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은 처음으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상무님, 저 이 말 되게 마음에 들어요. 나중에 강제헌 씨한테 그대로 돌려드릴게요.”이람은 이제 앞만 보고 걸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위해 걸어야 했다.제헌에게 끌려다닐 이유도, 휘둘릴 이유도 없었다.가끔 마음이 번잡해질 때가 있지만, 그 감정이 오래갈 일은 없었다.걷다 보니 어느새 제헌의 차가 길가에 멈춰 있었다.차 문이 열리고 윤정이 먼저 내렸다.윤정은 곧장 다가와 이람에게 명함을 내밀었다.“사모님,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이람은 손도 움직이지 않았다.그 순간, 운전석 쪽 창문이 내려갔다.제헌이 묵직한 시선으로 명함을 받으라고 눈짓했다.말은 없지만, 그 기세는 대단히 강했다.해리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저 사람은 카메라 앞에 세우기만 하면 완전 재벌 남자 주인공 감이네.’잘생김은 물론이고, 타인을 압도하는 분위기까지 완벽했다.문제는... 그 분위기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었다.누구라도 제헌 앞에서는 힘이 빠졌다.고개를 들기도 어려웠고, 주변 공기는 늘 무겁고 팽팽했다.해리는 그저 생각했다.‘외모, 능력, 배경... 다 갖춘 사람인데도 대표님이랑 끝낸 게 이해돼.’‘이런 남자와의 관계에서 오래 버티는 게 더 이상한 거지.’제헌 같은 부잣집 도련님들과 연애하면, 대화가 맞지 않고, 감정의 무게도 다르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결국 혼자 노력하다가 혼자 지치게 된다.이람은 그런 부류가 아니었다. 돈이나 지위 같은 것에 매달릴 사람이 아니었다.그러니 이혼이라는 결과도 놀랍지 않았다.뒤늦게 후회해서 쫓아온다 한들... 세상에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있었다.이람은 제헌의 시선을 한 번 받아준 뒤 곧바로 눈을 돌리고, 해리에게 짧게 눈짓했다.해리가 곧장 나서 명함을 대신 받아들었다.제헌은 당장이라도 이람을 차에 태우고 싶은 표정이었지만, 약속을 지키기로 했던 터라 감정을 억눌렀다.강한 억제 속에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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