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의 말투는 부드럽고 공손했지만, 그 안에 담긴 맥락은 명확했다.연훈은 오래된 노련함으로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다.이람이 하준을 같이 부른 이유도, 연훈이 모를 리 없었다.사실 이람이 굳이 하준을 부르지 않고, 전화로 연훈에게만 상황을 말했어도 연훈은 움직였을 것이다.연훈은 진심으로 이람을 친구로 여겼고, 동시에 연나와 하준의 인연을 아는 만큼 그동안 수없이 연나를 설득해 왔다.아무리 참고 또 참아도, 이제는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연훈은 즉시 연나를 찾아가 해결할 마음이었지만,이람이 조용히 말했다.“연훈 씨, 너무 급하게 안 가셔도 돼요.”그렇다고 연훈이 정말 천천히 움직일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하준이 옆에 있었다.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었다.자리에서 일어서기 전, 연훈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이람 씨, 고맙습니다.”만약 이람이 직접 나섰다면, 연나는 분명 크게 당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람은 먼저 연훈에게 말을 꺼내며 ‘정면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했다.그건 연훈의 입장과 체면을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다.그리고 동시에 분명한 경고였다.이제 이후로 연나가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면, 이람은 더 이상 봐줄 명분이 없다는 뜻.성의를 다했고, 기회도 줬으니,다음은 어른답게 처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연훈은 늘 이람을 과소평가한 적 없지만, 지금 이람을 바라보며 새삼 느꼈다.사람과 사람의 격차는 정말 크다.연나는 나이도 더 많고 하준과 오래 알았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나 인간관계의 균형은 오히려 이람보다 훨씬 부족했다.그럴 수밖에 없었다.집안에서도 모두 늘 연나에게 맞춰주기만 했고, 원하는 건 모두 얻어왔기 때문에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기회 자체가 없었다.오늘만큼은 연훈도 더는 동생 편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연훈이 먼저 자리를 뜨자고 했고, 세진에게도 함께 갈지 물었다.세진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정리가 필요했지만, 인사만 간단히 하고 결국 연훈을 따라나섰다.사실 세진은 연나 문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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