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601 - Bab 610

724 Bab

제601화

이람은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이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그래서 곧이어 수범에게 전화했다. 이번에는 신호가 갔다.이람은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수범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이건이는 오늘 퇴근하고 협력사 쪽이랑 미팅 약속이 있었어요. 저도 계속 연락 안 했는데, 갑자기 사람하고 싸웠다고요? 누구랑요?]잠시 침묵이 흘렀다.“알았어. 이건이 괜찮을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직접 가서 데리고 올게.”이람은 전화를 끊었다.이건과 제은은 문수혜의 요양병원에서 한 번 마주친 적이 전부였다. 그때 서로 몇 마디 언성을 높이긴 했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이였다.이건은 제은을 보면 일부러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갈 사람이었다. 제은 역시 성격상 이건 같은 사람은 눈에 한 번 더 들어오는 것조차 달갑지 않으니, 둘이 부딪칠 이유가 없었다.성격이 까칠하긴 해도 이건은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었다. 말과 행동을 구분할 줄 알았고, 여자를 때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남아도는 힘을 엉뚱한 데 쓰는 편이라, 괜한 일에 끼어들어 사람을 돕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다만 태도가 지나치게 차가울 뿐이었다.그때 이람의 머릿속에 한 가지가 스쳤다.제은은 강수철 회장에게 벌받아 고향에 3주간 묶여 있었다.그 시간이 막 끝났을 시기였다.‘설마... 강제은이 답답해서 화풀이할 대상을 찾은 건가.’그렇다 해도, 화풀이할 거면 이람을 찾아오는 게 정상이었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이건에게 갈 이유는 없었다.어쩌면 우연히 마주쳤고, 제은의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말다툼이 커졌을지도 몰랐다.어쨌든 다친 쪽은 제은이었다.이 일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이람이 직접 나서야 했다.해리에게 간단히 상황을 전한 뒤, 윤정이 보내준 병원 주소로 바로 차를 몰았다. 거리가 멀지 않아서 금세 도착했다.응급실 안에서는 의사가 제은의 상처를 꿰매고 있었다. 밖에는 윤정이 서 있었고, 그 옆으로 얼굴 여기저기가 성하지 않은 재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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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제은이 이건을 내려다보던 시선은 마치 개를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잘난 체를 하더니, 실상은 별것도 없었다.역시 제헌의 친여동생다웠다. 남매가 하나도 다를 게 없었다. 이건은 제은을 보기만 해도 깊은 혐오가 올라왔다.그래서 넘어졌다는 말이 더없이 통쾌했다.이람은 상황을 충분히 파악한 뒤 고개를 돌렸다.“민 실장님, 경위는 다 정리된 것 같은데요. 제헌 씨한테는 전달하셨나요?”윤정은 담담하게 답했다.“강 대표님께는 정확히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제은 아가씨가 다쳤기 때문에 두 분은 여기서 입장을 정리하셔야 합니다.”이람은 미간을 좁혔다.“강제은이 사람들을 불러서 이건이를 막아선 건요? 그건 어떻게 되는 거죠?”윤정은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그 부분은 강 대표님과 직접 이야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친 쪽이 강제은 씨인 이상, 강 대표님이 문제 삼으신다면 사안은 크게 번질 수 있습니다.”이람의 표정이 굳어졌다.‘조금이라도 약점이 잡히면, 절대 놓지 않겠다는 거네.’제은이 다치지 않았다면 이 일은 명백히 시비였고, 오히려 이건이 사과받아야 할 상황이었다.하지만 제은은 다쳤다. 자업자득이긴 해도, 결과는 결과였다. 강씨 집안은 누군가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판단하면, 그 크기와 상관없이 반드시 따져 묻는 집안이었다. 하물며 제은처럼 보호 속에서 자라온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랬다.손에 꿰맨 상처 하나만으로도 제은에게는 큰 일이었고, 강씨 집안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이건은 윤정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견딜 수 없었다. 애초에 제은이 사람을 모아 계획적으로 자신을 치려고 나선 일이었다. 이건이 대응했으니 이 정도에서 끝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병원에 누워 있는 쪽은 이건이었을 것이다.그런데도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위에 서서 내려다보며 책임을 묻는 태도였다.‘역시 강씨 집안 사람들은 다 똑같아.’속은 끓었지만, 이건은 움직이지 않았다.이람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이건은 이미 알고 있었다.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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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이람과 이건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헌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람을 보고 있었다. 예전처럼 노골적인 분노가 드러난 눈빛은 아니었다. 깊고 무거워서 속마음이 쉽게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제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굳이 파고들 필요는 없었다. 이람에게 중요한 건 감정이 아니라 정리였다.이람이 말했다.“강제은이 이건이한테 화풀이한 거잖아. 시작은 강제은이었고. 난 강제은이 내 동생한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해.”제헌이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그래.”이람은 순간 멈칫했다. 그는 이렇게 쉽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윤정도 예상 밖이라는 듯 미세하게 시선을 움직였다.하지만 바로 이어서 제헌이 말을 덧붙였다.“그럼 내 여동생이 다친 건 어떻게 할 건데?”이람의 시선이 가라앉았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제헌이 말했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 똑같이 상처를 남기던가.”이람은 손을 꽉 쥐었다. ‘역시 강제헌이야. 이렇게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지.’‘하지만 나도 이걸 받아들일 수는 없어!’그때 이건이 차갑게 끼어들었다.“좋아. 그럼 사과부터 해. 난 강제은이 나한테 고개 숙이고 사과하는 거 원해.”제헌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제야 이건을 제대로 바라봤다. 이건의 말이 제법 의외였던 모양이었다. 만약 이혼 전이었다면, 같은 핏줄인데 성격이 왜 이렇게 다른지 의아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헌은 이미 이람의 단단함을 본 뒤였다. 그래서 이건의 이 말도 낯설지 않았다.제헌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윤정이 먼저 나섰다.“조이람 씨, 문제를 해결하러 온 거라면 동생 말부터 좀 자제시키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이람은 이건 앞에 섰다.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이건이 손에 칼자국 남기는 게 해결이라면, 그건 애초에 이 문제를 제대로 푸는 게 아니에요.”제헌이 물었다.“그럼 더 얘기할 수 없다는 거야?”이람이 낮게 말했다.“강제은 나오면, 내가 직접 얘기할게.”제헌이 비웃듯 말했다.“제은이 성격 알잖아. 네가 말해서 통하겠어?”이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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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건은 감히 반항까지 했다. 태도도 거칠었고, 순순히 제은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주지도 않았다. 제은의 눈에는 길들이기 힘든 들개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아무리 버틴다 해도 결국 개였다. 제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게 맞았다. 그게 제자리였다.그래서 애초에 제은이 다칠 일은 없었다. 바닥으로 넘어지는 그 찰나, 제은은 조용히 손을 뻗었다. 그 덕에 팔에 상처가 생겼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은 그저 재수 없는 하루로 끝났을 뿐, 이건을 누를 이유가 없었다. 아팠다. 정말로 아팠다. 하지만 이건 머리 위에서 화풀이도 못 하고, 오히려 자신만 손해를 보는 건 견딜 수 없었다.자신이 조금 다치는 건 상관없었다.상처 하나로 얻은 결과는 명확했다.이건은 더 이상 함부로 굴지 못했고, 이람이 결국 여기까지 왔다.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제은의 기분을 달래려는 태도는 보였다. 어떻게든 제은을 진정시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말 그대로 일석이조였다.물론 미리 이건이 복싱한다는 걸 알았다면, 경호원을 데려왔을 것이다. 이렇게 몸으로 고생할 필요도 없었다.그래도 목적은 달성됐다. 제은의 기분은 꽤 괜찮았다.제은은 잠시 이건을 내려다봤다. 쓸모없는 물건을 보는 눈빛이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표정을 바꿔 제헌에게 다가가 억울함을 과장해서 늘어놓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보고 있을수록 이건의 속은 뒤집혔다.‘미친 여자네. 전부 내 탓으로 돌리잖아.’이람은 제은의 하소연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듣고 있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우리 얘기 좀 해.”제은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이람을 노려봤다.“내가 너랑 무슨 할 말이 있는데? 아니, 조이람, 이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나한테 손댄 건 이건이야. 네 동생. 그런데 왜 저렇게 네 뒤에 숨어 있어? 하는 짓도 딱 봐도 별 볼 일 없어 보이네.”제은은 이건의 눈을 똑바로 보며 일부러 천천히 말했다.“쓰. 레. 기.”이건은 살면서 이렇게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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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이람이 차분하게 말했다.“이건이가 다 얘기했어. 널 겁주려고 한 거지, 일부러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 네가 먼저 넘어졌고, 그때 생긴 상처야. 이건이 직접 해치려던 건 아니고, 아무리 그래봤자 사고야.”제은은 멀리 서 있는 이건을 힐끗 바라봤다.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그래서? 그렇다고 뭐가 달라져?”고개를 돌려 다시 이람을 보며 태도는 한 치도 숨김없이 오만했다.“조이건이 감히 나한테 반항한 순간부터 이미 나를 건드린 거야. 게다가 내가 다친 것도 사실이잖아. 네가 무슨 말을 하든 현실은 안 바뀌어.”“너랑 조이건, 둘 다 나한테 사과해야 해. 무릎 꿇고 하면 더 좋고. 그러면 내 기분이 좀 풀릴지도 모르지.”이람은 잠시 제은을 보다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네 생일, 강수철 회장님 생일이랑 날짜 많이 안 떨어져 있지? 같은 달이고, 아마 모레쯤일 거야.”제은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네가 말 안 했으면 잊을 뻔했네. 근데 좋은 생각 줬다. 생일에 사람 많이 불러서 시끌시끌하게 할 거야.”“다들 보는 앞에서 너랑 이건이 크게 사과하면, 그때는 진짜 기분 풀릴지도 몰라.”제은의 왼쪽 손목에는 명품 브랜드에서 맞춤 제작한 레이싱 콘셉트의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Sun’이라는 영문자가 눈에 띄었다.광적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노골적인 팬심이었다.이람이 시선을 들어 말했다.“강제은, 넌 진짜 너무 버릇없이 자랐어.”제은은 어깨를 으쓱했다.“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잖아. 나 원래 이런 애야. 그러니까 너랑 조이건이 내 비위 맞출 줄도 알아야지. 왜 자꾸 나랑 부딪혀?”요즘 이람에게 밀린 적이 많았던 탓에, 제은은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말이 점점 거칠어졌고, 멈출 줄을 몰랐다.이람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근데 말이야, 내가 널 다시는 설치지 못하게 할 방법이 있어.”제은은 웃음이 터졌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세상에, 조이람. 우리 오빠랑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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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제은은 이를 악물었다.“내가 너를 어떻게 믿어?”이람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난 너한테 거짓말 안 해.”“안 돼. Sun이 직접 운전해서 나 좀 태워줘야 해.” 제은이 말했다.“그거 안 해주면, 나도 이 약속 안 지켜.”이람은 잠시 제은을 바라보다가 답했다.“그래.”제은은 그 대답이 주는 파급을 아직 다 받아들이지 못한 표정이었다.이람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그럼, 우리 얘기 정리된 거지?”제은은 코웃음을 쳤다.“Sun을 실제로 봐야 인정해. 나 허풍 싫어해.”이람은 다시 한번 말했다.“그래.”이람은 말의 방향을 돌렸다.“이제 네 오빠한테 가서 분명히 말해. 이 일은 여기서 끝내자고. 너든, 제헌이든 화해할 생각 없으면 강수철 회장한테 직접 가.”“애초에 이건을 먼저 건드린 건 너야. 네가 다친 게 사고였기 때문에 내가 여기까지 얘기해주는 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이렇게 길게 말 안 했어.”상처는 약 4센티 정도였다. 봉합이 필요했다는 건 꽤 깊었다는 뜻이었다.이람은 누구든 다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제은도 이번 일로 고생했다.하지만 일을 벌인 건 분명 제은이었다. 우연히 다쳤다고 해서 되레 이람과 이건을 몰아붙이는 건 말이 안 됐다.그래서 이람은 버릇없이 자란 재벌가 딸의 감정놀음에 맞춰줄 생각이 없었다. 차라리 그 오만함과 폭주를 멈추게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제은은 Sun을 위해서라면, 이람의 이 거슬리는 말들도 참을 수 있었다.“네가 Sun을 안다고 해서, 내가 너 겁낼 줄 알아?”이람은 담담했다.“그리고 이건이한테 사과해.”제은의 표정이 바로 바뀌었다.“말도 안 돼. 나 다쳤다고!”이람은 단호하게 말했다.“네가 다친 건 사실이지만, 그걸로 네가 계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사라지진 않아.”“만약 이건이가 너를 납치해서 사람 불러 때렸고, 그 과정에서 이건이 오히려 베였다고 해도, 강씨 집안이 이건을 쉽게 놔줬을까?”“그러니까 네가 먼저 사과해야 해. 이건이에게는 네 사과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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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이람이 낮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널 가르칠 자격 없어. 그냥 누나로서 내 동생을 지키는 거야. 이건이의 억울함을 아무도 못 봤을지 몰라도, 난 봤어.”“누나가 그걸 보고도 모른 척할 수는 없지. 내가 동생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이 일을 어떻게 정리해?”“이건이한테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그럼 내가 여기까지 온 의미가 없지.”제은의 감정은 분노에서 놀람으로 바뀌었다.이람은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왜 그렇게 놀라? 너한테는 지켜주고 싶은 사람 없어?”제은은 그동안 이람과 제대로 대화를 나눌 생각조차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처음으로 이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있었다. 머릿속이 잠시 텅 비었다. 뭐라고 해야 할지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냥, 그냥...제은은 무심코 멀리 서 있는 제헌을 바라봤다.‘오빠, 너 진짜 괜찮은 사람 하나 놓친 것 같아.’이람은 제은이 더 말할 생각이 없는 줄 알고 물었다.“그럼 동의한 거야?”제은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결국 모든 선택은 자기 몫이었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이람은 감정싸움에 말려들 사람이 아니었다.사실 이런 사람이 제일 상대하기 힘들었다. 말투는 차분한데, 태도는 흔들림이 없고, 빈틈이 없었다. 어떻게 해도 이람의 생각을 바꾸기 어려워 보였다.결국 제은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람 앞에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이람이 정한 길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너무 짜증 났다. 제은은 원래 이런 수동적인 상황을 질색했다.하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알겠어. 내가 조이건한테 사과할게.”제은은 이람을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대신 약속해. 내가 Sun을 직접 만나면, 그 이후로는 너랑 이건이한테 절대 시비 안 걸게.”이람은 담담하게 웃었다.“약속.”제은은 이람과 나란히 다시 걸어갔다. 몇 걸음마다 이람을 힐끔거리며 살폈다.오늘에서야 제은은 제대로 깨달았다. 이람은 분명한 선이 있는 사람이었다. 쉽게 휘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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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제은은 강수철 회장과 제헌의 압박 앞에서 얌전한 척하는 데 아주 능숙했다. 그게 자기한테 유리하다는 걸 알았고, 이런 식으로 구는 데도 이미 익숙했다.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게 창피하다고 느낀 적도 없었다. 오히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었고, 거기엔 죄책감 같은 건 전혀 없었다.게다가 이렇게까지 몸을 낮췄는데, 이건,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강제은의 개’라면 당연히 바로 꼬리를 흔들면서 주인 비위를 맞춰야 하는 거 아닌가.제은은 자기가 생각하는 ‘당연한 결과’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길 조용히 기다렸다.하지만 조금 전 욕설을 퍼붓던 태도와 지금의 말은 너무나도 달랐다.제은을 따라다니던 패거리들은 하나같이 얼어붙었다. 누군가는 욕을 내뱉었고, 누군가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상황에 따라 몸을 낮출 줄 아는 강제은 아가씨가 대단하다는 반응이었다.영미는 비교적 담담했다. 이람을 알고 난 뒤로, 제은이 이람 상대해서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늘도 다친 척, 불쌍한 척하면 판이 뒤집힐 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이렇게 빨리 상황이 바뀔 줄이야. ‘역시 이람 언니야. 언니가 나서기만 하면 성가신 강제은은 바로 정리되네!’제헌은 달랐다. 이람을 바라보는 제헌의 시선은 훨씬 깊어졌다.“조이건 씨, 제 사과 안 받아요?”제은은 한참 동안 기다려도 이건에게서 부드러운 말 한마디 듣지 못하자 불쾌해졌다. 방금 자신이 모욕당했다고 느꼈던 감정과 다르지 않았다.‘내가 사과를 한 게 누구 덕분인데.’‘조이람 때문이지, 조이건이과는 아무 상관도 없었지.’‘누나 보호 아래서 사는 쓸모없는 인간이면, 이런 상황에서는 맞장구라도 쳐줘야 하는 거 아닌가?’제은이 다시 한번 말을 던지자, 이건이 코웃음을 쳤다.“너도 알고 있잖아.”제은은 잠시 멈칫했다가, 눈을 크게 떴다.“반응이 그게 다야?”“그럼 뭐.”이건의 표정은 냉담했다.‘뭐라니? 당연히 고맙다며 받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제은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다친 손을 내밀었다.“너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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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일이 너무 빠르게 벌어졌다가 수습됐고, 동작은 지나치게 날카로워서 보는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 거기에 이건의 경고까지 더해지자, 마치 상대를 한 입 한 입 물어뜯어 죽일 것처럼 느껴졌고, 현장을 본 사람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제은과 제은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이건을 다시 보게 됐다. 다들 이건이 겁을 먹은 줄 알았다. 그래서 이람이 오고 나서 그는 입도 열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이게 뭐야. 이렇게 큰 걸 참았던 거야?’‘조이건이 어떻게 강제헌한테 저렇게 말할 수 있지?’ ‘체격만 봐도 강제헌이랑 상대가 안 되는데, 대체 무슨 배짱으로 코앞에서 손가락질까지 한 거야?’진짜로 다들 얼어붙었다.이람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바로 굳은 얼굴로 이건 앞을 막아섰다.제헌은 차갑게 서 있었다. 눈에는 이건의 행동에 대한 의외라는 기색이 스쳤지만, 그가 화가 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만약 화가 난 거라면,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그 분노가 이람을 향한다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이건을 향하는 것은 안될 일이었다. 게다가 제헌은 이미 한 번 이건에게 손을 댄 적이 있었다.이람은 목소리를 낮게 깔아 기세를 세웠다.“강제헌, 일은 다 끝났어. 근데 왜 나를 붙잡아?”그러고는 고개를 돌렸다.“강제은, 네가 네 오빠한테 다시 얘기해 줄래?”제은의 시선은 온통 이건에게 가 있었다. 눈빛이 어딘가 흐트러지고, 복잡해 보였다.‘방금 조이건... 너무 무섭잖아.’사람을 때릴 때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진짜로 누군가를 죽일 것 같은 상태였다.솔직히 말해, 제은은 무서웠다.제은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제헌 앞으로 뛰어갔다.“조이건! 너 우리 오빠 때릴 생각이었어? 너 진짜 죽고 싶어?”독한 말을 내뱉고는, 곧바로 제헌의 팔 하나를 끌어안고 매달렸다.“오빠, 이 일은 그냥 넘겨.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다친 것도 내가 자초한 거고. 그냥 넘어가자, 응? 괜히 미친개한테 물리면 우리만 손해잖아.”이람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이 나올 뻔했다.제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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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이람은 상황을 보자마자 웃음이 났다.“강제은이랑 뭐 좀 약속하긴 했어. 근데 다 사소한 거야. 나만 손해 본 것도 없고.”이건은 선뜻 믿지 않는 눈치였다.“나한테 거짓말하면 안 돼.”“거짓말 안 해.”이람은 가볍게 웃다가 말을 이었다.“그리고 아까 네가 제헌한테 주먹 날리려던 거, 솔직히 좀 감동이었어. 이제 누나 지킬 줄도 알고. 꽤 든든하다. 너 점점 어른 된다?”이건은 이람을 몇 초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타.”이람이 말했다.“너랑 동선 안 맞아. 나 택시 타고 가.”이건은 전형적으로 쿨한 타입이었지만, 이람 눈에는 그냥 쓸데없는 고집이었다. 이람은 웃으면서 덧붙였다.“차에 약 있어. 네 손 소독부터 하자.”그제야 이건은 자기 손이 까진 걸 알아차렸다. 피가 조금 배어 나왔다.‘이건 언제 본 거야.’이람은 늘 이런 사소한 걸 놓치지 않았다.이건은 고개를 들었다. 눈빛이 묘하게 복잡했다. 아까 이람이 자기 옆에 남아 있던 그 감각과 비슷했지만, 이건은 그걸 말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이건은 이미 이람을 따라 차에 올라탔다.이람은 요오드 면봉을 꺼내 이건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상처를 닦았다. 고개를 숙인 채 손에만 집중했지만, 머릿속에는 조성민이 스쳤다. 그가 저지른 일들은 이람조차 쉽게 삼킬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건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상처에 맺힌 핏방울이 또렷하게 보였다.이건은 이람에게 유일한 가족이었다. 정말로 세상에 단 한 명뿐이었다. 그래서 이람은 무의식중에 말이 많아졌다.“앞으로는 진짜 몸조심해야 해. 무슨 일이든 생기면 안 돼. 항상 건강하고 무사한 게 제일 중요해. 혹시라도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난 진짜 못 버텨. 더 이상 누군가를 잃는 일은 겪고 싶지 않아. 알지?”눈앞에 있는 이람의 표정은 진지했다.이건의 눈이 금세 붉어졌다. 그는 급히 눈을 한 번 세게 깜빡이며 감정을 눌렀다.엄마가 떠난 뒤의 고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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