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Kabanata 341 - Kabanata 350

498 Kabanata

제341화

남자의 목소리에 차가운 경계와 위험이 느껴졌다.그런데도 이람은 이상하게 그 말에 맞아버렸다.언제부터인지, 서하준이라는 사람 자체가 이람에게는 ‘안전’의 다른 말이 되어 있었다.하준의 목소리는 특히 그랬다.방금 제헌에게 쏟아낸 말 중 절반은 진심이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철저히 계산된 연기였다.제헌이 저렇게 난리를 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결국은 이람이 여전히 자기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이미 마음이 변해서 사랑이 식은 사람에게 그런 요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그리고 이람은 수없이 똑같은 말을 해왔다. 더 말할 힘도, 감정도 이미 남아 있지 않았다.방금 감정이 터진 이유는 단 하나... 잃어버린 아이를 떠올렸기 때문이었다.그 외의 부분은 모두 계획된 연기였다.최종 목표는 단 하나, 제헌의 핸드폰을 손에 넣고 민서를 찾는 것.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그런데 하준을 마주쳤다.하준의 눈 속에 비친 걱정, 그 목소리에 담긴 진심을 느끼는 순간.깊숙이 눌러 둔 억울함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저... 민서 찾으러 가야 해요. 민서가... 바로 옆 호텔에 있어요.”하준의 손끝이 이람의 뺨을 천천히 훑었다.떨어지는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주며 이람이 완전히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그는 침착하고 단단했다.목소리까지 낮고 안정적이었다.“알아요. 제가 사람 보내서 진 대표님 찾게 했어요.”이람은 곧바로 말했다.“저도 가봐야 해요.”하준은 반박하지 않았다.“네. 같이 가요, 이람 씨.”그 말과 함께 하준은 자연스럽게 이람의 손을 잡았다.정말로 함께 민서를 찾으러 걸음을 옮겼다.그러나 몇 걸음 지나지 않아, 하준이 갑자기 멈춰 섰다.이람이 의아해 고개를 돌리자,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넓고 단단한 남자의 가슴이었다.이걸 인지할 틈도 없이, 이람은 하준의 품 안으로 그대로 끌려 들어갔다.이람의 얼굴이 남자의 가슴에 파묻혔고, 들이마시는 숨결마다 그녀는 하준의 체온과 향기가 스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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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람은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자신과 하준의 마음이 아주 가깝게, 너무 가까워졌다는 것을.하준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감정이 너무나 또렷하게 느껴졌다.거의 본능적인 직감이었다.그리고 이람은 생각도 거치지 않은 채 말했다.“저희 집으로... 이사 오실래요?”하준은 움직이지도 않고, 그저 이람을 바라보았다.이람은 그대로 그의 눈을 정면에서 응시하며 말했다.“저한테... 후회할 시간은 주지 마시고요.”하준은 이람이 왜 이렇게 울었는지 알고 있었다.분명 제헌 때문이다.그 사실만으로도 가라앉지 않는 폭풍이 하준의 가슴 속에서 몰아치고 있었다.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이람의 입에서 나온 말.하준은 잠시 말을 잃었다.하지만 두 번째 문장을 듣는 순간, 모든 걸 이해했다.이람이 자신에게 다가오려 한다는 것.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벽을, 이람이 스스로 깨부수고 나왔다는 것.어쩌면 아주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것.하준은 단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손을 들어 이람의 뒤통수를 감싸, 그대로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았다.그건 보듬어주는 포옹이 아니라 하준이 이람을 감싸 덮는 듯한, 아주 지배적이고 강한 동작이었다.이람의 뺨이 하준의 가슴에 닿았다.규칙적이고 묵직한 심장소리가 귓가에 울렸다.그 진동을 들으며 이람은 하준의 품에 기댄 채 민서의 소식을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재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안심시키기 위한 짧고 정확한 한 줄.[괜찮아요. 제가 진 대표님 먼저 모셔다 드릴게요.]이람은 고개를 들었다.“저... 민서 집으로 가야겠어요.”하준의 손끝이 이람의 볼을 부드럽게 훑었다. 마치 눈물이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닦아주려는 듯 섬세한 손길이었다.“저도 함께 갈게요, 이람 씨.”평소라면 하준이 이람의 차를 운전했겠지만,오늘은 조용히 조수석에 타 핸드폰으로 무언가 계속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출장 중이었다고 했으니, 일 때문이라고 생각한 이람은 크게 신경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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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이람은 집 안으로 들어섰다.그런데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갑작스러운 적막에 이람의 심장이 순간 움찔 내려앉았다.“진민서?”어디선가 답이 들릴 것 같아 귀를 기울이는데, 커다란 통창 너머 정원 반대편에 있는 조명의 불이 켜졌다.불빛 속에서 재원과 민서가 보였다.민서 역시 이람을 발견하자마자 빠르게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그 잠깐의 여유 동안, 이람은 마치 이 집의 주인처럼 자연스럽게 하준을 먼저 안으로 들였다.그리고 자신은 곧바로 밖으로 뛰어가 민서를 맞이했다.민서는 뛰어오다시피 달려와 단번에 이람을 안아 꽉 끌어안았다.얼굴 한가득 걱정이 서려 있었다.이람을 위아래로 살펴보며 민서가 말했다.“아 진짜, 사람 미치게 할 뻔했네. 그 개쓰레기 새끼가 너한테 뭐 한 거 아니지?”말하다 말고 민서는 이람의 눈이 빨갛게 부은 걸 알아챘다.순간, 민서의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너 울었어? 진짜 왜 울게 만든 건데! 아 씨발, 강제헌 어디 있어. 당장 가서 뒤엎어버릴 거야!”민서의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말에 이람의 마음이 따뜻하게 일렁였다.그렇다. 사람은 서로 잘 맞는 사람과 있으면 좋아지고, 맞지 않는 사람과 있으면 괜히 침잠되고, 예민해지고, 감정이 흐트러진다.지금 이람의 얼굴은 웃음으로 풀어졌다.“걱정하지 마. 연기한 거야. 강제헌 핸드폰 뺏으려고. 그거 없었으면 너 어디 있는지도 몰랐을 거야.”절반은 진심, 절반은 연기였다.제헌의 난동은 이제 익숙했다. 더 이상 감정이 흔들리지도 않았다.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기 때문이다.하지만 민서에 대한 걱정은 진짜였다.지금 민서가 멀쩡히 서 있는 걸 확인하니, 무겁게 눌렸던 이람의 마음이 조금씩 놓였다.그와 동시에 제헌을 향한 분노가 다시 속에서 들끓기 시작했다.앞으로 제헌이 또 뭘 해도 그건 그저 자기 자신을 소모하는 짓일 뿐이었다.이람은 점점 더 영향받지 않을 것이다.민서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았지만, 이람이 생각보다 멀쩡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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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강제헌은 하유리한테는 그렇게 잘하면서, 정작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으면 자기도 뭔가를 줘야 한다는 기본조차 모르나.’‘나한테는 그렇게나 차갑고 무심했으면서, 왜 여전히 내가 예전처럼 사랑해 주길 바라는 거지.’‘그딴 호의는... 꿈에서나 가능하지.’‘...’이람은 생각하면 할수록 분노만 쌓였다.그리고 ‘씩’ 하고 이를 악물며 숨을 내뱉었다.그러자 옆에서 들려온 건... 건들건들한, 아주 사람 약 올리는 목소리였다.“두 분, 언제까지 껴안고 계실 건데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여자 둘이 연애 중인 줄 알겠어요.”재원이 느긋하게, 춤추는 듯한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민서의 눈빛이 바로 칼처럼 번뜩였다.하지만 재원은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기세등등하게 말을 이어갔다.“왜 그렇게 보세요? 제가 제때 안 갔으면 진 대표님이랑 강제헌 경호원들이랑 거의 한판 붙을 뻔했거든요.”“진 대표님 그 조그만 팔, 조그만 다리로요, 어떻게 두 명의 덩치 큰 경호원을 상대하시겠어요?”말하면서 재원은 아주 얄미운 웃음을 두 번이나 흘렸다.“진 대표님, 가끔은요... 허세 부리지 마세요. 외부 지원을 부르는 게 더 효율적일 때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저요. 저는 의리 있고, 열정 넘치고, 공짜로 노동 제공하는 걸 좋아하거든요.”민서는 재원을 잘 몰랐을 때까지만 해도 재원이 가진 배경 때문에 조심하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알고 보니, 재원은 그냥 제멋대로 굴면서 남의 멘탈을 흔드는 인간이었다.말 한마디 한마디가 민서의 인내심을 꾸준히 짓밟았고, 민서는 재원과의 신분 차이 때문에 참고 있지만, 성격상 참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유 대표님, 제발... 그 입 좀 닫아줄래?”민서는 전혀 다정하지 않은 표정으로 아주 정중하게 디스를 날렸다.재원은 장난스럽게 입을 꾹 다물어 보였다가 곧바로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고지후의 웃음은 달콤하다고들 하지만, 재원의 웃음은 도발 그 자체였다.“진 대표님! 입 한 번 닫았습니다. 만족하셨다면요, 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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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바로 그때, 집 안에서 하준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들렸다.“들어오세요.”민서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환청을 들은 줄 알고 움찔했다.그러다 고개를 번쩍 들었고, 진짜 사람이 보이자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뭐야... 세상에... 서하준이라는 대기업 총수가... 내 집에 와 있다고?’민서는 갑자기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조이람... 너 왜 진작에 얘기 안 했어!”만약 알았으면 꽃밭에서 시간 낭비할 게 아니라 집 안 치우고, 향초라도 켜두고, 제대로 맞을 준비를 했을 텐데!“방금 말하려고 했어.”이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하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아까 하준과 나눴던 포옹, 손깍지까지 끼었던 장면이 너무 생생하게 떠오르자,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큰일 났네... 하준 씨 집으로 옮기자고 해놓고 민서한테는 뭐라고 말하나...’괜히 불안해진 이람은 민서 쪽으로 몸을 더 붙이며 숨은 듯이 서 있었다.하준의 눈길이 민서와 이람이 손잡은 지점으로 스쳐 지나갔다.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다시 무표정하게 시선을 거뒀다.민서는 하준의 강한 기에 잠깐 얼었지만, 하준이 원래 저런 스타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금방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서하준이라는 존재가 집 안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민서는 아까 재원 때문에 빡친 마음까지 싹 잊어버렸다.민서는 잽싸게 자세를 고쳐 잡고 이람의 손을 살짝 당기며 집 안으로 안내했다.민서는 평생 살면서 하준이 자기 집에 오게 될 줄은... 단 한 번도 상상한 적이 없었다.이건 전부 절친 이람의 덕이었다.오늘 낮에도 정운란이 직접 민서의 회사로 찾아와 두 건의 협력 계약서를 정중히 내밀었고, 심지어 계약 후에 식사 제안까지 했다.앞으로 좋은 인연을 맺고 싶다는 뜻이었다.지금의 이람은 민서가 가진 인간관계 중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민서 집은 원래 감각적인 미술품과 고급스러운 가구로 꾸며져 있었지만하준이 들어서는 순간, 집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져 보였다.하준의 냉담하고 고급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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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재원은 다시 고개를 돌려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며 민서를 바라봤다.“진 대표님이 이렇게 손님 대접 잘하시는 줄 몰랐네? 저는 진 대표님 바로 옆집 살잖아요. 앞으로 시간 되면 저도 좀 들락날락해도 되죠? 하준이 대접하던 그대로 저한테도 해주세요.”민서는 바로 말문이 턱 막혔다.‘어떡해... 진짜 한 대 갈기고 싶어.’‘유재원 이 인간은 왜 이렇게 뻔뻔해!’이람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민서의 할 말 잃은 표정에 잠시 멍했고, 곧바로 재원을 막기 위해 나섰다.“유 대표님은 워낙 사람 좋아하시잖아요. 오늘은 우연히 다 같이 모인 거니까요. 민서가 술 꺼냈으니까... 유 대표님은 뭐 좀 가져오실래요?”재원이 계속 민서를 자극하면 전쟁이 날 게 뻔했기에 당장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했다.재원은 바로 웃었다.“이람 씨, 이젠 절 부려 먹어요?”“평소엔 다들 바쁘니까요. 오늘은 유 대표님 부탁하신 일도 해결해 드렸고... 딱 좋잖아요.”이람의 말을 듣고 민서는 곧바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람을 흘겨봤다.이람은 눈을 피했다.재원이 오직 민서한테만 말을 험하게 한다는 걸 알았더라면, 민서가 절대 ‘자주 모이자’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재원의 입꼬리는 환하게 올라갔다.재원은 하준을 흘끗 보더니, 고의로 얄밉게 말했다.“이건 나하고 이람 씨 사이의 비밀입니다. 너는 묻지 마.”하준은 얼빠진 표정이었다.“관심 없어.”재원은 하준의 이 시체 같은 반응이 영 마음에 안 들었다.바로 하준 귀에 입을 바짝 붙이며 속삭였다.“흥, 연기하기는... 둘이 손잡고 들어오는 거 내가 못 본 줄 아냐? 샘나서 그러지? 어?”하준은 진지하게 생각했다.‘이 새끼는... 맞고 싶은가?’그러나 재원은 촉 하나는 빨라서 귀신같이 위험 신호를 캐치하고 바로 도망가는 타입이었다.“안녕히 계세요!”말 끝나자마자 재원은 그대로 뛰쳐나가 자기 집으로 달려갔다.남은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재원은 다시 나타났다.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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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재원은 1층 거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마치 집안 구조를 전부 외우기라도 하려는 듯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있었다.중간중간 핸드폰으로 사진까지 찍었는데, 명목상 이유는 ‘집 인테리어 영감 좀 얻으려고’.막 이사 온 상태라 재원이 아직 집안 분위기를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민서는 오래 모아둔 향초를 꺼내 빈티지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길쭉한 원통형 초도 꺼내 촛대에 꽂고 불을 붙이자, 흔들리는 불빛이 공간 전체를 따뜻하게 데웠다.집안 곳곳에 있는 생화와 녹색 식물들을 한데 모아 민서는 가위를 들고 순식간에 플로리스트처럼 손을 움직였다.금세 심플하면서도 예쁜 플라워 어레인지가 완성됐고, 디자인 감각이 살아 있는 꽃병에 꽂아 테이블 한쪽에 두었다.마지막으로 민서는 다섯 사람 분량의 수저 세트를 하나하나 놓고 흰색 냅킨 아래에는 방금 잘라낸 작은 녹색 가지를 올려 화이트와 그린이 어우러진 상차림을 완성했다.그렇게 간단하게 꾸민 식탁인데도 일반 레스토랑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세련미가 넘쳤다.민서의 집은 모든 것이 정돈되고 정교했다.이람이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민서는 이람에게 그냥 편하게 놀라고 했다.그래서 이람은 식탁 의자에 앉아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민서가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친구가 있고, 좋은 음악이 흐르고, 주방에서는 음식 준비 소리가 들리고...그 순간, 이람은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는 감각을 처음으로 또렷하게 느꼈다.민서가 모든 세팅을 마치자 이람은 참지 못하고 바로 말했다.“너무 예쁘다.”“그치?”민서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좋아?”“좋아!”이람은 그림도 그리는 사람이라 미적 감각이 뛰어났다.그래서 더 확실하게 느껴졌다.이 상차림은 정말 예뻐서 마음에 쏙 들었다.반면 재원은 일상생활에서는 꽤 투박한 사람이었다.‘야식 한 끼 먹는데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그리고 표정이 분명 얼굴에 떠 있었다.‘야식은 그냥 젓가락 하나 들고 반찬 하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물론 재원이 이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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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재원은 일부러 성난 척하며 말했다.“짠순이...”물론 재원은 장난이었다. 속으로는 전혀 화나지 않았고, 밤참을 자기 집으로 가져갈 생각도 없었다. 다만 재원은 그릇을 한번 훑어보더니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서는, 아무 말 없이 그 도자기 브랜드를 메모해 뒀다.이람이 의자를 다 끌어당기며 말했다.“같이 앉아요.”하준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람의 옆자리에 앉았다.평소라면 재원은 하준 옆을 차지했겠지만, 오늘은 굳이 하준 맞은편을 골랐다.테이블은 빈티지한 중고 라운드 테이블. 다섯 명이 앉으면 민서에게 남는 자리는 두 개였지만, 어느 쪽에 앉아도 결국 재원 옆이었다.민서는 일단 불쾌했다.민서는 재원을 슬쩍 흘겨봤다. 재원이 하는 짓, 말투, 모든 게 재수 없는데 얼굴 하나만은 기가 막히게 잘생겼다. 촛불 아래 비친 재원의 분위기는 흥청망청 화려한 귀공자 같아서, 눈길을 빼앗길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문제는 입만 열면 감점이라는 것. 입만 다물면 매력 수치가 배로 뛸 텐데...물론 그렇다고 해도 재원과 건드릴 수 없을 만큼 기품 있는 하준은 완전히 다른 결이었다.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민서는 결국 이람 옆자리로 갔다. 민서의 양옆은 이람과 재원.남은 한자리는 김영창에게 돌아갔다. 하준과 재원의 사이, 딱 그 사이였다.김영창은 어릴 때부터 재원을 봐왔다. 재원은 어려서부터 아주 말썽꾸러기여서 1분만 모습이 안 보이면 어디 나무 위에라도 기어 올라가 있는 애였다.한 번은 재원이 몰래 나무에 올라갔는데, 김영창이 한참을 찾아도 안 보였고, 결국 나무 아래에서 쉬다가... 재원에게 머리 위로 오줌 세례를 맞았다.성인이 된 뒤, 재원은 더 심해졌다. 김영창에게는 눈물 없이 말할 수 없는 흑역사였다.그래서 김영창은 도저히 재원 옆은 앉기 싫었다.김영창 옆은 하준이 있었지만, 재원이랑 붙어 다니는 인간이 착할 리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드디어 색, 향, 맛 모두 훌륭한 다섯 가지 밤참이 테이블에 올랐다.김영창은 곧바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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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하준은 지금 이 순간, 재원이 너무나 얄미웠다.‘똑같아? 원래 내 거였는데, 뺏겼네.’민서 역시 재원이 못마땅했다.‘내가 좋아 보이냐? 그건 이람이 나한테 떠준 건데!’재원은 자신이 아직 쓰지 않은 국그릇을 집어 들고 매운탕을 한 그릇 떠서 민서에게 내밀었다.“이게 진 대표님 거죠.”민서는 더 이상 재원을 상대한 마음이 없었다.이람은 방금 작은 콩트 하나 본 듯했고, 동시에 재원이 그냥 오지랖 넓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다.‘국 뜨는 거 하나 갖고, 유재원은 왜 이렇게 치사하게 굴어.’민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었다.당연히 눈치도 빠르다.‘유재원은 그냥 이람이 나한테 매운탕 떠준 게 마음에 안 든 거지.’‘그래서 꼭 자기 손으로 떠서 나한테 먹이려고 이렇게 한 바퀴를 돈 거고.’민서는 자신을 과대평가하지도 않았고, 자신에게 재원이 관심 있다고 쉽게 믿는 성격도 아니었다.하지만 재원의 행동은 돌려 말하든 우회하든 너무 티가 났다.그날 밤, 재원과 민서는 뜻밖의 하룻밤을 보냈고, 다음에 마주치면 없는 일처럼 지내자고 민서가 말한 적도 있었다.그리고 재원은 정말로 그 말을 지켰다. 다시는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그러다 어느 순간, 재원이 민서의 옆집이 되어 있었다.매운탕 한 그릇에도 이렇게 집착을 보이는 걸 보면... 민서는 거의 확신했다. 이건 질투였다.재원이 민서에게 호감을 느낀 것도, 민서가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민서가 보기엔...‘유재원, 진짜 왜 이러는 걸까?’‘하룻밤 같이 잤던 게 그렇게 큰일인가?’물론 재원은 잘생겼다.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그리고 민서에게만 유독 까칠하게 구는 것일 뿐, 평소 재원은 사람들 잘 챙기고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살려내는 타입이라 여성들이 호감을 느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그런 남자가 여자를 못 만나봤겠나.그래서 민서는 재원이 왜 갑자기 자기에게만 이렇게 집착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민서는 돈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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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열정적이고 먼저 손 내밀어 주는 친구는 이람을 치유해 준다.잠깐 함께 있었을 뿐인데, 제헌이 만들어 놓고 간 온갖 귀찮은 일들이 이람의 머릿속에서 싹 사라지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만 잠겨 있었다.이람이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나섰다.“민서야, 그냥 먹어.”재원과 민서가 티격태격하는 걸 보니 이람도 내심 즐거웠다. 물론 민서에게 약간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그래서 괜히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재원이 바로 맞장구쳤다.“그래, 국 한 그릇 가지고 왜 그래. 너무 그러지 마라.”재원이 그릇을 민서 앞으로 내밀었다.“싫은 내색 그만하고 받아. 나 밥 먹기 전에 손 씻었다.”민서는 결국 받아 들었다. 물론, 이람의 체면을 봐서였다.이람은 흐뭇했다. 오늘 재원이 정말 도움을 준 게 사실이라, 이람이 재원에게 말했다.“가끔은 유 대표님이 좀 시끄럽다는 생각도 드는데... 또 어떨 때는 정말 태양 같아요. 뜨거운 열정도 있고, 따뜻하기도 하고요.”고요하기만 했던 이람의 일상도 재원 때문에 잔잔한 물결이 이는 느낌이었다.갑작스러운 칭찬에 재원은 제대로 맞아버렸다.“헐... 이람 씨... 이람 씨 말고는 저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네요.”이람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진심이에요.”“전 지금 너무 감동했어요.”이람은 말수가 적지만, 한마디를 해도 아주 진솔하게 말하는 사람이고, 재원은 처음부터 그걸 알아봤다.이람은 뭐든 맡기면 성실하게 해내는 타입이고, 약속하면 꼭 지키며 마음에 두고 친구라고 믿으면 진짜 진심을 내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상처도 쉽게 받지만, 대신 곁에 남는 사람들은 모두 진심을 가진 사람들이었다.재원의 주변엔 온갖 사람이 모여 있었고, 아첨하는 이들은 많아도 진심을 주는 사람은 적었다. 그런 점에서 재원은 이람 같은 사람을 정말 귀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더 끌릴 수밖에 없었다.재원은 자신도 마음을 정하면 아낌없이 주는 성격이었기에 이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이람 씨, 이번 생에서 무슨 일 있으면 그냥 바로 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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