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Capítulo 931 - Capítulo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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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이람은 단비를 깊은 눈으로 바라봤다.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리려 했지만, 단비가 이람의 팔을 붙잡았다. 뜻은 분명했다. 이람이 대답하지 않으면, 단비는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이대로 버티기만 하다 보면 조성민까지 끌려 나올 수도 있었다. 이람은 조성민을 떠올리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렸다. 일을 조성민 앞까지 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그래서 이람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내가 상황을 잘 설명할게.”오늘 제은 쪽에서 벌어진 뜻밖의 일만 없었으면, 이람은 볼일을 마치자마자 바로 떠났을 것이다.단비는 곧장 웃었다.“우리 동생 왜 이렇게 착해?”이람은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조단비는 지금 역할놀이라도 하는 거야?’‘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정말 안 민망한 건가?’그동안 뒤에서 부딪혔던 일들을 전부 빼고 보면, 오늘은 사실상 처음 얼굴 마주한 날이었다. 이람의 성격으로는 이렇게 스스럼없이 구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두 사람은 성향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단비는 이람의 표정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 표정 뭐야. 너무 티 나잖아.”이람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짚었다.“제발 좀 정상적으로 굴어.”그러지 않으면 이람은 단비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단비는 일부러 더 그러는 것처럼 말했다.“나는 네가 너무 귀여워서 몇 마디 해 준 건데, 왜 내가 이상한 사람 취급받아야 해?”이람은 단비도 만만치 않게 낯이 두꺼운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더 말을 섞지 않기로 했다.이람이 차 문을 잡으려는 바로 그때, 단비는 경호원에게 눈짓했다. 조금 전까지 이람을 볼 때 드러나던 다정한 기색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대신 타고난 아가씨 모드를 장착했다.“잘 모셔.”경호원은 움찔 놀랐다. 그러고는 곧장 이람에게 공손하게 말했다.“조이람 씨, 제가 열어드리겠습니다.”경호원은 재빨리 차 문을 열고 먼저 내려섰다. 그다음 차 문 앞에 단정하게 서서, 이람이 내리기 편하게 손짓했다. 그 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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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이람은 설마 사람을 해외로 내보내는 방식일 줄은 몰랐다.하준은 그 말을... 자기와 아무 상관도 없는 낯선 사람 하나를 처리하는 얘기처럼 담담하게 했다. 거기에는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이람은 문득 연나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저렇게 차갑기만 한 남자를 상대로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좋아하면서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연나가 하준의 저런 냉담함을 제대로 알게 되면, 그동안 자기가 쏟은 마음이 아깝다고 느끼게 될까?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원래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옆에서 보면 아깝고 미련해 보여도, 정작 당사자만은 왜 포기하지 못하는지 가장 나중에 스스로 알기 마련이다.이람도 한때는 바보처럼 3년이나 붙들고 있었다.결국 스스로 정신을 차려야만 빠져나올 수 있는 일이었다.그래도 연나가 해외로 쫓겨나게 됐으니, 평소 제은의 성격대로라면 아마 거기까지 따라가서 한 번 더 제대로 때려 주고 와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 안 그러면 오늘 두들겨 팬 일도 괜히 허무하게 느껴질 터였다.이람이 말했다.“이번에는 부연훈 씨도 별말 못 하시겠네요.”하준은 싸늘하게 답했다.“연훈이도 뭐라고 못 해.”연훈 역시 하준 못지않게, 어쩌면 그보다 더 연나를 어떻게 정신 차리게 해야 할지 골치 아픈 참이었다. 이번에 해외로 보내는 일도 연훈이 적극적으로 찬성한 결정이었다.하준은 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차 안에 있는 사람은...?”이람이 말했다.“조단비예요. 이복언니요.”하준은 미간을 좁혔다.“너랑 조단비 사이는 어때?”이람은 지나치게 살갑게 굴던 단비 태도를 떠올렸다.“그냥... 괜찮은 편인 것 같아요.”하준은 이람 곁에 새로 나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경계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자기 손안에서라면 이람에게 다시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지금 나랑 갈래?”이람은 이미 단비와 약속한 게 있었다.“이따가 공항으로 가야 해요.”하준의 시선이 묵직하게 가라앉았다.“벌써 가려고?”이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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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이람은 말문이 턱 막혔다.단비는 정말 아무 말이나 툭툭 던지는 사람이었다.“오늘 결혼하는 거 아니면 얼른 타.”단비는 그 말만 남기고 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하준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이람은 단비를 신경 쓰지 않았다. 단비가 공항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한 건 단비가 스스로 나서서 이람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었다. 그 정도는 단비가 기다려도 됐다.이람은 경호원에게 말했다.“잠깐만 저쪽에서 기다려줘.”경호원은 잠시 망설였지만 곧 순순히 옆으로 물러났다. 지금 단비는 이람을 몹시 신경 쓰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경호원이 이람의 말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이람에게는 아직 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괜히 단비가 또 튀어나와 끼어들지 못하게, 이람은 옆으로 몇 걸음 떨어졌다.하준이 바로 따라왔다.이람은 길가 풍경을 한 번 보고, 다시 하준을 바라봤다. 한 대기업의 총수라는 자리에 어울리게, 하준의 외모나 풍기는 분위기 어느 하나 빠지는 데가 없었다. 그는 산처럼 묵직한 느낌이 있었고, 눈매는 깊었다. 그리고 시선은 늘 가라앉아 있어서 사람을 긴장하게 했지만, 이상하게도 이람의 눈은 언제나 하준에게 끌렸다.이람은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하준 씨가 원하는 게 뭔지는 나도 알아요.”두 사람 시선이 마주쳤다.“근데 최근에 일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당장은 진지한 연애를 할 마음도 없고, 그럴 에너지도 없어요. 지금은 하준 씨 마음에 바로 답해 드릴 수 없어요.”이람은 조금 숨을 고른 뒤 다시 말했다.“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하준 씨한테 확답드릴 수는 없어요. 그래도 하준 씨가 괜찮다면, 이렇게 내 곁에 있어 줘요. 내가 준비되거나, 마음이 바뀌면 그때는 내가 먼저 말할게요.”이람이 이런 말을 꺼낸 건, 하준이 괜히 혼자 상상하며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해서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이람은 문득 깨달았다. 자신은 하준에게 정말 한없이 약했다. 고작 나흘을 함께 보냈을 뿐인데, 마음은 이미 흔들렸고, 이제는 하준과 함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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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또 뭐가 좋으냐고 물으면, 좋은 점은 얼마든지 줄줄이 말할 수 있었다.최근 일만 떠올려도 그랬다. 열이 나던 밤, 하준이 이람을 품에 안고 재워 줬을 때의 그 다정한 밀착감이 이람은 참 좋았다.넉 달 동안 서로에게 손 하나 까딱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그렇게 가까이 붙어 지냈으니, 하준이 반응하는 건 당연했다. 사실 이람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해도 될 일이다.이람은 눈을 살짝 치켜뜨고 말했다.“직접 맞혀 보세요. 나는 말 안 할래요.”하준은 굳이 대답을 캐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이람을 안고만 있었다. 이람은 곧 H시로 돌아가야 했다.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걸 보면, 솔직히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다시는 못 보는 이별도 아닌데, 하준에게는 막아설 이유가 없었다.하준이 낮게 말했다.“일주일만 기다려.”제헌이 또 끼어들지 못하게 하려면, 하준도 미리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사실은 J시가 가장 안전했다. 심지어 제헌은 아예 가까이 오지도 못할 것이다. 그래도 이람의 생활도, 일도 전부 H시에 있었다. 하준은 어디에서 지내든 상관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람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이람이 원하는 대로 다 맞출 생각이었다.이람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제 나도 강제헌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하준 씨도 사람 붙여서 막아주세요.”하준은 웃었다.“너는 예전엔 나한테 뭘 해 달라고 한 게 거의 없는데.”이람은 바로 받아쳤다.“그건 내가 너무 바보 같았으니까요. 하준 씨랑 있을 때 늘 조마조마했거든요.”하준은 이람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은 이게 더 좋아.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말도 안 하고 혼자 삼키는 게 나는 더 무서워.”이람은 그 자리에서 하준을 비꼬았다.“남의 속마음 짐작해 가며 버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이제 아시겠어요?”하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알았어. 그래서 나도 고치고 있잖아. 네가 조금만 더 참아 줘.”말을 마친 하준은 이람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이번에 떨어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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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이람이 먼저 키스를 한 건, 헤어진 뒤로 처음이었다.하준의 가슴이 무언가에 세게 부딪힌 듯 울렸고 뜨겁게 달아올랐다.이람은 웃으며 물었다.“이제 좀 안심돼요?”하준은 이람의 웃는 얼굴을 바라봤다. 시선이 희고 길게 뻗은 목덜미를 스쳤다. 거기에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치밀었지만, 하준은 욕망을 겨우 눌러 삼켰다.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나오는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단정했다.“안심이야.”이람은 떠나기 전에 문득 강우한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하준 씨, 강 이사님과 강 회장님께 이것저것 다 말씀하셨다고 들었어요?”하준이 짧게 답했다.“응.”이람은 궁금하다는 듯 하준을 봤다.“하준 씨는 원래 그런 얘기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하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에 나한테 안 좋은 일들이 많았잖아. 나는 그걸 네가 알게 되는 게 늘 무서웠어. 근데 막상 네가 알고 나니까 생각만큼 큰일도 아니더라.”“그래서 이제는 딱히 신경 쓸 게 없어졌어. 몇 마디만 분명하게 해도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으면, 당연히 해야지.”“내 친아버지도 나에게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 했어. 그래서 마음속에 미안함이 남아 있고, 그 미안함 때문에라도 제헌을 볼 때 함부로 못 해. 제헌이 아무리 엉망으로 굴어도 어느 정도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이람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이람은 옅게 웃고는 하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이번에는 진짜 갈게요.”하준은 이람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가. H시에 도착하면 연락해.”“네.”이람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단비 쪽 경호원은 차에 타기 전에 하준에게 가볍게 목례했다. 고개를 들자마자 하준의 냉담한 표정이 정면으로 눈에 들어왔다.경호원은 흠칫 놀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람 앞에서는 저런 기색이 아니었는데, 표정이 바뀌는 간극이 너무 컸다.차 문이 닫히고, 차가 출발했다.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하준도 자기 차에 올랐다....이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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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단비도 자기가 왜 이람에게 이런 호기심과 소유욕을 품게 됐는지 알 수 없었다.이람이 어떤 남자 때문에 기분이 좋아 보이면, 단비는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이람이 하준에게 손을 잡히는 모습을 볼라치면, 단비는 당장이라도 그 손을 빼앗고 싶어졌다.이런 낯선 마음이 단비 자신에게도 꽤 신기했다.‘이게 언니의 기분인가?’늘 제멋대로 살았고, 신경 쓰이는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만 살아왔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 하나를 두고 자꾸 마음을 쓰고 있었다.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단비는 여동생 이람의 곁에서 너무 빨리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비행기가 H시에 도착했다.이람의 노트북 같은 짐은 하준이 챙겨서 가져오기로 했으니, 이람이 따로 신경 쓸 건 없었다.공항 밖에는 임영이 이람을 마중 나와 있었다. 그래서 단비가 직접 이람을 태워다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차에 올라탄 뒤, 임영은 아까 단비가 이람을 직접 데려다주겠다며 앞장서던 모습을 떠올렸다. 솔직히 꽤 놀라웠다.단비는 스타 엔터 기획사의 대표였다. 스타 엔터는 모우 엔터와는 대놓고 경쟁하는 회사였다.지금이야 모우 엔터가 아직 스타 엔터만큼 크지 않지만, 예전에는 스타 엔터가 모우 엔터 쪽 고객을 가로챈 적도 있었다. 좋게만 보기는 어려운 관계였다. 그런데 그런 단비가 갑자기 저렇게까지 살갑게 이람을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나서는 모습이 임영의 눈에는 아무래도 낯설 수밖에 없었다.임영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조 대표님, 지금 스타 엔터 대표님이랑 사이좋으신 거예요?”입 밖에 내고 나서도 임영은 스스로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이람의 지시로 단비를 한동안 지켜본 적도 있었다. 그때 분명 서로 경계하는 기류가 진하게 느껴졌다.이람은 담담하게 답했다.“남이에요.”그러고는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 덧붙였다.“저 사람이 제 이복언니예요.”임영은 아주 큰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잠깐 말을 잃었다. 머릿속으로 저 관계를 한참 그려 보는 눈치였다.보통은 이복자매라고 하면 사이가 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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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그 일 이후로 일주일 동안, 단비는 예고도 없이 네 번이나 이람을 찾아왔다.처음 두 번은 딱 식사 시간에 맞춰 나타나 이람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다. 시간을 절묘하게 골라 왔기 때문에 이람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세 번째부터는 단비가 선물까지 들고 나타났다. 이람은 아무 이유 없이 단비가 주는 선물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단비는 태연하게 말했다.“안 받을 거면 버릴게.”이람은 그 말에 휘둘리지 않았다. 그런데 단비는 정말로 수백만 원짜리 장신구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그러고도 이람을 향해 웃었다.“이건 우리 동생 마음에 안 드나 보네. 그럼 내가 뭘 줘야 좋을지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이람은 입가를 움찔했다.“돈 낭비하지 마.”단비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어렵게 동생 만났는데, 선물 몇 개 해 주는 게 뭐가 아까워? 나 그렇게 인색한 사람 아니야.”이람은 더는 상대하지 않았다.어차피 단비가 쓰는 돈이었다. 얼마를 버리든 그건 단비 사정이니, 이람이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네 번째에는 단비가 아예 회사까지 찾아와 이람을 기다렸다. 예전부터 서로 껄끄러웠던 전적이 있던 터라, 모우 엔터 직원들은 다들 적잖이 놀랐다. 무슨 일로 온 건지, 혹시 회사 일로 부딪힌 건 아닌지 눈치를 보는 분위기였다.특히 이람 회사 상무인 오해리는 더 그랬다. 이미 단비와 이람 사이를 어느 정도 알았기 때문에, 당연히 일 문제로 시비를 걸러 온 줄로만 알았다.단비가 실제로 업무를 핑계 삼아 찾아온 것도 사실이었다. 단비는 오해리에게 아주 공손하게 물었다. 왜 예전에 스타 엔터를 떠나게 됐는지, 회사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점이었는지, 의견을 들려주면 자기가 고위직과 회의할 때 참고하겠다고 했다.오해리의 예전 직장은 스타 엔터였다.스타 엔터는 조성민이 사들여 단비에게 넘긴 엔터 회사였다. 단비에게 경험도 쌓게 하고 경영 감각도 익혀 보라는 의도였을 것이다.이미 이람이 단비 실체를 파악한 뒤였다. 그래서 그 속 좁고 어리석은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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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단비는 이람이 제헌과 결혼했던 일까지 알고 있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제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정보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지후는 제헌과 아주 가까운 사이였고, 단비도 지후를 알았다. 다만 지후와 이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그런데도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것만은 느껴졌다.그래서 단비는 오해리에게 물었다.“두 사람 관계에 대해 아세요?”오해리는 고개를 저었다.“잘 몰라요.”오해리가 정말로 아는 건 없었다.오해리가 아는 건 이람이 하준과 헤어졌다는 사실, 헤어진 뒤에는 연애에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는 정도였다.다만 방금 인사를 건네고 지나간 남자는 첫인상부터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자연스러웠고, 누가 봐도 인간관계에 능숙한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오해리는 저 사람이 혹시 이람의 새 인연인가 싶었다.단비는 다시 물었다.“사귄 적 있었던 거 아니에요?”오해리는 자기가 떠올린 생각을 단비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게 조금 의외였다.“보기에는 아닌 것 같아요.”단비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혹시 모르잖아요.”단비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이람은 아직 하준과 다시 시작한 상태가 아니었다. 꽤 오래 떨어져 있었던 만큼, 새로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무엇보다 단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아까 이람과 지후가 눈을 마주쳤을 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던 분위기였다. 옆에서 보기에도 남달랐다.그 점이 단비는 가장 싫었다.오해리는 담담하게 말했다.“혹시 그렇다고 해도 괜찮아요. 그건 다 조 대표님 선택이니까요. 조 대표님이 좋다고 하면, 저는 그거면 돼요.”단비는 오해리를 두어 초쯤 바라보더니 싸늘하게 웃었다.오해리는 어리둥절했다.‘이게 무슨 반응이지?’이람이 지후와 가까워지는 걸 싫어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싫다면 왜 먼저 둘 사이를 그런 쪽으로 짐작했는지, 오해리는 그것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래서 오해리는 단비를 한 번 더 힐끗 보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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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왜요?”이람이 지후를 바라보며 물었다.지후는 이람을 마주 본 채 천천히 말했다.“이람 씨는 아마 잘 모를 거예요. 이람 씨가 서 대표의 감정을 얼마나 크게 신경 쓰는지요.”“두 분이 아직 다시 만난 것도 아닌데, 이람 씨는 이미 서 대표에게 기회를 줬잖아요. 기회를 준 이상... 다른 가능성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신 거고요.”“이람 씨에게는 서 대표와의 관계가 함부로 다룰 수 있는 게 아닌 거예요. 저와의 관계는 가볍게 지내보려는 쪽에 가까웠고, 서 대표와는 애초에 의미도 다르고 무게도 다르니까요. 그러니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죠.”이람은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정말 그랬다. 이람은 하준 앞에서는 늘 진지했다.지후는 작게 웃으며 덧붙였다.“이람 씨도 보세요. 앞으로는 연애해도 자기 기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서 대표만 만나면, 그런 원칙은 다 사라져요.”지후는 숨을 길게 내쉬더니, 한 손으로 가슴을 짚은 채 웃는 얼굴로 말했다.“저 진짜 많이 상처받았어요.”지후는 일부러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이람은 지후가 원래 체면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 말들이 다 진심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다만 지후는 정말 무너진 사람처럼 굴어서 이람의 마음까지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것뿐이었다.이람은 조용히 말했다.“저희는 인연이 아니었어요.”지후는 짧게 웃었다.“하하. 이람 씨, 저한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요. 애초에 저희는 언제든 끝낼 수 있다고 미리 합의했잖아요.”“사실 제가 오히려 고마워요. 제헌 형이랑 서 대표 앞에서 제가 이람 씨 손을 당당하게 잡고 있을 수 있었잖아요. 그 정도면 저는 충분히 만족해요.”“솔직히 말하면, 저랑 그 두 사람은 결이 다르니까, 이람 씨가 저랑은 또 다른 방식으로 편하게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한 적도 있었어요.”“취향을 한 번 바꿔서 저랑 끝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결국 현실은 못 이기네요.”지후의 말은 하나하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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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그래요? 그런 반가운 소식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그 사람의 상태가 좋다고 했으면, 저는 오히려 화나서 못 견뎠을 거예요.”이람은 옅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꾸밈이 없었다.이람은 진심으로 바랐다. 제헌이 평생 제대로 회복되지 않기를. 그렇게라도 해야 제헌이 움츠러든 채 숨어 지내고, 다시는 밖으로 기어 나와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 같았다.지후는 이람의 태도에서 답을 읽었다. 제헌에게는 이제 정말 가능성이 없었다. 지금 이람은 제헌의 이름도 듣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다만 지난번 하준과 함께 있을 때 이람은 지금처럼 단호하지는 않았다.지후가 물었다.“제헌 형이 또 이람 씨를 건드렸어요?”이람은 차갑게 웃었다.“그 사람이 저를 안 건드린 적이 있었나요?”이람이 아파서 몸도 마음도 다 약해져 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제헌은 그때 아이들을 들먹이며 이람을 협박하고 흔들었다. 앞으로는 아이들을 다시는 못 보게 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어떤 위협은 사람을 쥐고 흔드는 데 먹힐 수도 있다. 하지만 선을 넘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람은 그 지점에서 더는 제헌과 감정놀음을 할 생각이 사라졌다.저런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을 정도면, 제헌의 감정 상태는 이미 불안정한 수준을 넘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무슨 아버지 노릇을 하겠다는 건지 이람은 이해할 수 없었다.제헌은 아이들을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람도 마음을 정하면 됐다. 아버지는 빼고 아이들만 지키면 그만이었다. 적어도 아이들이 조금 더 클 때까지는 제헌이 아이들을 만날 일도 없을 것이다.이람은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지후 씨, 솔직히 말할게요. 강제헌이랑 여기까지 오고 나니까, 이제는 그 사람 소식만 들어도 역겨워요.”“상태가 좋든 나쁘든 제가 왜 신경 써야 하죠? 강제헌 상태가 좋다고 하면 저는 기분 나쁘고, 반대로 망가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이 시원할 수도 있겠죠.”“그런데 지금은 다 싫어요. 그 사람한테 조금도 관심 두고 싶지 않아요.”이람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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