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이 차가운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왜 안 왔어? 예전엔 네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기억 안 나? 하루 24시간 내 옆에 붙어 있으려고 했잖아. 지금은 왜 나한테 이렇게 무심한데?”이람의 얼굴빛이 확 굳어졌다.“내 다친 무릎이 아직도 다 낫지 않았어. 너는 왜 내 앞에서 사과부터 안 해?”제헌은 처음엔 얌전히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금세 굳어졌다.“서하준 때문에 일이 복잡해졌어. 그놈이 날 얼마나 귀찮게 했는지 알아? 그래도 난 일주일 내내 널 찾으려고 했고, 오늘 겨우 만났어. 근데 왜... 너를 한 번 보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된 거야?”이람은 더 이상 제헌이 피해자인 척하는 태도를 견딜 수 없었다.‘강제헌... 고지후한테 제대로 배웠네. 감정 흔들기, 죄책감 유발, 패턴 똑같아.’“그래서? 나 보니까 뭐 하고 싶어?”“말했잖아. 계속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제헌은 단호했다.“네가 서하준과 함께 있는 건 날 자극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 알아. 너만 돌아오면... 난 아무것도 따지지 않을게.”이람은 실소를 터뜨렸다.“강제헌, 너 정말 낯짝도 두껍다. 됐어, 더 할 말 없어. 다시 말하지만. 첫째, 난 절대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 둘째, 나 서하준에게 진심이야.”그 순간 제헌의 표정이 굳었다. 이마의 힘줄이 드러나고,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광기 같은 감정이 스쳤다.하지만 이람은 이미 익숙했다.이런 표정 뒤엔 폭발이 따라온다는 것을.그래서 이람은 해리와 상진을 부르려고 마음먹었다.하지만 제헌은 여러 번 숨을 고른 뒤, 억지로 자신을 삼키듯 차분해졌다.“너 지금 내가 얼마나 화났는지 알아?”이람은 주먹을 꽉 쥐었다.“그건 나랑 상관없어.”“왜 상관없어. 내가 화난 건 전부 너 때문인데. 네가 이혼해서 네가 날 버리고, 네가 눈앞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하며 날 자극했으니까.”제헌의 손이 움켜쥐었다가 풀렸다. 자기 감정마저도 다루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이람은 지긋지긋하다는 듯 한마디만 남겼다.“여기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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