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Bab 761 - Bab 770

1025 Bab

제761화

“헤어졌다고?”제은이 멍해졌다.“누구랑?”“서하준.”연나는 제은이 더 멍해진 걸 보고 속으로 비웃었다.‘서하준도 모르는 거야? 진짜 세상 물정 모르는 애네.’‘역시 집에서 곱게만 자라서 밖에 나오면 누구를 건드려도 되는지 분간도 못 하고 손부터 나가는 타입이야.’연나는 마음속으로 이를 갈았다.‘오늘 네 얼굴, 내가 갈기갈기 찢어놓을 거야.’하지만 상황이 불리하다는 걸 알았다.연나는 이를 악물고 한발 물러섰다.“됐어. 너 서하준도 모르는 것 같으니까. 일단 나 좀 풀어주면 안 될까?”그 순간, 제은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제은은 연나 앞으로 다가왔다. 한 손으로 연나의 어깨를 눌렀고, 다른 한 손으로 멱살을 움켜쥐었다.체격은 크지 않은데, 손에 실린 힘이 상상을 넘었다.연나는 한순간에 숨이 막혔다.제은의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야, 미친년아! 사람이 헤어져서 그렇게 힘들어하는데, 거기 가서 상처를 후벼 파? 너희 집에서는 기본적인 예의도 안 가르치냐?”연나는 제은의 급격한 태도 변화에 머리가 하얘졌다. 버둥거렸지만, 어깨를 누른 손의 힘이 너무 강해 움직일 수 없었다.산소가 점점 빠져나갔다.시야가 흐려졌다.연나는 제은의 손을 붙잡고, 겨우 소리를 냈다.“너... 너 조이람 싫어한다며...”“그런 거짓말도 믿어? 병신아.”제은은 그대로 연나의 얼굴을 후려쳤다.“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너 죽고 싶어?!”제은은 그대로 연나의 가슴을 걷어찼다.“너 진짜 살기 싫은가 보다! 씨X!”연나는 목을 부여잡고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몰아쉬었다.오늘 제대로 봤다. ‘이게 뭐야, 성격 문제가 아니라 그냥 미친 거잖아.’연나는 제은이가 조금 까칠한 정도인 줄 알았는데, 욕설이 입에 달린 데다 손을 쓰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었다.연나는 기어가듯 바닥을 굴렀고, 제은의 발길질을 피하려 애썼다.‘단비는 왜 아직 안 와?’몸도 아프고, 꼴도 말이 아니었다.연나는 제은에 대한 증오가 이람에 대한 것만큼 커지는 걸 느꼈다.정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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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평소 가십의 한가운데에 서 있던 제은은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막장 이야기를 숱하게 들어왔다.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늘 남의 일이었고, 가까운 사람들의 일이라 해도 ‘아,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는 정도였다.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이번엔 제은의 바로 옆사람, 아니 가장 가까운 가족이 주인공이었다.제은은 정말로 제헌에게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전화기를 쥔 손이 굳은 채 제은의 반응이 너무 커서 건민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당연히 욕부터 나올 상황이었다.제은은 한쪽으로 물러나더니, 참다못해 터뜨렸다.“오빠, 이람 언니를 사람으로 보기는 해? 일본 드라마처럼 굴었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두 명이나? 미쳤어?”“나는 아직도 내가 애 같다고 느끼는데, 오빠는 애가 둘이라고? 와, 진짜 미쳤다. 혼자 몰래 미친 짓 해놓고 나한테 한마디도 안 해?”“이런 짓을 해놓으면, 나는 앞으로 이람 언니 얼굴을 어떻게 봐!”제헌의 목소리는 차갑기만 했다.[너는 고모 된 것 말고는 상관없어.]“말이 돼? 무슨 상관이 없어! 내가 서하준이랑 이람 언니를 어떻게 보냐고!”“오빠, 진짜 나 화나 죽겠어. 이런 짓 하기 전에 나랑 한 번이라도 상의할 수는 없었어?”“그래서 설에 집에도 안 들어온 거야? 밖에서 이런 짓이나 궁리하고? 와, 대단하다 진짜. 나 지금 정신적 트라우마 생겼어!”제은은 진짜로 폭발했다. 제헌을 향한 불만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이람이 하준과 사귄다는 걸 알게 된 뒤로 자주는 아니어도 한 달에 한 번쯤은 얼굴을 봤다.조심스럽긴 했지만, 관계는 분명히 좋아지고 있었다.하준 앞에서는 여전히 몸을 사렸지만, 그건 오래된 습관 같은 거였다.‘그런데 이게 뭐야? 오빠가 한 방에 길을 다 막아버렸어!’하준과 이람이 왜 헤어졌는지, 이제 너무 명확했다.‘헤어진 것도 모자라 아이가 둘이라니... 그럼 둘이 제헌 오빠를 얼마나 미워하겠어?’‘그 상태에서 내가 이람 언니와 하준 오빠 앞에 나타나면, 둘이 바로 제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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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제은이 지금 이람 곁으로 가서 위로라도 한다면, 이람의 눈에는 그게 위로가 아니라 도발로 보일 수도 있다.제은의 눈매에는 가라앉지 않는 분노가 어른거렸고, 표정에는 노골적인 짜증이 묻어 있었다.“사적인 일이야. 캐묻지 마.”제은은 원래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었고, 주변 사람들도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그래서 더 이상 누가 뭐라 하지 않았다.다만 이서림만은 진심으로 제은을 걱정했다....병원.“연골 타박상이 여러 군데 있고, 구강 내 열상, 갈비뼈 한 대 골절입니다. 그 외에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소견은 없습니다.”의사가 연나와 단비에게 상태를 설명하고 있었다.연나의 얼굴은 심하게 부어 있었고, 몸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특히 갈비뼈 쪽 통증이 심해서 당장이라도 진통제를 더 맞고 싶었다.연나는 계속해서 신음을 흘렸지만, 소리를 낼수록 몸이 더 아팠다.평생 신체적인 고통을 거의 겪어보지 않은 연나에게는 이 정도의 상처도 이미 큰 사고였다.분노 이전에 맞았다는 사실 자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안 됐고, 반드시 보복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분이 풀리지 않았다.“알겠습니다, 선생님.”단비는 의사에게 설명을 다 들은 뒤, 이미 처치가 끝난 연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갈비뼈가 잘 붙을 때까지 좀 누워서 쉬어야 해. 당분간 안정이 필요해.”“안 돼!”연나의 눈에는 광기 어린 증오가 가득했다.“지금 당장 보복해야 해! 어떻게 나한테 이런 짓을 해? 태어나서 부모님도 나를 때린 적 없어! 그런데 감히, 감히...!”연나는 말할수록 표정이 일그러졌다.“난 걔를 알지도 못해!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 놓다니! 다 조이람 때문이야. 그 미친년이 조이람을 아니까 이런 거야!”단비는 처음부터 상대가 이람을 위해 움직였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이상할 정도로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늘 이람이 있었다.단비도 처음에 이람을 무시했고, 신경 쓰지도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단비는 깨닫고 있었다.이람은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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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실연으로 인한 상처를 잊기 위해 놀고 즐기는 건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시간만 흘려보낼 수는 없었다.오늘은 모우 엔터의 직원 회식 날이었다.이람은 민서를 데리고 회식 장소인 바에 갔다.이서림도 마침 시간이 나서 자연스럽게 합류했다.제은은 처음엔 따라오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자신도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고, 이람의 상태가 분명 좋지 않을 거로 생각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이람 눈에 띄어 괜히 거슬리지 않으려고, 선글라스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 거의 도둑처럼 조심스럽게 분위기가 가장 뜨거운 고급 대형 룸으로 숨어들었다.제은은 구석에 숨어 앉아, 술잔과 사람들 사이로 한쪽에 앉아 있는 이람을 바라봤다.‘카리스마 있고, 멋있고, 예쁘고...’실연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건민의 말이 맞았다. 이람은 표정이 거의 없을 뿐이었고, 그래서 더 차분하고 냉정해 보였다.회식에서 대표의 인사말이 빠질 수 없었다.이람은 최근 회사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정리해 말했고, 직원 한 명 한 명을 짚어가며 칭찬했다.말은 정리돼 있었고, 표현도 정확했다.누가 봐도 완벽한 대표의 모습이었다.감정은 흔들리지 않았고, 실수도 없었다.완벽한 마무리였다.제은은 속으로 생각했다.‘진짜 강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중심을 잡을 수 있지?’직원들이 자유롭게 놀기 시작하자 제은은 이람에게 다가가 술이라도 같이 마실지 고민했다.그때 우연히 이람과 시선이 마주쳤다.이람은 눈짓으로 제은을 불렀다.제은은 몸이 잠깐 굳었다가, 곧바로 쪼르르 다가갔다. 앉으면서도 어색해서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이... 언니, 괜찮아요?”“강제헌이 다 말해줬겠지?”제은은 고개를 푹 숙였다. 턱이 가슴에 닿을 것 같았다.미안한 마음이 컸다.“네... 다 들었어요.”이람은 담담하게 제은을 바라봤다.“나...”“선글라스랑 마스크 좀 벗어줄래? 들어올 때부터 다 보였어.”제은은 말문이 막혔다.“네...”‘도구들’을 벗었다.“언니, 그 일 알고 나서 저도 많이 놀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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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제은은 작게 중얼거렸다.“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이람은 지금 제헌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둘 다 나가.”민서가 뭐라고 욕하든, 제헌은 신경 쓰지 않았다.시선은 줄곧 이람에게 고정돼 있었다.아이들 이야기를 알게 된 이후, 제헌이 어떤 사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도 이람은 한 번도 받지 않았다.이람은 원래 술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제헌이 막 들어왔을 때, 이람은 이미 취해 조용히 소파에 누워 있었다.그가 다가가자 이람은 누군가의 이름을 중얼거리고 있었다.귀를 가까이 대자 예상대로 그 이름이 들렸다.하준의 이름이었다.이람과 하준이 헤어졌다는 걸 알았을 때, 제헌은 솔직히 기뻤다.모든 게 제헌의 계산대로 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이람의 모습...이별을 견디지 못하고 술에 기대 있는 모습은 이상하게도 제헌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자신과 이혼할 때의 이람은 어땠던가?그녀는 단호했고, 미련이 없었고, 돌아보지도 않았다.그땐 당장이라도 칼로 선을 긋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굴었다.그런데 지금은?하준과 함께한 시간은 1년도 채 안 됐는데, 이람은 이렇게까지 힘들어할 이유가 있나?‘뭐가 그렇게 아픈데... 서하준이 대체 뭐가 그렇게 좋아?’제헌의 기분은 가라앉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야 이람의 감정이 보였다.과거엔 한 번도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그런데 그 감정이 자신을 향한 게 아니라는 점이 유독 거슬렸다.“할 얘기 있어서 왔어.”제헌이 차갑게 말했다.이람은 술기운이 꽤 가신 상태였다. 맑은 눈으로 제헌을 보다가 갑자기 말했다.“좋아. 나가서 얘기하자.”민서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이람아, 따라가지 마.”“괜찮아.”제헌은 손에 ‘에이스 카드’를 쥐고 있었다.이미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더 이상 비열한 수를 쓸 필요도 없었다.지금은 승리를 거두는 시간이었다.바 밖의 휴식 공간.이람은 주변을 한 번 훑어봤을 뿐, 제헌을 보지 않았다.“아이들 얘기는 더 할 거 없어. 태어나면 그때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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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미안해, 하준아. 연나가 이람 씨한테까지 시비 걸 줄은 몰랐어. 지금 집에서 치료 중이고, 내가 외출 금지해 놨어.”연훈은 정말 연나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연나가 하준을 좋아하는 것 자체를 막을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사리 분별은 해야 했다.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면, 적어도 반복해서 사람을 역겹게 만드는 짓은 하지 말아야 했다.‘연나 머릿속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왜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려?’“연나는 제은이한테 화가 나 있긴 한데, 잘못은 연나 쪽에서 했어. 내가 계속 보고 있을게. 더 이상 사고 치게 두진 않을 거야.”연훈은 원래 바쁜 사람이었는데, 거기에 연나가 만든 이 난장판까지 수습해야 했다.하준이 이별한 뒤로 회사 분위기는 눈에 띄게 가라앉아 있었다.평소 직원들에게 압박을 주지 않던 하준이었는데, 요즘은 다들 숨이 막힌다고 했다.그만두고 싶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다.연훈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그래서 더 하준 곁을 떠날 수 없었다.괜히 이람 얘기를 꺼냈다가, 자기 여동생이 또 한 번 칼을 꽂을까 봐서였다.연훈은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그리고 하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가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준의 반응만 살폈다.이람은 하준과 헤어진 뒤, 아이들 문제 때문에 제헌과 어느 정도는 마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연훈은 이람이 제헌과 다시 감정을 나눌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런 장면 하나하나가 하준의 마음을 계속 찔러댄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헤어졌으니, 하준은 더 이상 이람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없었다.이람 역시 더는 ‘여자친구’로서의 역할이 없었다.그녀가 무엇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자유였다.하지만 그들은 감정이 식어서 헤어진 게 아니었다.서로 여전히 사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갈라선 것이었다.그래도 헤어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헤어졌다는 건, 더 이상 연인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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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왜 나 혼자만 이렇게 괴로워야 해?’‘저 더러운 인간은 여기서 구경이나 하는 건데...’이람은 제헌을 증오했다.그래서 제헌의 마음을 망가뜨리고 싶었다. 자신이 겪는 것과 똑같은 내면의 고통을 제헌도 겪게 하고 싶었다.게다가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그동안 제헌이 이람에게 준 상처에 비하면, 이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이람은 제헌을 개처럼 만들어버릴 생각이었다.이람이 감정 기복을 드러내며 난폭하게 화를 쏟아내는 건, 확실히 제헌의 예상 밖이었다.하지만 제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제헌의 성격으로는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각인해 버린다.절대 놓고 싶지 않았고, 손을 놓는 건 제헌에게 죽는 것과 다름없었다.“이람아, 네가 날 괴롭히고 싶은 거 알아.”제헌의 시선은 깊고 무거웠다.“어떻게 괴롭히든 다 받아줄게.”이람은 차갑게 웃었다.“그럼 꺼져.”제헌은 참고 또 참으며, 이람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돌아서기 전, 제헌이 물었다.“아이 태어나는 날, 나랑 같이 갈 거야?”이람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제헌이 점점 더 비정상적으로 느껴졌다.‘이 와중에 또 자극하려는 거야?’이람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꺼져.”제헌은 얼굴이 몹시 굳은 채로 돌아섰다.이람은 피곤한 눈으로 제헌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사실, 갈지 말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다행히도 생각할 시간은 아직 두 달 넘게 남아 있었다....며칠 뒤.이람은 갑작스럽게 재원의 전화를 받았다.[이람 씨... 이람 씨와 서하준은 진짜 대단해요. 이런 일을 왜 저한테는 말도 안 했어요?]재원은 밖에 있는 듯했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지만 목소리는 최대한 낮췄다.이람은 사무실에서 서류를 내려놓고 커피를 들어 한 모금 천천히 마셨다.밖에 있을 때의 이람은 늘 이성적이었다.민서조차도 그녀가 많이 괜찮아졌다고 느낄 정도였다.하지만 하준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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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혼사’라는 두 글자는 이람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이람은 원래 이성적인 사람이었다.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하준이 정략결혼을 선택할 리 없었다.만약 정말로 그런 선택을 한다면, 그건 이람이 사람을 잘못 본 거였다.자신의 안목이 늘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하준만큼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이람은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이람은 감정적인 상태였다.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누구나 감정적으로 변한다.하준과 관련된 일이라면 이유 없이 긴장하고, 신경 쓰이고, 마음이 흔들렸다.정략결혼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람은 멋대로 상상을 멈출 수가 없었다.머릿속이 엉켜 있었다.지금 상태로는 일을 이어갈 수 없었다.아마도 딱 10분 정도는 멈춰야 할 것 같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를 받으면, 재원은 분명 이게 오해라고 차분히 설명해 줄 거였다.하지만 지금의 이람에게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여유가 없었다.이람의 사무실 안에는 작은 휴게실이 있었다.침대 하나와 샤워실이 딸린 공간이었다.이람은 거울 앞에 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 표정이 없었는데, 이제는 자신의 눈에 담긴 감정이 또렷이 보였다.‘혼자 있을 때만...’혼자 있을 때는, 이렇게 약해져도 된다.사람들 앞에서는 이성을 유지해야 했다.직원들 앞에서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대표여야 했다.그래서 이람은 일을 좋아했다. 감정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신, 이성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10분.10십 분만 있으면 된다....재원은 이람이 오해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그래서 더없이 초조해졌다.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리 해도 연결되지 않았다.아까 쓸데없는 말을 던진 사람은 상황을 전혀 모른 채 물었다.“왜 그래?”재원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그 입 좀 닥쳐.”재원은 사람들에게서 떨어진 곳으로 가서 이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이람 씨... 정략결혼 얘기... 저도 처음 들어요. 다른 생각하지 마요.]그래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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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하준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차갑게 정돈된 눈매에 묘한 날카로움이 감돌았다.“기다려야지.”재원은 딱히 더 나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기다린다는 건,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아닌가?’‘그러다 보면... 정말로 완전히 끝나버리는 거 아닐까?’‘그럼 다시 함께할 수 있을까?’재원은 이람을 꽤 좋아했다. 진짜로 깔끔하게 끝나버리면, 앞으로 같이 어울리기도 애매해진다.이람은 일 중독자처럼 보여도 막상 놀 줄도 알고 뭐든 잘 해내는 사람이었다.재원은 더 묻고 싶었고, 하준에게 뭔가 조언이라도 해주고 싶었다.하지만 서주연이 자리를 뜰 준비를 하자 하준도 자연스럽게 따라 일어났다....J시는 국가 정치의 중심지였다. 자본과 권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었고, 그래서 이곳 명문가들의 가장 큰 자산은 단연 인맥이었다.J시의 명문가들은 대개 가문이 화려하고 권세가 크지만, 겉으로는 지나칠 만큼 조용했다.서씨 가문 역시 마찬가지였다.서씨 가문의 윗세대는 이미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혼맥을 따라가면 각계에 현직 인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이람이 예전에 정도규 때문에 곤란을 겪었을 때, 하준이 직접 나서서 장관급 인사를 데려갈 수 있었던 것도 실제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외지인이 J시에 발을 들이려면, 연줄 없이는 선물조차 전달할 길이 없다.서주연은 서씨 가문의 확고한 실권자가 된 뒤에도 하준의 할아버지가 살던 저택에서 그대로 지내고 있었다.하준 역시 J시로 돌아온 뒤, 도심 속에 고요히 자리한 이 별장에서 머물고 있었다.거실.서주연이 차를 마시며 말했다.“조이람이랑 연애는 해도 돼. 결혼까지 갈 필요는 없지. 헤어졌으면 며칠 아파하고, 이제 슬슬 혼사 생각해야지.”그러다 무언가 떠올랐는지, 서주연이 웃음을 터뜨렸다.“강운국 그 얌전한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배짱 있는 아들을 낳았을까? 하준아, 네가 진 거야. 네가 너무 착해서.”서주연이 이 정도까지 알고 있는 건, 하준에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하준은 서주연이 따라 준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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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서주연은 놀람에서 불쾌함으로, 그리고 하준의 말을 끝까지 듣고 난 뒤에는 다시 놀람만 남았다.늘 얌전하고 말을 잘 듣던 아들은 어디로 간 걸까?“그럼 너... 예전에는 전부 나한테 맞춰준 거였어?”이 집이 하준에게 준 게 온통 고통뿐이라는 말에 서주연은 여전히 충격을 받았고, 드물게 미안함 비슷한 감정도 스쳤다.하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제가 맞춰주지 않았다면, 그렇게 무심한 태도의 어머니를 누가 신경 썼겠습니까?”서주연은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아들에게 맞받아치는 말을 들으니, 체면이 남아나질 않았다.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하준의 핸드폰이었다.서주연은 무심코 시선을 내렸다. 아이와 관련된 자료 파일 알림이었다.“조이람을 그렇게까지 신경 써?”헤어졌는데도 곧 엄마가 될 이람 때문에 아기 관련 정보까지 찾아보는 건가?지금의 하준은 정말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서주연은 줄곧 하준이 자신을 닮을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오히려 강운국과 닮아 보였다.하준은 부정하지 않았다.“네.”“아직도 그렇게 좋아해?”서주연은 하준을 찬찬히 살폈다.이렇게 길게 아들의 속내를 듣는 것도 처음이었다.놀람이 지나가자 화보다는 묘한 호기심이 생겼다.하준은 더 이상 연기하지 않았고, 그제야 서주연이 한 번도 알지 못했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하준은 파일을 한 번 훑고 핸드폰을 껐다.그리고 사람의 속을 꿰뚫는 서주연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봤다.“전에 말씀드렸죠. 이람 씨는 제 인생의 단 한 사람이라고.”“정말 실망이야. 이렇게 우유부단한 건 네 아버지랑 똑같아.”말은 그렇게 했지만, 서주연의 어조는 비난이 아니었다.결국 그녀는 웃음처럼 숨을 내쉬며 아주 가볍게 자기 뜻을 정리했다.“네가 그렇게까지 생각했다면... 더는 간섭하지 않으마.”“정략결혼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나도 그렇게까지 고집 센 사람은 아니야.”하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주연이 간섭한다고 해도 인제 와서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시간 나면 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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