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의 아버지는 예전부터 한량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었어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평생 먹고 마시고 놀며 즐기는 데만 익숙했다. 몸은 불었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도 좋지 않았다. 쓰러지기 전에는 독한 술을 꽤 많이 마신 상태였다.너무 갑작스럽고 뜻밖이었다. 민서의 아버지는 이제 겨우 쉰을 조금 넘겼을 뿐이었다. 너무 이른 죽음이었다.민서는 어릴 때부터 감정적으로 좋지 않은 일을 많이 겪었지만, 교통사고처럼 사람이 바로 죽거나 크게 다치는 일은 겪어 본 적이 없었다.아버지와는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했고, 정이 깊은 사이도 아니었다. 그래도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에 민서의 머릿속은 하얘졌다.이상하게도 울고 싶지는 않았다. 이 일을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어쨌든 친아버지였다. 울지 않으면 너무 냉정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하지만 민서는 정말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감정도 크게 일지 않았다.민서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고, 마치 업무 연락을 받은 사람처럼 침착하게 병원으로 향했다. 아버지의 마지막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민서 아버지의 아내는 이미 세 번째 부인이었다. 다른 자식들도 셋 있었다. 모두 방 안에서 하늘이 무너진 듯 울고 있었고, 민서만 조용히 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민서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올해 설날이었다. 그 뒤로는 몇 번 전화만 주고받았다.민서는 그 설날을 기억했다. 식사는 맛도 모르고 지나갔다. 아버지와 친밀하지 않아 따뜻한 말도 나누기 어려웠고, 아버지가 다른 자식들과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봐야 했다. 민서는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고, 그때도 이 식사 자리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그날 민서는 꽤 일찍 자리를 떴다. 만났을 때부터 헤어질 때까지 길어야 한 시간 남짓이었을 것이다.그때 민서는 꿈에도 몰랐다.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이 될 줄은.이제 아버지는 영안실에 누워 있었다. 몸에 하얀 천이 덮여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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