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노파는 말릴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백진아에게 머리를 조아렸다.그러자 백진아는 난감해하며 그녀를 이내 일으켜 세웠다.“부인,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의원이고, 제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그때, 춘화가 급히 들어와 백진아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가씨, 기왕비가 밖에 와 있습니다. 진료를 부탁하신다고 합니다.”‘기왕비?’백진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원주인이든 지금의 그녀든, 기왕부 사람들과는 아무런 왕래가 없었다. 정말 병을 보러 온 걸까?기왕과 려왕이 사람을 보내 연천능을 암살하려 했던 일 때문에, 백진아는 이 두 사람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이승의 귀가 살짝 움직였다. 그녀에게 일이 생긴 걸 눈치챈 그는 탁자 위에 은 오십 냥을 올려두며 급히 말했다.“아가씨, 이건 진료비입니다.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백진아는 다시 그의 손에 돈을 쥐여 주었다.“약 지으러 가거라. 진료비는, 옥에서 나를 돌봐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라고 대신하마.”이승 또한 웃으며 더는 사양하지 않았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어머니를 모시고 나갔다.백진아가 춘화에게 말했다.“기왕비를 모셔 오거라.”기왕비는 차림새부터 몹시 정교하고 화려했다. 새로 지은 연분홍색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큼직한 모란꽃이 수놓아져 있었고, 금실로 가장자리를 둘러 은은한 윤기가 났다.화장 또한 매우 섬세했고, 눈썹과 눈매도 정교했다. 여리여리한 어깨와 가는 허리, 맑은 눈망울까지... 뛰어난 미모와 기품을 가지고 있었다.다만,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 속에는 혐오, 수작, 질투 등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그녀가 신분을 밝히지 않자, 백진아 역시 무릎을 꿇거나, 예를 올리지 않았다.백진아는 맞은편 의자를 가리키며 가볍게 말했다.“앉으시지요.”기왕비 곁의 시녀가 얼굴을 굳히고 분노하며 외쳤다.“무엄하다! 기왕비를 뵙고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니!”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공왕이 무릎 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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