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Capítulo 711 - Capítulo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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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지후는 순간 멍해졌다.“형?”그는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제헌이 형이 정말 미친 거 아니야? 서하준을 형이라고 부르다니.’어릴 때부터 쭉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지후는 이 형제 둘이 이런 방향으로까지 갈 수 있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지금까지 난 유재원도 썩 마음에 들지 않은데...’‘그런데 제헌 형이랑 서하준이 ‘형제 우애’ 같은 걸 한다고?’‘말도 안 되지.’지후는 확신했다. 제헌은 진짜로 미쳐 있었다.하준은 입술을 단단히 다문 채 시선을 제헌의 뒤통수에 고정하고 있었다.제헌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하준을 한 번 바라봤다. 눈빛은 날이 서 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걸려 있던 그 웃음은 차가웠다. 방금 내뱉은 ‘형’이라는 호칭에 좋은 뜻을 담았을 리 없었다.제헌은 말을 마치고 나서 이람을 깊게 한 번 더 바라본 뒤, 그대로 돌아섰다.기성은 경호원에게 이끌려 함께 자리를 떴다.지후와 윤정도 제헌을 따라갔다.하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굳게 쥔 주먹은 여전히 그대로였다.재원은 지후에게 몇 마디라도 더 해보려 했지만, 지후가 너무 빠르게 가버렸다.분위기가 이미 최악이라는 것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재원이 입을 열었다.“강제헌 미친 거 아냐? 하준아, 너희 둘 무슨 얘기했어? 갑자기 왜 형이라고 불러?”재원은 이미 이람에게서 이번 일이 제헌과는 무관하다는 걸 들었다. 형제끼리 몸싸움이 안 벌어진 것도 이해는 갔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헌이 갑자기 하준을 형이라고 부를 이유는 없었다. 솔직히 말해 꽤 놀랄만한 일이었다.이람도 고개를 끄덕였다.제헌의 입에서 그 ‘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으니까.하준이 아까 안으로 뛰어 들어간 건 기성 때문에 화가 났기 때문이다.하지만 제헌이 떠나며 남긴 그 한 마디는... 분명 형제 사이에서만 통하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팽팽한 힘겨루기였다. 너무 오래 알고 지냈고, 너무 깊이 얽혀 있었으며, 서로에 대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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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친구들은 다들 원래부터 관계가 좋았다.남진이 말했다.“이람 씨랑 진 대표님이 먼저 가버리니까, 휴가도 재미가 없더라고요. 서 대표님도 잠깐 있다가 결국 못 참고 당신 보러 가자고 해서요. 저희도 그냥 같이 돌아왔고요. 장 대표님이랑 나솔 씨는 아직 휴가 중이에요.”연훈은 임영에게 바로 용건을 꺼냈다.“병원 검사 결과 나왔어요?”임영은 바로 이람의 서류를 내밀었다.“이건 조 대표님의 혈액 검사 결과고요. 이건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 주신 약 목록입니다.”연훈은 서류를 받아 들고 임영에게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연훈은 내용을 빠르게 훑었다.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연훈은 서류를 하준에게 건넸다.하준은 꼼꼼하게 확인했다.다행히 문제는 없었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애초에 이람이 겪지 않아도 됐을 일이었다.그리고 만약 조금이라도 더 위험한 상황으로 흘러갔다면...이람이 다치는 것 자체를 하준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하준은 서류를 다시 임영에게 돌려주었다.임영에게 하준이 남긴 첫인상은 솔직히 말해 너무 강렬했다. 임영은 하준에게 예의를 갖추는 동시에 깊은 경외심을 느끼고 있었다. 무서웠고, 괜히 말 한마디 잘못해서 대표님께 누가 될까 조심스러웠다.그런데도 임영은 분명히 느꼈다. 하준이 이람을 정말로 아끼고 있다는 걸.그는 외모도 눈에 띄게 뛰어났고, 분위기도 단단했으며,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세심했다. 임영은 속으로 감탄했다. 하준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모인 친구들 모두가 이람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임영에게는 괜히 기분 좋게 다가왔다. 해리가 ‘한번 만나기만 하면 이람의 ‘친정 식구들’은 다 하준 편이 된다’라고 했던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임영도 실제로 보니 딱 그 말 그대로였다.이람은 하준의 상태를 느끼고 있었다.그래서 더 말하지 않았다.이람은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한 사람씩 눈을 마주치며 인사한 뒤 하준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집으로 가는 내내 하준은 이람의 손을 놓지 않았다.집에 도착하자 이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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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하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이람을 놓아주었다.이람은 몸을 돌려 하준을 바라봤다.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준의 눈에는 불순한 의도 같은 건 없었다. 방금 이람을 안고 했던 말들도 전부 기성에게서 완전히 가시지 않은 분노 때문이었다.아까는 친구들이 있어서 일이 이미 정리됐다는 말만 했을 뿐이었다. 이런 감정은 오직 이람 앞에서만 드러냈다.“바닷가에서 하루 더 있기로 약속하신 거 아니었어요?”이람은 남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하준이 왔다 간 시간은 길어야 두 시간 남짓이었다. 두 시간도 못 버틸 정도였을까 싶었다.“네가 가니까 못 있겠더라.”하준은 이람의 뺨을 가볍게 쓸었다.이람이 말했다.“당신도 바다 좋아하잖아요.”“그래도 너를 더 좋아해.”하준이 바다를 좋아했던 이유는 늘 이람 때문이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답은 정해져 있었다.사실 하준은 버텨보려고 했다.하지만 해보니 안 됐다. 처리할 다른 일이 있으면 몰라도, 이람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가는 하준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네가 없으면 재미도 없고, 다 의미 없어.”하준은 이람을 보며 말했다.이람은 그 시선에 마음이 저절로 풀어졌다.뜨겁고, 숨김없고, 지나치게 솔직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다.분위기는 그때부터 달라졌다.시선 하나, 손길 하나, 서로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 이미 충분히 익숙한 사람인데도, 눈을 마주치는 순간 ‘뭔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자기야, 준비됐어?”하준의 말은 직설적이었다.둘 다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이람은 이미 준비돼 있었다.섬에서부터 그랬다. 다만 시간이 없었을 뿐이었다. 지금은 시간이 있었고, 하준은 손으로, 입술로 충분히 시간을 들여왔으며, 나솔과 나눴던 이야기들까지 겹쳐 이람의 마음에는 아무런 장벽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리기 힘들 정도였다.“나 씻고 올게요. 지금 냄새 날 것 같아요.”허락을 받은 하준의 숨이 깊어졌다.하준의 한 손이 이람의 허리에 닿았다. 하준이 조금만 힘을 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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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아까까지만 해도 심장이 정신없이 뛰고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통제가 안 될 정도였다.이람은 멍해졌다.‘이게... 서하준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야?’어딘가 너무 건방지고, 너무 나빴다.“지금 와서 후회해도 늦었어.”하준이 이람의 손을 붙잡았다.“나 못 참겠어.”이람은 다급하게 하준의 입술을 손으로 막았다.“당신... 말하지 마세요.”하준이 낮게 웃음을 흘렸다. 짧게 한두 번.“알겠어. 그만 놀릴게. 씻고 와. 나도 씻을게.”이람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뻔했다.“이제 와서 그게 놀린 거라고요?”하준이 태연하게 말했다.“놀리지 않으면, 내 여자친구가 겁먹을 것 같아서.”이람은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렸다. 그대로 하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깐 숨을 고른 뒤, 고개를 들어 그를 봤다.“진짜로... 이제 말하지 마세요.”하준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안 할게.”이람은 아직 씻지도 않았는데 하준이 이 정도였다.조금 불안해지긴 했지만, 이미 여기까지 와서 누가 먼저 분위기를 깰 생각은 없었다.이람은 혼자 안방 욕실로 들어가 씻었고, 하준은 게스트룸에서 씻었다.시작하기 전까지는 약간의 여지는 남겨두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뜨거운 물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내렸다.이람은 차가운 타일을 밟고 서서 문득 여러 생각이 스쳤다.처음에는 정말로 거부감이 있었다. 이런 얘기 자체를 피하려고도 했다.그런데 하준과 함께 있으면, 이상하게 자꾸 더 친밀해지고 싶었다.조금씩 마음이 풀렸고, 스스로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그리고 어제, 하준이 조심스럽게 시도했던 것들.이람은 그게 좋았다.그래서 정말로 하준과 함께하게 된다면, 이람은 몸도 마음도 전부 준비가 돼 있었다. 억지로 참고 있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이번 샤워는 유난히 길었다.이람도 서두르지 않았다.어제 이람은 준비를 꽤 했지만, 크게 등이 파인 잠옷은 이미 구김이 심했다. 입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도 평소에 입던 옷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이람은 이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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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이람은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꽤 했지만, 막상 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지 않았고, 흐름도 자연스러웠다.무엇보다 이 관계는 하준이 주도하고 있었고, 이람은 하준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걸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하준은 계속해서 이람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은지, 불편하지는 않은지. 조금이라도 힘들어 보이면 바로 멈췄고, 편안해 보이면 다시 이어갔다. 이람이 점점 흐름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자, 하준 역시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손길, 키스...모든 게 매끄럽게 이어졌다.이람의 심장이 가장 빨리 뛰었던 순간은 오히려 하준이 택배를 받아 들고 침실로 들어왔을 때였다. 하준이 이람을 바라보던 그 시선.분명 옷은 제대로 입고 있었는데, 하준의 눈에는 마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이람은 그 시선을 마주치는 순간, 몸이 먼저 반응했다. 긴장이 확 올라가고,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기대와 흥분,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두려움 같은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하준이 다가와 이람을 안고 부드럽게 입을 맞출 때까지도 그 감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딴생각해?”하준의 입술이 이람의 목을 스쳤다. 땀이 맺힌 피부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다가 귓불을 가볍게 물었다. 낮고 흐릿한 목소리가 귀 옆에 닿자, 하준의 몸도 더 단단해졌다.이람은 대답을 할 틈도 없이 자기도 감당하기 힘든 소리를 내고 말았다.처음 시작은 자연스러웠고 어색함도 없었지만, 이람이 미리 걱정했던 문제들이 아주 사라진 건 아니었다.예를 들면, 시간이나 자세 같은 것들.하준이 몸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람은 그대로 침대 머리판에 부딪혔다. 다행히도 머리판은 푹신했지만, 아니었으면 어지러웠을지도 몰랐다.하준이 짧게 혀를 찼다.그리고는 이람을 다시 끌어당겼다.처음 시작했을 때는 열한 시였는데, 어느새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거의 새벽 1시가 다 되어갈 즈음, 하준은 이람을 안아 욕실로 데려갔다. 욕조에는 미리 따뜻한 물이 받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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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이람은 이를 살짝 깨물었다. 이불을 걷고 일어나려고 했는데, 이불을 잡아당기는 힘이 생각보다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제야 이람은 또 하나를 알아차렸다. 침구가 바뀌어 있었다.‘잠깐... 이거 언제 바뀐 거지?’그녀는 기억이 없었다.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이람의 귀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왜 바뀌었는지, 떠올랐기 때문이다.이람은 이불을 끌어 올려 얼굴까지 덮었다.나솔이 했던 말이 맞았다. 그 순간이 오면 정말로 자신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나솔과 이야기할 때, 이람은 예전에는 실제로 남자와 잠자리할 때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했다고 확신했었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이람은 여러 번 절정에 다다랐다.‘안 돼.’‘인제 그만 생각하자.’다행히 하준은 침대에 없었고, 침실에도 없었다. 지금이 기회였다. 이람은 얼른 일어나서 옷을 입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소처럼 나가서 아침을 먹으면 된다.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일으켜 이불을 걷는 순간, 방문이 열렸다.이람은 평소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얼굴에 놀람이 그대로 드러났다.“누구세요?”그리고 바로 보였다. 하준이었다.하준은 잠옷이 아니라 아주 단정한 캐주얼 차림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이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눈에 띄었다. 이람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일부러 멋을 낸 남자 배우들을 수도 없이 봐왔지만, 하준은 그런 사람들을 단번에 이람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나야.”하준은 일부러 그렇게 말하고는 이람의 눈을 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이람도 그걸 알아차리고 같이 내려다봤다. 이불이 미끄러지듯 내려가 있었고...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이미 기억 때문에 한 번 휘청였는데, 이 상황이 겹치자 더 버티기 힘들었다.얼굴이 확 달아올랐고, 이람은 급하게 이불을 끌어당겨 몸 전체를 감쌌다.하준은 이람이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듯, 굳이 놀리지 않았다.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든 채 침대 가까이 와서 이람 앞에 앉았다.“입 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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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기성은 제헌에게 끌려 나왔다.하준에게 한 대 맞았을 때 기성은 이상하게도 안도했다. 적어도 하준 손에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기성은 오래전부터 하준과 제헌이 서로 물과 불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형제 사이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직접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건 지후 쪽이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영역이었다.그래서 기성에게 하준은 낯선 사람이었고, 그 주먹 한 방은 기성을 완전히 얼어붙게 했다. 반대로 제헌과 윤정을 오래 봐왔던 탓에, 기성은 제헌 앞에서는 오히려 덜 무서웠다.하지만 기성은 또 한 번 제헌의 분노를 얕잡아봤다.이 분노는 기성 때문이라기보다 정확히 말하면 이람을 향한 제헌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기성은 한때 존경하고 두려워하던 고용주이자 친구인 제헌에게 거칠게 얻어맞았다. 몸 여기저기가 쑤셨지만, 아플수록 마음은 더 비뚤어졌다.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제헌을, 기성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정말 전부 나 때문이야?’아니었다.사실은 제헌 자신 때문이었다.제헌과 이람이 처음 만나고, 결혼하고, 결국 이혼까지의 과정 전부를 지켜본 사람이 바로 기성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입 안에 피가 가득 고인 채로 기성은 제헌을 향해 크게 웃었다.“강 대표, 자업자득이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도 못 지켜서 놓쳐놓고 말이야. 하하하.”“진짜 꼴 좋다. 때려, 더 때려봐. 어차피 조이람은 너에게 안 돌아와. 조이람은 네 형 좋아하잖아. 하하하하.”어떤 말이 자극이 됐는지, 제헌은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다음 순간, 기성의 멱살이 거칠게 잡혔다. 몸이 공중으로 들렸다.제헌은 낮고 또박또박 말했다.“너... 내가 조이람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기성은 이제 제헌이 전혀 무섭지 않았다. 비웃듯 웃으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눈빛에는 악의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그래. 근데 나도 이제야 다 이해됐어. 예전부터 이상했거든. 강 대표는 그렇게 조이람 싫어한다면서,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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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제헌의 몸에 잔뜩 날을 세우던 기운이 갑자기 가라앉았다.제헌은 기성을 그대로 내던지듯 놓아버렸다.기성은 뒤로 밀리며 균형을 잃었다. 이미 온몸이 성한 데가 없어서 버텨낼 힘도 없었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배를 움켜쥔 채 거칠게 기침했다.그런데도, 기성의 입가에는 묘한 만족감이 남아 있었다.기성은 알고 있었다.자신이 제헌의 가장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는 걸.같이 일한 시간이 얼마인데, 그걸 모를 리가 있겠는가?“너... 하유리 좋아하잖아.”제헌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한마디였다.그 말은 기성의 귀에서 천둥처럼 터졌다.기성은 몇 초 동안 그대로 굳어 있었다. 그리고 제헌의 차갑게 식은 눈을 마주 보는 순간, 목소리가 엇나갔다.“이미 알고 있었어?”제헌은 담담하게 말했다.“언제 알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기성은 그 말을 듣자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당장이라도 제헌에게 달려들고 싶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상처가 욱신거리고 비명이 절로 나왔다. 그래서 더 분노가 쌓였다.“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지? 그래서 나한테 하유리 쪽 정리하라고 시킨 거잖아. 내가 좋아하는 거 아니까 최선을 다할 거라는 거 알고...”“네가 내 감정 이용한 거야. 그리고 그다음엔 네가 어떻게 하는지 다 보게 만들고... 나를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거잖아.”제헌은 짧게 말했다.“추측이었어.”기성의 얼굴이 그대로 굳었다.제헌이 이렇게 아무 감정 없이 그 한마디를 내뱉을 수 있다는 게, 기성에게는 상상 밖이었다.그 순간, 기성은 완전히 무너졌다. 제헌에게는 지나간 정 같은 건 없었다. 기성이 해온 일, 들인 시간, 쏟아부은 충성심 따위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제헌 곁에서 일할 때, 기성은 누구보다 성실했다. 불러주면 바로 달려왔고, 싫은 소리 없이 다 해냈다.그런데 지금의 기성은 이미 버려진 존재였다.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졌는데도, 제헌은 마지막으로 기성의 심장에 칼을 꽂았다.이미 하준에게 밀려 감정이 무너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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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강제헌, 너 같은 인간을 만난 쪽이 그냥 재수 없는 거지.’밖에서 지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피... 안에서 죽은 거 아니죠?”곧이어 제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나한테 집안 욕까지 했는데, 그럼 죽었겠냐?”지후가 물었다.“진짜로 죽일 뻔한 거죠?”그 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렸고, 지후가 안으로 들어왔다.기성은 바닥에 앉은 채로 지후를 올려다봤다.“앞잡이 새끼.”지후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별로 화가 난 기색은 아니었다.“이 정도면 굳이 내가 손댈 필요도 없겠네.”기성은 지후 말에 담긴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기분 좀 풀어주러 온 줄로만 알았다. 지후가 이람에게 감정이 있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기성은 비웃듯 말했다.“언젠가는 고 대표도 강제헌한테 배신당하는 기분을 알게 되길 바란다.”지후는 눈썹을 들어 올렸다.“그래? 그럼 기대해 볼게.”사실 지후는 이미 제헌을 배신해 본 적이 있었다.성공하지 못했을 뿐이다.기성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끼리끼리였다.제헌도, 지후도 결코 선한 인간들은 아니었다. 다만 지후의 냉정함은 완벽한 예의와 부드러운 태도 아래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을 뿐이다.마지막으로 상황을 정리하러 들어온 사람은 기성의 오랜 경쟁자 윤정이었다.윤정은 기성이 직접 끌어온 인재였다. 그런 윤정 손에 오늘 이렇게 당하게 될 줄은... 기성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윤정은 방 안에 들어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성의 처참한 꼴에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저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없이 기성을 바라봤다.승리 뒤에 오는 감각을 충분히 음미하는 표정이었다.한 번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감각은 너무도 달콤했다. 윤정은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 누군가를 꺾는 경험은, 특히 그녀 같은 여자에게 더 강렬하게 남았다.기성의 몸에 묻은 핏자국조차 윤정은 싫지 않았다. 윤정이 입을 열었다.“난 네가 KU그룹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하려면, 내가 더 뭘 해야 할 줄 알았어. 근데 오늘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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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패배자의 경고는 결국 자기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만 흔들 수 있다.윤정에게는 기성의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윤정은 스스로 더 많은 불확실성을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제헌의 냉정함, 주위 사람에게 정을 주지 않는 태도.윤정이 모를 리 없었다.기성이 내뱉은 독한 말들은 결국 자기 위안을 위한 발버둥에 불과했다.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었고 거기에 흔들릴 이유도 없었다.기성의 경험이 정말 참고할 만한 것이었다면, 윤정은 기성보다 먼저 알아차렸을 것이고, 더 일찍 경계했을 것이다.기성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릴 정도였다면, 윤정은 지금 이 자리에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이람은 분명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 뒤로는 멈출 수 없게 흘러갔다.하준의 움직임은 거셌고, 이람의 머리는 침대 끝에 닿을 듯 말 듯했다.아침 일찍 일어나 외출용 옷으로 갈아입은 것도, 이람과 나란히 누워 있다가 일이 생길까 봐 일부러 그랬던 배려였는데, 지금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옷은 이미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었다.커튼의 차광은 완벽했지만, 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은은한 조명만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방 안의 모든 것이 또렷했다.이람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지금 자신의 표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얼굴을 손으로 가리자 바로 다음 순간 손이 붙잡혀 내려갔다.부끄러워할수록 하준은 더 보고 싶어 했다.그리고 하준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이람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됐다.남자의 흥분 지점은 이해하기 어려웠다.하준은 이람의 붉어진 얼굴과 초점을 잃은 눈을 바라보다가 숨을 낮게 삼켰다. 몸이 다시 내려오며 이람의 귀 옆에서 물었다.“어때? 자기야?”이람은 물론 좋았다. 이런 일은 서로 잘 맞는 사람과 해야 그런 만족한 느낌이 있었다. 틀린 사람과 하면 고통만 남는다.민서나 나솔이 침대에서 거리낌없었던 것도, 결국 그 이유였을 것이다.하지만 하준은 보통의 남자와는 달랐다.체력도, 감당해야 할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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