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는 베개를 집어 들더니 그대로 재원의 얼굴에 던졌다.재원은 웃으며 손으로 툭 쳐내고, 오히려 그 베개를 다시 집어 들었다.그리고 아주 가볍게, 장난치듯 민서 쪽으로 툭 던져준 뒤, 흥얼거리면서 욕실로 향했다.재원 특유의 능글맞고 약 올리는 분위기를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민서는 푹신한 이불에 머리를 처박았다.이불에는 이미 재원의 체취가 배어 있었다.재원의 거친 말투와 행동은 전적으로 자신의 성격에서 비롯된 거였다.분위기, 태도, 말투까지 모든 면이 사촌 동생 고지후와 너무 닮았다.‘한 번에 세 명도 사귈 것 같은 얼굴’이라는 말이 딱 맞는 타입.재원이 지후만큼 꾸미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자기만의 매력이 있었고,특히 민서가 느끼기엔 재원은 자기 향수 냄새가 꽤 잘 어울렸다.민서는 약 십몇 분을 기다린 끝에야 재원이 씻고 나오는 걸 봤다.민서는 시선을 피했다.그리고 민서 차례가 되어 욕실로 들어갔다.일부러 30분이나 씻었다.나올 때쯤이면 재원이 떠났을 거라는 계산이었다.하지만 민서가 욕실 문을 열고 나오자, 재원은 여전히 있었다.격자 모양의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방 안 공기는 많이 환기된 상태였다.재원은 창가에 서 있었는데, 큰 키에 곧게 뻗은 등, 창밖의 신록을 여유롭게 감상하는 모습까지 마치 화보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민서가 나오자 재원이 자연스럽게 말했다.“여기 풍경 참 좋네요. 초록이 가득해서 기분이 좋아지고요. 북쪽은 이 계절엔 이런 풍경 보기 힘들잖아요.”민서는 담담히 말했다.“그래서 저는 남쪽이 더 좋아요.”재원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웃었다.“말씀하시는 거, 은근히 비수 꽂는 느낌이네요?”민서는 반응하지 않고,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유 대표님, 정말... 병 없는 거 맞아요?”재원은 눈을 깜박였다.“네?”민서는 눈을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유 대표님이랑 한 번 잤다고, 산부인과를 열 번은 왔다 갔다 해야 할까 봐요.”어젯밤 민서는 재원이 이런 일에 매우 ‘열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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