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Chapter 721 - Chapter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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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이람은 손을 뻗어 하준의 머리카락을 세게 움켜잡았다. 일부러 헝클어지게, 손에 힘을 줘서 마구 흔들었다.그녀는 아침을 먹고 나니 온몸에 힘이 풀렸다.정말로 함께한 뒤라서 그런 건지, 둘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선이 마주치면 몸이 먼저 반응하고 흥분했다. 둘 다 열이 오르고, 감각이 먼저 깨어났다.이람은 자기 모습이 좀 어이없었다.이람은 말 없이 다리를 붙이고, 커피 두 잔을 들고 오는 하준을 바라봤다.하준은 컵을 내려놓고 이람의 뺨을 가볍게 만졌다. 허리를 숙여 이람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지금 배고파?”“지금은 아니에요. 근데 아까는 진짜 배고파서 죽는 줄 알았어요.”이람은 뒤늦게 따지듯 말했다.“당신은 왜 끝까지 나를 안 놔줘요?”하준은 이람 앞에 쪼그려 앉았다. 길고 단정한 손가락으로 이람의 귀 옆 머리카락을 천천히 정리했다. 시선은 머리칼에서 얼굴로 올라왔고, 엄지로는 입꼬리를 눌러 문질렀다.“내 기억엔, 네가 먼저 못 참았던 것 같은데?”이람은 하준의 그 뻔뻔함에 웃음이 나왔다.솔직히 말하면, 하준에게 키스하는 건 너무 편했고, 고개를 조금만 숙여도 하준이 뭘 하고 있는지 다 보였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다가오는데, 아무 일 없는 척하는 게 더 비정상일 것이다.이람은 하준의 손가락을 낚아채듯 잡았다. 전혀 봐주지 않고 말했다.“당신이 잠깐만 한다고 했잖아요. 근데요? 욕실 가서는 나보고 벽 짚게 해놓고 뒤에서... 거의 끝났을 때도 또...”하준은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유난히 사람을 방심하게 했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앞으로 기울여, 이람의 말을 입술로 막았다가 곧바로 떨어졌다.그리고 낮게 말했다.“자기야, 여기까지만 해.”이람은 말문이 막혔다.하준은 이람 옆에 앉아, 팔을 길게 뻗어 이람을 그대로 안아 올렸다.이람은 체중이 가벼운 편은 아니었고, 키도 작은 편이 아니었지만, 하준 품 안에서는 유난히 작아 보였다. 한 팔로 충분히 감쌀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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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이람은 반사적으로 하준의 입을 막았다.집에 둘뿐이라는 걸 알아도 그 말을 그대로 듣기엔 너무 부담스러웠다.이람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준은 저렇게 위엄 있어 보이는 얼굴로 어떻게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늘어놓을 수 있는 건지...하준은 이람의 손바닥에 얼굴을 비비듯 기대며 낮게 말했다.“괜찮아. 내가 다시 발라주면 되잖아.”이람은 그의 눈을 피한 채 그대로 품에 얼굴을 묻었다.“나 혼자 할게요.”하준이 물었다.“이미 다 봤고, 다 닿았는데, 약 바르는 것도 부끄러워?”이람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차라리 그가 해주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이런 말을 더는 안 할 테니까.“당신이 해봐요. 대신... 진짜로 약만 발라요.”하준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내 이미지... 많이 망가졌나 보네.”이람은 입꼬리를 살짝 내렸다.“이제 와서 돌이키려고 하지 마세요.”하준이 눈썹을 들었다.“그래도 우리 자기... 싫진 않지?”이람은 남자의 뺨을 만지며 일부러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아니요. 이미 돌이킬 수 없어요.”하준의 눈이 번뜩였다.“그래서 좋긴 한 거지? 응?”이람은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그를 밀어냈다.“그만하세요. 안아서 약부터 발라줘요. 질문은 이제 끝.”하준은 그대로 이람을 끌어안았다. 웃으며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안 좋아하면, 안기기만 해도 이렇게 반응할 리가 없잖아. 하기 전보다 더 예민해졌어.”이람은 계속 놀림당하는 게 억울해서 남자의 얼굴을 감싸 쥐고 먼저 입을 맞췄다. 그녀는 하준이 하던 대로 목을 따라, 쇄골을 따라 천천히 입술을 옮기며 살짝 깨물었다. 이어서 손가락은 남자의 머리칼 깊숙이 파고들었다.하준은 더는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듯 이람의 손을 붙잡아 떼어냈다.“진짜...”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람을 안아 침실로 데려가 침대에 눕혔다. 그러고 나서 정리를 마친 뒤에는 정말 조심스럽게, 말없이 약을 발라주었다.이람은 속으로 생각했다.‘속마음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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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건민은 제은을 빤히 바라봤다.“아니, 걔 같은 새하얀 백합 타입이랑 너 분위기 완전 안 맞잖아. 어떻게 걔한테 꽂힌 거야?”“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서림 어디 있어?”제은은 건민에게 노골적으로 짜증이 나 있었다. 딴소리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건민도 익숙하다는 듯,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우리 집 호텔 로열 스위트룸.”뭔가 떠올랐는지, 코웃음을 쳤다.“웃기지 않냐? 나 진짜 오랜만에 착한 일 좀 했는데, 걔는 내가 자기 옆자리 노리는 줄 알더라. 제기랄, 목까지 긁어놨다니까.”제은은 더 이상 집에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었다.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같이 가.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어.”건민이 그녀를 막아섰다.“잠깐만. 너 도대체 뭐 하려는 건데? 내가 이 일 처리하느라 얼마나 공들였는데, 설명은 해줘야지. 이서림 건드리려던 놈, 우리 집이랑도 좀 엮여 있거든. 나 대신 욕 먹게 만든 거잖아.”제은은 그의 잔소리를 참지 못했다.“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이람이 자신의 ‘삶의 목표’였다는 걸 알게 된 뒤, 제은은 충격과 흥분을 동시에 느꼈다.그리고 바로 뒤따라온 건, 깊은 자괴감이었다.‘내가 그동안 무슨 짓을 한 거람.’그녀는 과거에 했던 철없는 행동들이 계속 떠올랐다.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었다.하지만 제은은 알고 있었다. 이람은 자기 사과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는 걸. 아마 무릎 꿇고 사과해도 별 감흥이 없을 사람이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이람에게는 새로 차린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있었다.원래대로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만, 그건 Sun의 사업이었다. 허술한 신생 회사가 아니라 ‘미래에 가장 잘나갈 회사’로 보이기 시작했다.제은은 철저하게 이람의 취향을 파고들었다. 업계 사람들을 만나고 여기저기서 정보를 모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사람이 바로 이서림이었다.이서림은 외모는 청순했지만, 눈빛에는 단단하게 버티는 힘이 있었다.그 생명력이 어쨌네 운운하는 것은 다 베테랑 매니저들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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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이서림은 제은의 말을 듣고 나서야 경계심을 조금 낮췄다.하지만 건민의 이름이 나오자, 방 안으로 거칠게 밀쳐졌던 기억이 먼저 떠올라 여전히 몸이 굳었다. 얼굴에는 여전히 방어하는 기색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제은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아마 건민이와는 오해가 좀 있었을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 온 이유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려는 건 아니니까요.”제은은 말을 이어갔다.“제가 조금 아는 인맥이 있어요. 제 친구가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있는데, 거기에 서림 씨를 소개해 주고 싶어요. 관심이 있으면, 제가 직접 소개할게요.”그리고 한 박자 쉬었다가 덧붙였다.“이 제안을...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제은의 눈에 아주 짧게 힘이 실렸다가 금세 사라졌다. 다시 부드러운 웃음으로 돌아왔다.어젯밤 일이 떠오르자 서림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두려움, 공포, 혼란, 불안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울수록 더 숨이 막혔다.그런데도 울음에는 이상할 만큼의 고집이 섞여 있었다.“아 씨, 아직도 울어?”건민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 사람이 누군지는 알아? 아니, 말해도 모르겠지. 강제은 아니었으면, 너 어제 진짜 큰일 날 뻔한 거야. 알아?”서림은 그대로 굳었다.커다란 눈으로 제은을 바라봤다.“정말... 강제은 씨예요?”제은은 고개를 돌려 건민을 날카롭게 노려봤다.“그런 말은 왜 해?”건민은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굴렸다.“안 하면, 쟤가 너를 나쁜 사람으로 볼 거 아냐.”서림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그 말이 나오자 제은은 바로 다가가 서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서림은 피하지 않았다. 제은은 두 손으로 서림의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서림 씨, 인제 그만 울어요. 괜찮아요.”건민은 소름이 돋아 팔을 문질렀다.제은이 차분히 설명했다.“이 호텔은 건민이가 소유라서 여기서는 안전해요. 원래 소속사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거예요. 그래서 제가 가능성 있는 회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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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건민과 더는 쓸데없는 말 안 섞고, 제은은 차에 타자마자 바로 이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운전석에 있던 건민은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귀신 본 얼굴이 됐다.이서림 앞에서의 제은이야말로 ‘연기’였다면,지금 이람에게 보이는 이 태도는 마음속 깊은 데서부터 우러나오는 아첨과 흥분이었다.‘미쳤나...’건민은 속으로 생각했다.‘강제은이 저렇게까지 굽신거리는 모습, 강제헌 앞에서도 본 적 없는데?’“언니, 저예요. 밥 드셨어요?”전화기 너머로 제은의 목소리는 유난히 공손했다.“혹시 제가 언니 방해한 건 아니죠... 사실은요, 제가 어떤 자리에서 신인 배우 한 명을 알게 됐는데, 너무 좋은 사람인 거예요.”“진짜 배우예요. 근데 전 소속사에서 너무 심하게 굴어서요. 그래서 언니 회사로 보내고 싶어서요.”제은은 숨도 안 쉬고 말을 이었다.“아니요, 농담 아니에요. 진짜예요. 우리 한 번만 만나볼까요? 언니가 직접 보면, 제가 거짓말하는지 아닌지 바로 알 거예요.”제은은 이미 업계 사람들 통해 기본 검증은 끝낸 상태였다.이람 회사는 막 시작한 단계였고, 지금은 오히려 가능성 있는 얼굴이 절실한 시기였다.이런 재목을 놓친다면, 그건 완전히 오판이다.예상대로, 이람은 거절하지 않았다.“와, 너무 좋아요. 그럼 어디서 만날까요? 언니 시간 맞춰서...”제은은 일부러 말을 멈췄다.“아, 물론 언니 일정이 우선이죠. 언니도 알잖아요, 저는 완전 백수라 언제든지 괜찮아요.”이람은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했다. 제은의 이런 급작스러운 태세 전환은 솔직히 적응되지 않았다.오늘은 마침 주말이었고, 집에서 반나절쯤 쉬려던 참이었다. 굳이 밖으로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그럼... 우리 집으로 와. 오기 전에 그 배우 얘기부터 좀 해줘.]“언니 집으로요?”제은은 차 안에서 거의 튀어 오를 뻔했다.[안 오면, 나 언제 시간 날지 몰라. 요즘 계속 바빠서.]“가요! 당연히 가죠!”어떻게 안 가겠는가?이람이 이혼 후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제은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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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이람과 하준은 그 이후로 거의 일주일을 세상 부러운 것 없이 함께 보냈다.두 번째 주가 되자 빈도는 자연스럽게 줄었고, 그 사이 하준이 며칠 출장을 다녀오면서 얼굴을 못 본 날도 있었다. 그래서 하준이 조급해하는 것도 이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다만, 제은은 정말로 올 예정이었다.하준은 이람의 셔츠 단추를 풀며 허리를 받쳐 그녀를 소파에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침대 위에 앉혔다. 그 자신도 자연스럽게 몸을 기울였다.“걱정 마. 정도는 알아서 지켜.”남자의 손이 이람의 허리에 얹히고, 키스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자 이람은 하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아... 결국 이거구나.’하준은 나름대로 참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한 시간이 남아 있는 동안, 적어도 이람을 편하게 해주겠다는 계산이었다....이람이 보내준 주소를 받은 제은은 차 안에서 한참을 들떠 있었다.건민은 오히려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야, 이건 좀 과한 거 아니냐? 요즘 세상에 네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긴 해? 예전엔 조이람 얘기 한 번도 안 했잖아.”건민은 문득 이건이 떠올랐다.‘설마 그 새끼 때문은 아니겠지.’건민이 보기엔, 제은은 분명히 이람에게 꽂혀 있었다. 싫어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마음에 들어서.그게 더 이상했다.“이게 뭐가 과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제은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건민이 물었다.“네가 나한테 이서림 데려오라고 그렇게 난리 친 것도 결국 조이람 때문이야?”“당연하지. 나 자선사업가 아니거든.”제은은 창밖을 보며 말했다.“백화점부터 가자.”“왜?”“야, 진짜 모르냐? 처음 남의 집 가는데 빈손으로 가면 되겠냐?”건민은 알면서도 제은의 반응이 너무 의외라 말이 막혔다....거의 한 시간이 다 돼서야 이람이 하준을 멈춰 세웠다.하준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이람을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안아 욕실로 데려가 정리해 주었다.이람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직 숨이 고르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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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제은은 확실히 전보다 훨씬 예의를 갖추었다.초인종도 한 번만 누르고 집 앞에서 얌전히 서서 주인의 대답을 기다렸다.이람이 문을 여는 순간, 제은은 막 다시 초인종을 누르려 손을 들고 있었다가 이람을 보자 그대로 멈췄다.“이람 언니!”제은은 환하게 웃었다.이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제은의 뒤로 옮겨갔다.정장을 맞춰 입은 직원 세 명이 서 있었고, 각자 두 손에 쇼핑백을 가득 들고 있었다. 한 사람당 적어도 다섯 개 이상, 모두 합치면 서른 개는 훌쩍 넘어 보였다.로고를 보니 전부 명품이었다.의류, 가방, 주얼리, 심지어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섞여 있었다.이람은 무심코 입꼬리가 떨렸다.‘백화점을 통째로 턴 거야?’제은은 바로 설명했다.“처음 오는 집인데 빈손으로 오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언니가 익스트림 스포츠 좋아한다고 해서 좀 샀어요.”“근데 막상 사다 보니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뭐가 취향일지 몰라서 평소에 쓸 만한 건 조금씩 다 골라봤어요. 언니 마음에 들면 좋겠어요.”이람이 제헌과 함께 있었을 때 제은은 예의라는 걸 모르는 철부지에 가까웠다.그런데 지금의 제은은 달랐다. 예의를 아는 수준을 넘어, 지나칠 정도로 인간관계에 능숙해 보였다.예전에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지만 이람은 굳이 따질 마음이 없었다. 제은이 너무 열심이기도 했고, 이 정도 호의 앞에서 찬물을 끼얹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고마워. 근데 다음에 또 보게 되면 선물은 안 해도 돼. 너무 많아.”제은은 진심으로 놀란 얼굴을 했다.“이게 많아요? 전 오히려 적게 샀다고 생각했는데요. 원래는 판매 직원 열 명 붙여서 살까 하다가 괜히 이람 언니가 번거롭다고 할까 봐 참았어요.”이람은 말문이 막혔다.‘내가 강제은의 기준을 너무 쉽게 봤네.’“일단 들어와.”제은은 정말로 기뻐 보였다. 자기 눈을 믿기 힘들 정도였다.예전엔 보기만 해도 신경에 거슬리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이람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다 좋아 보였다.그러다 제은은 갑자기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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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이람은 눈썹을 들어 올렸다.“내가 혹시 또 손해 볼까 봐 걱정하는 거야?”예전에 제은의 올케언니였을 때, 제은 본인이 이람에게 적지 않게 곤란을 주고 말썽도 부렸다. 그런 제은이 이제는 연애까지 간섭하려 드니, 통제욕이 꽤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언니가 연애하면 앞뒤 안 보는 거, 제가 어떻게 모를 수 있어요?”제은은 말을 꺼내놓고 나서 자기도 말이 좀 셌다는 걸 느꼈는지, 바로 덧붙였다.“아, 오해하지 마세요. 비꼬는 거 절대 아니에요. 그냥 언니가 손해 볼까 봐 걱정돼서요.”“형부가 과연 자격이 있는지 좀 보려는 거예요. 우리 오빠도 쓰레기지만, 쓰레기에도 종류가 많잖아요. 말만 잘하는 타입이면 더 골치 아프거든요.”이람은 오히려 제은이 귀엽게 느껴졌다. 원래 성격이 급한 애가 지금은 자기 앞에서 화를 꾹 누르고 있었다. 멀쩡하게 말은 하는데, 속은 이미 폭주하고 있는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내 연애는 신경 쓰지 마.”이람은 웃으며 말했다.“일단 들어와. 마침... 그 사람도 집에 있어.”제은의 목소리가 확 올라갔다.“그 사람... 여기서 같이 살아요?”질투 섞인 감정이 제은 온몸에서 퍼져 나왔다. 자기는 상상도 못 해본 ‘여신과 동거’라는 걸, 어떤 남자는 당연하게 누리고 있다니.기분 좋게 놀러 오려던 계획이 순식간에 망가졌다.이람만 없었으면, 제은은 당장이라도 한바탕 난리를 쳤을 것이다.“응. 같이 살아.”이람의 말은 전혀 사정 봐주지 않았다.한 마디 한 마디가 제은의 가슴에 그대로 꽂혔다.제은은 어릴 때부터 자기중심적이었고, 소유욕도 강했다. 자기 우상을 향한 마음도 다르지 않았다.이람은 가질 수 없는 사람이지만, 이미 좋아하게 된 이상 다른 사람이 이렇게 큰 몫을 차지하는 건 용납이 안 됐다.‘형부? 누가 감히 내 형부가 된단 말이야?!’이람은 이미 집 안으로 들어갔다.제은은 어쩔 수 없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뒤에 서 있던 명품 매장 직원들을 노려봤다.“뭐 해? 아직도 서 있어? 물건 들고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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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이람은 제은의 어색한 모습을 보며 정식으로 소개했다.“서하준. 네 오빠이자 형부야.”제은은 겁이 잔뜩 든 상태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사람을 때릴 기세였던 용기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도 이람이 곁에 있어서,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다.“두 분... 언제부터 사귀신 거예요?”몇 달 전, 영화관에서 이람과 하준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때 제은은 그냥 대표와 비서 정도의 관계라고만 생각했고, 그 일은 그대로 제헌에게 보고했다.제헌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제은도 더 캐묻지 않았다. 하준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그랬다.지금에 와서야 너무 많은 걸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람이 담담하게 말했다.“강수철 회장님 생일 지나고, 강제헌이 A시에서 나를 강제로 데려가려 했던 그날.”“뭐라고요? 우리 오빠가... 언니를 납치하려고 했다고요?”제은은 크게 놀랐다.“미친 거 아니에요?”이람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날은... 미쳐줘서 고마웠지.”그렇지 않았다면, 그렇게 충동적으로 고백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예전 같았으면, 제은은 무조건 오빠 편에 섰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부끄러움이 먼저 올라왔다.‘나도 한 성질 하지만... 오빠가 그런 짓을 했다고?’그것도 자기 몰래.‘알았다면, 무조건 말렸을 텐데...’제은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순간, 머리 위로 시선이 꽂히는 게 느껴졌다. 마치 칼날이 내려오는 것처럼.‘피할 수가 없네...’이람에게 잘 보이려면, 결국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과 마주해야 했다. 이번에 도망치더라도 다음엔 또 피할 수 없을 것이다.만약 이람이 하준과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무서워서 결혼식에 안 갈 수는 없지 않은가?제은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들었다.하준을 똑바로 바라봤다.역시... 무서웠다.무의식적으로 손을 바지 위에 문질렀다. 제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빠...”이람은 그저 팝콘각이었다.‘와, 이렇게 빨리 오빠라고 부르네.’쉽게 줄을 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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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모든 기준점은 결국 이람이었다.이람이 자신을 좋아해 준다는 사실, 그것만큼은 하준이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그 외의 것들에는 집착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마워.”하준이 제은에게 말했다.“너희끼리 천천히 얘기해. 난 방해 안 할게.”하준은 옆방으로 가려 했다.그 모습을 본 제은이 바로 불렀다.“오빠, 저 아직 안 보냈는데 어디 가요?”“바로 옆방이야.”“아.”제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예전부터 이웃이었어요?”“응.”제은이 중얼거렸다.“그래서... 가까이 있는 사람이 먼저 차지했구나.”하준이 물었다.“왜, 나 마음에 안 들어?”제은은 깜짝 놀라 바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아니에요! 완전 마음에 들어요. 너무요!”하준은 더 놀리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제은은 아직도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람을 보며 말했다.“그럼... 지금도 언니는 제 올케언니 맞죠?”“맞아.”그 말을 듣고 제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이람 언니, 진짜... 우리 집안 킬러예요.”이람은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제은이 바로 덧붙였다.“내 두 오빠가... 다 언니를 좋아하잖아요.”이람은 잠시 말이 막혔다.“너도 날 갖고 싶어하는 거 아니야?”제은은 속으로 당연히 그렇게 느끼고 있었지만, 차마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언니가 Sun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진 않죠.”앞으로도 ‘올케언니 챙긴다’는 명분으로 이람에게 다가갈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하준과는 아직 거리감이 있어서 너무 들이대면 이상해 보일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자주 보고, 자연스럽게 친해질 필요가 있었다.결론은 하나였다.전부 이람을 위해서라도 제은은 계속 움직여야 했다.하준이 지금처럼만 대해준다면, 제은도 생각했던 것보다 덜 무서울 것 같았다.무엇보다... 하준은 친오빠였다. 어릴 적 자신을 안아준 기억도 있었다. 제은은 그걸 또렷이 기억했다.이제 와 생각해 보니, 예전처럼 무서워할 이유는 없었다. ‘오빠’라고 인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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