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321 - Bab 330

380 Bab

제321화

백진아는 자신에게 날아온 썩은 달걀의 힘과 정확도를 보고, 달걀을 던진 사람이 무공을 익힌 자라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썩은 달걀이 날아온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수염 난 사내 하나가 또 하나의 썩은 달걀을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더러운 계집! 살인자!”백진아는 이번에 고개를 틀어 피했고, 썩은 달걀은 그녀 옆에 있던 금위군의 몸에 맞았다.하지만 금위군은 썩은 달걀을 맞고도 화를 내거나 제지하지 않았다. 이는 곧, 저 사람들에게 계속해도 된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곧바로 수많은 사람들이 썩은 채소잎, 썩은 과일, 게다가 돌멩이까지 백진아에게 던지기 시작했다.“저 살인범을 쳐라!”“공주를 해친 년이다, 능지처참해야 해!”“죽여라! 어서 죽여!”백성들은 원래 유행을 잘 따르는 데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정의의 화신이라 착각했다. 누군가 선동하자, 그들은 곧장 백진아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온갖 물건을 우르르 던지기 시작했다.백진아는 누군가의 수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갑자기 체포된 것인데, 이 사람들이 어떻게 미리 알고 거리로 나올 때, 이런 악취 나는 것들을 챙겨왔겠는가!구경하러 왔다면서 준비를 이렇게 완벽하게 했다니?썩은 달걀, 썩은 채소잎, 쉰 음식물 찌꺼기, 심지어는 돌까지…없는 게 없었다!금위군은 막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자리까지 비켜 주며 사람들이 마음껏 썩은 달걀과 썩은 채소를 백진아에게 던지게 했다.백진아는 쉰 음식물 찌꺼기 때문에 흠뻑 젖었고, 머리에는 썩은 채소잎이 걸려 있었다.그녀는 허리와 등을 곧게 펴고, 차갑게 주변 사람들을 훑어보았다.백진아는 이 세상이 정말 싫어졌다. 차라리 공간으로 숨어 들어가, 조용히 홀로 살고 싶었다.하지만 떠난다 해도,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쓴 채 떠날 수는 없었다.또한 진심으로 그녀를 아낀 백우씨와 백경유가, 그녀 때문에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둘 수도 없었다.백진아는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금위군이 작정하고 그녀를 모욕하려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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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선동당했던 백성들 또한 자신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스레 소란을 부추긴 자들을 욕하기 시작했다.금위군을 향한 경외심도 어느새 두려움으로 바뀌었고, 존중이라곤 조금도 남지 않았다.한 대인은 오물더미 속에서 기어 나왔다.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워, 그도 누가 자신을 밀었는지는 차마 알 수는 없었다. 그래서 분노를 모조리 백진아에게 쏟아내려고 했다.“감히 도망치려 해? 이년을 당장… 아니…!”한 대인은 갑자기 몸을 굳혔고, 얼굴도 일그러졌다. 뒤쪽에서 따뜻한 물결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다행히도 주변이 온통 오물이라, 냄새가 튀지는 않았지만, 바지 안에 싸버린 당사자야 말할 것도 없이 괴로웠다!그는 더 이상 백진아를 추궁할 여력도 없었고, 쏜살같이 달려가 목욕을 한 후에 옷을 갈아입으러 사라졌다.한 대인이 지나간 길에는 여기저기 똥오줌 자국이 남았지만, 모두 누군가 뿌린 오물이라고 여겼을 뿐, 그것이 한 대인의 바지 속에서 흘러나온 것인지까지 따지는 사람은 없었다.백진아는 미소를 지었다. 수법은 진부해도, 통하면 그만이었다.그 뒤로는 비교적 평온했다. 백진아는 황제와 황후 앞에 끌려가 심문받은 것이 아니라, 금의위 진무사 관아의 조옥에 갇혔다.조옥은 황제의 명으로 죄인을 가두는 옥으로, 황제의 심복인 금의위가 대량의 조옥을 관리하고 있었다.금의위는 황제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삼법사의 관리를 받지 않았다. 그녀의 생사는 오로지 황제의 말에 달려 있었다.즉, 증인, 물증이나 자백은 중요하지 않았다. 황제가 그녀를 범인이라 인정하는 순간, 그녀는 범인이 되는 것이다.금의위의 수법은 잔혹하고 매섭기로 유명했고, 조옥은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인간 지옥이었다. 죄가 있든 없든, 들어간 사람이 살아서 나오는 경우도 극히 드물었다.“금의위 조옥은 들어가면 못 나오는 곳이지. 저렇게 꽃다운 나이에 참 안됐네.”금위군 중 누군가가 나지막이 혀를 찼다.백진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태자가 아직도 눈 치료가 필요하길…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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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울부짖음이 없는 게 아니라, 상대의 혀가 이미 뽑혀 있을 뿐이었다. 돌벽이 몇 자나 두꺼워 방음 효과도 탁월했다. 그래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철문이 너무도 단단한 덕분에 그 냄새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못할 뿐이었다.그야말로 철옹성 같은 곳이었다. 무예가 아무리 뛰어난 자라 해도,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했다.감방 안 또한 티끌 하나 없이 말끔했다. 그 안에는 한 남자가 있었는데, 머리는 단정히 빗겨져 있고 옷차림도 깨끗했다.다만… 몸은 상반신만 남아 있었고, 피로 가득한 대야 속에 잠겨 있었다.백진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고, 이내 금의위 사람이 변태가 아닐까 싶었다. 환경을 이렇게 깨끗이 정돈해 놓고, 죄수 역시 깔끔히 정리해 두었지만, 행위는 극도로 잔인하고 잔혹했다.옥장은 백진아가 비명을 지르기는커녕, 오히려 침착하게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자연스레 그녀가 대단하게 느껴졌다.그래서 물었다.“이 사람의 하반신이 왜 사라졌는지 아느냐?”백진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조금씩 갈아 없앤 것 아닙니까?”그 물음에 옥장은 잠시 멈칫했다.“어떻게 알았냐?”그것도 이렇게 태연하게 말하다니?백진아는 솔직하게 답하기로 했다.“추측입니다.”일반적인 방법으로 한 번에 잘라냈다면 굳이 이런 질문을 던질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굳이 맞혀 보라 한 이상, 상상조차 하기 힘든 잔혹한 방식이 쓰였다는 뜻이었다.옥장은 냉랭하게 말했다.“꽤 영리하군. 그러니 얌전히 굴어라. 너를 괴롭힐 방법을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널 죽일 생각은 없고, 어떻게든 숨만 붙여 놓을 것이다.”백진아는 아주 협조적으로 가슴을 툭툭 치며, 과장되게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무서워라… 너무 무섭습니다…”그녀는 의사로서, 살아 있는 사람은 물론, 죽은 사람도 많이 봐왔다.병원으로 실려 온 환자 중에도 참혹한 모습을 한 사람이 많았다. 차 사고, 싸움, 투신, 화상까지…‘이 정도로 날 겁주겠다니? 웃기고 있네.’옥장은 백진아가 겁을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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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옥졸 왕락이 눈을 굴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아가씨, 제 큰누이가 혼인한 지 여러 해가 되었지만, 아이가 없습니다… 치료할 수 있습니까?”백진아가 말했다.“불임의 원인은 아주 다양해서 직접 사람을 보고, 검진을 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옥장은 원래 백진아가 폐로를 고칠 수 있다는 말도 간수들의 환심을 사려는 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사람을 직접 봐야 확진할 수 있다고 하자, 오히려 그녀를 조금은 믿게 되었다.그들이 한 감방 앞에서 멈춰 서자, 이승이 먼저 앞으로 나가 감방 문을 열었다.옥장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음흉하게 웃었다.“들어가거라.”안을 보니, 열댓 명의 사내가 갇혀 있었다. 게다가 하나같이 인상이 험악했다.그 사내들은 문 앞에 피부가 하얀 미녀가 서 있는 걸 보자,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다들 당장이라도 백진아를 뜯어먹을 기세였다.백진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들과 같은 방에 갇힌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불 보듯 뻔했다. 설령 아무 일이 없다고 해도, 대체 누가 그녀의 말을 믿어주겠는가?그녀는 몸을 돌렸고, 맑은 눈빛에 분노를 담았다. 그녀는 옥장과 두 명의 옥졸을 향해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이들과 같은 감방에 넣는다면, 당신들을 돕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죽음으로 제 뜻을 밝히겠습니다!”그러자 옥장이 비웃듯 웃었다.“조옥에 들어온 이상, 네 생사는 네가 결정할 수 없다.”백진아도 냉소했다.“전 의원입니다. 죽고 싶다면 누구도 막을 수 없어요.”이승이 ‘털썩’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외삼촌,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 어머니를 살려주게 해 주세요. 저희 어머니는… 너무 고생만 하셨습니다!”키가 180은 족히 되어 보이는 사내가 곧이어 울음을 터뜨렸다.옥장은 여러 생각이 스친 듯, 그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한숨을 쉬었다.“참 효심 깊은 아이구나.”백진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이 분위기… 뭔가 사연이 꽤 많아 보이네?’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금양 공주의 죽음은 저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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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백진아는 미래에서 온 영혼으로서, 윤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지만, 그 때문에 자유와 영혼을 팔 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백진아가 황후의 음모를 미처 생각지 못한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백진아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황후는 제가 금양 공주를 죽인 범인이라고 믿지 않습니까? 그럼, 차라리 저를 죽여서 복수하는 게 맞지 않나요?”옥장은 바보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네 의술이 그렇게 뛰어난데, 널 죽여서 그녀가 얻을 게 대체 뭐가 있지?”“이용 가치가 있는 사람일수록 오래 사는 거군요.”백진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럼, 이제 독방으로 안내해 주시지요.”옥장은 살짝 놀랐다.“내가 황후의 명을 어기고, 네 감방을 바꿔준다는 걸… 대체 어떻게 알았지?”백진아는 히죽 웃으며 말했다.“그저 추측입니다.”정말로 그녀를 남자들 틈에 던질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많은 속사정을 굳이 말해줄 이유도 없었다.그가 이런 말을 한 건, 그녀에게 호의를 드러내, 그녀가 성심껏 병을 고치게 하려는 의도였다.그리고 방금 그도 조옥 안에서 벌어진 일은 밖에서는 알 수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는 옥장으로서 황후에게 적당히 둘러댈 수 있는 힘이 있었다.“머리를 참 잘 굴리는구나.”옥장은 못마땅하다는 듯 말하더니, 결국 백진아를 독방으로 데려갔다.백진아는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만족스럽게 웃었다.‘오, 괜찮군. 심지어 VIP 1인실이잖아!’침상, 이불, 탁자와 의자, 동경과 빗, 다기, 식기, 병풍까지… 게다가 병풍 뒤에는 요강과 목욕통까지 있었다.공간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더러운 환경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옥장은 그녀가 웃고 있는 걸 보며 찬물을 끼얹었다.“난 그저 힘없는 옥장일 뿐이다. 고관이 와서, 네게 형벌을 가하겠다고 하면, 나도 어쩔 수 없어.”백진아는 눈을 깜빡이며,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저를 속이려 들지 마십시오. 형벌에도 기술이 있는 법. 겉보기엔 같은 상처라도,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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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이 장면만 보면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백진아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진지했다. 게다가 강한 기세까지 내뿜고 있어, 괜히 믿음이 갔다.백진아는 옥장의 이를 하나하나 두드려 보았고, 그는 어느 이든 다 아프다고 답했다.그녀는 자신의 추측이 맞았음을 확신하고 그의 뺨을 눌렀다.“아픕니까?”옥장은 연신 신음소리를 냈다.“아, 아파! 아프다!”백진아가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치통이 아니라 삼차신경통일 겁니다.”옥장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치통이 아니라고? 삼차… 뭐시기 신경은 또 무엇이냐?”백진아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러니까… 얼굴 이쪽의 경락이 아픈 것입니다. 치통과 증상이 비슷해 자주 헷갈리고, 그래서 오진도 많지요.”옥장은 반신반의하며 다시 자기 뺨을 눌러 보았고, 통증 때문에 식은땀이 흘렀다.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분노했다.“이럴 수가! 그래서 이를 몇 개나 뽑았는데도 계속 아팠구나. 돌팔이 의원에게 속았던 게 분명해!”이승이 급히 물었다.“아가씨, 저희 숙부의 경락 통증… 고치기 어렵습니까?”백진아가 대답했다.“증상만 치료하냐, 근본을 치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옥장이 물었다.“증상만 치료하는 것은 어떻고, 근본 치료는 또 어떤 것이냐?”백진아가 설명했다.“증상을 없애는 건 쉬운 일입니다.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먹는 것이지요. 근본 치료는 제 비법으로 문제 되는 경락을 없애, 앞으로 아예 안 아프게 만드는 것입니다.”“약도 과하면 독이라 하지 않나! 난 근본 치료를 택하겠다!”옥장이 바로 결정을 내렸다.백진아는 아쉽다는 듯 말했다.“하지만 이곳에서는 근본 치료를 못 합니다. 제가 밖으로 나가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옥장은 이내 표정을 굳히더니,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그런 수작으로 내가 널 풀어줄 거라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난 그저 옥장일 뿐, 그럴 권한은 없다.”“여기엔 약도 없고, 도구도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나가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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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그 비둘기는 어둠을 가르며 날아올라, 능왕부의 연란거로 들어왔다.능왕은 창가에 서서 두 손을 뒤로 한 채, 차가운 눈빛으로 밤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마치 완벽하게 조각된 조각상 같았다.그는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드는 것을 보더니, 그제야 움직였다. 그리고 비둘기가 내려앉기도 전에 재빨리 다가가, 매처럼 허공으로 솟구쳐 비둘기를 낚아챘다.연천능은 비둘기 다리에 묶인 대나무 통을 풀어, 안에서 작은 쪽지 하나를 꺼냈다.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천천히 쪽지를 펼쳤고, 그 안의 내용을 보게 되었다.그러자 연천능의 표정이 살짝 풀리더니, 이내 코웃음을 쳤다.“멍청하진 않군.”얼굴과 말투는 여전히 냉담했지만, 눈동자에는 걱정과 아끼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한소가 보고했다.“전하, 뢰십이 뵙기를 청합니다.”연천능은 쪽지를 내공으로 없애고 말했다.“들어오거라.”뢰십은 안으로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더니, 예를 올리며 보고했다.“전하, 누이께 물건을 던지게 사주한 자들은… 유 씨 쪽 사람들입니다.”연천능은 미간을 눌렀다. 그는 누이라는 호칭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지만, 뢰십 일행을 백진아에게 맡긴 이상, 그들은 백진아의 말을 따라야 했다.연천능이 차갑게 물었다.“처리는 했느냐?”“처리했습니다.”“백부는 어떠냐?”뢰십이 답했다.“비록 백 공자께서 앓아누우시긴 했으나, 호원단 덕분에 고비는 넘길 수 있었습니다. 백우씨는 내일 궁문 앞에 무릎 꿇고 폐하를 만나, 누이의 억울함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백비아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사망했습니다.”연천능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명혜 군주와 진의댁이 유여매를 의심하도록 유도해라.”“명 받들겠습니다.”“너는 백부로 돌아가서 백우씨와 백경유를 잘 지켜라.”뢰십은 일어나려다가 잠시 망설이며 물었다.“전하, 혹시 누이의 상황을 알고 계십니까?”뢰십은 곧바로 덧붙였다.“백부인과 백경유에게 전해, 안심시키려고 합니다.”그러자 연천능이 짧게 답했다.“그녀는 괜찮다.”뢰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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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이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사람들 앞이 아닌 곳에서 진심으로 백우씨를 ‘어머니’라고, 백경유를 ‘동생’이라고 생각한 순간이었다.쪽지에는 집에 아무 일도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백우씨와 백경유가 이른 아침 궁문 앞에 나가, 황제에게 무릎을 꿇고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백진아는 공왕이 자신을 구해줄 거라 생각해 본 적도 있었고, 태자가 나설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으며, 심지어 연천능이 구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백우씨와 백경유가 나설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아마 전생에 고아로 자라, 혈연에 대한 갈망이나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래의 백진아 역시, 백우씨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무엇보다 이번 일은 살인 사건에 연루된 일이었고, 죽은 이는 황후의 딸이었다. 백진아는 여인과 아이에 불과한 백우씨와 백경유가 무언가 할 수 있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의 무의식 속에서 백우씨와 백경유에게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다.백진아는 코를 훌쩍이며, 공간에서 인삼 약 한 병을 꺼내, 다시 쪽지를 써서 적염에게 건넸다.“어머니께 가져다드리거라.”얼마나 오래 무릎을 꿇고 있을지 모르니, 체력을 보존해야 했다. 게다가 백경유의 몸 상태로는 조금의 바람과 햇볕도 견디기 힘들어, 절대 나가게 해서는 안 됐다.적염은 백진아와 더 붙어 있고 싶었지만, 날이 밝아오고 있었기에, 반드시 이곳을 떠나야 했다. 적염은 털빛이 너무 붉어, 사람들 눈에 쉽게 띌 수 있었다.백우씨는 이미 삼품 고명 부인의 조복을 갖춰 입었고, 백경유 역시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고 있었다.백우씨는 아들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말했다.“몸도 안 좋은데, 가지 않으면 안 되겠니?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미가 어떻게 살아가겠느냐?”그녀의 말에는 간절한 부탁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집에 남아주길 바랐다.백경유는 몸은 약했지만, 성미는 백우씨와 백진아를 닮아 고집이 셌다.“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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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백우씨는 삼품 고명의 장군 부인이었다. 궁문을 지키는 어림군은 품계도 없는 신분이었기에, 그녀에게 함부로 손을 댈 수도 없었다.삼품 고명 부인의 조복을 입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그들도 그저 백가 모자를 겁줘서 쫓아내면 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어림군 한 명이 번쩍이는 검을 흔들며, 차갑게 말했다.“궁문 앞에서 소란을 피울 수 없습니다. 당장 떠나십시오!”백우씨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웅장하게 솟은 궁문을 바라보며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딸 진아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이 궁문 앞에서 머리를 박아 죽어버릴 것이다! 피를 궁문에 튀겨서라도, 진아의 누명을 씻어 주겠다!”그녀의 표정은 결연했고, 바로 몸을 던질 듯했다.당직 중이던 금위군 통령이 소식을 듣고 다급히 달려왔다. 그는 이 광경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백근당은 가문 기반은 없지만, 명목상 황제가 중용하는 사람이었으니, 그들은 일을 크게 벌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황제께 아뢰고, 처리를 결정하기로 했다.만약 백우씨가 정말 궁문 앞에서 목숨을 끊는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황제가 조회 중이니, 금위군 통령도 감히 방해하지 못하고 조회가 끝난 뒤에 보고하려고 마음먹었다.백우씨와 백경유는 억울함을 외치며 머리를 조아렸다. 이마가 푸른 돌바닥에 부딪혀 피가 새어 나왔으며, 돌길까지 붉게 물들였다.하늘은 점점 밝아졌고, 동쪽 하늘에는 아침노을이 번져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해가 점점 떠오르자, 열기는 갈수록 심해졌다.거리에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고, 많은 이들이 멀찍이서 궁문 앞의 광경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다.백경유는 놀랄 만큼 창백해진 얼굴로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그래서 머리를 조아리던 중, 그는 결국 앞으로 고꾸라져버리고 말았다.“경유야!”백우씨가 쉰 목소리로 외쳤다.그녀는 그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경유야! 왜 이러느냐?”백경유는 혈색을 잃은 창백한 얼굴로 힘겹게 말했다.“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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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하지만 금양 공주는 황후의 딸이었다. 황후가 마땅히 사건을 피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자, 이를 두고 나서서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한편, 혜비는 이 소식을 듣고 어두운 눈빛으로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폐하께서는 분명, 백우씨의 고집스러운 눈물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실 것이다. 만약 금의위가 본격적으로 캐묻기 시작한다면, 사태가 번거로워질 수 있어. 조옥의 혹형을 견뎌낼 수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으니.”방 태감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다면… 입막음해야지요.”혜비의 눈에 잔혹함이 스쳤다.“입막음은 의심을 부르겠지만, 그 여자가 나를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낫지! 후궁에는 여자가 이렇게나 많고, 얽힌 세력도 복잡하니, 누가 손을 썼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방 태감은 천천히 다가가, 혜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연탑 옆에 앉아, 눈치껏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며 부드럽게 위로했다.“마마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모든 일을 빈틈없이 처리해 두겠습니다.”방 태감은 얼굴이 하얗고 수려했다. 이제 젊은 나이는 아니었지만, 준수한 미모와 몸매를 잘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부드러운 웃음기가 담긴 눈망울에는 그윽한 정을 머금고 있었다.“내 곁에 자네가 있어서 다행이야.”혜비는 다리를 들어 그의 무릎 위에 올리며, 타오르는 듯 다정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궁중의 여인들이란, 사실 가장 불쌍한 존재였다. 황제는 한 사람뿐이고, 늘 새로움을 탐한다. 여인은 꽃과 같아,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랜 세월의 공허와 외로움 속에서 결국 시들어 갈 뿐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속에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서 위안을 찾게 되었다.환관은 온전한 남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떤 수단으로든 후궁 여인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는 있었다.“마마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방 태감은 고운 손으로 천천히, 부드럽게 그녀를 어루만졌다. 혜비는 얼굴을 붉히더니, 숨결까지 가빠졌고, 이마에는 엷은 땀까지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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