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691 - Chapter 700

787 Chapters

제691화

백진아는 정리를 마치자마자 소자묵에게 줄 쪽지를 하나 썼다.반지를 팔던 부인 주변의 노점상과 상점들을 눈에 띄지 않게 조사하면, 똑같은 반지를 산 사람이 누구인지 목격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쪽지였다. 그녀는 쪽지를 춘화에게 건네며 명했다.“이따 기회를 봐서 약동에게 주거라. 뢰십이나 소자묵에게 전하라 명하거라.”춘화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쪽지를 손에 꼭 쥐었다.백진아는 휴식실에서 나왔는데, 연경곤이 담담하게 앉아있어, 마치 바깥의 격렬한 싸움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했다.그는 그녀가 소박한 옷차림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반짝이는 눈빛으로 온화하게 웃었다.“진아야, 정말 아름답구나.”백진아는 담담하게 웃고 문밖을 바라보자, 연경곤이 부드럽게 말했다.“걱정할 필요 없다. 네가 조금도 다치지 않게, 반드시 널 지켜 줄 것이다.”백진아가 말했다.“저는 제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회춘당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입니다.”연경곤이 단호하게 말했다.“어림군이 있으니, 그들은 괜찮을 것이다.”그때, 밖에서 누군가 외쳤다.“소주를 보호하라!”백진아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그녀는 바로 허리에서 연검을 뽑아 들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진아야!”연경곤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녀가 너무 빨리 움직여 옷소매만 잡았다.“밖의 일은 어림군에게 맡겨라. 그들이 고지행을 지켜 줄 것이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림군은 황족을 보호하는 군사입니다. 이곳은 신의곡의 땅이고, 저는 신의곡 장로예요. 고지행은 제 제자이니,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요.”연경곤은 이내 웃음을 거두었다. “고지행도 반은 황족이다.”백진아는 그의 손에서 소매를 빼내고, 돌아서서 나가려 했다. 그때, 그의 담담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능왕은 아직 죽지 않았다.”백진아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연경곤은 그녀의 모습을 떠보려는 듯 빤히 그녀를 보더니, 옅게 웃었다.“살아는 있지만, 겨우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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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두 명의 암위가 그를 도와, 고지행을 들어 올렸다.몇 사람이 막 문을 나서자마자, 뒤쪽 건물의 지붕이 줄지어 무너져 내렸다.지붕 위에 있던 자객은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뛰어내렸다.하지만 바닥에 암도나 기관을 찾지 못하자, 서로에게 신호를 보낸 뒤에 서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백진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아하니 그 수술실에는 암실뿐만 아니라, 지하에도 숨겨진 밀실이 있었던 것 같았다.자객은 재빨리 철수했지만, 일부 어림군이 그들을 추격하러 갔다.몇 명을 생포해 심문했더니, 뜻밖에도 충심고가 드러났다.‘월국 사람?’백진아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 월국 태자는 이미 죽었고, 다른 황자들은 월국에서 황위 다툼을 하고 있을 텐데, 누가 굳이 연천릉을 죽이러 온단 말인가?부상자가 많은 것을 보고, 백진아는 회춘당의 의원, 약동, 그리고 의녀를 조직해서 함께 어림군과 암위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연경곤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어 버렸고, 일이 끝났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아가씨, 이제 좀 쉬시지요. 전하께서 식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상 태감의 요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진아는 허리를 두드리며 말했다.“황태제 전하께서 아직도 돌아가지 않으셨습니까?”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인지, 반나절 넘게 바쁘게 움직이니, 그녀는 몹시 피곤했다.상 태감은 분홍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전하께서는 아가씨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아가씨가 바쁘신 걸 보고 방해하기가 미안하셨답니다. 그래서 상소문을 가져오게 해, 여기서 정무를 처리하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백진아는 웃으며 진료실로 향했다.요즘 상소문은 모두 연경곤이 처리하고 있었다. 황제는 거의 모든 일을 맡기고, 선위만 기다리는 듯했다.그녀의 탁상 앞에 앉아 대나무 붓으로 상소를 검토하는 연경곤의 온화하고 단정한 얼굴에 진지한 표정, 그리고 고귀한 분위기까지 어우려지자 보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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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백진아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더 이상 폭탄을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시스템에 열 자릿수의 금화를 빚지고 있었기에 넉 달 안에 다 갚지 못하면, 공간과 함께 폭발해 버릴 수도 있었다. 게다가 공간의 재료를 쓰지 않고 평범한 화약을 만들어 전쟁에 사용하는 것 역시, 수많은 생명을 해칠 수 있었다. 이 시대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만큼은 그녀가 원치 않는 일이었다.“저는 만드는 방법을 모릅니다. 스승님께서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물건이라며, 법까지는 가르쳐 주지 않으셨거든요. 예전에 사용했던 건, 모두 스승님이 생전에 남겨 두신 것입니다. 그리고 백부를 지킬 때, 다 써버렸습니다.”연경곤의 미소가 잠시 굳었고, 실망한 듯 말했다.“정말 아쉽구나! 지금 대량은 내란에 빠져 있으며, 주변 나라들도 대량을 호시탐탐 노리며 국경에서 여러 차례 도발하고 있다. 특히 월국은... 그렇게 그대와 백 부인을 모욕했으니,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그들을 굴복시켜, 사죄하게 만들고 말겠다!”이 말을 듣고 백진아는 나라를 망치는 요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입꼬리를 살짝 떨며 말했다.“죽어야 할 사람도 이미 다 죽었는데, 무고한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연경곤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월국의 황제와 태자가 모두 대량에서 죽었다. 내가 월국을 치지 않더라도, 월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선수를 치는 편이 낫지. 대량은 내우외환이라, 국력이 약해지면 백성들도 힘들어 한다. 그러니 만약 그런 강력한 무기가 있다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다.”백진아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아쉽게도 스승님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살아 계셨다면, 반드시 방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을 텐데요.”연경곤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럼. 넌 장차 대량의 황후가 될 사람이다. 그러니 너의 스승이 살아 계셨다면, 분명 너를 위해 백성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탰을 것이다.”그 말을 듣자, 백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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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그럼, 충심고는 어떻게 설명하지?백진아는 다소 담담하게 말했다. “예, 어서 가서 쉬십시오. 내일 아침에 다시 와서 저를 교대해 주세요.”정 의원이 나간 뒤, 그녀는 공간에서 수액 장치를 꺼내 고지행에게 수액을 놓았다.그를 공간으로 데려가지 않은 이유는, 암위들이 방 안의 기척을 느끼지 못해, 갑자기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고지행도 언제든 깨어날 수 있었다.그녀는 의념으로 공간 안의 약 밭을 정리한 뒤, 졸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침상 곁에 엎드린 채, 잠들어 버렸다.얼굴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눈을 뜨니, 고지행이 손을 거두는 모습이 보였다.백진아의 눈이 반짝 빛났다.“깨어난 것이냐?”그녀는 먼저 수액 병을 확인했는데, 바로 깜짝 놀랐다. 병이 이미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액 관까지 완전히 비지는 않아, 큰일은 면할 수 있어 그녀는 급히 밸브를 잠그고 바늘을 뽑았다.고지행이 웃으며 물었다.“이건 무엇입니까?”백진아는 병과 관을 약상자에 넣으며 말했다.“새로운 약이다.”“저는 스승님이 있으니, 분명 괜찮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백진아는 그를 흘겨보고는 되물었다. “이렇게 다쳐 놓고 뭐가 자랑이냐?”맥을 짚어 보니 상태는 이미 안정됐고, 고비도 넘긴 상태였다.그녀는 영천수 한 잔을 따랐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의 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물을 먹였다.그는 크게 몇 모금 마시더니, 만족스러운 소리를 냈다.“정말 맛있네요!”백진아는 잔을 내려놓았다.“몸이 많이 약해졌으니, 푹 쉬거라.”그러고는 그의 손을 잡아, 손바닥에 글을 썼다.고지행은 간지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보조개가 옅게 드러나며 나른하고 느긋한 분위기에 병약한 분위기까지 더해졌다.백진아는 표정을 굳히며, 그를 한 번 째려봤다.고지행은 급히 웃음을 멈추고 계속 쓰라는 뜻으로 손짓했다.백진아는 그의 손바닥에 썼다.“구전환혼초는 어디 있느냐?”고지행이 손바닥에 답했다.“산서 와룡산에 극 음지가 있는데, 그곳에 구전환혼초가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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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시종은 다시 종이에 이렇게 적었다.“소주께서 말씀하시길, 구전환혼초를 찾으시려면 사람을 보내시거나 저희에게 폭탄을 좀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직접 위험을 무릅쓰고 가지는 말아 달라고 하셨습니다.”백진아가 다 읽자마자 시종은 종이를 촛불로 태워 버렸다.백진아는 고지행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무공은 겨우 중간 정도에 불과했지만 공간이라는 치트 키가 있었기에, 오히려 일반 고수들보다 더 유리했다.이미 결단을 내린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는 그녀는, 다음 날 바로 와룡산으로 출발할 생각을 했다. 그녀는 시위가 가져온 붓과 먹, 종이를 이용해 수액 놓는 방법, 주의 사항,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과 그 대처 방법을 아주 자세히 적어 두었다.그리고 날이 밝자마자 정 의원을 불러와 수액 놓는 법을 가르쳤다.직접 고지행에게 시범으로 수액을 놓은 뒤, 정 의원이 약동 몇 명에게 연습하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고지행과 연천능의 약을 남겨 둔 채 산장으로 돌아갔다.고지행은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녀가 옷자락을 휘날리며 떠나는 모습만을 바라보았다.백진아는 어림군의 보호받으며 당당하게 산장으로 돌아와서 간단히 정비를 마친 뒤에 산으로 올라가 우희월을 찾았다.묘지는 엄숙한 곳이었다. 게다가 묘지에 여인인 우희월의 묘뿐이었기 때문에, 어림군은 모두 묘원 입구 밖에 남겨 두었다.바람은 차가웠지만, 이미 봄기운이 감돌고 있었고, 종이재가 하늘 가득 흩날렸다.백진아는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마지막 종이돈을 화로에 넣었다. 불꽃이 춤추며 종이돈을 재로 만들었고, 재는 바람에 휩쓸려 하늘로 날아올랐다.백근당은 포도주 한 잔을 묘 앞에 따르며 슬픈 표정을 지었고, 눈가도 붉어졌다.백진아가 일어나 조용히 말했다.“아버지, 연천능이 어머니를 죽인 범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백근당의 눈빛이 급격히 가라앉았다.“그럼, 범인은 누구냐?”“모르겠어요.”백진아는 반지 이야기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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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백진아가 고개를 돌리니, 청색 도포를 입고 불진을 든 운청 도사가 옷자락을 휘날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 뒤에는 무표정의 소가가 따라오고 있었다.운청 도사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극 음지는 보통 무덤이 쌓여있거나, 산 사람을 순장한 무덤이다. 시충을 기르기 좋은 장소라, 구전환혼초는 썩지 않는 강시의 입안에서 자란다.”백진아는 그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아첨하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부적을 얻으러 온 것입니다. 몸을 지키려고요.”운청 도사는 작은 천 주머니를 꺼내며 말했다.“자, 네가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해 두었다.”“고맙습니다!”백진아가 받아 열어 보니, 안에는 여러 종류의 부적이 종류별로 노란 종이에 싸여 정리되어 있었다.백근당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하며 이내 한숨을 쉬었다.“월국 성녀, 신의곡, 그리고 정체불명의 세력들이 모두 구전환혼초를 찾고 있다. 게다가 이미 현문 고수들이 와룡산을 점쳐 냈으니, 정말 위험한 선택이야. 고묘의 악귀는 말할 것도 없고, 월국의 주술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혹시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죽은 네 어머니를 대체 어찌 봐야한다는 말이냐...”백근당은 말하며 시선을 슬쩍 운청 도사에게 돌렸다.그의 뜻은 분명했다. 운청 도사가 백진아와 함께 가 주길 바라는 것이었다. 도사인 그는 고묘나 강시 같은 것들이 본업이지 않은가?하지만 백진아는 고지행이 그렇게 크게 다친 것을 보고 이미 구전환혼초를 노리는 사람이 모두 연천능을 살리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번은 무지개 계곡이나 빙령산보다 더 위험했기에 그녀는 누구도 데려가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에게는 공간이 있으니, 사람을 데려가면 오히려 짐이 될 뿐이었다.운청 도사는 백근당의 마음을 눈치채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진아가 혼자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도술을 조금 알고 있을 뿐, 무공은 보통입니다. 따라갔다가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지요. 진아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그는 말끝을 살짝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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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무장은 단지 싸움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머리도 좋아야 했다.방금 운청 도사가 그렇게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는데, 백근당이 알아채지 못했다면, 어리석은 것이나 다름없었다.운청 도사는 도자기 그릇 속 약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자기 딸인데, 모르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녀에게도 자신을 지킬 능력이 있습니다.”“다행이군요.”백근당은 안도의 숨을 내쉬다가, 갑자기 눈이 번쩍였다.“그 말은… 진아가 확실히 내 딸이라는 뜻입니까?”운청 도사는 이내 얼버무렸다.“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요.”백근당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그는 손을 뻗어 도자기 그릇을 움켜쥐었다.“분명히 말하십시오. 아니면 이 그릇을 깨 버릴 것입니다.”운청 도사는 서둘러 그릇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천기는 누설할 수 없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것뿐입니다. 결국 당신 마음에 달렸지요.”백근당은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우리 진아는 어디로 갔습니까?”운청 도사가 말했다.“윤회의 길에 올랐지요. 모든 일에는 인연이 있습니다. 이미 부녀의 인연이 있으니, 어느 영혼이든, 어느 생이든… 그것이 대체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맞는 말씀입니다. 불쌍한 내 딸을 위해, 왕생경을 좀 읽어 주시지요.”백근당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방을 나섰다. 그의 뒷모습에는 슬픔이 배어 있었고, 발걸음도 무거웠다.…아직 시간이 이르기에 백진아는 바로 산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근처 산을 돌아다녔다. 어림군과 암위의 힘을 빼놓아, 밤에 덜 경계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백근당이 병사를 훈련하는 곳에는 운청 도사가 진법을 설치해 두었기 때문에, 보통 사람은 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연경곤의 사람에게 들킬 걱정도 없었다.게다가 이렇게 대놓고 산을 돌아다니게 하면, 오히려 의심을 줄일 수 있었다.백진아는 약초를 캐고 사냥하면서, 몰래 그녀가 파 놓은 암도의 입구를 추월에게 알려 주었다.그녀의 정신력은 충분히 강해졌기에 손으로 물건을 만질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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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몇 명의 암위는 백진아 처소의 불이 일찍 꺼진 것을 보고는, 그녀가 피곤해 일찍 쉬는 줄 알고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백진아는 남자로 변장한 뒤 암도를 통해 산장을 빠져나오고는, 어둠을 틈타서 서쪽으로 달려갔다.산장 범위를 벗어나 안전하다고 판단하자, 그녀는 공간에서 말을 꺼내 질주했다.공간 속 두 마리 말은 그동안 영천 근처의 초원에서 방목되고 있었다. 시스템이 다시 2급으로 올라가면서 공간 면적이 넓어졌고, 말들도 다시 나타났다.공간에서 오래 자란 말들은 공간의 풀을 먹고 영천수를 마셔, 천 리를 달리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와룡산은 대량 서쪽에 있었고, 천리마로 밤낮없이 달리면, 하루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다.하지만 낮에 너무 빠르게 달리면 눈에 띄기 때문에, 낮에는 정상 속도로 이동하고 밤이 되면 속도를 높였다. 공간의 영기가 깃든 말들은 오감이 뛰어나서 밤에도 시야에 전혀 영향이 가지 않았다.이렇게 하루 반을 달려서 백진아는 마침내 와룡산에 도착했다.와룡산은 산이 높고 숲이 빽빽하며 지형이 험준했다. 눈부신 눈이 남아 있었고, 기괴한 바위들이 하늘을 가리며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백진아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는 먼저 공간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며 기력을 회복했다.그녀는 이틀 동안 얻은 금화를 모두 빚 갚는 데 쓰고, 약 밭을 정리했다. 그리고 반을 비워, 곡식과 채소를 심었다.전쟁이 임박했으니, 백근당이 전쟁에 휘말리는 건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를 위해 식량을 준비할 생각이었다.암도를 파면서 나온 흙은 아직 공간에 쌓여 있었는데 그 위에는 벌써 풀이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백진아는 이 흙들을 밖으로 옮길 장소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영천수로 목욕하고 한숨 잔 뒤, 그녀는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각종 약 가루를 챙겼고, 손목에 작은 화살을 숨겼으며, 허리에는 연검을 감았다.그녀는 의념을 움직였는데, 이내 손에 나타난 단검을 보며 멈칫했다.용음 비수…그녀가 연천능의 등에 찔러 넣었던 바로 그 용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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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백진아는 연검을 뽑아 경계하며, 머릿속에 있는 팔괘 지식과 야외 생존 상식을 바탕으로 방향을 가늠한 뒤, 버드나무 숲속을 빠르게 누볐다.하지만 한 시진이나 돌아다녔음에도 끝내 버드나무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 몸속 혈액은 점점 끓어오르며 머릿속에는 연천능과 동굴, 온천에서 있었던 장면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원초적인 욕망을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이게 대체 무슨 귀신 같은 숲이야!”백진아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공간으로 들어가, 영천수에 뛰어들어 몸을 담갔다. 그제야 몸속 열기가 가라앉았다.혈액을 검사해 보니, 중독된 흔적은 없었다.“이게 뭐지? 색귀라도 만난 건가?”그렇게 말하면서도 의사인 백진아는 귀신 같은 존재를 쉽게 믿지 않았기에, 다시 침착함을 유지해서 관자놀이에 정신을 안정시키는 연고를 바른 뒤에 공간 밖으로 나왔다.나무에 표시를 남기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앞쪽 나무 아래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소 어색하고 민망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소리를 내는 건 다름아닌 남자였다.백진아는 이런 곳에서 남자 둘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불가능했기에, 아마도 의지가 약해, 미로 숲의 환각에 빠졌을 거라고 생각했다.백진아는 연검을 쥔 채, 안개를 헤치고 다가갔는데, 두 남자가 서로 껴안고 있었고, 옷은 찢겨 누더기가 된 채… 잔뜩 흥분한 모습이었다.그들은 넋을 잃은 것처럼, 백진아가 가까이 와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이대로라면 둘은 결국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백진아는 다가가 두 사람을 기절시키고, 각자에게 영천수 한 잔씩을 억지로 먹인 뒤 코 밑에 연고를 발라 주었다.그리고 계속 안쪽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얽혀 있는 몇 구의 말라붙은 시체와, 겹겹이 쌓인 백골까지 보였다. 욕망에 빠져 죽은 흔적임이 분명했다.이런 광경은 짙은 안개와 음기가 가득한 고목 버드나무 숲과 어우러져, 더욱 섬뜩했다.백진아는 무의식적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때, 급한 발소리가 들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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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낙 소협은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그리고 버티기 힘든 듯, 혀끝을 깨물어 정신을 유지했다.“안색이 정상인 걸 보니, 이 미로 숲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군요. 빨리 돌아가세요. 안쪽은 위험합니다!”백진아는 뒤돌아 왔던 길을 보았고, 여전히 또렷했다.“어떤 위험인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낙 소협의 입가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나왔고, 표정은 괴로웠다.“이유도 없이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욕망에 잠기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심해져요. 참고 버티면 경맥이 터져 죽고, 풀어버리면 정력이 고갈됩니다.”옆에 있던 남자도 혀끝을 깨물며 말했다.“저는 아직 여인의 손도 못 잡아봤는데, 이런 일이 이렇게 치명적일 줄이야…”여자는 눈으로 얼굴을 닦으며 재촉했다.“빨리 가요!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세 사람은 백진아를 지나서 원래 왔던 길로 돌아갔지만 그 길은 백진아가 온 길이 아닌, 그들이 왔던 길이었다.이 미로 숲은 위험하긴 하지만, 요령만 모르면 숲속에서 욕망을 참으며 헤매는 정도이고, 버티기 힘들면 돌아가면 되니, 목숨까지 잃을 정도는 아닌 듯했다.백진아는 그들이 나온 방향으로 달려가자, 이내 뒤에서 낙 소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위험합니다!”백진아는 가볍게 웃었다. 그가 꽤 마음씨 좋은 사람인 것 같았다.그렇게 한참을 달리자, 점점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주변에 온통 연천능이 천천히 옷을 벗는 모습이 떠올랐다.백진아는 영천수 한 잔을 마시고, 관자놀이와 인중에 정신을 안정시키는 연고를 발랐다. 그러자 훨씬 나아졌다.“이봐요!”낙 소협의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백진아가 돌아보니, 검은 무복을 입은 고풍스러운 미남이 달려오고 있었다.그녀의 시야가 순간 흐릿해졌다.‘설마 남자를 너무 그리워, 환각을 보는 건가? 연천능이 올 수 없으니, 방금 만난 사람으로 바뀐 건가?’낙 소협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려와, 그녀의 팔을 잡고 뒤로 끌며 말했다.“보아하니, 팔괘 음양 술법도 모르는 것 같은데, 이 미로 숲을 통과 못 합니다. 우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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