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말거라. 그 보따리장수가 예전에 홍곡에게 한 무의를 돌봐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 무의는 더 큰 재주를 가졌지. 사람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다.”백비아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녀는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좋습니다! 저는 백진아부터 죽이고, 유여매까지 죽일 것입니다!”진의댁 역시 독충을 쓰는 방법이 너무 번거롭고, 성공을 장담할 수도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먼저 목표 인물이나 방 안에 독충을 유인하는 약 가루를 뿌려야 하고,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에 독충을 풀어놔야 했다. 독충이 냄새를 따라가더라도 숨길 줄을 모르니, 쉽게 들킬 가능성도 컸다.명혜 군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무의가 여행을 갔다고 들었다. 보아하니, 며칠 안으로 돌아올 것 같다.”“이번엔 반드시 백진아와 유여매를 죽여야 합니다!”백비아는 이를 악물었다.진의댁도 덧붙였다.“백우씨 그 천한 계집도 이제 가만둬선 안 됩니다. 백우씨가 죽으면 병약한 녀석의 병도 도질 테고, 그러면 이 집에는 적자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정실이 되면 제 아이들이 적출될 것입니다!”진의댁이 평생 가장 꺼려온 건, 첩이라는 신분이었고, 백비아가 가장 증오한 것도 서녀라는 신분이었다.모녀는 마치 희망이 보이는 듯, 의욕이 한껏 살아나 있었다.…한편, 백진아는 행지원으로 돌아와, 다시 청초의 상처를 처리해 주었다. 청초의 상처를 다섯 바늘이나 꿰맨 뒤, 공간에서 참외 하나를 꺼내 그녀를 달랬다.청초는 참외를 받아 들더니, 곧바로 무릎을 꿇고 절했다.“마마의 하사에 감사드립니다!”그 호칭을 듣는 순간, 백진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통이 밀려왔다.“난 더 이상 왕비가 아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왕비라고 부르지 말고, 언니라고 부르거라.”청초는 다시 절하며 말했다.“예, 왕비 마마!”“…”백진아는 힘없이 이마를 짚었다. 그녀는 더 이상 머리가 둔한 하녀와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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