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민과 더는 쓸데없는 말 안 섞고, 제은은 차에 타자마자 바로 이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운전석에 있던 건민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귀신 본 얼굴이 됐다.이서림 앞에서의 제은이야말로 ‘연기’였다면,지금 이람에게 보이는 이 태도는 마음속 깊은 데서부터 우러나오는 아첨과 흥분이었다.‘미쳤나...’건민은 속으로 생각했다.‘강제은이 저렇게까지 굽신거리는 모습, 강제헌 앞에서도 본 적 없는데?’“언니, 저예요. 밥 드셨어요?”전화기 너머로 제은의 목소리는 유난히 공손했다.“혹시 제가 언니 방해한 건 아니죠... 사실은요, 제가 어떤 자리에서 신인 배우 한 명을 알게 됐는데, 너무 좋은 사람인 거예요.”“진짜 배우예요. 근데 전 소속사에서 너무 심하게 굴어서요. 그래서 언니 회사로 보내고 싶어서요.”제은은 숨도 안 쉬고 말을 이었다.“아니요, 농담 아니에요. 진짜예요. 우리 한 번만 만나볼까요? 언니가 직접 보면, 제가 거짓말하는지 아닌지 바로 알 거예요.”제은은 이미 업계 사람들 통해 기본 검증은 끝낸 상태였다.이람 회사는 막 시작한 단계였고, 지금은 오히려 가능성 있는 얼굴이 절실한 시기였다.이런 재목을 놓친다면, 그건 완전히 오판이다.예상대로, 이람은 거절하지 않았다.“와, 너무 좋아요.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언니 시간 맞춰서...”제은은 일부러 말을 멈췄다.“아, 물론 언니 일정이 우선이죠. 언니도 알잖아요, 저는 완전 백수라 언제든지 괜찮아요.”이람은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했다. 제은의 이런 급작스러운 태세 전환은 솔직히 적응되지 않았다.오늘은 마침 주말이었고, 집에서 반나절쯤 쉬려던 참이었다. 굳이 밖으로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그럼... 우리 집으로 와. 오기 전에 그 배우 얘기부터 좀 해줘.]“언니 집으로요?”제은은 차 안에서 거의 튀어 오를 뻔했다.[안 오면, 나 언제 시간 날지 몰라. 요즘 계속 바빠서.]“가요! 당연히 가죠!”어떻게 안 가겠는가?이람이 이혼 후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제은은 진심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