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384 챕터

제231화

추혼각의 자객에게 걸린 이상, 백진아는 죽을 때까지 그들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임무를 내린 의뢰인이 임무를 철회하지 않는한 말이다.연천능은 궁으로 들어가 혜비를 찾기로 결심했다.혜비와 유여매는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연천능이 왔다는 소리를 들은 두 사람은 서로를 힐끔 바라보았다.유여매의 눈에는 금세 억울함에 가득 찬 눈물이 맺혔고,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혜비 마마… 저….”혜비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두드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너는 곧 능왕비가 될 것이다. 너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유여매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제가 반드시 효도하겠습니다.”혜비는 유여매를 안심시키듯 몇 마디 덧붙인 후, 연천능을 만나러 별채로 향했다.연천능은 냉정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었고, 혜비가 들어왔음에도 예를 올리러 일어나지 않았다.혜비는 싸늘한 눈빛으로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상석에 앉아 비웃듯 말했다.“어찌 얌전한 우리 아들이, 어미에게 예도 올리지 않는 것이냐?”연천능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힐긋 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추혼각에 백진아를 죽이라는 명을 없애라고 통보하십시오.”혜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이해하지 못하겠구나.”그러자 연천능이 그녀를 지그시 보며, 냉정하게 말했다.“유여매와 혼인하여 부부가 되면, 평생 함께 지내야지 않겠습니까? 살다 보면 아프거나 다칠 수도 있으니, 늘 평안할 것이라 장담은 못 합니다.”혜비의 얼굴이 순간 차갑게 식었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것이냐?”연천능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예.”혜비는 차갑게 웃었다.“이미 어리석은 백진아에게 마음이 간 것이구나! 냉혹하고 여색을 멀리하는 너에게도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 있다니, 참으로 뜻밖이로구나.”연천능은 담담하게 말했다.“저에게 쓸모가 있는 사람입니다.”“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 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것이냐?”혜비는 연천능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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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백진아는 힘겹게 침을 한 번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전하는?”손 마마가 답했다.“궁에 가셨습니다.”백진아의 초점을 잃었고,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렸다.“궁에 갔구나…”혜비를 만나러 간 걸까? 자객들은 그녀가 보낸 사람이었을까?손 마마가 부드럽게 물었다.“배고프시진 않으십니까? 부엌에 죽을 가져오라 시킬까요?”백진아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배가 고팠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았고, 그제야 연천능의 침실, 그의 침상 위에 누워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백진아는 입을 열었다.“내 약상자를 가져오게.”손 마마가 답했다.“전하께서 마마가 깨어나시면 찾으실 거라며, 이미 가져다 두셨습니다.”손 마마는 말하면서 약상자를 바로 열었다.평소 쓰는 약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기에, 백진아는 필요한 약을 꺼내 손 마마의 도움을 받아 복용했다.잠시 후, 연란거의 부엌에서 채소죽 한 그릇을 갖고 왔고, 백진아는 반 그릇 정도 먹고 손 마마에게 말했다.“가서 일 보게. 잠깐 혼자 있고 싶구나.”그녀는 공간으로 들어가 영천수로 상처를 씻고, 다시 직접 처리하고 싶었다.이번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평소 공간의 영기로 몸이 단련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염라대왕 앞에서 차나 마시고 있었을 것이다.손 마마는 빈 그릇을 들고 말했다.“예.”그때, 밖에서 시녀가 보고했다.“왕비 마마, 녕태비와 공왕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백진아는 공왕의 피가 담긴 병이 마차 안에 있었고, 그 마차가 이미 파괴됐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손 마마는 말 없는 백진아를 보며 말했다.“크게 다치셨으니, 만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백진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녕태비를 모시게. 그리고 공왕의 피를 담은 병을 잃었다고 전하고, 다시 피를 조금 뽑아오라 전하게.”“알겠습니다.”손 마마는 방을 나가 시녀에게 손님을 본청으로 전하라고 지시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녕태비가 들어왔다.그녀는 백진아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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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녕태비가 말했다.“물론 의뢰인에게 임무를 취소하게 만드는 것이다. 단, 돈은 돌려받을 수 없지. 그러니 지금은 추혼각에게 사주를 내린 자를 찾아내는 게 중요해. 공왕이 너를 도와, 꼭 그자를 찾아내겠다고 하더구나.”백진아는 그녀가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것임을 알고 말했다.“공왕께 감사드립니다. 잠시만 공왕숙의 피를 보관해 주십시오. 몸이 회복되면, 검사해 드리겠습니다.”녕태비가 눈을 살짝 내리깔며 물었다.“공왕의 병, 자신 있느냐?”백진아는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더 많은 후원자를 찾아야 한다고 느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건, 의술밖에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말했다.“지금으로써 연명은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완치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녕태비는 깜짝 놀라, 백진아의 손을 꼭 잡고 다급하게 물었다.“정말이냐? 참인 것이냐? 그 허증을 완치할 수 있는 것이냐?”백진아가 말한 건 “쉽지 않다”이지 “불가능하다”는 아니었다.그녀는 손을 잡히자, 조금 통증을 느껴 눈살을 찌푸렸다.그러자 녕태비가 재빨리 손을 놓고,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미안하구나. 내가 너무 흥분했어... 공왕의 병을 완치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냐? 필요한 게 있으면 말만 하거라. 귀한 약재든 용하다는 샘물이든, 뭐든 내가 방법을 찾아볼 테니!”백진아의 눈이 반짝였다. 역시 권세가 있는 사람들이라, 재력도 충분했다!좋은 걸 그냥 지나치면 바보지 않은가?백진아는 진지하게 말했다.“귀한 약재도 필요하지만, 구하기 어렵진 않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사람입니다. 공왕과 같은 피를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고대 사람에게 혈액형이나 골수 같은 개념을 설명하기 어려워, 백진아는 간단하게 설명했다.녕태비의 눈빛이 깊어졌다.“같은 피를 가진 사람이라…?”백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공왕에게 피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 완치 가능성이 반도 되지 않기에,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반이라고?”녕태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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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반짝이던 녕태비의 눈빛은 완전히 빛을 잃고 말았다.“선황께서 돌아가신 지도 여러 해가 지났는데, 어찌 그와 같은 부모님을 가진 형제자매를 찾는단 말이냐.”어머니가 같지만, 아버지가 다른 경우도 어려웠다. 정신을 잃은 왕이나 몇 명의 공주는 녕태비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황제는 절대 건드릴 수 없었다.백진아도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현대의 발달한 빅데이터를 이용해도 골수 매칭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지금 시대에선 더 말할 것도 없었다.백진아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공왕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직 몸 상태가 괜찮으시니,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녕태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백진아가 너무 허약해 보이자, 이내 피를 뽑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녕태비가 자리를 떠나자마자, 백진아는 공간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그때, 밖에서 손 마마가 보고를 올렸다. “마마, 태자비를 가까이서 모시는 궁녀가 마마께 문안드리러 왔습니다.”백진아는 말했다.“태자비께 고맙다고 전하게.”백진아는 능왕비인 만큼, 하인을 직접 맞이할 필요는 없었다.“예!”손 마마는 대답하고 바로 물러났다.백진아는 침상 가림막을 내리고 공간으로 들어갔다.적염은 백진아가 들어오자마자, 그녀의 품에 안겨서 아기처럼 애교를 부렸다.“찍찍…”백진아는 적염을 안고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약하게 말했다.“얌전히 있거라. 먼저 상처를 처리해야겠다.”적염은 그녀 몸에서 나는 약 냄새와 피 냄새를 맡았고, 검은 포도알 같은 큰 눈에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였다.적염은 얌전히 뛰어 내려가, 잔을 들고 영천수에서 물을 떠서 머리 위로 들었다.“찍찍…”백진아는 흐뭇한 표정으로 허리를 숙여 잔을 받아 들고, 적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고맙다. 우리 적염이, 참 똑똑하구나!”백진아는 영천수 한 잔을 단번에 마시고 나니, 조금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찍찍!”적염은 이내 잔을 가져가 다시 물을 떠 왔다.백진아는 적염에게 입맞춤한 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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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백진아는 2층 약방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중약, 서약은 물론이고, 의치, 의족, 안경, 휠체어 같은 의료 기구까지 모두 갖춰져 있었다.게다가 금화로 약재 씨앗을 교환할 수도 있었고, 약재 종류가 수천 가지에 달해 이제 몇 가지 약재만 심을 필요가 없었다.정밀 기기와 수술실 등 고급 시설도 3층에 위치해 있었지만, 시스템을 3단계로 올려야 열 수 있었다.2층 약재와 기구도 가격이 꽤 괜찮았다.백진아는 세 자릿수로 변한 금화를 보며, 순간 집안이 몰락한듯한 기분이 들었다.‘금화를 벌어야지! 금화를 벌어야지!’게다가 약 밭도 계속 확장할 수 있기에, 더 많은 약재를 심어 많은 금화를 벌 수 있었다.백진아는 예전에 심은 복숭아씨, 살구씨, 앵두씨가 작은 새싹을 돋운 것을 발견했다.“하하! 조금 있으면 복숭아, 살구, 앵두를 먹을 수 있겠구나.”그녀는 과일나무들이 크게 자라니, 공간 가장자리에 옮겨 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 과일나무밭이 번쩍하며 공간 가장자리로 이동했다.백진아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이게… 뭐지?”혹시 의식으로 공간을 조작하는 능력이 늘어난 걸까?예전에는 외부에서 가져온 씨앗은 직접 심어야 했었다.그녀는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구기자, 인삼, 영지, 현빙초, 하수오 같은 약재도 공간 과일밭 한쪽으로 옮기고, 약재 간격을 재조정했다.그리고 의식만으로 모든 작물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 시스템 내 작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가져온 것도 가능했다.“그럼, 의약 빌딩 안의 것들도 될까?”백진아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외쳤다.‘감기 캡슐 한 상자!’순간, 감기약 상자가 그녀의 손에 나타났다!그녀는 다시 백혈병 치료용 수입 약을 마음속으로 외쳤지만, 시스템에서 경고가 나타났다.‘금화 부족!’‘아, 역시 금화 제한이 있구나! 금화를 쓰지 않는 물건이…?’“약밭 창고 안에 있는 푸른 비단!”그러자 한 폭의 비단이 그녀 품에 나타났다.“돌려놔!”그리고 그녀의 외침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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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그리고 공간 밖에서 의념을 사용하는 것은 정신력을 매우 많이 소모했다. 잠깐만 시도해도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핑 돌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백진아는 연천능의 침실에 있었다. 그래서 공간 안에서 잘 수도 없어, 그대로 몽롱한 상태로 잠들어 버렸다.그녀는 이번에 꿈도 꾸지 않았다. 얼마나 잤는지도 모를 즈음, 그녀는 얼굴 위로 뭔가가 기어다니는 느낌이 들었다.백진아는 귀찮은 마음에 벌레를 때리려 손을 올렸지만, 그녀의 손에 닿은 건 사람이었다.연천능은 막 손가락으로 백진아의 섬세한 이목구비를 만지작거리던 중이라, 그녀의 손이 움직이자 황급히 손을 거뒀다.“깼느냐?”맑고 나지막이 들리는 목소리에는 피로와 걱정이 섞여 있었다.백진아가 고개를 돌리자, 침상 곁에 앉아 있는 연천능이 보였다. 그의 표정은 냉랭했지만, 착잡하고 그윽한 눈동자 속에는 걱정과 안타까움, 분노, 자책이 뒤섞여 있었다.연천능은 몸을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물었다.“어디 또 아픈 데는 없느냐?”“온몸이 아픕니다.”백진아는 축 처진 목소리로 답했다.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아 목이 바싹 말라 있었다.“저… 대체 얼마 동안 잔 것입니까?”“이틀 하고도 하룻밤이다.”‘이틀하고도 하룻밤이라니? 그렇게 오래?’공간에서 몸 상태를 확인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잘 상태는 아니었다.‘설마… 의념을 너무 써서 그런가?’백진아가 멍하니 천장 위를 바라보자, 연천능은 얼굴을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그는 손으로 그녀의 뺨을 살짝 두드리며, 숨결이 코끝을 스칠 정도로 다가와 낮게 물었다.“백진아, 무슨 일이냐?”‘설마 머리를 상한 건 아니겠지?’그러자 백진아는 천천히 눈동자를 굴리며 답했다.“괜찮습니다.”그러고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가 저를 죽이려 했는지 아십니까?”연천능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눈동자 깊숙이 살기가 스쳤다.“혜비다.”백진아는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역시 그렇군요.”“추혼각에 너를 죽이려는 임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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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연천능은 백진아의 주먹을 잡고,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건방지군!”하지만 그의 말투는 의외로 부드러웠고, 눈가와 미간에는 웃음이 스며 있었다.백진아는 그의 손에서 전류 같은 느낌이 전해지는 듯했다. 전류는 주먹에서 팔을 타고 마음까지 서서히 전해지더니, 순간 심장까지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그의 호의에 바로 다른 한쪽 주먹을 들었고, 이내 그의 잘생긴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연천능이 백진아의 다른 주먹도 잡으며 장난스레 말했다.“신났나 보구나?”그 말과 함께 연천능은 참을 수 없다는 듯, ‘푸흐’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백진아는 처음 보는 그의 밝은 웃음에 세상이 멈춘 듯 멍해졌다.너무 매혹적이었다!연천능이 이렇게 행복하게 웃을 수 있다는 걸, 백진아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그의 웃음은 어둠을 밝히는 달빛과도 같았고, 얼굴을 살랑거리는 봄바람처럼 얼어붙은 눈을 녹이며 세상을 환히 비추었다.그의 미소는 불꽃처럼 그녀의 마음속에서 터져 큰 파장을 만들었다.아마 항상 냉혹하고 엄숙한 표정에 익숙했는지, 연천능은 웃는 것에 서툴렀다. 그는 급히 손을 코끝에 대고 웃음을 가렸다.백진아는 그의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가리지 마십시오. 웃는 게 정말 예쁘시니, 앞으로 많이 웃으세요.”연천능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재빨리 웃음을 거두고는, 예전처럼 냉혹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갔다.눈부신 그의 미소가 사라지자, 백진아는 다소 실망했다.백진아는 입가의 침을 훔치는 듯한 흉내를 내며, 장난스럽게 노래했다.“웃는 게 참 예쁘시네요. 화사한 봄꽃처럼 모든 걱정을 날려버려요...”비록 목소리는 작았지만, 표정과 손짓까지 더해, 열심히 노래하고 있었다.연천능은 이런 멜로디를 들어본 적 없었다. 하지만 듣기 좋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하지만 갑자기 ‘엉엉’거리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들의 따뜻한 분위기를 깨뜨려 버렸다.연천능의 얼굴은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고, 눈썹을 찌푸렸다. 그의 눈동자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백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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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고지행은 말을 잇다가, 순간 무언가를 떠올린 듯 연천능을 노려보았다.연천능은 아무 일 없는 듯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백진아는 약상자를 살짝 만지며, 약상자 뚜껑을 가림막 삼아 공간에서 풀로 만든 메뚜기 하나를 꺼냈다.“꼬마야, 이리 오너라. 이모에게 무엇이 있는지 보거라.”메뚜기는 백진아가 적염이와 놀아주기 위해 대충 만든 것이었지만, 그래도 꽤 정교하고 귀여웠다.남자아이는 신기한 것을 보더니, 금세 울음을 멈추었고, 이내 작은 손을 내밀었다.백진아는 살짝 몸을 비켜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착하구나. 자, 입부터 벌리거라. 네 목을 살피고 나면, 이 메뚜기를 주마.”남자아이는 조금 머뭇거렸지만, 메뚜기를 갖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연천능은 백진아가 이렇게 부드럽고 인내심 있는 모습을 보일 줄 몰랐기에, 바라보다가 잠시 넋을 놓았다.백진아는 계속 남자아이를 달랬다.“이 메뚜기만 주는 것이 아니라, 네 목도 낫게 해주마. 목이 안 아프면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지.”그녀의 미소는 부드러웠고, 말투도 차분했다.남자아이는 말을 듣고 얌전히 입을 벌렸다.백진아는 압설판으로 혀를 누르고 후두경으로 목을 살피다가 숨을 들이켰다.“생선 가시가 박혀 있구나! 목이 붓고 고름까지 생겼구나. 조금만 더 늦었으면 기도가 뚫릴 뻔했어.”백진아는 고지행을 힐끔 바라보며 꾸짖었다.“왜 진작 데려오지 않은 것이냐!”고지행은 억울한 듯 말했다.“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스승님이 쓰러지셨다고 전하께서 못 들어오게 하셨습니다.”연천능은 그를 한 번 쏘아보더니, 억울한 듯 그녀를 향해 말했다.“정말로 쓰러져 있었잖냐? 깨워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백진아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말했다.“아이의 혈 자리를 눌러주십시오. 생선 가시를 빼야 하는데, 아이가 움직이면 기도를 찌를 수 있습니다.”연천능은 손을 뻗어 남자아이의 혈자리를 눌렀고, 턱을 잡아 아이의 머리를 받쳐주었다. 백진아는 핀셋을 꺼내 조심스럽게 생선 가시를 뺐다.가시는 꽤 컸고, 피와 고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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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고지행은 질책하는 눈빛으로 연천능을 노려보았다. 그 모습에 연천능은 몹시 짜증이 났다.연천능의 냉혹한 눈빛에서는 살얼음이 튀어나올 듯했으며, 목소리마저 싸늘했다.“내 일은,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고지행은 비웃듯 유연하게 의자에 늘어져 기대더니, 곁눈질로 말했다.“화리를 마음먹었는데, 어찌 그녀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까? 그녀가 전하를 얼마나 지극히 사모하고 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면 상대를 더 아프게 만들 뿐입니다. 너무 잔인하고, 불공평하지요!”연천능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난 백진아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지행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단정했다.“전하께서는 이미 그녀에게 푹 빠지셨습니다!”하지만 연천능은 단호하게 부인했다.“아니다! 난 어떤 여인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다!”연천능은 어린 시절부터 후궁, 조정의 음모와 시해 속에서 살아왔다. 가장 위험한 건 곁에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렇게 피해를 많이 보며, 점점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을 열거나, 감정을 주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고지행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백진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이미 최상급 호원단까지 쓰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미 백진아의 목숨을 전하 자신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의미하지요.”“헛소리!”연천능은 분하고 당황하며 말했다.그가 얼마나 냉혈하고 매정한 사람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시체와 피의 바닷속에서 살아남은 그는, 자신의 목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지행은 비웃는 듯 말했다.“그럼, 그녀를 죽이려는 혜비에게, 추혼각의 명을 없애라고 타협한 일은요? 순결을 잃은 유여매와 같은 여인을 맞이하는 일은요?”연천능은 차갑게 말했다.“그런 것이 아니다. 혜비는 나의 비밀을 손에 쥐고 있다. 이제 그 비밀 하나로 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것이고, 그동안 공들여온 노력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다.”고지행은 그 비밀이 앞서 입막음을 당한 조 마마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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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연천능은 인삼을 넣고 끓인 삼계탕을 들고 말했다.“배고프지? 먼저 국부터 마시고, 죽을 먹거라.”백진아는 지금 두 사람 사이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서로 속마음을 밝히진 않았지만, 서로에게 이미 조금씩 마음이 생긴 상태였다.이런 완벽한 미남에게 마음이 흔들렸고, 상대방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상대를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적어도, 연인으로서 교제할 수 있는 단계라 생각했다.그래서 백진아는 장난스럽게 말했다.“먹여주십시오. 손에 힘이 없어서요.”다친 지 벌써 5일이나 넘었지만, 그동안 약만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에 힘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연천능은 지난번 고지행의 질책 때문에 자기반성을 했었다. 그래서 백진아에게 스스로 먹으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녀의 부드럽고 기대에 찬 눈빛과 마주치자, 결국 숟가락을 들고 국을 먹여 줄 수밖에 없었다. ‘됐어. 이번 한 번뿐이야.’연천능은 도도하게 투덜거리며 말했다.“예법에 맞지 않는구나!”백진아는 쌀을 훔쳐 먹은 쥐처럼 히죽히죽 장난스럽게 웃었다. 잘생긴 미남이 먹여주는 밥이니, 즐겨야지 않겠는가?백진아는 연천능의 시중을 받으며, 삼계탕 한 그릇을 다 먹고, 반 그릇 정도의 죽까지도 먹었다.그녀는 연천능의 완벽한 이목구비를 바라보았다. 특히 긴 그의 속눈썹을 보면서 백진아는 몰래 즐거워했다.그래서 백진아는 몸은 움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거짓말하며 입만 움직이는 척했다.연천능은 그녀가 일부러 장난치는 걸 알고 있었다. 비록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밥과 물을 챙겨주었고, 책까지 읽어 주며 그녀를 달랬다.뒷간에 가거나 씻는 일만 손 마마가 도왔고, 대부분은 연천능이 직접 돌보았다.연천능도 바빴기에, 매일 능왕부에 있는 건 아니었고, 가끔은 사랑방에서 자기도 했다.덕분에 백진아는 공간에 들어갈 기회가 많았고, 공간 영천수의 도움으로 상처 회복도 빨랐다.이틀 동안 연천능을 보지 못하자, 백진아는 괜히 마음이 공허하고 밤에 잠을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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