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361 - Bab 370

458 Bab

제361화

제은이 몇 걸음 앞으로 나섰다.영미가 급히 제은의 팔을 붙잡았다.“뭐 하는 거야?” 제은이 인상을 찌푸렸다.영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지 마. 지난번에 교외에서 레이싱했을 때도, 이람 언니한테서 얻어낸 거 아무것도 없었잖아.”사실은 이람과 제은은 유난히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지금 다가가면 분명 이람의 심기를 건드릴 게 뻔했다.‘지난번’이라는 말이 나오자 제은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 원래 제은이 불같은 데다 손해 보는 걸 못 참는 성격이라 영미의 말은 오히려 그녀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그건 그때 내가 조이람을 제대로 몰라서 당한 거지! 다시 한번 기회만 줘 봐. 내가 또 그렇게 조이람한테 당할 것 같아?”제은이 코웃음을 쳤다.“남 기 살려주고 내 기 꺾지 마.”밖에서 누가 제은을 건드리기만 하면, 결국 무릎 꿇고 제은 앞에서 제 뺨을 때리게 되는 게 결말이었다.예전에 해외 패션위크 쇼장에서 제은을 화나게 한 신인 연예인이 하나 있었지만, 결국 그도 제은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았던가.이 정도로 제은에게 큰 손해를 안긴 사람은 이람이 처음이었다.“조이람 옆에 남자 하나 붙어 있는 거 못 봤어?”제은은 이람이 제헌과 이혼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람이 다른 남자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이유 없이 마음이 불편해졌다.‘웃기네. 난 항상 이람이 우리 오빠랑은 아예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잖아.’‘이혼한 게 잘된 일이라고 여겼고.’‘그런데 이혼하자마자 다른 남자랑 어울리고 있는 걸 보니까...’‘너무 빠른 거 아냐? 내가 마음의 준비가 안 돼서 그런가.’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됐지만, 어쨌든 제은은 불쾌했다. 불쾌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었다. 직접 가서 확인하지 않으면, 호기심이 풀리지 않아 밤새 잠도 못 잘 게 뻔했다.게다가 제헌이 제은에게 맡긴 일도 있었다.영미는 제은이 늘 충동적으로 움직이는 타입이라는 걸 알기에 더 말려봐야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이람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요양병원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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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이람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예전에도 문수혜는 종종 이람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곤 했으니까.“너 언제 H시로 다시 이사 왔니?”문수혜는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돌아왔으면 다시는 가지 말아라. 그렇게 멀리 시집가면 무슨 일 생겨도 엄마가 챙겨줄 수가 없잖아.”그 말을 끝으로 문수혜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늘 그랬다. 몇 마디 하다 보면 금세 잊어버리고, 다시 생각난 듯 아무 일도 없다는 얼굴로 뜨개질을 계속했다.하지만 이람과 이건의 표정은 동시에 굳어졌다.예전에 심혜주와 남편은 일 때문에 J시로 옮겨 갔고, 이람과 이건은 H시에 남아 있었다.그리고 그 뒤에... 사고가 났다.문수혜는 그런 말을 던져 놓고도 뒤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자신이 외손자와 외손녀의 마음을 건드렸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그 한마디의 영향으로 이람과 이건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람은 가끔 이건이 성가시기도 했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친동생이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고 느꼈다. 많은 일에서 이건만큼은 이람과 같은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문수혜의 말은 그저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했다.이람은 다시 문수혜 곁에 앉아, 외할머니가 뜨개질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이건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몇 가지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조용했다.이건도 괜히 문제를 만들지 않았다.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문수혜는 한 가지 일을 오래 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뜨개질이 싫어졌는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실수로 컵에 담긴 물을 이람의 손 위로 쏟아 버렸다. 곧이어 화를 내며 화장실에 가겠다고 소리쳤다.이람은 간병인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이건은 물에 젖은 이람의 손을 보고는 말했다.“밖에 화장실 가서 씻어. 내가 여기 보고 있을게.”이람은 화장실로 향했다. 수도꼭지를 틀자 물이 끊임없이 손가락 사이를 흘러내렸다.바로 그때, 제은이 불쑥 나타났다.“조이람!”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람의 미간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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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하하, 연기 좀 그만해. 난 네가 앞으로 우리 오빠보다 더 괜찮은 남자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절대 안 믿어.”‘우리 오빠 조건이면 어디 가서도 손에 꼽히는데, 그보다 더 나은 남자는 더더욱 드물지. 조이람은 그냥 허세 부리는 거야.’제은은 더 이상 말싸움할 생각도 없는 듯,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너 옆에 붙어 있던 그 남자, 누구야?”“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너 같은 강제헌 바라기 주제에 어떻게 우리 오빠를 그렇게 쉽게 버리나 했더니. 내가 묻잖아!”“너 그렇게 서둘러서 우리 오빠랑 이혼한 거, 이미 이혼 전부터 다른 남자랑 알고 지낸 거 아니야? 이혼한 지가 얼마나 됐다고, 벌 붙어 다니는 거야? 부끄러운 줄도 몰라?”그제야 이람은 제은이 왜 갑자기 발작하듯 난리를 피우는지 이해했다.그래서 더 웃음이 나왔다.“강제은, 넌 여동생이라는 애가 이렇게까지 서둘러서 네 오빠를 ‘아내가 바람나서 어쩔 수 없이 이혼당한 무능한 남자’로 만들고 싶어 하네. 네 오빠가 알면, 너한테 퍽이나 고맙다고 하겠다.”이람이 되묻듯 말했다.“지금 당장 강제헌한테 가서 일러. 그러면 내가 말해 줄게. 나, 남자 많다고.”이람의 표정은 지나치게 진지했다.제은은 이람이 자기를 놀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기분이 너무 불쾌했다.예전에는 제은이 아무 말이나 툭툭 던져도, 이람은 상처를 받았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제은이 무슨 말을 해도, 이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제은은 속이 뒤집힐 만큼 답답했다.이람의 손은 이미 거의 말라 있었다. 더 이상 제은에게 시간을 쓸 생각도 없었다.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제은이 여전히 큰소리로 외쳤다.“나 아직 말 안 끝났...”이람은 속으로 생각했다.‘누가 네 말이 끝났는지 신경이나 쓰겠어?’막 밖으로 나오자 얼굴이 잔뜩 굳은 이건과 마주쳤다.“왜 나왔어?”“이모 왔어. 더 못 있겠더라.”이건이 물었다.“그럼 지금 나갈까?”그때, 제은이 급하게 따라 나왔다가, 눈앞에 선 남자를 보는 순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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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이건의 입이 얼마나 독한지, 이람도 가끔은 버거울 때가 있다. 하물며 제은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제은 주변에는 늘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는 사람들뿐이었다. 그런 제은에게 이건의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설이었다. 제은은 분노로 속이 끓어오르자, 목소리를 낮춰 위협하듯 말했다.“너 나한테 손대기만 해 봐. 내가 너 경찰서에 며칠은 묶어둘 수 있어.”이건이 비웃듯 웃었다.“마음대로 해.”제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건의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가 오히려 불을 붙였다. 분이 머리끝까지 치민 제은은 홧김에 이람의 팔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이람에게 화풀이하듯 퍼부었다.“그래서였구나. 우리 오빠랑 그렇게 오래 결혼해 놓고도 네 친정 식구들 한 번도 못 본 이유가. 내보일 만한 집안이 아니라서 그런 거지? 데리고 나오면 창피만 당하니까!”제은은 노골적인 경멸을 담아 말했다.“조이람, 너 이제 이혼했고, 거기다 질질 끌고 다니는 동생까지 있잖아. 우리 오빠보다 더 잘난 남자는 말할 것도 없고, 평범한 남자도 너 같은 조건은 쳐다도 안 봐!”이건은 처음으로 강씨 집안 사람과 제대로 마주하고 있었다. 서늘한 얼굴은 금방이라도 사람을 삼킬 듯했다. 그는 이람을 향해 물었다.“전 시댁에서 이런 대접 받으면서 살았어? 누나는 이걸 3년이나 어떻게 버틴 거야?”“네 누나가 멍청해서 그렇지! 우리 오빠가 그렇게 훌륭한데, 시집와서 우리 집을 떠받들 생각은 안 하면 누가 너희 누나를 받아주겠어!”제은은 분노에 휩싸여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원래부터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말은 유독 독했다.이건은 여자를 때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입으로만 험한 말을 할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제은을 한 번 세게 혼내주고 싶었다.제은은 욕을 퍼부어 놓고도 이건이 손을 대지 않자, 오히려 더 기세등등해졌다.“흥, 너도 네 누나랑 똑같네. 말만 험하지, 별거 없잖아? 난 네가 진짜 나 때릴 줄 알았어!”제은은 일부러 도발했다.“와 봐. 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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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이람의 무시는 차라리 참을 수 있었다.하지만 이건의 노골적인 경멸은, 제은의 뺨을 세게 후려치는 것과 다름없었다.‘조이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재수 없는데, 대체 조이건은 또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분을 참지 못한 제은은 이람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너 진짜 왜 이렇게 짜증 나! 왜 이렇게 사람을 귀찮게 해! 나 너 진짜 싫어, 미치도록 싫어!”“계속 난리 치면 네 오빠한테 전화할 거야.”이람의 말투는 담담했다.“다른 오빠한테.”제은의 눈이 커졌다.“너 감히...”이람은 제은 앞에서 그대로 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제은은 얼굴이 새파래져 급히 달려들며 핸드폰을 빼앗으려 했다.“전화하지 마! 조이람! 내가 경고하는데 전화하지 말라고!”이람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려 제은의 손을 피했다. 표정은 한층 진지해졌다.“오늘 왜 이러는 건데. 아무 일도 없으면서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야?”제은은 이람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켰다.“네 옆에 남자 하나 붙어 있었잖아.”“몇 명을 데리고 다니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이람은 차갑게 웃었다.“나랑 강제헌이 어떤 상태인지, 네가 제일 잘 알지 않나?”제은은 결코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다.“그냥 보기 싫은데 어쩌라고? 내가 와서 직접 물어보는 것도 안 돼?”이람은 말문이 막힌 듯 잠시 침묵하다가, 얼굴을 완전히 굳혔다.“네가 예의 없고 막말하는 거, 하루이틀 아닌 거 알아. 그런데 다음번에 또 이렇게 시비 걸러 오면, 그땐 상대 안 해. 바로 서하준 앞에 데려다 놓을 거야.”“내가 무례한 게 어제오늘 일이야? 그게 뭐 어쨌다고! 네가 감당 못 하겠으면 네 문제부터 돌아봐! 그리고 왜 서하준 이름 들먹이면서 협박해? 그렇게 쫄보야? 자신 있으면 나랑 정정당당하게 붙어!”이람은 진심으로, 제은이 아직도 철없는 아이 같다고 느꼈다.“지난번에 내가 때렸을 때, 울면서 소리 지르던 거 벌써 잊었어? 내 동생은 여자 안 때리지만, 나는 때려.”“내 경호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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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제은은 핸드폰을 빼앗고 싶어졌다.이람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난번엔 사진이었지. 이번엔 영상이야. 이제 믿겠어?”“믿어! 나 믿는다고!”아무도 Sun이 사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제은은 Sun의 사적인 모습을 너무나 알고 싶었다.Sun이 뭘 입고, 뭘 먹는지... 그렇다면 제은은 반드시 Sun이 쓰는 것과 똑같은 걸 사야 직성이 풀렸다.“앞으로도 계속 나한테 시비 걸 거야?”제은은 문득 이람이 만약 Sun을 자신의 생일 파티에 초대해 준다면,자기 주변의 그 허영심 가득한 친구들이 얼마나 미쳐 날뛸지를 떠올렸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나 약속할게. 진짜로 안 그럴게!”‘조이람은 조이람이고, 조이건은 조이건이야.’‘조이람을 안 건드린다고 해서, 조이건까지 가만두겠다는 뜻은 아니지.’‘이렇게 나한테 덤비고, 겁까지 준 인간은 정말 오랜만이야.’‘이번엔 반드시 조이건을 제대로 손봐줘야겠어.’‘다시는 나를 얕잡아보지 못하게.’‘이 세상에는 조이건도 함부로 못 건드릴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해.’‘예를 들면, 내 이름은 강제은이니까.’‘조이건을 내 앞에 무릎 꿇게 만들어서, 여왕님이라고 부르게 할 거야.’“제은 씨.”옆에서 갑자기 유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리는 담담하게 이람을 한 번 흘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시선을 거두고 제은에게 다가와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무슨 약속인데요? 설마 제은 씨 괴롭힌 건 아니죠?”제은은 반응할 틈도 없었다.유리는 제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제은 씨가 이렇게 클 때까지 누가 제은 씨를 울리는 건 한 번도 못 봤는데요. 혹시라도 억울한 일 있으면 제헌 씨한테 말해요. 오빠가 대신 혼내줄 테니까.”마치 친언니, 아니면 제헌의 아내처럼 제은을 챙기는 태도였다.제은은 속으로 생각했다.‘나도 알아. 근데 생일 파티 좀 제대로 열려면, 지금은 조이람한테 부탁할 수밖에 없잖아.’물론 제은은 하유리를 좋아했다.적어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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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처음에는 이람의 마음속에도 억울함이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받아들였다.이 일로 더 이상 혼자 속을 끓이지도 않을 생각이었다.다만 문수혜는 이람과 심혜영을 이어주는 유일한 연결고리였다.하씨 집안 사람들과는 추호도 관계없는 존재였다.그런데 하유리의 등장은 이람에게 있어 가장 단단하게 이어져 있던 그 연결 부위가 외부에 의해 침범당한 것처럼 느껴졌다.“앞으로는 하씨 집안 사람들... 다시는 여기 데려오지 마세요.”이람은 다시 한번 또렷하게 말했다.심혜영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왜 이래? 유리 때문에 질투라도 나는 거야? 예전에 제헌이도 비슷했잖아. 그땐 네가...”이람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췄다.“이 일은 강제헌이랑 전혀 관계없습니다.”심혜영은 말을 멈췄다.“이모가 이 요구를 안 들어주시면, 제가 외할머니 모실 다른 곳을 다시 알아보겠습니다.”이람이 정말로 실행에 옮길 기세라는 걸 느끼자 심혜영의 얼굴이 굳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 외할머니 일은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그럼 외삼촌을 다시 부르겠습니다.”그 말에 심혜영은 속이 뒤집혔다.“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니?”이람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이건 심씨 집안의 일입니다. 이모가 하씨 집안에 계시든, 하유리든 하유민이든 얼마나 아끼시든... 그건 제가 간섭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모의 어머니는 제 외할머니입니다. 이 일은 하씨 집안과는 무관합니다.”그제야 심혜영은 이람이 정확히 무엇을 지키고 싶어 하는지 깨달았다.동시에 자신을 향한 이람의 미묘한 독점욕 같은 감정도 느껴졌다.심혜영은 잠시 말을 잃었다.“이람아, 혹시 이모랑...”이람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아닙니다.”기대는 이미 너무 많이, 너무 오래 무너졌다.이제 와서 품을 마음 따위는 남아 있지 않았다.“이모, 이건 반드시 약속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삼촌을 불러서 직접 결정하게 하겠습니다.”심혜영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결국 더 버티지 못하고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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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유리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그제야 이람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이해했다.유리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람을 바라봤다.‘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정말 처음 보네.’유리는 잠시 말할 표현을 고른 뒤에야 입을 열었다.“확실하세요? 이람 씨, 앞으로 정말 이람 씨 동생만 믿고 사시겠다는 거예요? 동생 회사가 위기였을 때도 서하준이 도와줘서 산 거지, 그게 언제까지 갈까요? 남동생도 솔직히 그렇게 믿음직해 보이진 않던데요.”“제 동생은 하유리 씨 동생보다는 훨씬 믿을 만해요.”유리는 유민의 얼굴이 떠오르자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전 이람 씨를 도와주려는 거예요. 참 고마운 줄도 모르시네요. 제헌 씨랑 헤어졌으면, 언젠가는 분명히 크게 한 번 넘어질 거예요.”이람이 말했다.“하유리 씨가 저를 왜 도우려는지, 정말 순수한 호의인지, 아니면 제가 망가지는 꼴을 보고 싶은 건지, 본인이 가장 잘 알겠죠.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지 마요. 솔직히, 역겨우니까.”‘하유리가 하유민이랑 같이 이건 회사 인수하려는 이유랑 똑같아.’‘겉으로는 도와준다면서, 사실은 나를 밟고 올라서려는 거지.’속내를 정확히 들켰지만 유리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여전히 이람을 하나의 우스운 존재로만 바라보고 있었다.이람이 이어 말했다.“우리 사이에 더 할 말도 없지만, 제가 강제헌이랑 3년이나 결혼해서 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되는 게 있어요. 강제헌은 저한테 복이 아니었고, 이혼한 지금부터가 오히려 제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에요.”그리고 담담하게 덧붙였다.“강제헌 씨랑 하유리 씨, 하루빨리 잘 되시길 바랍니다.”그 말을 끝으로 이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갔다.제헌에 대해서는 이람의 마음에 더 이상 아무런 파문도 남아 있지 않았다.제헌은 그저 이미 넘겨버린 한 페이지였다.낡고, 누렇게 변해서 다시 들춰보는 것조차 기분 나쁜 과거.유리는 이람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이람은 유리보다 약간 더 컸고, 등은 꼿꼿하게 곧게 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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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이람은 심혜영과의 관계만 자신이 제대로 정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이건의 문제까지 끌어안고 갈 생각은 없었다.이건은 조금 전 택시를 타고 왔고, 지금은 이람의 차에 올라타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이람은 차 앞을 돌아 조수석에 앉았다.문을 닫고 고개를 돌려 보니, 이건의 표정이 어딘가 평소와 달랐다.“왜?”이건은 성격도, 분위기도 차가운 편이었다.늘 제멋대로이고, 구속받는 걸 싫어했고, 힘이 빠진 듯 느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날이 서 있었다.솔직히 말해, 그다지 호감 가는 타입은 아니었다.그런데 지금의 이건은 분명히 뭔가 마음에 걸린 사람처럼 보였다.오히려 그래서 보기 드물게 사람 같아 보였다.“할 말 있으면 해. 말 안 할 거면 그런 표정 짓지 말고. 괜히 나만 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신경 써?”이건이 불쾌한 눈으로 이람을 봤다.“누나, 원래부터 나 같은 남동생 필요 없었던 거 아니야? 이제 와서 티 내는 거고.”“그래서 어쩌라고. 난 원래 여동생 갖고 싶었는데.”“조이람, 너...”“말 곱게 해. 아니면 여기서 내려.”이람은 이건을 다루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이건이 무슨 말을 하든, 듣지 않고, 보지 않고, 반응하지 않으면 된다.절대 이건의 논리에 말려들면 안 된다.이건은 원래 이람이랑 반대로 가는 성격이었다.“내가 내릴 거면 운전석에 앉아 있겠냐? 지금 네 집 가는 거야. 영자 이모님한테 미리 전화해서 밥 준비해 달라고 해.”사실 이건은 원래 이람의 집에 갈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조금 전 제은이 했던 말들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제은에게서 풍기던 그 오만하고 악의적인 태도.사람을 아래로 보는 시선.그걸 보면서 이람이 강씨 집안에서 어떤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그동안 이건은 일방적으로 이람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괜히 마주치기 싫어서... 괜히 말 섞기 싫어서...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래서 몰랐다.이람이 어떤 시간을 버텨왔는지.만약 조금이라도 더 일찍 알았다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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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이건은 원래부터 하준이 못마땅했다.그런데 이람의 집에 느닷없이 다른 남자가 나타난 순간, 마치 자신의 영역이 외부인에게 침범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이건은 그대로 폭발했다.“이 사람, 너희 집 비밀번호 알아? 조이람, 너 다른 남자한테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어?”“이제 이 사람 마음대로 너희 집 드나들 수 있다는 거야?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어떻게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다른 남자한테 집 비밀번호를 줘?”이람은 속으로 생각했다.‘떠볼 필요도 없었네. 이건은 애초에 받아들일 수가 없어.’‘설령 내가 서하준이랑 가짜 연애라고 말해도 얘는 절대 납득 안 할 거야.’이람이 담담하게 말했다.“영자 이모님이 서 대표님 문 열어주셨어. 오늘 같이 밥 먹기로 했어.”주방에서는 진영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인사할 틈조차 없어 보였다.이건의 얼굴이 길게 늘어졌다.“안 돼. 이 사람 내보내. 나 이 사람 보면 속이 뒤집혀.”그때, 거실 쪽에서 하준이 일어나 다가왔다.이건은 더 말하지 않고 차갑게 하준을 노려봤다.하준이 가까이 오자 이건은 결국 참지 못하고 쏘아붙였다.“당신 그렇게 돈 많다며? 가정부도 못 써? 주말마다 남의 집 와서 밥 얻어먹는 거야? 진짜 뻔뻔하네.”이건은 일부러 ‘남의 집’이라는 말을 강하게 눌러 말했다.하준과 선을 긋고 싶어서였다.하준은 한마디도 하기 전에 욕부터 먹었지만, 이건과 같은 눈높이에서 싸울 생각은 없었다.게다가 미래의 ‘처남’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하준이 차분하게 말했다.“네 누나한테 네가 온다고 들어서... 겸사겸사 회사 상황도 좀 물어볼 생각이었어. 어차피 나한테는 보고해야 하는 일이니까.”하준은 이건 회사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충분히 묻고 관여할 위치였다.이건은 곧바로 이람을 노려봤다.“차 안에서부터 이미 이 사람이랑 연락한 거야?”‘배신자.’아까까지만 해도 이건은 누나가 막 이혼했으니 당연히 당분간은 철저한 싱글일 거라고 믿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그 확신이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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