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351 - Bab 360

458 Bab

제351화

이람은 자신을 두고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재원과 민서를 적당히 달래며 균형을 잡고 있었다.그러다 문득, 그릇 안에 담긴 윤기 나는 생선 살을 내려다보다가 흠칫했다.하준이 이람을 위해 가시를 발라 준 것이었다.‘언제부터?’‘저렇게 흠 없이 고운 손으로, 이런 세심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나?’재원도 그 장면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얼굴이었다.“와, 너 진짜 살림에 재능 있네.”하준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재원이 휘파람을 한 번 불었다.“나도 해 주라, 나도. 나도, 나도...”하준은 말없이 재원을 한 번 노려봤다.눈빛만으로도 충분한 경고였다.“입 좀 다물어.”그렇게 말한 뒤, 하준은 다시 생선 살 한 점을 집었다.지느러미와 잔가시를 꼼꼼히 제거한 다음,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이람의 그릇에 올려놓았다.이전에도 그랬다.이람의 그릇에 생선 살이 올라가면, 하준은 늘 이렇게 말했다.“전부 다 먹어야 해요.”그 말에 이람은 마치 주문에 걸린 것처럼 몇 번 씹지도 않고 다 먹어 치웠다.매운탕 국물도 조금 떠먹었다.음식이 배에 들어가자 이람은 깨달았다.자기가 정말 배가 고팠다는 걸.그리고 김영창의 요리가 정말 훌륭하다는 것도.하준이 이렇게까지 챙겨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그래서 반응이 한 박자 늦었다.“고맙습니다.”재원은 차마 못 보겠다는 얼굴이었다.“아니, 내가 말이야. 하준, 너 이람 씨랑 진 대표님을 봐라. 둘이 얼마나 사이좋아? 붙어 다니면서 수시로 뽀뽀하고 난리인데, 나는 고작 생선 한 점 달라는데도 안 줘. 너 아직도 내 절친 맞냐?”하준은 한숨을 삼키듯 조용히 재원을 보더니, 김영창이 만든 두부 요리를 한 점 집어 재원의 그릇에 올려줬다.“이걸로 만족해.”“이야, 역시.”재원은 아무 거리낌 없이 먹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보며 이람은 며칠 전 밤에 함께 포커를 쳤던 일이 떠올랐다.그날 하준은 배달 음식을 잔뜩 시켜 놓고, 정작 본인은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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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민서가 모두에게 시원한 음료를 따라 주려고 움직이려던 참이었다.그때 하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유재원, 너 가서 도와.”“알았어, 알았어. 내가 힘 좀 쓰면 되잖아. 어휴, 내가 원래 이런 팔자라니까.”재원은 시키면 군말 없이 움직이는 타입이었다.이람은 그 모습을 보다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오늘 밤, 자기가 이렇게 오래 웃고 있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민서는 그대로 재원을 데리고 음료를 가지러 갔다.두 사람이 이쪽을 보지 않는 걸 확인하자, 하준은 갑자기 이람의 손을 잡았다.이람이 놀라 고개를 돌려 하준을 바라봤다.하준은 낮게 말했다.“여기서 잠깐만 있어요. 진 대표님께 물어볼 게 있어요.”이람의 첫 반응은 바로 그거였다.“강제헌 때문이에요?”하준이 제헌을 정리하려는 거라면, 아마 세부적인 상황을 물어서 강수철 회장에게 이야기할 생각일 것이다.‘역시 능력 좋은 사람 옆에 있으면 편하네.’‘나는 세세한 거 하나도 신경 안 써도 되잖아.’“네.”하준은 그렇게 답한 뒤, 이람의 입술을 바라봤다.그때, 시야 한켠으로 민서가 다시 다가오는 게 보였다.하준은 바로 이람의 손을 놓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 모습을 본 민서는 곧장 다가왔다.“서재에서 얘기 좀 할까요?”하준이 민서에게 말했다.민서는 순간 긴장했다.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하준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고, 명백히 ‘일 얘기’였다.민서는 바로 집 안의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2층이에요.”하준은 그대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그 순간, 민서는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 이람을 바라봤다.입 모양으로 말했다.‘무, 슨, 상, 황?!’이람은 아무렇지 않게 OK 사인을 해 보였다.민서는 그제야 조금 안심했지만,그래도 하준에게 ‘끌려가서 단독 면담’을 당하는 상황은 꽤 무서웠다.‘설마... 아까 이람 대신 눈으로 견제한 게 마음에 안 들어서?’‘그래서 나 불러서 뭐라고 하려는 거 아니야?’그렇게 생각하자...‘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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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하준이 다시 물었다.“그리고 또요?”“이 세상에 좋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아요. 첫 번째 조건 정도는 충족하는 사람도 적지 않고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이람이랑 어울리는 건 아니에요.”민서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서 대표님,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이람이는 제가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난 사람이에요. ‘가장’이라는 말에 굳이 ‘중 하나’ 같은 수식어도 붙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요.”“물론 제가 이람이 친구라서 필터가 씌워졌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건 정말 객관적인 의미에서의 뛰어남이에요. 전문성이나 학습 능력 같은 걸 봐도, 이람을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거든요.”민서는 솔직하게 털어놓듯 말했다.“가끔은 그냥... 이람이 혼자서도 충분히 빛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어울릴 만한 남자가 거의 없거든요.”그러고는 단호하게 덧붙였다.“그래도 굳이 고른다면요. 상대의 사회적 위치나 능력은 절대 이람보다 낮으면 안 돼요. 잘생기고, 체력 좋고, 경제력도 충분해야 하고요. 적어도 저보다는 나아야 해요. 저보다 못하면, 저는 절대 못 믿어요.”민서는 하준을 똑바로 바라봤다.“서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이람이는 한 번 정말 불행한 결혼을 겪었어요. 한 번 크게 데였으면, 그다음엔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잖아요.”“이혼한 뒤에는, 당연히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돼요. 외적인 조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민서는 또렷하게 말했다.“관계 안에서, 항상 이람을 최우선으로 둘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이람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이람을 배려하고, 달래 주고, 사랑하고, 함께해 주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한 번 겪은 고통을, 이람이는 다시 겪지 않을 거예요. 지금 이람이에게는 사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아요. 설령 부족한 게 있다 해도, 제가 평생 책임질 수도 있고요.”“저조차도 이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데, 연인 관계에서 굳이 또 상처받을 필요는 없잖아요.”민서는 마지막으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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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결국 재원은 그동안 누구에게도 제대로 마음이 움직여진 적이 없었다.하지만 민서는 달랐다.재원은 그냥 민서랑 사귀고 싶었고, 그리고 계속 같이 잠자리하고 싶었다.물론 그런 말을 그대로 할 수는 없어서, 재원은 비슷한 의미로 돌려 말했다.“첫눈에 반한 거지.”“예전엔 너 이런 스타일 아니었잖아.”“인연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야. 민서는 좀 달라.”재원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생각해 봤는데, 나한테는 오래 보면서 정드는 방식이 안 맞더라. 첫눈에 확 꽂혀야, 그게 진짜 설레고 재밌어.”재원은 말을 이었다.“예전 방식대로면 말이야, 같이 지내다 보면 결국 누구랑도 정들 수 있단 말이지. 그건 뒤집어 말하면, 딱히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거고. 그러면 호르몬도, 긴장감도 좀 떨어져.”그러고는 웃었다.“근데 민서는 아니야. 다른 여자로는 절대 안 돼. 첫눈에 반한 진민서여야만 해.”게다가 재원은 이미 다 알아봤다.민서의 전 약혼자는 원현.집안도 민서 집안과 비슷했고, 최근 몇 년 사이 원현 쪽 집안 형편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재원 집안과는 애초에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다.무엇보다 약혼식 당일, 원현은 다른 여자와 함께 해외로 떠났다.재원이 보기엔, 원현은 인간적으로도 최악이었다.‘쓰레기지.’재원은 여전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지금도 그를 쫓는 사람은 넘쳐났지만, 그렇다고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는 타입은 아니었다.원현은 인품도, 집안도, 모든 면에서 재원과 경쟁이 될 수 없었다.자기 속내를 전부 털어놓고 나서, 재원은 못마땅한 얼굴로 하준의 어깨를 툭 쳤다.“봐라, 난 이렇게 솔직한데. 너는 왜 끝까지 인정 안 하냐? 나 오늘에서야 확신했어. 아까는 진짜 속을 뻔했거든.”재원은 한 번도 하준이 어떤 여자에게 이렇게까지 세심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본 적이 없었다.이상하게도, 하준은 아무 티도 안 냈는데, 재원만 혼자 괜히 들떠서 하준을 놀려 댔다.하지만 하준의 마음이 확실하다고 느낀 순간, 재원은 오히려 더 이상 놀리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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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하준이 말했다.“솔직한 얘기 듣고 싶어요?”이람은 뜻밖이라는 듯 고개를 돌려 하준을 바라봤다가, 남자의 뜨거은 눈빛에 순간적으로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흠칫 놀라며 다시 시선을 거뒀다.“네.”“어젯밤 일 때문이에요.”이람은 핸들을 쥔 손에 힘을 줬다.“그래서 좀 일찍 들어오고 싶었어요.”하준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근데 귀가 시간이 이미 많이 늦어서 이람 씨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저녁이나 먹으려고 했는데, 설마 여기서 이람 씨를 만날 줄은 몰랐네요.”‘어제 있었던 그 사소한 일 하나를, 서하준은 하루 종일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거야.’이람은 핸들을 쥔 손에 다시 한번 힘을 주었다.‘나는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서하준은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해 줬어.’‘이게... 누군가에게 배려받는 게 이런 기분인가.’이람의 머릿속이 갑자기 조금 어지러워졌다.이람은 두 사람이 앞으로 2년 동안 가짜 연인으로 지내야 하고, 게다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도 다시 떠올렸다.만약 하준이 계속 담담하고 거리감을 유지한 채, 연기가 필요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서로의 삶에 관여하지 않고 각자 지내기만 한다면, 아마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다.‘근데 서하준은 사람 자체에 매력이 있고, 나를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사람이야.’‘이렇게 오래 같이 지내다 보면... 나만 이 사람에게 빠져버리는 건 아닐까?’이람은 제헌을 상대로 한바탕 연기를 하다 하준과 마주쳤고, 그 순간 강한 안정감을 느꼈다.머리가 뜨거워진 채로 하준에게 먼저 같이 살자는 말을 꺼내 버렸다.그건 분명했다.이람은 하준의 배려와 관심에 영향받는 사람이었다.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잘해 주고, 곁에 오래 머문다면,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만약 이람만 마음이 생기고, 하준은 그렇지 않다면.2년 뒤 계약이 끝나고 각자의 길로 돌아섰을 때, 이람은 힘들어질지도 모른다.정확히 말해, 어쩌면 꽤 상처받을 수도 있다.결국 힘든 건 또 이람 자신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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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제헌의 기분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었다.말을 꺼낼 힘조차 없을 정도였다.윤정은 그의 표정을 살피다가,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다가갔다.아무 말 없이 소독약을 꺼내, 제헌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닦아냈다.제헌은 거부하지 않았다.윤정이 처치를 끝낼 때까지, 묵묵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윤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기사님 불러서 대표님 댁으로 모셔다드릴까요?”제헌은 시간을 확인했다.확실히 늦은 시간이었다.여기에 더 머문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다.예전에는 좋아하던 술도, 지금은 목으로 넘어갈수록 쓰기만 했다.제헌은 음울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윤정은 서둘러 기사에게 연락해, 차를 클럽 입구에 대기시켰다....돌아가는 내내, 제헌은 눈을 감고 있었다.술기운에 머리는 어지러웠지만, 이상하게 잠은 전혀 오지 않았다.차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제헌은 천천히 눈을 떴다.차에서 내려, 혼자 집으로 들어갔다.집 안은 칠흑처럼 어두웠다.불을 켜자, 넓은 거실이 텅 비어 드러났다.소파 위에도 아무도 없었다.제헌이 불렀다.“이모님.”아무 대답도 없었다.제헌은 목소리를 높였다.“이모님!”여전히 대답은 없었고, 대신 남자의 목소리만 허공에 메아리처럼 울렸다.얼굴이 더 차갑게 굳은 채 제헌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그제야 알았다.오늘은 이순심의 휴무일이었다.이순심은 매주 정해진 휴무가 있었다.하지만 하필 오늘 밤만큼은 아무도 없는 집이 용납되지 않았다.이 집에,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제헌 혼자만 남아 있어서는 안 됐다.그 사실이, 갑자기 제헌의 감정을 건드렸다.제헌은 곧바로 이순심에게 전화를 걸었다.인내심은 이미 바닥나 있었다.신호음이 이어지는 5초조차, 견디기 힘들었다.[대표님...]“이모님!”제헌의 목소리는 거의 고함에 가까웠다.“지금 당장 돌아오세요!”이순심은 깜짝 놀랐다.[아, 아... 네, 네네... 바로 가겠습니다.]제헌은 전화를 끊었다.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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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상황이 꽤 심각해서... 강 대표님께서 직접 한 번 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원현은 해외에 개인 회사를 두고 있으면서, 동시에 KU그룹의 M국 총괄 책임자이기도 했다.업무 능력만큼은 확실한 사람이었다.그런 원현이 해결하지 못할 정도라면, 사태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었다.“대체 무슨 일이에요?”제헌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동안은 다 문제없었잖아요.”[갑작스럽게 터진 일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고요.]그 말을 듣는 순간, 제헌의 머릿속에 서하준의 얼굴이 스쳤다.‘설마...’하준이 손을 썼을 가능성.그 생각이 들자, 제헌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알겠습니다. 상황은 파악했습니다.]원현이 덧붙였다.[되도록 빨리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제헌은 즉시 거절했다.“사람 보내.”말을 마치자마자, 제헌은 전화를 끊었다.지금은 움직일 수 없었다.지금 떠나버리면, 단기간에 돌아오기 어려웠다.제헌은 아직 자신이 이람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이람을 다시 자기 곁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일이었다.제헌이 보기엔 분명했다.이람이 유리 때문에 질투를 느꼈다는 건... 이람이 결코 냉정하고 단단한 사람만은 아니라는 뜻이었다.그리고 제헌은 이미 자신의 속마음을 이람에게 어느 정도 드러냈다.자신이 먼저 한발 물러나고 있다는 것도.이람이 그걸 느끼지 못했을 리 없었다.‘이제 남은 건... 다시 데려오는 일뿐이야.’제헌은 이람을 달래서라도, 반드시 돌아오게 할 생각이었다.지금 이 시점에서, 그는 절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자리를 비운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게다가 하준은 이람을 노골적으로 노리고 있었다.제헌은 더더욱 떠날 수 없었다.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인간에게, 원하는 걸 손에 쥐여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다음 날.제헌은 평소처럼 회사로 출근했다.그런데 뜻밖에도 강수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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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서하준, 이제는 아예 감출 생각도 없는 거냐?”만약 하준이 지금 제헌의 눈앞에 있었다면,제헌은 아마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주먹부터 휘둘렀을지도 모른다.제헌은 그다지 폭력적인 인간은 아니었다.하지만 서하준이라는 존재가 제헌의 인생에서 단 하나의 거대한 변수였다.그가 가져온 건 오직 두려움뿐이었다.하준이 무엇을 하든... 언제든 제헌의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다.전화기 너머에서 하준이 차갑게 웃었다.[내가 너한테 손댄 건, 네가 나를 그만큼 몰아붙였기 때문이야.]“너...!”제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준이 낮고 냉혹한 목소리로 덧붙였다.[강제헌. 난 처음부터 조이람 때문에 움직였어.]그리고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대신 묵직한 압박감만이 짙게 깔려 있었다.[조이람은... 내가 끝까지 시킬 거야.]“서하준, 너...”제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겼다.뚝!하준의 노골적인 경멸이... 마치 전화선을 타고 그대로 날아와 제헌의 뺨을 여러 번 후려치는 것 같았다.분노가 완전히 점화됐다.“씨X...!”제헌은 전화기를 향해 소리쳤고, 손에 쥔 핸드폰을 바닥으로 세게 내던졌다.쨍!강한 충격음과 함께 제헌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꽤 큰 소리였다.그 소리를 듣고 허기성이 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바닥에 흩어진 물건들과 분노로 얼어붙은 제헌의 얼굴을 보고, 기성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대표님, 무슨 일이십니까?”제헌은 주먹을 꽉 쥔 채,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나가.”“대표님...”“꺼지라고.”기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제헌이 완전히 분노한 상태라는 걸 직감했다.더 말을 붙였다가는 불똥이 자신에게 튈 게 뻔했다.기성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마침 그때, 윤정이 커피 한 잔을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노크하려던 순간, 기성이 낮게 말했다.“잠깐만요. 강 대표님 진정하신 다음에 제가 다시 들어가겠습니다.”이런 일은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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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제헌은 원래 이 일을 고지후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지후는 어딘가 이상했다.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었지만, 지후는 무의식적으로 이 일을 맡기 싫어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왜?]제은의 목소리는 한없이 귀찮아 보였다.애초에 제은은 이 일에 전혀 흥미가 없었다.이람이 제은의 ‘새언니’였을 때조차 제은은 이람이 안중에도 없었다.지금은 이혼까지 한 마당이었다.제은에게 이람은 그냥 남이나 다름없었다.정확히 말하면, 제은은 아직 이람과 ‘Sun’의 관계조차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말 잘 들어.”제헌이 낮게 말했다.“나 한동안 출장 간다.”강수철 회장이 직접 지시한 일이었다.제헌은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한 뒤, 돌아와서 하준과의 일을 정리할 생각이었다.다만 지금은 제헌이 직접 해외에 나가야겠다는 판단이 섰다.하준이 개입했다는 증거를 잡아야 했다.그래야 강수철 회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었다.‘적어도 회장님 생신 전에는 돌아온다.’길어도 한 달 남짓.그 정도면 단기간 내에 이람에게 큰일이 생길 가능성은 낮았다.게다가 제헌은 떠나 있어도 계속 상황을 주시할 생각이었다.[다른 사람 쓰면 안 돼?]제은은 여전히 귀찮다는 태도였다.제헌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그때,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제은의 목소리를 들은 윤정이 아무 말 없이 제헌에게 손짓했다.‘제가 가서 보겠습니다.’그런 뜻이었다.“쓸데없어.”제헌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그리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윤정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대표님, 제가 가도...”“됐어.”제헌이 단호하게 잘랐다.“이번 출장은 민 실장이랑 간다.”출장에는 늘 기성이 따라붙었다.그런데 이번엔 윤정이었다.윤정은 자신이 확실히 중용받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속으로는 심장이 뛰었지만, 겉으로는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그럼... 허 비서님은...”“내 말대로 해.”“네.”윤정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이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대표님, 어제 제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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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이람이 물었다.“무슨 일이야?”영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조심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아... 별일은 아니고요. 그냥 언니한테 인사드리려고요.”이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영미는 사실 이람과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그래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저... 저희 할아버지가요, 얼마 전에 뇌경색이 오셔서요. 지금은 식물인간 상태세요. 가끔 이렇게 와서 뵙고 가요.”그러다 영미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의 전공 이야기를 슬쩍 꺼냈다.자연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이람이 혹시 해킹 기술 같은 걸 할 줄 아는지... 그 반응을 보고 싶었다.영미의 직감으로는 이람은 분명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이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결국 영미 혼자서 계속 말을 이어 갈 수밖에 없었다.혼잣말처럼, 쉴 새 없이.이람은 점점 말문이 막혔다.더는 듣고만 있기 힘들어, 결국 끼어들었다.“강제은이 영미 씨가 나한테 이렇게 친절한 거 알면, 영미 씨랑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영미는 얼굴이 확 굳었다.당황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제은이는... 조금 있다가 저 만나러 오기로 했어요. 우리 그냥 몰래 조금만 얘기하는 거니까 괜찮아요.”이람은 더 이상 여지를 주지 않았다.“영미 씨, 이제 가. 나랑 영미 씨는 딱히 할 얘기 없어.”곧 이건이 도착할 예정이었다.이람은 정말로 잡담을 나눌 여유가 없었다.영미는 속으로 생각했다.‘와... 진짜 차갑다.’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나도 좀 이상한가 봐.’‘이람 언니가 이렇게 선 긋는데, 왜 더 다가가고 싶지?’제은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자 영미는 갑자기 용기를 냈다.“이람 언니... 저 사실 언니 진짜 좋아해요. 언니 카톡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이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영미의 이 과도한 열정이 이람에게는 조금 겁날 정도였다.‘예전에... 내가 소영미랑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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