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361 - Bab 370

380 Bab

제361화

위험이 겹겹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백진아는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모험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래서 대충 넘기듯 말했다.“그래, 알았다.”그리고 그녀는 화제를 돌렸다.“연고와 약은 잘 팔리고 있느냐? 며칠 새에 좀 더 만들었는데, 가져갈 것이냐?”백진아는 한가할 때면 공간에서 수련하거나, 약을 만들고 있었다. 고충을 내쫓는 처방도 연구해 냈지만, 그저 고충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만드는 정도일 뿐이었다.고지행이 웃으며 말했다.“좋죠. 벌써 다 팔렸습니다. 스승님께서 다치셨으니, 따로 재촉하지 않았습니다.”백진아는 사람을 시켜 커다란 상자 하나를 들여오게 했고, 고지행은 오래 머무르지 않고 약을 챙겨 떠났다.백우씨와 백경유는 직접 그를 문 앞까지 배웅하며, 옛정왕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달라며 부탁했다.고지행은 웃는 얼굴로 나지막이 말했다.“부인, 그렇게까지 감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 외조부도 그저, 제가 용의자로 몰리니 나선 것입니다. 스승님은 그저 덤이었을 뿐이죠.”백우씨는 할 말을 잃었다.‘아이고, 보기엔 멀쩡한데 왜 이렇게 엉뚱한 거지?’비록 백부는 오래된 명문가는 아니었지만, 백근당과 인맥을 맺는 것은 꽤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고 신의가 이렇게 말했으니, 너무 감사해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안 됩니다!”백경유는 작은 얼굴을 굳히고 진지하게 말했다.“어떤 이유였든 옛정왕과 고 공자께서 누이를 구해 주신 건 사실입니다. 이 은혜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백우씨도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경유 말이 맞다.”백진아도 웃으며 말했다.“그래, 경유 말 들어야지.”고지행이 크게 웃었다.“꼬마 도련님, 정말 귀여우십니다. 마음에 쏙 드네요!”그는 백경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덧붙였다.“나중에 그 노인네를 만나면 옛정왕이라고 부르지 말거라. 그분은 그 호칭을 싫어하셔. 그냥 곡주라고 부르면 된다.”백경유는 공손하게 예를 올리며 말했다.“명심하겠습니다.”“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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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백진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했다.“천향과는 극한의 추운 땅에서 자라, 보관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천 리를 이동해 따뜻한 경성으로 가져오면 약효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지요. 하지만 제가 직접 가면 최대한 빨리 약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뢰일 일행도 함께하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백우씨는 무거운 표정으로, 백진아의 손을 꽉 잡았다.“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네 목숨을 가장 먼저 생각하거라!”백경유는 목이 메었다.“누이에게 큰 고생을 시켜서 미안합니다! 꼭 몸조심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설령 제가 살아 있다고 해도, 평생 저 자신을 용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백진아는 여유롭게 웃었다.“걱정하지 말거라. 조옥도 날 가두지 못했으니, 그만큼 내 팔자가 세다는 말이지. 무슨 일이 있어도 결국엔 다 잘 풀릴 것이다.”백경유는 주먹을 꼭 쥐고는, 누이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백우씨가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진아야, 네가 준 열 알의 현빙초 해독환을 네 아버지께 보내고 싶구나. 다른 약도 조금 더 준비해 줄 수 있겠느냐?”“물론이지요.”백진아의 눈에 호기심 어린 빛이 번쩍였고, 백경유와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백우씨는 남매를 흘겨보며 가볍게 헛기침했다.“편지를 써서 네 아버지께 정예 병사를 청하려고 한다. 그러면 나중에 설제국으로 갈 때, 네 곁을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백진아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히죽 웃었다.“예, 잘하셨습니다. 다만 정예병은 어머니와 경유를 지키게 하세요. 시간이 촉박하니, 저는 데리고 가지 않겠습니다.”백경유도 웃으며 말했다.“아버지께서 어머니의 물건을 받으시면 분명 기뻐하실 것입니다.”백우씨는 버릇없이 구는 자식들을 흘겨보더니,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백진아는 행지원으로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공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상처를 치료할 약과, 해열제, 소염제, 감기약을 교환해 병에 다시 담았다.또 공간에서 나온 약재로 인삼보원단과 해독환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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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백진아는 속으로 옛정왕에게 조용히 엄지를 세워 주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노련하다더니, 역시 상황 파악은 제대로 하는 사람이었다.태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백진아에게 말했다.“나는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완전히 회복해서 정상인처럼 지내고 싶다.”그는 옛정왕이 경성에 머무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백진아에게 수술받는다면, 신의곡 곡주인 옛정왕이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 마음이 놓였기 때문이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예전부터 태자의 수술을 맡고 싶지 않았고, 황후가 자신을 해치려 했던 일을 겪은 뒤로는 더더욱 태자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비록 황후가 몹시 싫긴 했지만, 그녀는 태자를 바로 거절하지는 않았다.“예. 다만 미리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모든 수술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하의 신분이 귀하시니, 수술 실패의 위험이 너무 큽니다. 저는 그 책임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태자는 그녀가 황후 때문에 내키지 않아 하는 것을 알고, 서둘러 말했다.“아바마마와 어마마마는 내가 설득하겠다. 수술에 문제가 생겨도 그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정왕 숙조부께서 계시니, 어마마마도 함부로 너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황제의 생신이 머지않았다. 그는 그 날 각국의 사절단이 올 때, 국연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회복되었음을, 그리고 자신이 대량국의 태자임을 창랑 대륙 전체에 알리고 싶었다.예전처럼 참석할 용기조차 없이 구석에 숨어 자책하던 태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이 세상에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 계약이라는 것이 없었다. 설령 있다고 해도 황제와 황후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태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아무 핑계나 붙여 그녀의 가문을 멸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백진아는 그를 겁주듯 말했다.“태자 전하,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지금처럼 안경을 쓰셔도, 거의 정상인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수술이 실패하면, 완전히 실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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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인체 조직도에 관해서라면, 백진아는 실제와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백진아는 말을 덧붙였다.“해부 의학은 인체의 비밀을 탐구하는 학문이라, 관련된 지식이 아주 많습니다. 이 책은 그저 입문서일 뿐이고, 더 깊이 배우려면 세부적으로 나뉘어 공부해야 합니다.”옛정왕은 감탄하며 말했다.“정말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니!”고지행은 자랑스럽게 웃었다.“스승님을 제대로 모셨죠?”연천능 역시 덩달아 자랑스러운 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와 반면, 옛정왕은 곧바로 확답하지 않았다.“의술과 인품을 모두 시험해 본 뒤, 다시 말하마. 우리 신의곡의 문은 아무에게나 열리는 곳이 아니다.”백진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굳이 신의곡에 들어가야 할 이유도 없었고, 의술 시험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그때, 약동 하나가 문밖에서 보고했다.“공왕 전하께서 오셨습니다. 아가씨께 진찰을 청하십니다.”연천능의 눈빛이 순간 가라앉았고, 깊고 차가운 시선으로 백진아를 보았다.그러나 백진아는 그 때문에 환자를 거절할 생각은 없었다.“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그녀가 조옥에 갇혔을 때, 공왕은 병든 몸을 이끌고 상소를 올리고 직접 입궁해 황제에게 그녀의 억울함을 호소해 주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백진아는 그 은혜를 마음에 계속 새기고 있었다.자신의 진료실에 도착하니, 공왕은 그곳에 앉아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으며 몸은 몹시 쇠약해 보였다.백진아는 앞으로 나아가, 큰절을 올리려 했다.“예를 면하거라.”공왕이 가볍게 손을 들어서 막았다.백진아는 형식만 갖춘 뒤, 곧바로 몸을 세우며 말했다.“전하, 이렇게 사람이 많은 의원에 오실 때는… 병을 옮기지 않도록 면사를 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상 태감이 급히 말했다.“제 불찰입니다. 다음부터는 반드시 유의하겠습니다.”공왕은 온화하게 웃었다.“나도 주의하마.”백진아는 책상 맞은편 의자에 앉아, 받침대를 가운데 놓았다.“먼저 맥을 짚겠습니다.”공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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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갑작스럽게 고백받은 것도 당황스러운데, 심지어는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나 다름없는 사람에게서 고백을 받았다니. 벼락에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공왕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띠고 말을 이었다.“난 몸이 좋지는 않으나, 그래도 폐하의 동생이다. 공왕비가 된다면, 황제와 황후, 태후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무릎 꿇을 필요가 없다. 또 종실과 나의 외가인 녕국공부의 보호도 받을 것이고, 거기에 백가까지 더해지면, 설령 황제라고 해도 그대를 함부로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듣고 보니, 확실히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백진아는 눈빛이 잠시 흔들렸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공왕 전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저는 막 상처 가득한 혼인을 끝낸 터라, 이렇게 빨리 다시 시집갈 마음이 없습니다. 전하께서도 몸이 편치 않으시니, 다른 생각은 접어 두시고 우선 치료에 전념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처방전을 써 내려갔다.공왕은 잠시 실망한 기색을 보이다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서둘러 거절하지 말고, 잘 생각해 보거라. 나는… 그저 네가 안쓰러워서, 지켜 주고 싶었기에 그런 것이다. 더 이상, 네가 억울한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구나.”백진아는 공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의 눈 속에는 진심 어린 걱정과 연민만이 담겨 있었다.그녀는 정중히 답했다.“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혼인을 생각할 마음이 없습니다.”공왕은 너그럽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온화하게 말했다.“그래. 이 일은 당분간 입에 올리지 않으마. 다만 공왕비의 자리는 그대를 위해 비워둘 것이다. 언제든 마음을 바꾸면, 공왕부의 안주인이 될 수 있다.”백진아는 써 둔 처방전과 약을 공왕 앞으로 밀어 놓았다.“전하, 처방대로 약을 드시고, 주의 사항도 꼭 지켜 주십시오.”공왕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 말한 대로 할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백진아는 할말이 없었다.‘누가 걱정한댔나...?’공왕은 탁자 위에 올려둔 상자를 열었다.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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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신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노파는 말릴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백진아에게 머리를 조아렸다.그러자 백진아는 난감해하며 그녀를 이내 일으켜 세웠다.“부인,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의원이고, 제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그때, 춘화가 급히 들어와 백진아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가씨, 기왕비가 밖에 와 있습니다. 진료를 부탁하신다고 합니다.”‘기왕비?’백진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원주인이든 지금의 그녀든, 기왕부 사람들과는 아무런 왕래가 없었다. 정말 병을 보러 온 걸까?기왕과 려왕이 사람을 보내 연천능을 암살하려 했던 일 때문에, 백진아는 이 두 사람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이승의 귀가 살짝 움직였다. 그녀에게 일이 생긴 걸 눈치챈 그는 탁자 위에 은 오십 냥을 올려두며 급히 말했다.“아가씨, 이건 진료비입니다.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백진아는 다시 그의 손에 돈을 쥐여 주었다.“약 지으러 가거라. 진료비는, 옥에서 나를 돌봐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라고 대신하마.”이승 또한 웃으며 더는 사양하지 않았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어머니를 모시고 나갔다.백진아가 춘화에게 말했다.“기왕비를 모셔 오거라.”기왕비는 차림새부터 몹시 정교하고 화려했다. 새로 지은 연분홍색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큼직한 모란꽃이 수놓아져 있었고, 금실로 가장자리를 둘러 은은한 윤기가 났다.화장 또한 매우 섬세했고, 눈썹과 눈매도 정교했다. 여리여리한 어깨와 가는 허리, 맑은 눈망울까지... 뛰어난 미모와 기품을 가지고 있었다.다만,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 속에는 혐오, 수작, 질투 등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그녀가 신분을 밝히지 않자, 백진아 역시 무릎을 꿇거나, 예를 올리지 않았다.백진아는 맞은편 의자를 가리키며 가볍게 말했다.“앉으시지요.”기왕비 곁의 시녀가 얼굴을 굳히고 분노하며 외쳤다.“무엄하다! 기왕비를 뵙고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니!”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공왕이 무릎 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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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하지만 이 말은 백진아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녀는 기왕비를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하지만 비웃음이 섞인 어조로 말했다.“기왕비 마마, 저도 한때 황실의 사람이었습니다. 당신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지요. 기왕의 첩이 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당신이 정비 자리를 저에게 내준다 해도, 전혀 탐나지 않습니다.”“방자하구나!”기왕비가 분노했다.“능왕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나 방자한 것이냐? 감히 기왕부의 존귀함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니?”백진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왕비가 직접 찾아와, 부군을 위해 중매를 서는 꼴을 보면 충분하지요. 화리한 동서에게 첩 자리를 권하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기왕은 대체 무슨 사람입니까? 남창인 것입니까? 끌어들이고 싶은 자를 위해, 몸을 내놓는 것입니까?”기왕비는 분노로 시퍼렇게 질린 표정으로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백진아! 황족을 모독하다니, 너야말로 대역무도한 죄인이다! 죽어 마땅해!”백진아의 기세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녀는 냉소하며 말했다.“기왕비, 잊지 마십시오. 의술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아주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기왕의 첩이 된다면, 당신과 당신의 아이들이 계속 건강하게 살아 있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십니까?”그녀의 말에 기왕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기왕은 백진아의 의술과 백가의 병권만 보았을 뿐, 왕부의 암투 속에서 그녀의 의술이 얼마나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의 의술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였다.백진아는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덧붙였다.“아무리 황실의 권력이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억지로 하게 냅둘 수는 없습니다. 저도 만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게 제 뜻이니, 어떻게 하실지는 마음대로 하세요.”백진아는 말을 마치고, 손끝을 살짝 튕겼다. 무색무취의 가루가 공기 중에 은은히 퍼졌다. 기왕비를 향한 작은 경고였다.“백진아, 좋게 말할 때 받아들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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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무봉이 눈빛을 번뜩이더니 물었다.“가볍게 경고만 줄 생각이오? 아니면 한 번에 제대로 공격할 셈이오?”백진아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기왕에게 경고는 간지럼이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의 분노만 자극할 뿐이지요. 당연히 세게 한 방 먹여야 속이 시원하죠.”무봉이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다가가, 몇 마디를 속삭였다.백진아는 깜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곧바로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그러다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자, 진료실로 가시지요. 침부터 놓고, 이어서 드실 약을 드리겠습니다.”무봉은 경계심이 너무 강해, 백진아는 그에게 약을 주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속이 빈 은침을 사용했다. 먼저 약에 담가 둔 뒤, 침술을 통해 약효가 혈 자리에 깊숙이 스며들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약효가 더 빠르게 발휘된다.무봉이 수술대에 누우며 물었다.“언제쯤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오?”백진아는 침을 놓으며 답했다.“한 달쯤 지나면 느낌이 올 것입니다. 약을 제때 먹고, 열흘에 한 번씩 침을 맞으면 됩니다. 석 달 후엔 확실한 변화가 보일 것입니다. 자로 재서, 비교해 보세요.”무봉은 약간 난처한 듯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짧게 대답했다.“알겠네.”치료가 끝난 뒤, 백진아는 직접 무봉을 회춘당 밖까지 배웅했다.그녀는 갑자기 목덜미가 싸늘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돌렸는데, 얼음 같은 눈빛을 내뿜는 연천능이 서 있었다.그의 고운 입가에는 웃는 듯 마는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의 미소는 차갑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조금 사나운 빛과 싸늘함도 품고 있었다.정말 모순적인 사람이었다. 평소엔 냉혹하다가도, 어떤 때는 신선처럼 초연하고, 어떤 때는 자객처럼 날카로우며, 또 어떤 순간엔 따스한 햇살처럼 다정했다. 이렇게 상반된 모습이 오히려 치명적인 매력을 만들어냈다.연천능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뒤뜰로 걸어갔다. 하지만 백진아는 직감적으로 알았다.‘따라오라는 거군.’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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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백진아의 또렷한 눈동자 속에서 짙은 걱정을 읽어낸 연천능은 매우 만족한 듯, 목소리를 한결 부드럽게 낮췄다.“걱정하지 말거라. 그 일은 이만 나에게 맡기고, 너는 그저 좋은 의원으로 지내면 된다.”사실 그는 그녀가 일반 규수들처럼 집에 머물기를 바랐지만, 그녀가 집안에 갇힐 여인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자기 뜻과 재능을 펼치는 것을 허락했다.그가 자신을 위해 앞장서 싸워주려 한다는 생각에, 백진아의 마음은 따뜻해졌고,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이때 옛정왕이 갑자기 연천능에게 물었다.“이 녀석, 두 구의 시신을 구해 오라 했는데, 찾아왔느냐?”연천능은 잠시 멈칫하더니 가볍게 헛기침했다.“그건… 저녁에 말씀드리겠습니다.”백진아의 진료실 밖에서 엿듣느라 정신이 팔려, 다른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시신을 찾을 생각을 했다니, 다행입니다. 산 사람을 쓰려는 건 아닐까, 걱정했거든요.”옛정왕이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우리가 그렇게 비인간적으로 보이느냐? 설령 산 사람을 쓴다 해도 죄인을 쓰지,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는 않는다. 의원은 덕이 근본이지. 인품이 없는데 어찌 의원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신의곡에서도 신약을 개발할 때 사람에게 시험하긴 했지만, 모두 극악무도한 사형수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세속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시신 해부나 인체 실험 같은 것들이죠. 다만 초기 연습과 실험은 동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옛정왕과 고지행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다.“동물부터?”백진아가 설명했다.“예. 포유류의 내부 구조는 사람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은 장기가 작고 심박수가 빠르기에, 개구리, 쥐, 토끼, 그리고 돼지 같은 동물로 속도와 정확도를 연습하면, 사람에게 수술할 때 성공률이 훨씬 높아질 겁니다.”옛정왕이 지시했다.“시신 두 구를 구하고, 토끼와 새끼 돼지도 몇 마리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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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기왕은 그 말을 듣고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좋아! 아주 냉정하군. 마음에 들어! 기필코 그년을 손에 넣겠소!”그는 턱을 만지며 탐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백진아가 건곤전에 들어가 태자의 눈을 치료하던 그때부터, 기왕은 그녀의 미모와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었다.백진아에게 뛰어난 의술이 없어도, 그는 그녀를 데려다 놓고 즐기고 싶었다.고고하고 오만한 계집이 그에게 안겨, 몸을 비틀며 시중드는 모습을 떠올리자, 그는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듯했다.기왕비의 눈이 위험하게 가늘어졌다.“전하, 소첩은 그녀가 좀 두렵습니다…”“대체 뭐가 두렵다는 것이오?”기왕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듣자 하니 여섯째도 아직 건드리지 않았다고 하더군. 그럼 아직 처녀라는 것이잖소? 나의 여자가 되면, 당연히 나를 챙기려 할 것이오. 여인이란 다 그렇지 않은가?”기왕비는 백진아의 미모와 기세를 직접 보고,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느꼈다. 그래서 계속 반대했다.“하지만 백진아는 오만하고 고집이 센 데다가, 미친 듯이 능왕에게 집착했었습니다. 전하께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여인이 아닙니다.”기왕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그럼, 옥에 가둬 두면 되네. 매일 수백 번씩 다뤄주면, 저 오만한 야생마가 길들지 않을 리 있겠는가? 하하…”그는 이미 백진아가 울며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총애를 얻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아첨하고 시중들 것임이 분명했다. 기왕비의 눈에 혐오가 스쳐 지나갔고, 이내 힘없이 말했다.“이미 결심하셨으니, 저는 협조할 수밖에 없겠지요.”기왕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꽃구경을 빌미로 연회를 마련해 보게. 그리고 그녀를 청하시오.”기왕비는 내키지 않았기에,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오늘 이미 그녀에게 분명히 말해 두었습니다. 기왕부와 관련된 사람이 초대한다면, 분명 경계할 겁니다.”기왕의 눈에 순간 차가운 빛이 스쳤다.“백진아를 기왕부에 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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